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역사가 일화나 연대기 이상의 것들로 채워진 보고라고 간주된다면, 역사는 우리가 지금 홀려 있는 과학의 이미지에 대해서 결정적인 변형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과학자들 자신도 그런 이미지를 주로 완결된 과학적 업적들에 대한 연구로부터 만들었는데, 이런 업적들은 예전에는 과학 고전에 기록되고 그리고 보다 최근에는 과학의 새로운 세대가 과학이라는 직업을 훈련하기 위해서 배우는 교과서에 기록된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작들의 목적은 필연적으로 설득과 교육을 위한 것이다. 그런 것들로부터 얻은 과학의 개념이란 마치 어느 국가의 문화의 이미지를 관광안내 책자나 어학 교본에서 끌어낸 격이나 다를 바 없이 실제 활동과는 잘 맞지 않는다. 이 책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그런 것들에 의해서 오도되어왔다는 것을 밝히려고 한다. 이 글이 겨냥하는 것은 연구 활동 자체의 역사적인 기록으로부터 드러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과학의 개념을 그리는 것이다. - P61


댓글(1)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3-06-01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오늘부터 6월입니다.
이제 여름처럼 많이 더워졌습니다.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한 달 보내세요.
좋은 밤 되세요.^^
 

던전에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책.. ㅠ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3-05-30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존서고 말씀이십니까...?

DYDADDY 2023-05-30 14:31   좋아요 2 | URL
지하서고라고도 부르죠. 검색해보니 저희 동네 던전에 있답니다.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5-30 14:32   좋아요 1 | URL
ㅎㅎ 저희 동네는 요청하면 가져다주시던데, 대디님 동네는 직접 들어갈 수 있나봅니다. 재밌을 것 같은데요 ^^

DYDADDY 2023-05-30 14:55   좋아요 0 | URL
저희 동네 던전의 특징은 무질서이기에 사서분들이 찾지 못하시는 경우도 있고, 책먼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나 보물창고이지 보통 사람은 숨막혀 하기에 가급적 주말에 직접 들어가요. ㅋㅋㅋ (요즘 책먼지님이 잘 안보이시네요. ㅠㅠ)

그레이스 2023-05-30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던전?
그런 의미로!^^
알바 쓰시라고 건의하세요 ㅎㅎ
서고정리^^

DYDADDY 2023-05-31 08:40   좋아요 1 | URL
도서관 관련 예산 감소로 힘들어하더군요. 노비가 글을 알면 양반이 짜증나는 법이지요. ㅋㅋㅋㅋㅋ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 이것은 가정적인 것과 정언적인 것의 양자택일을 능가하는 명령처럼 들린다. 그것은 절대명령이자 전적으로 메타노이아metanoia[재탄생]의 명령이다. 그것은 2인칭 단수로 혁명의 슬로건을 제시한다. 그것은 삶이 더 높은 형식과 더 낮은 형식 사이의 어떤 낙차와 같다고 규정한다. 말하자면 나는 이미 살고 있지만, 무엇인가가 나에게 반박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지고 너는 여전히 올바로 살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이 형태의 신과 같은 권위가 나에게 ‘너는 해야 한다Du mußt’로 말을 건네는 특권을 누린다. 그것은 지금, 여기의 삶에 있는 다른 삶의 권위다. 이것은 죄보다 더 오래되고 더 자발적인 어느 미묘한 불충분Insuffizienz으로 나와 맞부딪친다. 이 불충분은 나의 가장 내적인 아직-아님이다. 나의 가장 의식적인 순간에 나는 나의 현상태status quo에 대한 절대적인 이의 제기에 당면해 있다. 나의 변화가 긴급하게 해야 하는 그런 일이라고 말이다. 그로 인해서 네가 너의 삶을 실제로 바꾼다면 너는 너 자신이 너의 최고의 의지를 가지고 하고자 한 것과 다름없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너에게 유효한 어떤 수직적 긴장이 너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네가 느끼자마자 일어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업로드되는 구글 포토에 들어갔다가 한참 고민에 빠졌다. 업로드된 사진의 대부분이 일에 관련한 사진이고 핸드폰에서는 모두 찍은지 일주일 이내로 삭제된 사진들이었다. 뭐가 문제일까. 일에 미쳐 사는 워커홀릭도 아닌데.

