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1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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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줄 책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이라는 책이란다. 두 권짜리인데 오늘은 1권을 이야기해줄게. 이 책은 출간할 즈음에 인터넷 서점을 통해 제목은 알고 있던 책이야. 어여쁜 소녀의 얼굴을 한 책 표지 때문에 더 기억에 남은 책이란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이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그 드라마에 우리가 좋아하는 헐크, 마크 러펄로도 출연한다고 하더구나. 지금은 이미 드라마가 서비스 되고 있더구나. 드라마는 시간이 좀 되니, 날 잡아서 함 봐야겠구나.

아무튼 이제서야 이 제목만 알고 있던 소설이 어떤 소설인지 자세히 알아보았단다. 퓰리처 상을 받았고,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을 한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아빠는 왜 이 소설을 추리 소설로 기억하고 있었는지 모르겠구나.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면, 읽고 나서 너희들에게도 이야기해 줄만한 역사 상식도 있겠다 싶어서 읽게 되었단다. 그리고 평점도 엄청 높아서 재미는 보장되겠고, 말이야. 지은이는 앤소니 도어라는 사람인데, 우리나라에는 많은 작품이 소개된 것 같지는 않구나. , 그럼 바로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1권의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


1.

1944 8 7. 프랑스 서부 해안 도시 생말로에서 이야기를 시작된단다. 보보렐 거리 4번지에 16살 장님 소녀 마리로르 르블랑이 살고 있었고, 거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18살 독일군 이등병 베르너 페닝이 한 호텔에서 연합군의 공세에 피신을 하고 있었단다. 그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이야기는 그로부터 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단다. 소설의 전개는 1944년을 시점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데, 아빠는 가능하면 그냥 시간 흐름대로 이야기를 해줄게.

1934년 마리로르는 6살이었고, 파리에 살고 있었단다. 마리로르의 엄마는 마리로르를 낳다가 그만 돌아가셨고, 아버지 다니엘 르블랑과 둘이 살고 있었어. 아버지 다니엘은 박물관에서 자물쇠 장인으로 일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어느 날 급격하게 마리로르가 시력이 악화되어 병원에 갔으나 이미 늦어서 시력을 잃고 말았단다.

다니엘은 그들이 사는 동네 모형을 조그맣게 만들어서, 시력을 잃은 마리로르에게 동네의 모습을 외우게 했어. 나중에 혼자서도 밖에 나갔다가 길을 잃지 않게 말이야. 그리고 돈이 생길 때마다 마리로르를 위해서 점자책을 사주었단다. 하지만 점자책이 비싸서 많이는 사주지 못했어. <80일 간의 세계 일주>, <삼총사>, <해저 2만리> 1. 마리로르가 점자로 읽은 책들이란다. 읽고 또 읽고

당시 전쟁이 일어난다는 소문이 있긴 했지만, 다들 설마 라고 생각들 했단다.

1940 6. 마리로르는 아버지 다니엘과 피난길에 올랐단다. 소문이었던 전쟁이 결국 일어났고, 파리가 함락하게 된 거야. 아버지가 일하던 박물관 관장님이 소개해준 지인의 집으로 피난을 가게 되었어. 그런데 박물관 관장님의 지인의 도착을 해 보니, 그 집은 이미 폭격을 받아 무너졌고, 관장님의 지인은 런던으로 피난을 가고 없었어. 다니엘은 차선책으로 연락한 지 오래 된 작은 아버지, 그러니까 마리로르에게는 작은 할아버지이신 에티엔 할아버지 댁으로 갔단다. 다니엘이 작은 할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산 이유는 작은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은둔하고 지내셨기 때문이야.

마리로르의 친할아버지와 작은 할아버지는 함께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셨는데, 친할아버지는 그 전쟁에서 그만 돌아가시고 작은 할아버지만 살아서 돌아오셨어. 전쟁에서 형을 잃은 작은 할아버지는 그 충격과 트라우마로 세상을 등지고,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고 지냈는데 그게 벌써 20년도 더 되었단다. 그래서 아버지도 작은 할아버지께 연락을 하지 않으신 거야. 작은 할아버지 에티엔은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유산을 받아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어. 집안 일은 마네크 아주머니라는 분께서 해주시고 계셨어.

다니엘과 마리로르가 도착했을 때, 마네크 아주머니는 아주 다정하게 반겨주셨고, 이후에도 계속 마리로르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인정 많으신 분이었단다. 다니엘과 마리로르는 6층에서 지냈고, 작은 할아버지는 5층에 계셨어. 며칠 후 우연히 마리로르가 5층에 갔다가 작은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는데, 작은 할아버지는 마리로르에게 따뜻하게 잘 대해주셨단다. 어느 할아버지가 조카 손녀딸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지 않겠니. 작은 할아버지는 마리로르에게 책도 읽어주었고, 작은 할아버지의 비밀 장소인 다락방에 데려가기도 했어. 작은 할아버지의 다락방에는 온갖 기계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라디오 송신기도 있었단다.

작은 할아버지는 자신의 형, 그러니까 마리로르의 친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녹음한 내용들을 송출하는 일도 하셨다고 했어. 작은 할아버지가 마리로르를 통해서 이제서야 마음의 치유를 받는 것 같았단다. 전쟁의 상처를 받으신 작은 할아버지와 앞을 볼 수 없는 조카손녀 마리로르가 다락방에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상상해 보니 따뜻하면서 아름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어느 날, 나라에서 통지문이 하나 날라왔어. 라디오를 모두 반납하라는 지였단다. 전쟁에 이용될 것을 막기 위함인 것 같았어. 아버지는 집에 있는 모든 라디오를 반납했단다. 작은 할아버지는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통로를 커다란 옷장으로 막아 놓았단다. 나중에 혹시라도 검사하러 오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말이야.

….

어느날 박물관장의 전보가 하나 왔어. 아버지에게 온 전보인데 파리로 돌아오라는 내용이었어. 파리를 점령한 독일군 중에 룸펠이라는 군인 원사가 있는데, 그가 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보물들을 다 빼앗아갔다고 했어. 사실 아버지는 박물관장님의 지시로 희귀한 다이아몬드를 숨겨두고 있었단다. 피난 올 때도 그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왔어. 아버지는 이 다이아몬드를 가져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단다. 아버지는 마리로르에게 파리에 갔다가 금방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길을 떠났단다. 하지만 아버지는 파리 가는 길에 그만 독일군에 체포되어 말았어.


2.

독일 에센시 외곽 졸페라인이라는 곳에 베르너는 엘레나 아주머니가 보살펴 주는 아이들의 집이라는 고아원에서 동생 유타와 함께 지냈단다. 베르너는 기계에 관심이 많은 아이였는데, 어느날 고장 난 라디오를 주워왔고,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라디오를 고치게 되었단다. 그 이후 베르너와 유타는 라디오를 함께 들었어. 음악도 들을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었단다. 채널을 돌리다가 프랑스 방송도 들을 수 있었어. 그 프랑스 방송에서는 아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내용도 알려주었는데 베르너를 라디오를 통해서 과학 공부도 하게 되었어. 14살이던 어느날 엘레나 아주머니를 통해서 고위 군장교 지들러 부부의 라디오를 고쳐줄 정도로 실력이 늘었어.

베르너는 지들러 씨 소개로 국립정치교육원에 시험 볼 수 있게 되었고, 합격을 했단다. 그곳을 졸업하게 되면 군인이 되는 것인데, 라디오에서 독일 군인은 악마라는 소리를 들은 동생 유타는 오빠가 국립정치교육원에 가는 것을 반대했단다. 하지만 베르너는 그곳에서 공부를 할 수 있어서 기뻐했어. 베르너는 국립정치교육원에서 공부와 군사훈련을 함께 받았는데, 수학에서 두각을 내면서 기계를 다루는 곳에 배정을 받고 실험실에게 엔지니어링 공부를 하게 되었단다.

…..

여기까지가 대략 1권의 이야기란다. 인류 역사에 있어 전쟁은 꽤 많이 일어났는데, 전쟁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란다. 그 많은 전쟁이 일어났지만, 전쟁으로 행복해진 나라는 아마 하나도 없을 거야. 어리석은 지도자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 대부분이니까 말이야. 그런데도 오늘날에도 전쟁은 끊이질 않으니 안타깝구나. 앞을 못 보는 마리로르에게 전쟁은 더 힘들었을 것 같구나. 자신을 보살펴 주는 아버지마저 체포되었으니 말이야. 2권의 이야기도 곧 해줄게.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땅거미가 지자 그것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다.

