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장아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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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이지만 성인이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요즘 어느도시든 신시가지, 신도시라고 불리는 곳들이 있다.
예전에는 푸른 논과 산이 있던곳이 어느순간 평탄화되고 높은 빌딩들이 가득 들어서서 하나의 회색빛 도시로 탈바꿈한 곳.
물론 개발되는게 나쁘다고만 할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최소한의 개발이기 바라는 1인.
도시 뿐만 아니라 주택도 낡았다고 허물고 새로 짓고 물건들도 쉽게 새것으로 바꾸고..
희미의 어머니가 목공일을 하시던분이 아니었다면 하하헌은 남아 있지 않았을테고 이 소설이 진행되지도 않았겠지.
신도시에 세워진 아파트로 이사가기위해 대출을 받고 그러기에 더 일을 해야 하는 부모님.. 민진은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대화를 나눠본지가..밥먹은 게 언제인지도 모르는 생활을 할수밖에 없고..
새로 지어진 도시의 넋이 인간형상화 된 새별..
이들은 각자 도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희미와 민진. 새별이 서로의 존재를 알기는 했지만 관심도 없다가 절친이 되어 끝나는 소설처럼..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하길 바란다..
어릴적 외갓집에서 나던 시큼꿉꿉달달했던 냄새들이 그립다.
물리적인 것들과 함께 그곳에 행해지던 전통들과 추억 기억까지도 함께 잊혀지는듯 해서 맘이 아프다.
강강술래, 쥐불놀이.연날리기 등등
새별이 소원나무라며 이야기를 퍼트린것도.. 그렇게라도 잊혀지지 않고 찾아봐주길 바래서가 아니었을까
오래동안 함께한 물건에는 신성한 뭔가가 깃든다고 한다.
물건을 귀하게 여기자는 옛날분들의 뜻이 담겨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아니었을까 싶기도하다.

한편 그것을 소원이라고 불러야 할지에 대해서는 희미 스스로도 아리송했다. 소원이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일. 그렇다면 이미 이루어진 일이라면 어떨까? 이루어졌지만 단지 밝히지 않은 일이라면. 그 역시 소원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까?
p.014

새 신과 옛 신이 함께 품어가는 그 같은 이야기들은 희미의 세상을 자라게 했다. 낮잠 속으로 스며들어 웃으며 잠꼬대하게 만들었다. 어떤 옛날이야기는 아이들을 키웠다.
p.065

산은 깎여 나갔고 들은 메워졌다. 개울은 끝내 말라버렸다. 나무는 베어졌고 새는 먹이를 구할 곳을 잃있다. 그같은 사실을 되새길 때마다 새별은 말로는 설명하기 힘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p.091~092

도시는 인간을 위해 세워졌을지 몰라도 온전히 인간만을 위한 터전은 아니었다. 새별은 단 한 번도 혼자였던 적이 없었다. 무수한 존재들을 제 안에 품고 있었다.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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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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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을 읽은게 아니라..
한 편의 시사프로를 본 듯한 느낌이다.
아니, 오히려 현실보다 덜 잔인한걸까?
보험조사원 지섭은 이불털다 9층 베란다에서 떨어져 하반신 마비가 된 박연정의 보험금 지급을 위해 조사를 나가는데..
박연정이라는 여자..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고 친한 친구도 없단다.
본인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조차 몰랐고. 그나마 친한 언니가 있는데 보험설계사 조은희.. 얼마전에 등산갔다 실족사했다는데..
이때부터 꾸리꾸리한 냄새가 폴폴~~~
뉴스에서 혹은 시사프로에서 너무나 많이 접해본 이야기들..
이 소설이 씁쓸한 이유가 소설속 이야기만이 아니기 때문일거다.
보험사기..
돈이 뭐라고..
돈 때문에 나를 해치기도 하고.. 남을 해치기도 하고..
조은희가 사냥이라 칭하던 적당한 사람들..
새터민, 노숙자,고아 등.. 우리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지 않으면 그 존재조차 모르고 지나쳤을 사람들이다..
아마도 이 책의 제목이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인 이유가..
우리 모두 조금만 돌아보길 바래서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글쎄. 생각하는 것보다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사람들도 많아. 돈이 간절하다 보면, 이성을 잃는 거지. 내가 만나본 사람 중엔 보험금을 노리고 도끼로 자기 손가락을 자르는 사람도 있었어.
p.093

엄마 품에서 살 순 없지만 그래도 엄마가 남겨주신 돈이 있다면, 아이는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돈이 엄마를 대신해 주지는 않겠지만, 돈이 있다면 아이의 삶은 조금은 나을지도 모른다. 그가 그랬던 것처럼. 그가 부모님 보험금으로 살아왔던 것처럼.
p.176