아니 에르노는 애인과 성관계를 가지기 전에 벗어놓은 옷을 관계가 끝난 후에 사진으로 남겼다. 흐트러진 옷가지와 신발들. 왜 그들은 그 사진을 남기고 사진에 대한 글을 썼을까. 지금은 너무나 흔한 것이 사진이지만 필름 카메라밖에 없던 시절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감정의 기록이었다. 가족 사진, 놀러갔을 때의 사진, 입학이나 졸업 사진 등등. 아니 에르노의 사진은 생의 시점에서 하나의 기록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죽음이라는 것에 아주 가까이 다가간 시기이기에 오히려 무의식적인 삶의 욕구인 성과 기록에 집착한 것이 아니었을까. 결국 책 제목의 사진의 용도는 시각(時刻, 視覺)의 기록이 아닌 시간의 기록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엄청난 자연의 광경을 보고도, 공연을 보러 가서도, 심지어 사고로 사람이 죽어가는 데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동영상을 찍는다. 그 사진과 동영상을 다시 보는 빈도는 얼마나 될까. 삶을 마감할 때 주마등을 본다고 한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맞는 키를 꽂을 때만 서랍을 열어준다. 하지만 삶의 마지막에 그 서랍이 한꺼번에 열리면서 기억이 밀려오는 것이 주마등이 아닐까. 그렇다면 굳이 다시 보지도 않을 사진과 동영상을 찍느라 핸드폰으로 시야를 가릴 것이 아니라 그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어떤 열쇠를 만들어야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시간의 기록일 것이다.

오늘의 기록. 알게 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닮고 싶었던 사람이 이곳을 당분간 떠난다고 글을 남겼다. 열심히 댓글을 썼는데 저장을 누르고 나서야 다른 글에 댓글을 썼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그 댓글에 담긴 마음을 전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다른 것을 깨달았다. 내가 그사람의 글을 읽고 댓글로 이야기를 나눈 그 시간에 대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라디오 2023-05-2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2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군요. 역시 노벨문학상 후광은 무시못하네요ㅎ 관심이 생기네요. 아니 에르노 작가의 책들 훑어보니 평점도 높고 세일즈 포인트도 높더군요.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가인가 봅니다.

DYDADDY 2023-05-25 13:13   좋아요 1 | URL
상을 받았다는 것보다 자신의 삶과 생각을 화려한 치장이나 윤색없이 글로 표현했다는 것에서 매력을 느껴 두 권 읽었어요. 나른한 늦은 밤에 친구가 자기에게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느낌이랄까요. 특히나 여성분들은 임신중단이 합법이던 시절을 겪어낸 작가의 이야기라 더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단순한 열정>의 경우 ‘정희진의 공부‘ 매거진에서도 소개된 작품이라 정희진 선생님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읽으시는 것 같아요. (저도 그 중 한 명입니다. 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3-05-25 16:07   좋아요 1 | URL
요즘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 기회되면 읽어보겠습니다!ㅎㅎ

서니데이 2023-05-25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휴대전화 안에 사진이 많이 있는데, 그렇게 좋은 것들이 아니어도 지나간 시간만큼 다시 찍을 수 없어서 소중해요. 예전엔 기기가 더 우선이었는데, 점점 개인의 자료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DYDADDY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DYDADDY 2023-05-26 08:23   좋아요 1 | URL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한다는데 저도 갈수록 개인적인 사진으로 남기는 일이 적어진다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세상살이에 무뎌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마음의 추동이 적어진다는 것은 사건과 사물의 찬란함에 마음을 빼앗기기 보다는 그저 앞만 달린 것이 아닌가 싶어서 서니데이님이나 다른 분이 올려주신 사진을 보며 감탄하고 있어요.
물론 사진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추동이고 핸드폰을 꺼내들지 못할만큼의 매혹이겠죠.
햇살이 따가워지고 있어요. 외출하실 때 양산과 썬블럭을 잘 챙기시길 바라요. 그리고 마음의 추동이 오면 입간판만 보고 들어가서 맛을 시험해보는 것도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 같아요. ^^

반유행열반인 2023-05-26 0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이 첫 아니에르노였는데 별로다 지드래곤은 똥을 싸도 박수갈채를 받는대 하는 시기심이 많이 들었고 아니에르노는 읽을 때마다 그 묘한 시기심과 불만을 가지면서도 또 조금씩 보고 왜 다들 좋다는데 나만 이래…그러고 있습니다…

DYDADDY 2023-05-26 10:04   좋아요 1 | URL
시기심이라기 보다는 경쟁심리가 아닐까 싶어요. 능력의 격차가 크면 우러러 보거나 찬사를 보내는 것에 그치지만 그 격차가 작을수록 경쟁 심리가 발동하죠. 그런 면에서 반유행반열님도 솔직하고 담백한 페이퍼를 많이 쓰셔서 시간날때마다 반유행반열님의 서재를 종종 찾아갑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3-05-26 11:07   좋아요 1 | URL
아니 DYDADDY님 일개 서재 찌그래기 악성 독후가미스트를 노벨상 수상자에 비비대면 팬들이 때리러 옵니다 ㅋㅋㅋ 아니에르노나 뒤라스처럼 아주 늙어서 절 아는 사람들이 많이 죽고 나면 그땐 좀 더 가감없이 과감하게 풀어놓을 생각은 많습니다 ㅋㅋㅋㅋ