책의 끝 문장: 그러나 그녀가 미처 벽돌을 내리기도 전에, 그녀 뒤에 있던 철사 덫이 홱 잡아당겨지더니 초인종이 울리고 누군가 집 안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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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 산책 5권 - 개화기편, 교육구국론에서 경술국치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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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가끔씩 읽는 강준만 님의 <한국 근대사 산책> 5권을 읽었단다. 5권의 부제는 <교육구국론에서 경술국치까지>란다. 4권에서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으로 빼앗기고, 강제로 군대까지 해산된 대한제국. 뜻있는 지식인들은 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교육뿐이라고 생각하고, 학교들을 세우고, 계몽 운동을 많이 했는데, 강준만 님은 그런 활동을 교육구국론이라고 하신 것 같구나. 그런 계몽 운동을 하는 단체 중에 1907년 안창호가 주도하여 만든 신민회라는 비밀단체가 있단다. 비밀리에 활동을 해서 일제가 이 단체의 전재를 알게 된 것은 1911년이라고 하는구나.

나중에 이야기되기겠지만 1911년 신민회 사건으로 많은 애국지사들이 감옥에 가게 된단다. 바로 그 신민회가 1907년에 만들어졌고, 교육 구국 운동을 펼쳤단다. 이때 많은 학교들이 문을 열었단다. 이승훈이 세운 오산학교, 안창호, 윤치호, 이종호가 함께 세운 평양의 대성학교가 대표적이란다. 1908 5월에는 한성고등여학교가 개교했는데, 오늘날 경기여고가 바로 한성고등여학교하고 하는구나.

이 시기에 의병 활동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조국의 원수들을 처단하는 일들도 있었어. 그 중에 아빠는 처음 들어보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어 소개해줄게. 일본 통감부 외교고문으로 일하던 일본의 앞잡이 스티븐슨이란 자가 있었단다. 일본의 한국 지배가 정당하다고 주장한 사람이야. 그 스티븐슨이라는 사람을 우리나라의 두 명의 애국지사가 동시에 암살을 시도했다고 하는구나. 두 애국지사는 장인환, 전명운이라는 분들인데, 두 분은 서로 모른 채 각각 거사를 단행했다고 하는구나. 아빠는 이름도 처음 들어본 분들인데 잊지 말아야 할 이름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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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3 23일 스티븐스(일본 통감부 외교고문)는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역 구내에서 장인환, 전명운 두 애국지사의 총격을 받았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같이 행동한 게 아니라 서로 모른 채 각각 거사에 나섰다. 먼저 전명운이 권총을 쏘았으나 불발되자, 장인환이 다시 3발을 쏘아 2발은 스티븐스의 가슴과 허리를 관통했고 나머지 한 발은 전명운의 어깨에 맞았다. 스티븐스는 병원에 옮겨진 후 사망했다. 그는 보호조약을 강제로 맺게 함으로써 나의 강토를 빼앗았고, 나의 종족을 학살했기에 이를 통분히 여기어 그를 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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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을 읽다 보니, 너희들과 최근에 보고 있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한 장면이 떠오르더구나. 극중 애신과 유진이 동시에 미국인 외교관을 저격하는 장면 말이야. 아마 드라마 작가가 스티븐슨 암살 사건을 모티브로 하지 않았을까 싶더구나.

이렇게 악덕 외국인이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를 위해서 온 힘을 쏟았던 분들도 있었단다. <대한매일신보>를 만들어 동양척식회사를 연일 비판하던 베델이라는 분이란다. 반일 논조의 기사로 인해 베델은 상하이 감옥에 투옥하기도 하셨고, 석방 후 다시 신문을 냈는데, 1909 5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고 하는구나. 그의 나이 고작 36세였는데, 하늘은 왜 이런 이를 일찍 데리고 가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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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3)

(베델)는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나는 죽더라도 신보는 앵생케 해 한국 민족을 구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베델의 그런 한국 사랑은 그가 강한 민족주의 정서를 갖고 있는 웨일스 출신이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는 걸까? 베델의 한국 사랑과 반일정신은 매우 투철해 한때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대한매일신보>의 통감부에 대한 공격을 중지시킬 수 있는 방법이란 베델을 암살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베델의 장례식은 동대문 밖 영도사에서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성대히 거행되었으며 그의 시신은 양화진(서울 합정동) 외국인 묘지에 묻혔고 그의 공적을 기리는 사람들의 성금에 의해 1910년 묘비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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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에 신문과 잡지들도 많이 출간하였는데, 18살이던 최남선도 1908 11 <소년>이라는 잡지를 창간했단다. <소년>이라는 잡지는 우리나라 최초 종합 잡지로, 안창호가 만든 청년학우회 기관지 성격을 띠었고, 창간호에 그 유명한 <해에게서 소년에게>라는 시가 실려 있단다. 이 잡지에서는 외국 문학 작품도 번역해서 소개했는데, 톨스토이 책이 번역 소개되면서, 톨스토이 열풍을 이끌었다고 하는구나.


1.

1909년에는 간도에서 관한 청과 일본의 협약이 이루어졌는데, 우리나라 국경에 관한 문제인데 우리나라만 쏙 빠져있었구나. 이 청일협약에 의해 국경선이 두만강이 되면서, 간도 땅이 청나라 땅이 되고 말았구나. 열 받는 일뿐이구나. 신채호는 1910년경부터 만주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는 등 많은 이들이 간도를 빼앗으려고 노력했단다. 나중에 북한이 중국과 조약을 맺으면서 간도영유권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하는구나.

을사늑약 이후 전국적으로 의병 투쟁이 활발하다고 했잖아. 1907 7월에 고종이 강제 폐위 당하고 8월에는 군대가 해산된 이후 의병 투쟁은 더욱 불이 붙었단다. 이제 정규군이 없어졌으니 모두 비정규군이 되어 의병 활동을 하게 된 거야. 그러자 일제는 의병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었고, 1909년에는 남한 대토벌 작전을 벌여 많은 의병들이 돌아가셨단다.

….

지식인들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교육과 계몽에 힘썼어. 중국 양계초의 학문을 받아들여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하려고 했고, 민족주의자들은 우리나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책들을 많이 쓰셨어. 신채호가 역사인물들을 출간한 것도 그런 취지였단다. 군대가 없어진 마당이 비밀리에 체력과 군사 훈련 비슷한 것을 하기 위해 운동회도 많이 열렸다고 하는구나.

그런 와중에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 사건(1909.10)과 이재명의 이완용 암살 미수 사건(1909.12)이 전해졌어. 안중근의 이토 히루부미 사건은 아빠가 여러 번 이야기해서 오늘은 생략할게. 하나만 이야기하고영국의 찰스 모리머라는 기자가 재판을 보고 쓴 기사가 있는데, 안중근이라는 분이 정말 대단한 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글이란다. 그런 분이 너무 일찍 돌아가신 것이 안타깝고, 아직까지도 유해를 찾지 못한 것도 안타까운 일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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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133)

1910 2 7일 오전 9시 뤼순 법정. 당시 15만 부를 발간하던 영국 최대의 주간지 <그래픽>의 기자 찰스 모리머는 재판 참관기를 통해 세기적인 재판의 승리자는 안중근이었다. 그는 영웅의 월계관을 거머쥔 채 자랑스레 법정을 떠났다. 그의 입을 통해 이토 히로부미는 한낱 파렴치한 독재자로 전락했다고 썼다. 모리머는 재판을 참관하던 많은 일본인들조차 안중근에게 지극한 존경심을 가졌으며 그들에게서는 살해된 정치인의 추억보다 안중근의 명성이 더럽혀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안중근에 대해 그는 삶의 포기를 열렬히 염원했다이 사건으로 인해 재판에 오른 건 다음 아닌 일본의 현대문명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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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결국 1910 8 29일 일본에 흡수되고 말았단다. 경술년의 나라의 치욕스러운 일이라고 하여 경술국치라고 했어. 조선은 518년만에 망하고 말았단다. 한 나라가 망하는데 전쟁도 없이, 간신배들 여럿이 도장 찍는 것으로 끝났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고 답답하구나. 이 일에 연루된 조선인 68명이 일본으로부터 귀족 신분을 부여 받았다고 하는구나. 양심도 없는 사람들 같으니