"왜 박연정이였어? 다른 사람 다 놔두고 왜 부모도, 형제도 없는 박연정이었다고."
은희는 픽 하고 웃었다.
"부모도, 형제도 없으니까, 죽어도 을어줄 사람도, 찾을 사람도 없으니까."
p.247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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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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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이드와의 소통을 연구하는 유코,성원,퍼시
NGO 사계 소속 티베트 피란민들 구하는 현지,동섭,쿠날
록빠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는 티베트의 한 아이 돌마.
고래를 잡으려는 어부 석기와 원구
이렇게 크게 네가지 이야기가 서로 얽혀 있다.
인간이 외계인을 포함해 인간이 아닌 종과 대화를 하기위한 커뮤니케이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유자호의 사람들.
어느날 고래 이드가 티베트어로 소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드와 소통을 하는데. '응아바, 체텐 돌마,돕다,검은 천막' 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이드.
한편 티베트 피란민들을 구하기 위해 잠입해 있는 현지는 성원을 통해 이드의 메세지를 받게 되고 티베트의 한 여관에서 체텐 돌마라는 아이를 알게되고 그 여관의이름이 검은 천막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 아이를 돕는다.
돌마는 고래 이드를 록빠라 부르며 어릴때부터 서로 소통해 왔고.록빠는 앞으로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나타날거라고 말한다.
소통에 관한 이야기..서로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만 언어에 관한 이야기.
또한 석기를 통해 인간의 광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환상인지 실제인지 모를 심해에서의 성원과 승희의 재회!
그리고 이드의 죽음.
책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왜케 마음이 아픈건지 ㅠㅠ
52헤르츠로 이야기하는 이드가 더 많이 나타나게 되길..

운모 광산에서는 말보다 행동이 앞섰다. 행동이 굼뜬 아이들의 등에는 나무 회초리 자국이 죽죽 그어졌다. 흉터는 몸에만 새겨지는 것이 아니었다. 폭력은 정신을 길들였다. 매를 맞는 아이들은 순종적인 노동력이 됐고 운모 광산은 죽은 영혼으로 부를 쌓았다.
p.104

"고래가 내는 소리는 아주 멀리까지 가. 지구 반대편까지도.한마리가 하는 말을 다른 고래도 다 같이 들어."
정원에서 이불을 털던 유코가 말했다. 간만에 볕이 좋았다. 바람이 베갯잇을 천천히 들었다 놓았다. 성원이 유코를 도왔다
"신경망같네."
"고래들 사이에는 비밀이 없을 거야. 정치도 없고."
p.213

"조금은요. 모든 일을 설명할 수는 없어요. 우리가 이해하는건 이우주의 작은 조각이고 나머지 영역은 과학적인 해석을 하지 못한 상태에요. 그런 일이 벌어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우리를 만나게 한 이 우연이 누군가의 뜻이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건 논리적으로 해석하려 하지 않는편이 좋겠네요. 당장은 알 수 없을 테니까요."
"동의해요."
p.227

기억해.
인간은 언어야
살아 있는 모든 건 언어야.
우리는 전체의 부분이고 언어는 세계의 파편이야.
우리는 언어야.
p.338

돌아가.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 옳은 일을 해.지지 마. 하지만 즐겨. 웃고 울어. 감정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있는 힘껏, 살아. 나는 나를 부르는 곳에 있어.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나는 있어. 네가 부르면 내가 있을 거야. 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나는 널만날 거야.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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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퀴즈
오가와 사토시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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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이 퀴즈로 보였다!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다.
내가 모르던 퀴즈에 관한 이야기와 인생에 관한 이야기.
상금 천엔이 걸린 제1대 'Q-1그랑프리' 대회.
주인공 미시마 레오와 혼조 기즈나의 결승전에서 6대6에 마지막 한문제만 남겨두고 있는데 사회자가 "문제ㆍㆍㆍㆍㆍㆍ" 라는 말과함께 혼조 기즈나가 벨을 누르고 "엄마.클리닝 오노데라예요."라고 말하고 딩동댕 정답을 알리는 벨소리가 들리다.
문제도 듣기 전에 정답을 맞춘 혼조 기즈나.
과연 실력이었는지 짬짜미였는지 아니면 마법이었는지..
미시마 레오는 이 일에 대해 그동안 혼조 기즈나의 퀴즈출전 영상을 보며 사실을 알아보려한다.
퀴즈쇼는 많이 아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단순히 아는 것 뿐만 아니라 타이밍,경험 등 많은 것들로 이루어져있음을 알았고,
Q-1그랑프리 대회의 문제들을 하나씩 되짚어 보면서 그 문제에 얽힌 자신의 인생 이야기들을 꺼내놓는 방식이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도달한 결론!
그 또한 너무도 인간적이지 않은가..
작가님 최고!
퀴즈라는 소재에 인생을 버무린 소설!》