DYDADDY 2023-05-26 11:19   좋아요 1 | URL
사람마다 음식에 대한(가령 민트초코바나나킥) 호불호가 있듯이 작품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있을 겁니다. 저는 아니 에르노도 좋아하지만 반유행열반님의 페이퍼도 동급으로 좋아하기에 개인적인 소감을 말씀드린 거에요. 누가 뭐라 하면 당당하게 말씀하시면 되죠. ˝내가 쓴 글을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라구요. 뭐.. 그래도 때린다면 같이 맞아드리죠.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3-05-27 18:38   좋아요 2 | URL
ㅎㅎ
만약 저도 이 책으로 처음 아니 에르노를 접했다면 같은 생각이었을거예요
그의 작품은 여러권을 함께 봐야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하게 되더라구요^^
저도 계속 다른 책을 읽어야 할지 말지 고민했는데... 다 읽고 나니 대단한 작가란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하나 생각을 모두 동의하진 않지만, 메시지에 공감하게 되었어요.^^
지디때문에 큭하고 웃었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05-27 19:35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그레이스님 ㅋㅋ 저 세어보니 이 책 시작으로 벌써 아니 에르노 다섯 권 봐서 별로 안 본다더니 이제 별로 안 본 게 아니네 그런데 아직 안 본 것도 많네 이러고 혼자 놀라는 중입니다 ㅋㅋㅋ

서니데이 2023-05-26 23: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내일은 부처님오신날인데, 올해부터 대체휴일이 적용되어서 월요일 휴일이라고 합니다.
5월 마지막 주말과 연휴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DYDADDY 2023-05-27 02:33   좋아요 1 | URL
휴일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서니데이님도 일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으시고 푹 쉬시길 바라요.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가 있으면 망설이지 마시구요. ^^

서니데이 2023-05-28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5월도 거의 끝나가는 시기인데, 주말에 비가 계속 와서 아쉽네요.
비가 와도 생각보다 기온이 낮지 않은데, 이제는 비가 와도 더운 시기에 가까워지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내일 대체휴일도 즐겁게 보내세요.^^

DYDADDY 2023-05-29 00:07   좋아요 1 | URL
비가 오면 아무래도 외출하기가 번거로워지죠. 한 손이 우산에 잡혀 있고 옷이 젖기도 하니까요. 비오는 날에 외출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도 있지만 서니데이님과 저는 그쪽이 아닌가봐요.
부득이한 일로 월요일 출근이에요. 대신 다음주 월요일에 쉬기로 했으니 그것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국드라마는 안본지 꽤 오래 됐어요. 외국 드라마에 비해 굳이 필요없는 남녀관계를 우겨넣는 것이 싫어서요. 요즘은 그런 것이 좀 나아졌나요?
서니데이님께는 아직 하루 휴일의 여유가 더 남으셨으니 늦잠도 주무시면서 휴일을 즐기시길 바라요. ^^

서니데이 2023-05-29 00:15   좋아요 1 | URL
아이, 내일 월요일 근무하시는군요. 대체휴일인 분도 계시지만, 공휴일은 아니라서 정상근무하시는 분도 많으실거예요. 제가 괜히 대체휴일 이야기 적었네요.;;
저는 드라마 좋아하는데, 한참 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드라마 참 재미있습니다. 소재도 다양하고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DYDADDY 2023-05-29 08:31   좋아요 1 | URL
서비스 업종에 종사자이거나 자영업자이신 분들은 휴일이 없죠. 하지만 저는 회사원이라는 것을 여러번 얘기해서 쉰다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어요. 사적인 대화이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음.. 그냥 위쪽의 변덕같은거죠. ㅋㅋㅋㅋ 조용히 회사에서 책읽는 날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ㅎㅎ
드라마는 요즘 다시보기같은 것도 있고 흥행했던 드라마는 OTT로도 볼 수 있기에 좋아하신다면 아쉬워 마시고 찾아보시면 보실 수 있을거에요. 요즘 눈에 들어오는 드라마는 택배기사인데.. 언젠가 시간이 되면 볼까 싶어요.
오늘은 비가 잦아들 것 같아요. 비가 온 후에는 꽃도 나무도 더 싱그러우니 산책을 계획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2023-06-17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17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19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19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는 곧 서로의 글을 교환할 것이다. 나는 그가 쓴 글을 보는 것이 두렵다. 그의 이타성을, 욕망과 함께 나눈 일상이 감춘 관점의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글을 통해 그것이 단번에 밝혀지는 것이 두렵다. 글은 우리를 갈라놓을까, 혹은 더 가깝게 만들까?
나는 그가 나 때문에, 나를 위해서 글을 쓴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나와 상관없이 세상을 향하기를. 내 경우는, 그가 내 것을 읽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를 고려하여 한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단순히 사진에서 그리고 현재의 구체적인 흔적에서 내가 이중으로 매료되었던 것들을 탐색하여 하나의 텍스트 안에 모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어느 때보다 나를 매료시키는 것은 바로 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