지은이는 500년이나 긴 역사를 가진 조선은 왜 망했는가에 대한 많은 역사가들의 평가들을 소개해 주었단다. 그리고 조선이 왜 망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조선이 어떻게 500년이나 유지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역사들의 평가도 소개해 주었단다. 보통 당파 싸움 때문에 조선이 망했다고들 하는데, 그것은 일제 역사가들이 세뇌시킨 식민사관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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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조선은 당파싸움 때문에 망했다는 일본인들의 주장이 많은 한국인들에게도 먹혀 들어갔다면, 그건 조선이 망해 일본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는 명백한 사실의 힘 때문일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왜 조선이 망했는가? 이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을 우리 스스로 내놓지 못한 채 당파싸움 때문에 망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건 매우 옹색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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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망한 이유들이 역사가들마다 생각이 다 다르듯이 어떤 한 가지 원인에 의해서 망한 것 같지는 않구나. 하지만, 바뀔 수 없는 한 가지는 사악한 일본 때문에 망한 것은 명백하구나. 일본이 침략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망하지 않았겠지. 당시 제국주의가 만연해서 다른 나라가 쳐들어왔을 수도 있겠지. 넓게 이야기하면 제국주의가 조선을 망하게 했다고 볼 수 있겠구나. 조선이 시대의 흐름을 제때 읽지 못하고 근대화에 늦춰졌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나라가 망하게 할 정도의 잘못은 아니라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이렇게 조선의 멸망과 함께 <한국 근대사 산책> 5권의 이야기도 끝이 났단다.

5권에서 이야기한 내용 중에 너희들에게 알려 주고 싶은 두어 가지 소개하고 편지를 마치련다. 먼저 우리나라가 종교를 수용하는데 있어 상당히 개방적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글이란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같은 경우 심한 갈등을 보이는 종교들이 우리나라에는 평화로이 공존할 수 있는 점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라고 이야기하는데 공감이 가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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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185)

한국은 종교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활기찬 나라이나 어떤 단일 종교도 한국인들의 종교생활을 지배하고 있지 않고 있는 다종교 국가이다. 종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많은 동구,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한국에서는 기독교(개신교), 천주교, 불교, 유교, 천도교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종교적 다원주의는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종교적 평화의 모델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은 유교의 문화적 전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나라이면서도 아시아적 가치를 변용하여 서구의 자유주의, 합리주의를 수용하는 데 가장 개방적인 나라이다. 한국은 아시아적 가치와 서구의 가치가 화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아니 어쩌면 한국은 새무얼 헌팅턴이 역설한 문명의 충돌에 대한 해답까지 제공해줄 수 있는 나라일지도 모르겠다. 이는 한국의 극단주의는 신바람특성과 맞물린 것으로 늘 잠재돼 있긴 하지만 오래 지속되긴 어렵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정리해볼 수도 있겠다. 한국인은 단기적으로 극단주의적이지만, 장기적으론 중용 지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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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독립신문에 실린 시계에 관한 기사가 실렸는데, 시계라는 것이 시간만 잘 맞추면 된다면서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기사가 재미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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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독립신문> 1898 2 8일자 논설에 따르면, “사람이 시계를 살 때마다 기계 속을 모른즉 시계 좋고 아니 좋은 것을 아는 도리는 다만 전면에 비늘 둘이 시간과 분과 각을 옳게 가리키는지 아니 가리키는지 하는 것을 가지고 아는지라. 그것과 같이 사람을 옳고 그른 것을 아는 것은 그 사람의 하는 행사를 가지고 알기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라. 설령 시계가 보기에 훌륭하고 금과 보석으로 꾸민 시계나 그 시계가 시를 맞추지 아니 할 것 같으면 그것은 시계가 아니라 일개 값진 물건이라. 금과 보석을 팔면 돈은 생길지언정 시계로 쓸 것은 못 되지 그것과 같이 사람도 외양이 좋고 의복을 잘 입어 보기에는 좋은 사람 같이 보이나 자기 맡은 직무를 못 할 지경이면 무용지안이라. 그러하기에 시계 살 때에 외양과 모양은 어떠하였든지 시만 잘 맞추면 그 물건이 쓸데 있는 물건이요 사람도 지체가 없고 모양도 준수치 않더라도 맡은 직무만 착락 없이 할 것 같으면 그 사람이 보배로운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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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1906 4월 대한자강회의 설립 이후, 애국계몽운동으로서의 학회 조직은 계속됐다.

책의 끝 문장: 나와 내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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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걸스 - 강렬하고 관능적인, 결국엔 거대한 사랑 이야기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아리(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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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시티 오브 걸스>라는 책은 우연히 인터넷 서점에서 알게 된 책인데, 평점이 좋고 책 소개를 읽어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별 생각 없이 읽은 책이란다. 지은이는 엘리자베스 길버트라는 분인데 이 분은 이름도 처음 들어보고 이번에 읽은 책이 처음인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익숙한 제목의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쓰신 분이라고 하는구나. 지은이 이력도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알게 되었지, 그 이전에는 지은이가 누구인지도 몰랐단다. 가끔 별 생각 없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게 되는 소설이 있는데 이 소설이 그런 소설이었단다.

시대적 배경은 1940년부터 시작되고, 뉴욕이 주무대란다. 1940년이면 유럽은 2차 세계대전으로 혼란의 시기를 겪던 시절이고, 미국은 아직 전쟁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곧 전쟁에 참여하게 되는 그런 시기였단다. 이 시기 미국에 관련된 책들을 최근에 몇 권 읽었는데 각각 다른 분위기 책들인데, 그 시절을 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기도 했어. 책이 두꺼웠지만, 재미 있어서 책이 금방금방 넘어갔단다. 밀린 독서편지를 따라잡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만 짧게 써보련다.


1.

2010년대 주인공 비비안이 친구의 딸 안젤라에게 자신의 지난 일들을 알려주려고 글을 쓰는 형식이란다. 친구의 딸이라고 해서 어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데 안젤라는 1942년생으로 2010년대면 안젤라도 이미 할머니가 되었겠구나. 안젤라도 지난 비비안의 이야기를 다 이해할 만큼의 나이가 되었겠구나.

….

주인공 비비안은 보수적인 시골에서 살다가 대학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사고치고 성적이 좋지 않았어. 십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다 그렇지 뭐. 그렇게 말썽 피우자 비비안의 부모님은 비비안을 뉴욕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고모 페그에게 보냈단다. 당시는 1940년이었고, 비비안은 19살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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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4)

1940년의 뉴욕이란!

그런 뉴욕은 다시 없을 것이다. 그 이전이나 이후의 뉴욕을 폄하할 생각은 물론 없다. 언제라고 뉴욕이 중요하지 않았겠니. 하지만 그때의 뉴욕은 그 도시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그 도시, 오직 내 눈에만 새롭게 창조된 뉴욕은 다시 존재하지 못하겠지. 그 뉴욕은 책 사이에 끼워 말린 나뭇잎 책갈피처럼, 나만의 완벽한 뉴욕으로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있단다. 너에게 너만의 완벽한 뉴욕이 있겠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때의 뉴욕은 언제나 나만의 뉴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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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그 고모가 운영하는 극단의 이름은 릴리 플레이하우스라는 극단인데, 최근에는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 극단의 경영 등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이는 페그 고모의 친구인 올리브라는 분이었어. 올리브는 엄격하면서도 꼼꼼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극단이 쓰러지지 않게 잘 운영해 나가고 있단다. 비비안은 할머니로부터 어렸을 때 배운 바느질 솜씨가 좋아서 극단에서 공연 의상을 만드는 일을 도왔단다. 비비안은 셀리아 레이라는 쇼걸과 함께 방을 썼는데, 셀리아와 친해진 이후 둘은 뉴욕 시내를 돌아다니며 젊음으로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욕구를 누렸단다. , 사랑, 그 어떤 것도 그들의 젊음을 막을 수 없었어.

1940,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혼동의 시절이었어. 영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배우 부부인 에드나 파커 왓슨과 아서 왓슨도 전쟁을 피해갈 수 없었단다. 적의 폭격으로 그들의 집이 불타 버렸어. 배우의 활동도 할 수 없고 말이야. 에드나의 친구였던 페그 고모는 왓슨 부부를 뉴욕에 초대했단다. 에드나와 아서는 뉴욕에 와서 고모의 극단에서 지내게 되었어. 에드나는 우연히 알게 된 비비안의 바느질 솜씨에 놀라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지게 되었단다.