퀴즈에 부정행위는 없어야 하고, 마찬가지로 마법도 없어야 한다. 퀴즈란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보다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사고하여 정답에 이르는 경기다. 머릿속에 넣어둔 정보를 바탕으로 세계를 좁힌 다음 가능성이라는 가지를 점점 쳐낸다. 그렇게 세상의 가능성이 하나만 남을 때까지 줍헌다. 퀴즈는 대회 주최자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이기는 경기가 아니며 초능력 대결도 아니다.
p.030

나는 당연한 전제를 깨달았다.
정답을 맞혔음 때는 맞힌 이유가 있다.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경험 덕분에 정답을 말할 수 있다. 경험이 없으면 정답을 맞히지 못한다. 당연하다.
p.060

퀴즈가 살아 있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세상 모든 것이 퀴즈 대상이다. 세상이 계속 변하는 이상 퀴즈도 계속 변한다.
p.093

"참고로 퀴즈는 지식의양을 거루는 것이 아니야."
햄버그스네이크를 다 먹은 부장이 포크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럼 뭘 겨뤄요?"
"퀴즈에 얼마나 강한지 겨루지."
p.112

기억이란그렇게 서로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얼핏 모순되는듯 보여도 지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더 많은것을 기억할수 있게 된다.
우리는 마법사가 아니다.
그저 퀴즈 마니아일 뿐이다.
p.142

어떤 답을 내놓을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쨌든 우리는 버튼을 누른다. 과거 경험을 떠올리거나 다른 사람의 지혜를 빌리면서 답을 내놓는다.
퀴즈 경기와 다른 점은 이 세상에 출제되는 문제에는 대부분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답을 말한다. 결단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자신이내놓은 답이 정답이었는지 모른 채 살아간다. 그리고 자주 후회한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불안해한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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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귀도 살인사건
전건우 지음 / 북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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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를 지은 사람들이 귀양살이 오던 섬. 그 섬에 오면 살아남지 못하고 죽는다 하여 '불귀도'라 불리는 섬.
그곳으로 귀양살이 온 한 선비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사람은 다 평등하다며 모두가 잘 살기 위해 수도를 연결하고 염전도 만드는등 이로운 일들을 하지만 임금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그 자를 처벌하기위하 사람을 보내고 결국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며 저주의 말을 퍼붓는데..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흘러 염전으로 부유한 섬이 된 불귀도.
그곳으로 방송국 pd와 리포터 그리고 사라진 동생을 찾기위만 유선이 찾아오면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세상과 동 떨어진 그 섬에는 아직도 양반과 평민 노비가 존재하고 이장 집안을 섬의 주인이라 여기며 마을 사람 모두가 복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갑자기 큰 폭풍으로 핸드폰도 안되고 전기도끊기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죽기 시작하고.
산발귀가 나타났다며 섬 사람들은 공포에 떠는데..
오랜만에 책 보면서 완전 무서웠다는..ㅠㅠ
듀얼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완전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읽었는데..
역시 가독성 최고!
내용은 약간 시실리 2km영화가 생각났다 (나 너무 늙은사람인가 ㅋㅋ)
시실리 2km와 수리남을 섞은 것 같다고나 할까.
폐쇄된 공간에서의 군중심리.
한국적인 귀신얘기와 무속신앙.
내가 무서워하는 거 다 들어가 있음 ㅠㅠ
아직 더운 여름에 오싹 하게 만들어준 소설이었다.
전건우 작가님 다음 소설 나오면 예약 필수!

이 섬이 생각보다 넓으니 혼자 다니지 마시오. 자칫 위험할수도 있으니."
노인은 그 말을 남긴 채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멀어졌다.
유선은 노인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걱정하는 거야, 경고하는 거야?"
"둘 다같은데요?"
정우의 말에 유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p.043

-불귀도에 발을 들여놓은 자, 피를 토하고 죽으리라!
p.092

"산발귀가 진짜라는 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번에는 동주가 물었다.
"귀신이니 뭐니 하면 늙은이가 헛소리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말은 명심해서 들어. 산발귀는 누가 꾸며낸 이야기도 아니고 섬 무지렁이들의 모자란 소리도 아니야. 그 귀신은 불귀도를 돌아다니지. 스윽스윽 다리를 끌면서. 산발귀를 본사람이 한두명이 아니야. 절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게 아니란 거지."
p.109

유선은 한기가 들어 몸을 떨었다. 속에서부터 서서히 밀고 올라오는 차가운 기운이었다.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끔찍한 이야기였다. 인간의 사악함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지 유선은 짐작도 할 수 없었고, 그랬기에 한기는 멈추지 않았다. 이섬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영원히 그럴 것만 같았다.
p.277

불귀도는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였다. 죄악으로 똘똘 뭉친괴물. 그 안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자들은 과감히 도려낸다. 불귀도는 지금껏 그렇게 생명을 유지해온 것이다.
p.298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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