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당신의 몸은 다른 누군가의 유령이 사는 집이 된다. 사람들은 당신을 바라보지만 오직 죽은 사람만 볼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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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 돌베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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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의 팟캐스트를 즐겨 듣기에 읽는 내내 그의 목소리로 듣는 느낌이었다. 그가 말하는 과학적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이기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다만 이 책의 후기에 유시민 작가는 과학을 공부하며 인문학의 가치와 한계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싶다. 과학은 인간이 무엇인지, 세상이 무엇인지, 우주가 무엇인지 밝혀가고 있고 어쩌면 궁극적으로 모든 ‘WHAT‘을 알아내고 ‘WHY‘를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HOW‘가 더 중요하다. 과학은 인간이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그 세포는 분자, 더 나아가 원자로 이루어진 것을 밝혀냈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주지 않는다.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든 과학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그 한계 또한 명확하다. 그 ‘어떻게‘를 채울 수 있는 것이 유시민 작가가 이야기하는 ‘그럴법한 이야기‘ 즉 인문학이다.
GDP 3만 달러의 시대에 우리는 예전보다 더 행복해졌을까. 행복이라는 것을 단순히 뇌 안의 호르몬 분비로 바라본다면 ‘멋진 신세계‘의 소마가 해결책이겠지만 그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 인간적인 행복은 인문학의 ‘그럴법한 이야기‘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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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2-08 2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디님은 과학도 잘 아시는 분...🥹
분명 둘 다 필요한 학문인데 과학은 어렵고 관심이 잘 안 가네요 ㅠㅠ 중고딩때 과학수업이라도 좀 들을걸!! 😫

잠자냥 2023-12-08 22:34   좋아요 1 | URL
들은 게 있어????

은오 2023-12-08 22:52   좋아요 0 | URL
......
지금 기억을 되짚어봤는데...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도덕? ㅋㅋㅋㅋㅋ 유일하게 교과우수상 받아본 과목!

잠자냥 2023-12-08 22:55   좋아요 1 | URL
헐 그게 더 충격

은오 2023-12-08 23:01   좋아요 0 | URL
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윤리은오라고 불러주시죠

잠자냥 2023-12-08 23:02   좋아요 1 | URL
뉸리라…. 음 그건 좀 있는 거 같긴하다만….

잠자냥 2023-12-08 23:17   좋아요 1 | URL
윤리는 그렇게 쉽게 판단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다락방만큼 지켜보고 생각해볼게요…

은오 2023-12-08 23:21   좋아요 1 | URL
흠.. 그냥 윤리적이지않아도 사랑해주시죠ㅜ
일단 그렇게 못돼먹진 않은거같습니다

DYDADDY 2023-12-09 13:08   좋아요 1 | URL
그저 이 책에 나오는 과학적 사실에 대해 아는 것일 뿐, 잘 모르는 것도 많아요. 스마트폰의 회로 기판이나 배터리 구조, OS작동을 몰라도 우리는 잘 쓰듯이 과학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일거에요. 굳이 따로 찾아보지 않지만 궁금한 것이 생기면 그때 찾아보면 되죠. ㅎㅎㅎ

잠자냥 2023-12-08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과 남자입니까?

DYDADDY 2023-12-09 13:12   좋아요 0 | URL
사람을 이분법 혹은 16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남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9 14:18   좋아요 1 | URL
음 문과가 궁금했던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12-09 16:42   좋아요 2 | URL
문과가 되고 싶었던 이과 남자에요. (소곤소곤)
 