에드나가 뉴욕에서 연극을 준비하게 되는데 의상은 비비안이 도맡아서 하게 되었어. 거물급 배우가 뉴욕에 왔으니 페그 고모에게도 찬스였어. 그래서 페그는 <시티 오브 걸스>라는 극(뮤지컬)을 준비하기로 했어. 멀리 서부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 빌리에게도 도움을 청했단다. 페그와 빌리는 부부이긴 했지만,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였단다. 빌리는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이었어. 에드나가 주인공으로 하는 대본을 며칠 만에 써냈어. 오랜만에 극단 릴리 플레이하우스는 활기가 돌았단다.


2.

극단 릴리 플레이하우스는 <시티 오브 걸스> 준비로 정신이 없었어. 페그 고모아 빌리 삼촌은 부족한 배우들을 공개 오디션으로 뽑았단다. 비비안의 룸메이트 셀리나도 비중 있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비비안은 무대 의상을 맡았단다. 뉴욕에 있는 중고시장에서 옷을 구해서 멋지게 리폼을 했단다. 새로 캐스팅된 배우 중에 안소니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비비안은 안소니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중요한 무대를 앞두고 있던 시기에 주연배우와 스탭의 사랑이라서 그들의 사이를 비밀로 하려고 했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숨긴다고 숨겨지는 거겠니.

드디어 첫 공연….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단다. 대중들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호평이 이어졌어. 특히 주인공을 맡은 에드나에 대해서는 극찬이 이어지면서 세계적인 대스타 반열에 올랐어. 비비안은 의상도 좋았다는 평가에 기뻐했단다.

그렇게 극이 성공을 거둔 얼마 후 비비안의 오빠인 월터가 프린스턴 대학교를 중퇴하고 해군 입대를 준비한다면서 뉴욕에 잠시 들렀어. 페그 고모와 비비안에게 인사를 나누려고 온 것이었는데, 비비안이 안소니와 사귀는 것을 알고 심하게 반대를 했단다. 안소니는 월터에게 잘 보이려고 하다가 오히려 갈등만 심해졌단다.

<시티 오브 걸스>의 성공으로 주연배우의 자격으로 에드나와 안소니가 자선행사에 초대되었는데, 에드나의 남편 아서가 심한 질투로 소동을 벌이기도 했단다. 에드나의 남편 아서에 대해서 이야기를 안했는데, 아서는 얼굴 하나만으로 배우가 된 사람으로 성품도 안 좋고, 연기도 못하고 그랬단다. 아서가 그렇게 질투를 했지만 사실 아서는 셀리나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단다. 더 나쁜 놈이구나.

에드나와 안소니가 자선행사에 간 그 날, 셀리나가 비비안에게 만나자고 해서 나갔는데 그곳에 아서도 같이 있었어. 이제서야 비비안은 셀리나와 아서 사이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런데 그날 술도 먹고 그러다 보니 더블 데이트를 하게 되었단다. 그 장면이 사진에 찍히고 말았어. 밤 늦게 극단에 돌아오니, 극단은 초상집 분위기였어. 비비안, 셀리나, 아서가 셋이 껴안고 더블데이트를 찍은 사진이 비비안보다 극단에 먼저 도착해 있었어. 다음날 기사로 나갈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다들 고민에 빠져 있었어.

페그 고모는 비비안의 이름만은 기사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했어. 이 걱정에 술을 많이 먹어서인지 취해 있었어. 에드나는 비비안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았어. 이런 사고를 해결하는 것은 늘 그렇듯 올리브였단다. 올리브는 비비안을 데리고 사진을 찍은 기자를 만나러 갔단다. 간신히 비비안의 이름을 넣지 않게 했단다. 사진까지 막을 방법은 없었어. 오랜만에 잘 나가는 극단의 치명타였던 스캔들이었지만, 에드나의 훌륭한 연기로 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단다. 셀리나는 해고되었고, 비비안도 안소니에게 버림 받고 극단에서도 더 이상 있을 수 없어서 집으로 오게 되었단다. 에드나가 비비안에게 크게 실망하고 질책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거든.


3.

집에 머물면서 아버지 회사의 일을 도와주었어. 짐 라슨이라는 아버지 회사의 직원과 사귀어 결혼도 할 뻔했는데, 비비안이 처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멀리한 짐은, 전쟁에 참전한다는 핑계로 파혼하자고 했단다. 어느날 페그 고모가 비비안의 집에 와서 비비안의 아버지에게, 그러니까 자신의 오빠한테 비비안을 다시 뉴욕에 보내달라고 했어. 자신의 일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이야.

다시 돌아온 뉴욕은 많이 바뀌어 있었단다. 전쟁 때문에 페그 고모는 해군 상대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일을 비비안도 도와주었어. 그러다가 1945 3월 일본의 가미카제 공격으로 인해 비비안의 오빠 월터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단다. 비비안을 비롯한 모든 식구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어. 1945 3월이면 전쟁이 끝나기 몇 달 전인데, 몇 달만 더 버티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1950년 뉴욕은 도시 계획에 따라서 릴리 플레이하우스는 철거되고 말았단다. 페그 고모는 고등학교에서 연극반을 가르치게 되었고, 올리브는 그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비서 일을 하게 되었어. 비비안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중고 옷가게를 하는 마조리와 함께 부티크 사업을 했단다. 수제 웨딩드레스 사업을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어느 정도 사업이 잘 되었단다. 비비안 마조리는 모두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어느날 마조리가 임신을 했단다. 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고 비비안에게 함께 키우자고 했어. 아들 네이슨을 낳고 이제는 세 식구가 되었단다.

….

1960년대에 우연히 월터 오빠의 군대 후임이었던 프랭크를 만났단다. 이 프랭크가 바로 안젤라의 아버지란다. 안젤라가 누구냐고? 이 독서편지의 맨 앞부분에 보면 안젤라가 나온단다. 비비안이 지난 일을 안젤라에게 알려주려고 지난일을 글로 쓰고 있다고 했었지. 안젤라는 1942년에 태어났는데, 프랭크는 그 이후에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단다. 월터가 죽은 일본의 가미카제의 공격에서 프랭크는 다행히 살아났지만, 온 몸의 60퍼센트를 화상을 입었단다. 그 일로 인해 극심한 트라우마로 앉지도 못하고, 누군가 자신을 만지는 것도 극도로 싫어했단다.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

그런 시점에 비비안과 알게 되었어. 프랭크는 힘들 때마다 비비안에게 전화를 했고, 비비안은 따뜻하게 대화를 나누었단다. 그렇게 둘은 사랑하게 되었어. 비록 만질 수 없지만 말이야. 육체적 쾌락을 즐겼던 비비안에게는 어쩌면 그런 육체적 쾌락 없이도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깨닫지 않았을까 싶구나. 1971, 프랭크는 자신의 딸, 그러니까 안젤라가 결혼한다고 비비안에게 웨딩드레스를 부탁했단다. 그렇게 비비안은 처음으로 안젤라를 만나게 되었어. , 그 이후에 또 만날 일은 없었지. 그리고 1977년 안젤라로부터 프랭크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었단다. 돌이켜 보면 키스 한번 안하고 포옹 한번 안 해던 프랭크인데, 비비안은 프랭크가 진정한 사랑이었다고 생각했단다.

….

비비안의 이 글을 통해 안젤라도 다시 한번 아버지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구나. 이미 안젤라도 산전수전 다 겪은 분이니 비비안의 글로 인해 삶이 바뀌거나 큰 가르침을 얻고 그러지는 않겠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생각 드는구나. 그것은 비단 안젤라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그러지 않았을까 싶구나. 아빠도 포함해서 말이야. 짧게 쓴다고 했는데, 이야기 하다 보니 길어졌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며칠 전, 그의 딸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책의 끝 문장: 비비안 모리스.


