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融合)과 통섭(通攝)은 어감 때문에 ‘더하다, 만난다, 통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구획(區劃), 분리, 절단도 융합이다. 융합 방식은 맥락에 따라 합하거나 분리하는 것이지, 무조건적 만남이 아니다. 합하는 과정에서도 분별(分/別)이 필수적이다. 구분(區分)이 융합의 핵심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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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12-01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이번주 날씨가 많이 춥더니 주말에도 계속 기온이 낮을 것 같아요. 벌써 12월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올해가 참 빠르게 느껴집니다. 남은 한달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 가득한 시간 되세요.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DYDADDY 2023-12-01 23:11   좋아요 1 | URL
다음 주에는 기온이 좀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너무 추우면 환기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 날이 조금 따스해지면 산책을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옷은 따뜻하게 입어야겠지만요. 언제나 계획한 것처럼 한 해가 흘러가지 않지만 그것 나름대로 내년을 위한 발판이 될거라 생각해요. 즐거운 주말 되시고 재미있는 책 읽으시면 평도 올려주세요. ^^
 

쓰기가 최고의 공부이자 지식 생산 방법인 이유는 쓰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쓰기와 실험 외에 모르는 것을 아는 방법은 많지 않다. 생각과 읽기가 공부의 주요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수학 공부의 이치와 비슷하다. 남이 풀어놓은 것을 이해하는 능력(읽기)과 자기가 직접 푸는 능력(쓰기)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수학 점수가 안 오르는 지름길이다.
글을 쓰다가 막히거나 진도가 안 나가는 상황이 있는데, 이는 거기서 멈추고 다시 질문해야 한다는 좋은 신호이다. 이럴 때는 글쓰기를 정지하고 모든 것을 재점검해야 한다. 쓰다가 길을 잃은 느낌이 드는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최초의 문제의식과 다른 내용을 쓰고 있거나, 자기 생각을 뒷받침할 사유 틀(‘이론’)을 찾지 못해 ‘이론을 창시하는 고통’을 겪고 있거나, 사례가 적절하지 않거나, 애초에 문제의식 자체가 틀렸다거나… ….
이 과정에서 내가 모르는 것, 부족한 것을 깨닫고 쓰기를 반복해야 한다. 겪어야만 깨달을 수 있고, 이때 새로운 지식이 생산된다. 과학자는 실험을 반복하고, 글쓴이는 쓰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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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은 자신의 가치관과 무지에 대한 자기 인식의 문제다. 그러므로 문해력 향상의 첫걸음은 에포케(epoche, 판단 정지)이다. ‘나는 모른다’는 자세가 공부의 시작이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해력부터 의심해야 한다. 물론 우리 몸에는 이미 많은 의미들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무지하다고 가정하는 데는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 공부가 중노동인 이유다.
잠깐의 판단 중지. 그 잠깐의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른다. 앎은 자기 진화의 과정이지 시비를 판단하는 행위가 아니다. 지식을 하나의 고정된 정보로 여기는 이들은 타인을 ‘가르치려 들지만’, 알아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들은 우리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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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질과 가치관, 계급, 성별 등의 이유로 나는 궤도 안의 주류로 살기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은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타자임을 선택했다. 누가 어떻게 규정했든 간에 나는 나의 타자성을 사랑한다.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사실이다. 모든 다름은 공동체의 진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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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소민아 2023-11-23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마음대로 타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을 사고 싶습니다~~

DYDADDY 2023-11-23 21:32   좋아요 0 | URL
타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기에 끊임없이 사유하고 실천하는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능력이라기보다는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야겠죠. 어쩌면 젤소민아님은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그런 삶을 살고 계신 것 같아요. 어떤 사회 안에서는 그 안을 객관적인 타자 시점으로 보기 쉽지 않으니까요.
여기는 내일부터 정말 겨울입니다. 젤소민아님도 가족 분들도 건강하게 겨울을 보내시길 바라요. ^^
 

정희진의 공부 매거진에서 한국의 ‘백래시‘ 부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고 그 부분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다. 이 내용에 보면 ‘백래시‘가 아닌 그저 ‘보채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말씀하신 것을 알 수 있다.

‘여성계’를 포함해 한국 사회는 정치권, 시민 사회, 학계 등 모든 분야에서 인식론으로서 젠더의 지위가 매우 낮다. 젠더가 문제가 될 때는 정치인의 성범죄로 상대방을 공격할 명분이 생겼을 때뿐이다. 그들은 성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무엇이 성차별인지 ‘여성 우대’인지 분별력이 없다. 그냥 젠더에 무지해도 되는 권력을 가졌을 뿐이다.
나는 이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소통 불능 상황에 개입하는 행위는 진 빠지는 일이다. ‘백래시’라는 분석도 과분하다. 지금 한국 남성 문화는 극소수 여성 인구가 과잉 재현된 ‘서울 강남에 사는 고학력 전문직 중산층 이성애자 금수저 여성’을 조선 시대 여성과 비교하며 분노하고 있다. 한국 남성은 백래시의 주체가 아니다. 좋게 말해 문화 지체 현상이고, 예전처럼 ‘기살려주기’를 해 달라고 보채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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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1-17 12: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해 줄 생각 없어. 나도 살아남아야해서 바빠.

수이 2023-11-17 14: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통 불능 상황에 개입하는 행위는 진 빠지는 일이다. - 밑줄 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