과학을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고 느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언지 짚어 보았다. 인문학의 가치와 한계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본문에서 누차 말했지만 과학에는 옳은 견해와 틀린 견해, 옳은지 틀린지 아직 모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인문학에는 그럴법한 이야기와 그럴듯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인문학 이론은 진리인지 오류인지 객관적으로 판정할 수 없다. 그게 인문학의 가치이고 한계다. 한계를 넓히려면 과학의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가치를 키우려면 사실의 토대 위에서 과학이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에 대해 더 그럴법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면 과학과 인문학을 다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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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는 특정 종의 생존에 관심이 없다. 모든 종의 모든 개체에 서식하고 있으니 어떤 종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에서 지구를 구하자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에게 공감하지만 전적으로 공감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지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없을 때도 지구와 생물은 존재했다. 인류가 사라진다고 해도 지구에는 아무 문제 없다. 기후위기와 핵폭만에서 우리 자신을 구하려면 인류 전체가 협력해야 하는데, 호모 사피엔스가 그 일을 해낼 것이라고 확신할 근거가 없다. 그래도 무언가 하긴 해야 한다. 우리 자신 말고는 누구도 우리를 구할 수 없으니까.

분야를 가리지 않고 통섭을 행하기 때문에 과학은 극적으로 발전했고 사회과학은 통섭을 거부하기 때문에 발전이 더디다는 말이다. 사회과학을 인문학으로 바꾸어도 이 진단은 그대로 들어맞는다. 과격하지만 옳은 지적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월슨은 인문학을 사회생물학의 하위 분야로 통합하자고 하지 않았다. 인문학의 명제를 과학이 밝혀낸 생명과 인간에 관한 사실에 비추어 보고 과학의 토대 위에 인문학을 재구축하자고 했을 뿐이다. 나는 인문학자도 과학자처럼 환원과 통섭을 동시에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인문학과 생물학을 당장 통합하자거나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없애버리자고 외치지 않는다. 그런 주장을 한다고 해도 통섭을 전제로 인문학을 생물학으로 환원해 보라는 권유라고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 인문학과 과학의 공통분모를 탐색해 보자는 제안을 받아들여서 해가 될 일이 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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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조한다. 우리의 자아는 단단하지 않다. 지진으로 흔들리는 땅 위에서 해일과 폭풍우를 맞으며 서 있다. 흔들리고 부서지고 퇴락해 사라질 운명이다. 자유의지는 그런 곳에 기거한다. 있다고 말하기엔 약하고 없다고 하기엔 귀하다. 그래서 나는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다고도 없다고도 확언하지 못하겠다. 뇌과학을 조금 알고 나니, 나를 포함해 어떤 인간도 무한 신뢰하거나 무한 불신하지 않게 되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도 마찬가지다. 사랑하기엔 흉하고 절멸하기에는 아깝다. 그 운명이 어찌 될지 나는 알지 못하고 책임질 수도 없다. 단지 나 자신의 삶 하나를 스스로 결정하려고 애쓸 따름이다. 악과 누추함을 되도록 멀리하고 선과 아름다움에 다가서려 노력하면서, 내게 남은 길지 않은 시간을 살아내자. 이것이 내가 뇌과학에서 얻은 인문학적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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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3-12-05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ADADDY님 2023년 서재의 달인. 북플 마니아 선정되심 축하드립니다

DYDADDY 2023-12-05 09:33   좋아요 1 | URL
나와같다면님도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려요. 다른 분들이 선정되었다는 것을 보고 ‘오~ 저런 것도 있나 보네~‘라고 지나쳤는데 써주신 댓글을 보고 확인해보니 저도 선정되었더군요. 축하해주셔서 감사하고, 선정되셔서 축하드려요. ^^

서니데이 2023-12-05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좋은 시간 보내세요.^^

DYDADDY 2023-12-06 19:05   좋아요 1 | URL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제가 왜 그 리스트에 올라와있는지 알 수 없지만 살면서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저 어디엔가 흔적이 남았구나 라고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축하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기분은 좋아요.
과거는 언제나 미화되듯 항상 작년 겨울은 덜 추웠다는 생각만 들어요. 어쩌면 나이가 들어가며 열정의 온도가 낮아져 가는 것을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12월의 마무리를 잘 하시고 내년에는 더 좋은 계획으로 시작하시기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