"네가 너에 대해 모르는 게 하나 있어. 비비안. 너는 절대 흥미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그래, 물론 예쁘긴 하지. 하지만 그건 오직 젊기 때문이란다. 아름다움은 곧 사라져. 하지만 넌 결코 흥미로운 사람이 될 수 없어. 내가 이 말을 해주는 이유는, 네가 스스로 흥미로운 사람이라고 착각하면서, 네 삶도 중요하다고 착각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넌 전혀 흥미롭지도 않고, 네 삶도 전혀 중요하지 않아. 한때는 나도 네가 흥미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틀렸어. 네 고모 페그가 바로 흥미로운 사람이야. 올리브 톰슨도 흥미로운 사람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야. 하지만 넌 전혀 흥미롭지 않아. 무슨 말인지 알겠니?" - P358

"아무나 쉽게 어른이 되지 못해." 올리브는 페그의 말을 못 들은 것처럼 다시 입을 열었다. "어렸을 때 아빠가 해주신 말씀이지. 어른의 세상은 어린이의 세상과 다르다고. 너도 알다시피 아이들은 고통을 견딜 필요가 없지. 그런 기대를 받지도 않고. 너무 어려운 일이니까. 하지만 어른이 되려면 어른의 자리에 서야 해. 당연히 그런 기대도 받게 되고. 자기만의 원칙과 신념도 지켜야 하고. 희생도 필요하단다. 사람들은 널 판단하겠지. 실수를 하면 해결해야 하고. 어름이 되지 못한 사람보다 충동을 자제하고 더 고상한 입장을 취해야 할 때가 있을 거야. 물론 많이 아프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른의 자리가 힘든 거란다. 이해하겠니?" - P498

나에 대해 이렇게 솔직하게 털어놓아본 적은 없었다. 내 경험을 말로 표현해본 것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았다. 내가 말한 어둠이 ‘죄’나 사악함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내 마음속 깊고 깊은 곳에 세상의 빛이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이 존재한다는 뜻이었다. 오직 섹스만 그곳에 가닿을 수 있었다. 태곳적부터 내 안에 존재하는 곳, 문명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곳, 말이 가닿을 수 없는 곳이었다. 우정으로도 불가능했다. 창의적 노력으로도, 경외와 기쁨으로도 건드릴 수 없는 곳이었다. 내 안의 그 어둠은 오직 섹스를 통해서만 가닿을 수 있었다. 남자들이 그 어둡고 은밀한 공간에 도달하면 나는 마침내 나라는 인간의 기원에 내려섰다고 느꼈다. - P529

"잘 들어요, 프랭크 그레코. 당신이 겁쟁이라면 그래요, 당신 말대로 그렇다고 쳐요. 그래도 그건 아무 의미도 없어요. 내 고모 페그는 알코올 중독이에요. 고모는 술을 절제하지 못해요. 그래서 인생이 엉망진창 꼬였죠. 그게 무슨 뜻일까요? 아무 뜻도 없어요. 그렇다고 고모가 나쁜 사람일까요? 술을 조절하지 못한다고 실패한 사람일까요? 당연히 아니에요. 고모는 그저 그런 사람인 거예요. 어쩌다 알코올 중독이 된 것뿐이에요, 프랭크. 누구나 그런 일을 겪을 수 있어요. 그래도 우리는 우리예요. 그 사실을 바꿀 수 있는 건 없어요. 빌리 삼촌은 약속을 밥 먹듯 어기고, 여자에게 충실하지 못해요. 그것 역시 아무 의미 없는 일이에요. 빌리는 멋진 사람이면서 믿을 수 없는 사람이에요. 삼촌은 그저 그런 사람인 거예요. 그뿐이지 아무 뜻도 없어요. 그래도 우린 그를 사랑해요." - P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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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생전·운영전·최척전·상사동기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31
정환국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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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달 전에 읽은 <월간 김어준 part I>에서, 그 책에서 우리나라 고전 <최척전>을 소개해주었는데, 너무 재미있을 것 같더구나. 그래서 그때 너희들한테도 <최척전>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잖아. 아빠는 <최척전>의 전문을 읽고 싶어서 인터넷 서점을 검색하고, 책 하나를 구입했단다.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한국 고전 문학 전집 시리즈였어. 이 책에는 최척전 뿐만 아니라, 주생전, 운영전, 상사동기 이렇게 4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단다. <월간 김어준 part I>라는 책에서 <최척전>을 소개해주었을 때는 분량이 꽤 많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는 그리 길지는 않더구나. 352페이지 안에 작품 4개가 한문 원문 전문과 한글 번역본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까 말이야. 이 네 작품 중에 <운영전> <상사동기>라는 작품은 예전에 다른 출판사 책으로 읽은 적이 있단다. 다른 출판사에서는 <상사동기> <영영전>이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었어. 처음에는 다른 작품인 줄 알고 읽었는데, 읽다 보니 익숙한 줄거리 때문에 찾아보니 <영영전>과 같은 작품이더구나.

이 책에 실린 네 편 모두 재미있었단다. 이 책의 한가지 아쉬움 점이 있다면, 주석의 위치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품의 한문 원문보다 한글 번역본을 볼 것 같은데, 주석은 한문 원문이 있는 곳에 있었단다. 그래서 낯선 단어나 인물이 나오면 혹시 주석이 있나 한문원본의 페이지를 찾아가서 읽어봐야 했단다. 정말 번거로운 일이었단다. 머리말에서는 많은 주석을 정성스럽게 달아놓았다고 했지만, 주석 찾아 읽기가 이렇게 힘드니…. 아빠는 거의 읽지 않았단다. 정말 궁금한 것만 찾아서 보았단다.


1.

먼저 <주생전>이라는 작품을 이야기해줄게. 주생은 명나라 사람이 있어. 배도라는 기녀와 사랑에 빠졌지. 배도가 기녀다 보니, 부잣집 잔치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때 주생은 배도를 만나지 못해 애가 닳았단다. 배도가 어느날 노승상 부인의 잔치에 갔는데, 주생은 배도가 보고 싶어서 몰래 뒤 따라 갔다가 또 다른 여인 선화에게 푹 빠지고 만단다. 완전 바람둥이로구나.

그 날 이후 주생의 머릿속에는 선화로 가득했어. 그런데 며칠 후 선화의 동생 국영의 개인 공부 부탁을 받게 되는 주생. 이름이 국영이라공부를 잘 할 것은 이름이구나. 국영수였으면 더 잘했을 텐데. 아무튼 주생의 입장에서는 이 찬스를 놓칠 수 없지처음에는 국영이 주생의 집에 와서 배웠는데, 주생이 직접 집으로 가겠다고 해서 선화의 집에서 선화의 동생을 가르치게 되었단다.

선화를 만날 타이밍을 보던 주생, 우연을 가장하여 선화와 말을 섞게 되고, 이후 둘은 사랑에 빠졌단다. 선수구나. 한편, 배도는 주생이 고무신 갈아탄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얼마 후에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단다.

그런데 얼마 후에 주생은 선화와 잠시 헤어질 수밖에 없었어. 그들이 공식적으로 사귀는 것이 아니고 몰래 사귀는 것이니 대놓고 찾아갈 수도 없고그런데 어느날 주생에서 선자리가 들어왔는데 바로 선화였단다. 이제 정식으로 만날 수 있고, 그것도 평생 함께 할 수 있게 된 거야. 그런데…. 조선에서 전쟁(임진왜란)이 일어나서 명나라에 원군을 요청을 했어. 이때 주생도 그만 전쟁에 끌려가고 말았다고 하는구나. 결혼 날짜만 잡아놓고 말이야. .. 아무래도 첫사랑 기녀를 내친 것에 대한 죄값이 아닐지

그렇게 주생은 조선에 오게 되었단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났단다. 주생은 과연 다시 명나라로 돌아갔을까. 고전 소설 치고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끝난 것이 소설을 쓰다가 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2.

다음 작품은 <운영전>인데, 아빠가 예전에 읽고 쓴 줄거리가 있으니 오늘은 생략하련다. 이해바람~

짧게 이야기하면 김진사와 운영이 신선이었는데, 하늘에서 잘못을 해서 인간세계로 귀양 왔다가 유영이라는 사람을 만나 자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전해주는 작품이란다. 읽다 보니 예전에 읽었던 내용이 생각나더구나.

그리고 다음 작품은 <최척전> 최척은 남원 사람이란다. 옥영이라는 이가 최척을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져 쪽지를 먼저 보내는 등 적극적이었단다. 조선의 여성의 이미지와 좀 거리가 있지만, 조선 시대에도 당당하게 사랑을 표현한 여성이 있었다는 것이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 둘은 그렇게 사랑에 빠졌단다. 최척이 아버지에게 옥영과 혼사를 부탁했고, 결국 혼인을 약속했단다.

그런데 시국이 흉흉했어. 왜놈들이 쳐들어왔거든. 그래,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였어. 변사정이라는 사람이 의병을 일으켰는데, 그는 최척을 데리고 갔단다. 최척은 그 전부터 소문난 활의 명수였거든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앞두고 전쟁터에 끌려갔으니 어떻겠니. 최척이 전쟁에 가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옥영의 부모는 부잣집에 결혼 시키려고 했어. 마음에 드는 사람한테 쪽지까지 보내는 여자에게 강제 결혼을 시키려고 하다니

옥영이 순순히 따라가겠니? 자실 시도를 했어.. 이에 옥영의 부모는 마음을 접었단다. 전쟁터에서 상사병에 걸린 최척은 시름시름 앓기만 해서, 결국 귀가 조치 당했단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최척과 옥영은 결혼을 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지. 아들 몽석도 낳았어.

그런데 정유년 왜가 다시 쳐들어왔단다. (역사에서는 정유재란이라고 하지) 그들이 살고 있는 남원도 침략을 받아서 지리산 속 연곡이라는 곳으로 피신했단다. 최척이 음식을 구라고 간 사이, 일본군이 연곡까지 쳐들어와 많은 사람들이 죽고 사라졌어. 최척이 왔을 때는 옥영과 아들 몽석도 사라졌어. 다행히 몽석은 할아버지가 찾았는데, 옥영은 보이지 않았어. 최척은 옥영을 찾으러 다니다가 명나라 장수 여유문을 만나게 되었어. 여유문은 활을 잘 쏘는 최척을 신임하게 되었고, 전쟁이 끝난 뒤에 최척은 여유문을 따라 명나라에 갔단다. 혹시 옥영이 그곳에 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명나라에서 정착한 최적. 옥영과 헤어진 지도 꽤 되었는데 계속 혼자 지냈어. 혼사 자리가 있었는데도 다 거절했어. 여유문이 죽고 최척은 학천이라는 상인을 만나 함께 장사를 했단다. 학천은 장사를 위해 멀리 안남(오늘날 베트남)까기 갔어. 그런데 그곳에서 정말 우연히 아내 옥영을 만났단다. 햇수를 헤아려 보니 4년만이었단다. 어떻게 그 먼 곳에서 옥영을 만날 수 있었을까.

옥영은 연곡에서 일본군 돈우에게 잡혀가 일본을 끌려갔단다. 옥영을 끌고 갔지만 돈우는 심성이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었어. 옥영은 일본 나고야에서 남장을 하면서 지냈단다. 돈우도 옥영이 사정이 있는 것 같아서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고 지냈단다.  그거 집안일과 심부름과 고기 잡은 일을 돕게 했어. 돈우는 원래 고기 잡는 어부였는데 전쟁에 끌려갔던 거야. 어느날은 고기를 잡으러 멀리 언남까지 오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옥영은 남편이 즐겨 부르던 퉁소소리를 들을 줄 꿈에도 몰랐겠지.

그렇게 4년만에 만난 최척과 옥영. 둘의 사연을 들은 주변 사람들이 축하를 해주었어. 돈우도 옥영을 풀어주기로 했단다. 그래서 최척과 옥영은 명나라로 돌아가서 같이 살게 되었단다. 그리고 아들 몽선도 낳았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말이 쉽지 조선으로 가는 것은 쉽지 않았어. 세월은 예전에도 빨리 흘러갔나보나. 몽선이 어느덧 장성해서 결혼할 나이가 되었어. 이웃에 살고 있던 중국 처녀 홍도와 결혼했단다.

그런데 청나라 누르하치가 명나라를 공격하게 되었고, 최척도 징병 당해 명나라 군인으로 전쟁에 참가하게 되었단다. 그랬다가 청나라에 포로가 되었어. 감옥에서 최척은 같이 포로로 있던 조선 청년을 만나는데둘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이런, 그 조선 청년이 바로….. 최척의 첫째 아들 몽석이었단다. 둘은 얼싸안고 울고불고 난리났지. 둘은 풀려나서, 함께 남원으로 돌아왔단다.

얼마 만에 돌아온 고향인지부모님도 아직 살아계셨어. 그런데 놀랄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단다. 고향집 이웃에 진위경이란 사람이 있었어. 진위경은 원래 명나라 사람인데 임진왜란 때 조선에 원군 왔다가 조선에 정착한 사람이었어. 그런데 그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바로…. 최척의 며느리 홍도의 아버지였던 거야. 그러니까 사돈인 거지

해피엔딩의 끝에 거의 다 왔단다. 중국에 있던 옥영은 명나라가 대패했지만, 조선군은 풀어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쩌면 최척이 조선이 돌아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옥영도 조선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단다. 아들 몽선, 며느리 홍도와 함께 그들은 먼 길을 떠났단다. 배를 타고 무작정 조선으로 향했는데 이 또한 순항은 아니고, 해적을 만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조선 땅에 도착했단다. 그리고 남원으로 가서 남편 최척을 만나면서 해피 엔딩. 아참, 돌아가신 줄만 알았던 아버지를 만난 홍도도 해피 엔딩….

<월간 김어준 part 1>에서 <최척전>을 소개해주면서 조선판 <전쟁과 평화>라고 했는데, 정말 스케일이 엄청나구나.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이 다 나오고주인공들은 중국, 일본, 베트남까지 오가고우연적인 요소가 많긴 하지만, 그 우연이 재미를 더해 준 것 같았단다. 우리나라 고전 소설도 재미있는 소설이 많구나. 더 찾아 읽어봐야겠구나.

….

그런데 Jiny가 다니는 국어 학원에서 지난 달에 읽어야 하는 책 중에 <최척전>이라는 책이 포함되어 있었잖아. 아빠는 몇 달 전에 제목조차 처음 들어 본 작품인데, 너희들은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선정된 것을 보니, 꽤나 유명한 책인가 보구나. Jiny도 재미있게 읽었니?

….

마지막 <상사동기>란 작품은 아빠가 이미 오래 전에 읽었다고 했잖아. 찾아보니 2006년에 읽었구나.  당시 쓴 리뷰를 쓴 것이 있으니 오늘은 생략하마. 당시 쓴 리뷰를 다시 찾아서 읽어보았는데, 음 쑥스럽구나.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고…. 17년 전이라니

,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주생의 이름은 회다.

책의 끝 문장: , 애석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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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연대기 - 세상을 바꾼 작고도 거대한 화학의 역사 EBS CLASS ⓔ
장홍제 지음 / EBS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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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화학 연대기>라는 책이란다. 아빠는 학창 시절에 과학이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로 나누어서 배웠단다. 그 중에 아빠가 가장 취약하면서도 흥미가 없던 과목이 화학이었단다. 이유는 딱히 모르겠지만, 외워야 할 것도 많고 예외적인 내용도 많았던 기억이 있어. 어른이 되어 과학에 대한 책 읽기를 좋아하면서, 그러니까 화학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지면서 화학이라는 분야도 그리 재미없지는 않더구나. 특히 아빠가 관심 있어 하는 양자역학은 작은 입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니, 물리학과 화학의 경계도 애매한 부분도 있고 말이야.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화학 연대기>라는 책을 알게 되었어. EBS에서 기획한 책이더구나. EBS에서 기획한 책들은 보통 읽기 편해서 어려운 주제도 도전해보게 되더구나. 그래서 이 책을 덥석 읽게 되었단다. 화학 연대기... 제목을 독자들에게 호기심 끌기 위해서 연대기라는 단어를 사용했나 싶었는데, 책의 구성도 우주의 탄생부터 오늘날까지의 시간 속에서 화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과 화학의 발전해가는 모습을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아빠가 내용을 잘 전달해줄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아니더라도 아빠가 새로 알게 된 부분이나 인상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이야기해줄게. 아참, 한가지 읽으면서 애 먹은 것은 원소 이름이나 화학식 용어가 최근에 바뀐 것으로 적혀 있어서 읽기 좀 불편했단다. 아빠는 아직 나트륨, 망간 등이 편해... 염화소듐이라고 해서 잠깐 멈추기도 했단다.


1.

우주의 시작 빅뱅이 있고 나서 미립자가 생겨났을 거야. 그리고 원자 개수가 적은 수소와 헬륨이 폭발적으로 생겨나고... 지금도 이 우주에는 수소가 무려 90%나 차지한다고 하는구나. 그 다음이 헬륨이고... 지구에서 이 두 원소들이 비중이 적고 별 영향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너무 가벼워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우주에 더 다니기 때문이래. 우주의 빅뱅이 일어났을 때 최초 우주의 온도는 모두 1억도나 되었다고 하는데, 점점 식어서 지금은 몇 도인지 아니? -270.42도라고 하는구나. 0도 이하로만 내려가도 엄청 추운데 –270.42도라니.. 우주는 엄청난 얼음덩어리로구나. 더 내려가서 절대온도 0(-273)까지 내려가면 어떻게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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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억 년 전에 지구가 생기면서, 지구도 계속해서 화학 반응이 일어났단다. 우리야 알 수 없지만 지구상에 있는 물질들은 계속 오랫동안 화학반응이 일어났고, 우연한 화학반응을 통해 생명체까지 생겨나게 되었을 거야. 생명체라는 것은 탄소를 포함한 유기물인 거지. 무기물에서 어떻게 유기물로 바뀌게 되는 것도 설명해준 것 같은데, 책 덮은 지 좀 되고 나니 기억이 잘 안 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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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출현하면서 석기시대를 지나 청동기 시대에 오게 되는데, 청동기라는 것은 합금이라는 화학원리를 이용하게 된 것이란다. 그들이 우연히 방법을 알게 되었을 수도 있지만... 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 사이에 약 1000년 동안 합금이 아닌 구리로만 사용한 시기가 있다고 하는구나. 구리가 청동보다 약해서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래도 1000년이면 짧지 않은 시기인데, 따로 동기 시대로 불러줘도 될 듯 싶구나.

청동기 시대에 이어 철기 시대가 되었는데, 초기에는 구리처럼 철로만 된 도구를 쓰던 시절이 있었대. 그런데 금방 부러지고 해서 효율성이 없었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구리처럼 철도 합금을 쓰기 시작해서 대박을 쳤다고 하더구나. 진정한 철기 시대는 철합금으로 쓴 시기라고 하면서, 지은이는 정확한 용어는 철기 시대가 아니고 철합금을 의미하는 철광 시대라고 이야기하시더구나.

그러면서 질문을 하나 던졌어. 오늘날은 어떤 시대냐면서 말이야... 아빠는 그 질문에 플라스틱 시대로 생각을 했어. 지은이도 플라스틱 시대가 수긍이 간다고 했지만, 그보다 우리 세상에 없으면 안 되는 반도체에 초점을 두었단다. 하기야 반도체가 없다면 아마 농경사회가 될 거야. 그런데 그 반도체의 주요 자료가 실리콘, 규소이고 그 규소는 모래에서 나오니 결국 돌에서 만들어낸다고 하면서 현재는 제 2의 석기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씀하시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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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이런 관점에서 현대 사회를2의 석기 시대라고 부르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반도체다. 전자 기기를 기반으로 사회 전체 시스템과 고성능 정치들이 운영되고 있고 즉각적으로 효율적인 정보 교환과 습득도 이루어지는 만큼, 그것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지금 당장 반도체 기반의 모든 전자 기기가 사라진다면 인류는 농경 생활이나 목축 생활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집을 지어 생활하는 것 외에는 현대 삶의 이기와 관련 있는 차별화된 모든 체재를 잃고 철기 시대와 다를 바 없이 생활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반도체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규소이며, 규소는 모래로부터 얻는다. 그래서 지금을 제2의 석기 시대라고 하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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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대 철학자들은 이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 그 중에 너희들도 알고 잘 알고 있는 데모크리토스가 원자설을 시작을 알렸고, 이후 화학은 계속 발전하게 되었단다. 화학이 특히 발견하게 된 계기는 연금술의 발달이었단다. 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연금술사들이 연구와 실험을 하게 되었고, 이 실험을 통해서 많은 화학 발전을 이루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이 연금술은 계속 여러 곳에서 진행되었다고 하니, 인류를 종은 반짝이는 금을 대부분 좋아했는가 보구나. 연금술이 발달하지 않은 곳은 기후가 안 좋거나 이미 금이 풍부해서 굳이 연금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지역들이라고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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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일반적으로 연금술이 발생하는 데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했다. 바로 기후와 금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신화와 토속신앙이 성행한 핀란드나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지역에서는 연금술이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나중에 유입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북유럽 지역은 혹독한 추위와 가혹한 기후 탓에 식재료 확보가 언제나 우선순위였으며, 그만큼 사색과 연구에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철학이 성행한 고대 그리스의 연금술이 발달한 이집트의 경우 노예가 노동 인력을 대체하고 작업에도 숙달되어 시민들이 여가 시간을 충분히 누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유럽 지역에서 연금술이 발달하지 않은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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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한 황제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꿈꾼 대표적인 사람이란다. 오래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고 무엇이든 먹은 사람인데, 당시 수은 중독의 위험성을 모르고, 그것이 영생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몸에 바르고 먹고 했다고 내용은 유명한 내용인데 이 책에 또 소개해 주었단다. 너희들은 아직 이 이야기를 모를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 내용을 일부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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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진시황은 수은으로 된 연못을 만들어 놓았고, 수은을 먹거나 몸에 바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은을 몸에 바르면 피부에 일부 흡수되는데, 이것이 근육을 경직시켜 모세혈관의 혈류를 저해한다. 그러면 낯빛이 창백해지고 피부 주름이 부분적으로 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중금속의 체내 축적 원리를 알지 못한 채 단순히 현상만 본다면 변색되고 주름진 피부가 밝고 탄력 있게 바뀌는 느낌이 든다. 서양에서도 납과 수은이 함유된 화장품이 피부 미백에 흔히 사용되었으며,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처럼 납과 수은에 중독되어 여러 부작용을 겪은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진시황 또한 이런 단편적 변화에 만족해 수은에 중독되고 만 것이다. 진시황릉 주변 토양에서 높은 수치의 수은이 검출된 것도 수은에 대한 진시황의 병적인 집착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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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유럽을 덮친 흑사병과 백년 전쟁, 종교적인 문제로 서양은 암흑기에 들어갔는데, 화학 분야도 마찬가지였단다. 연금술도 비난의 대상이 되어 숨어서 연구하고 그랬대. 그러다가 중세를 지나서 베이컨, 데카르트가 등장한 이후 유명한 과학자들이 출현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베이컨과 데카르트는 철학자인데 화학에 무슨 영향을 주었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들은 화학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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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187)

과학혁명을 이끈 인물로는 프랑스 근대 철학자이자 수학자이며 과학자 르네 데카르트(1596~1650)와 영국 근대 철학자이자 정치인 프랜시스 베이컨이 대표적이다. 베이컨은 화학을 직접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경험주의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근대 교육과 학습체계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저서 <노붐 오르가눔>(1620)에서 과학이 다른 분야들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그리고 과학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근본 원리를 찾아내는 방법은 무엇인지 서술했다. 책 제목노붐 오르가눔은 아리스토켈레스의 오르가논의 다음으로 넘어가고자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험과 분석을 도구 삼아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새로운 토대를 마련한 베이컨이 남긴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은 그의 사상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컨이 강조한 과학적 방법론과 실험 철학에 대한 그의 기여는 18세기까지 계속해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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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절 화학자 중에 얀 밥티스타 판 헬몬트라는 외우기 어려운 이름의 소유자가 있었는데, 그는 기체를 연구하면서 처음으로 gas라는 단어를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기체를 gas라고 한 이유가 기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것이라고 생각되어 혼돈이라는 뜻의 chaos에서 따왔다고 하더구나. 그렇구나.

 

3.

OO의 아버지를 말들을 즐겨 만들어 쓰잖니,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음악의 아버지인데, 그 밖에 많은 아버지들이 있을 거야. 화학에도 화학의 아버지가 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화학의 아버지는 한 명이 아니고 세 명이라고 하는구나. 그만큼 굵직한 업적은 낸 이들이 세 명이나 있었나 봐.

첫 번째 화학의 아버지는 아일랜드 출신의 로버트 보일이란다. 너희들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보일의 법칙을 만득 그 사람이란다. 기체에 압력을 가하면 부피가 줄어든다는 그 법칙 말이야. 그의 제자 중에 로버트 훅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나중에 배울 텐데 용수철 등의 탄성체로 이용할 때 유명한 훅의 법칙이 있는데 그 법칙을 발견한 사람이란다. 그런데 이 사람은 훅의 법칙 이외에도 세포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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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불에 붙는 연소라는 것의 정체를 잘 알지 못했대. 그래서 플로지스톤이라는 물질이 연소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 정설로 알고들 있었어. 이 플로지스톤에 대한 이야기는 아빠가 예전에 장하석 님의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라는 책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단다. 기억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연소라는 것이 플로지스톤이라는 물질에 의한 것이라고 오랫동안 믿었어. 하지만 화학자들이 연구를 하면서 의심을 품게 되었지.

과학자들이 눈에 보이지 않던 기체를 하나 둘 발견하기 시작했어. 조지프 블랙이라는 사람이 이산화 탄소를 발견하였고, 대니얼 러더퍼드라는 사람은 질소를 발견하였어. 그리고 조지프 프리스틀리라는 사람은 산소의 존재를 주장했지만 이를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다고 하는구나. 캐번디시란 사람은 수소를 발견하였고, 수소와 어떤 기체를 이용하여 물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대.

그리고 드디어 라부아지에가 오랫동안 믿어왔던 플로지스톤을 부정하고 연소가 산화반응이라는 것을 설명했단다. 산소의 정체를 정확히 설명한 거지. 라부아지에는 화학책에서 참 많이 나오는 유명한 사람인데, 바로 이 라부아지에가 두 번째 화학의 아버지라고 하는구나. 이 사람은 연소를 정확히 설명한 것뿐만 아니라 열량계도 개발하고 동료과학자들과 함께 화학식 명명법을 확립하기도 했대. 그러니까 이때부터 이산화 탄소, 염화소듐(염화나트륨), 황산 등으로 부르기 시작한 거야. 그런데 이 사람이 세금징수 일도 같이 했는데 이 일로 인해 프랑스혁명 때 단두대에서 처형당했다고 하니 화학사에서 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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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화학자 아버지는 스웨덴 출신의 베르셀리우스라는 사람인데, 아빠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구나. 이 사람은 전기화학, 분석화학을 이용해서 세륨 등 5개의 새로운 원소를 발견했대.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규소를 처음 분리해낸 사람도 이 사람이라고 하는구나. 그밖에 활성화 에너지, 촉매 개변을 정리하였고 비이커, 깔때기, 거름종이, 고무튜브 등 많은 실험 도구를 발명했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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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에 오면서 화학은 여러 가지 세세한 분야로 나뉘어지게 되었단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그런 분야인 무기화학, 물리화학, 유기화학, 생화학, 공업화학, 의약화학, 양자화학, 고분자화학, 섬유화학, 나노화학 등으로 구분해서 설명해 주었단다. 이쪽 부분도 각 화학 별로 간단히 설명을 해주면 좋겠지만, 이 쪽은 아빠가 이해를 잘 하지 못했고 메모도 따로 적어두지 않아서 패스해야겠구나. 나중에 너희들이 좀더 크면 이 책을 읽고, 반대로 아빠에게 설명을 해주면 좋겠지만, 안 그래도 괜찮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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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많은 과학자들이 나온단다. 아빠도 몇 명은 소개해 주었는데, 너희들도 잘 알고 있는 노벨에 대한 에피소드를 하다 더 해주고 편지를 마치련다. 노벨이 왜 노벨 재단과 노벨상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란다. 노벨의 형이 죽었는데 노벨이 죽은 줄 알았던 언론을 읽고 깊이 깨닫게 되었다고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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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397)

그런데 그가 노벨상과 노벨재단 설립을 추진한 이유는 형 루드비그 임마누엘 노벨의 사망에서 비롯된 해프닝 때문이었다. 사망 소식을 접한 신문사들은 알프레드 노벨이 죽은 것으로 오해하고 부고 기사를 서둘러 인쇄해 발행했다. 거기에는 산업 분야에서 거둔 성공과 기여는 무시한 채 전쟁용 폭발물을 만든죽음의 상인이라는 모욕적인 기사만 가득했다. 이 기사들은 본 노벨을 자신이 죽은 후 모두가 자신을 부정적으로 기억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산의 94퍼센트에 해당하는 약 3,100만 크로나(스웨덴 화폐 단위)를 노벨재단 자금으로 할당했다. 이는 현시점으로 약 17 200만 크로나( 2,244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매년 노벨상 수상자에게 수여하는 상금과 메달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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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노벨처럼 쓴 소리를 잘 깨닫고 자신을 바꾸는 훌륭한 이들도 있는데, 왜 우리나라 리더들은 쓴 소리를 개무시하는 것인지 모르겠구나. 얼마 전 홍범도 장군의 동상을 이전한다는 뉴스를 보고도, 답답함과 화가 하늘로 치솟았는데…. 에이, 뉴스를 보지 말아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어떤 대상을 파악할 때는 무릇 개념을 정의하는 데서 시작하기 마련이다.

책의 끝 문장: 우리는, 화학자들은 그저 처음 금을 찾던 그 모습으로 실험과 경험, 논리와 추론, 이해와 분석을 통해 세상을 감싼 모든 물질을 밝혀나갈 뿐이다.


빅뱅 역시 하나의 거대한 폭발이었다. 따라서 에너지 외에도 수많은 것이 만들어져 주위로 퍼져나갔다. 물리학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여러 미립자의 이에 해당한다. 글루온과 쿼크, 입자와 반입자, 뮤온과 타우, 그리고 2013년 공식적으로 발표된 힉스 입자 같은 미립자들 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몇몇 미립자가 자연계의 힘으로 뭉치면서 가장 작고 가벼우며 간단한 최초의 원소와 원자가 탄생했다. 원자번호 1이라는 숫자 자체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수소가 그 주인공이다. - P25

이후 시간이 흘러 히타이트와 힌두 지방에서 탄소가 함유된 철광석으로 강(steel)을 만들어내면서 진정한 철기 시대가 시작되었다. 철강은 청동과 마찬가지로 합금으로 구분되는데, 철이 대부분이고 다른 금속이나 비금속 원소가 소량 혼합된다. 이 시대를 우리는 철기시대라고 칭한다. 그러나 잠시 성행했다 사라진 구리 시대(BC 4000~BC 3000, 일명 동기 시대)보다 청동기를 더 중요한 시대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엄밀하게는 철강 시대라고 표현하는 것이 화학과 물질 측면에서 더 정확하다. - P66

수많은 수도관을 통해 분수대와 공중목욕탕은 물론, 로마 제국 전역에 물 공급을 가능하게 한 우수한 상수도 시설을 현재까지도 가치 있는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수도 시설은 현재까지도 가치 있는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수도 시설을 기다란 관 형태로 만들기 위해 금속으로 납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납은 소금처럼 빠르게 용해되는 염은 아니어서 매우 서서히, 적은 양만 상수를 통해 유출되었을 테고, 물이나 공기와 닿은 납에 산화 납으로 이루어진 막이 형성되어 추가 유출 도한 최소화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인체에 유입되어 쌓인 납이 중독 문제를 전혀 유발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 P122

러더퍼드는 고정된 공기에 관한 실험과 마찬가지로, 확보한 질소가 담긴 용기에 쥐를 넣은 뒤 생존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질소 역시 해로운 기체라는 판단을 내렸다. 질소의 영어 명칭 나이트로젠(nitrogen)은 ‘탄산 소듐’을 의미하는 그리어서 니트론(nitron)과 ‘만들다’라는 뜻을 가진 접미어 제네스(-genes)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질소가 초석을 비롯한 질소 함유 물질의 주성분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말 명칭인 질소(窒素)는 ‘호흡에 사용할 수 없다’는 러더퍼드의 결론에서 유래해 질식(窒息)과 같이 ‘숨이 막힌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 P216

켈빈은 1848년 여러 종류의 기체를 일정한 양으로 고정한 후 온도에 따라 변하는 거동을 분석해 그래프로 그렸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관측된 값으로 한계점 이상의 값을 추정하는 외삽을 했을 때 모두 동일한 온도에서 압력이 0으로 수렴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그는 이 온도를 절대 영(0)도로 간주하고, 이를 기준으로 다른 모든 온도를 양수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1851년 그는 열 엔진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열역학(Thermodynamics)’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이후 열과 일을 포함한 에너지 전환에 대해 설명할 때 이 용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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