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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이 마을 대체 뭐냐고! 겉으로 볼때는 누구나 살고싶어할만큼 고급지고 범죄없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는데.. 실상을 알고보니 이토록 집단이기주의로 가득차고 타지인에게는 가혹하리만큼 냉담하고..
약간 종교단체 공동생활같기도 하고.. 영화 이끼가 생각나기도 하고..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소설이 생각나기도 했다.
어느날 이와토 변호사사무실로 한 여인이 찾아와 자신이 예전 하토하지구에서 실종된 이와토의 친구 료토의 딸이라며 가족을 찾아달라고 한다. 이와토는 함께 일하는 마사키에게 사건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고 미사키와 의뢰인 마키는 각자 하토하로 찾아가면서 시작되는 하나의 스토리와.. 과거시점 하토하 마을에서 남편과 초등학생 아들 다카유키 살고있는 기모토. 어느날 다카유키가 실종되고 사체로 발견되면서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스토리..
이렇게 두 사건이 교차되어 쓰여지다 마지막에는 모든 사건이 일직선으로 이어지며 퍼즐이 맞춰지는 소설!
미스터리 추리극으로써 재미도 있었고.. 인간이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이고.. 내가 고통받지 않기 위해서는 그 일이 나쁜 일임을 알면서도 어디까지 할수 있는지..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과연 나는 당당히 그건 아니다!라고 할수 있었을까?
책에서 처럼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생각을 했을때 바로 그럼!괜찮지!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멈추는게 맞다고 본다. 물론 쉬운일이 아니겠지만..
마사키의 말처럼 명령을 받고 하기 싫은데 억지로 했다손 치더라도 손을 댄 자들은 처벌받게 돼 있으니까.
하지만 불단에 놓여 있는 에리의 사진을 보고 있노나면 가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대로 괜찮아?
에리가 그렇게 묻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 내 상황은 에리가 주변에 휩쓸리며 나쁜 짓인 줄 알면서도 가담했던 일과 똑같지 않은가.
p.133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 게 스가이의 계획이었거든. 가정에는 부부가 있고, 아이는 둘 이상 있어야 한다, 남편은 번듯한 일에 종사하고, 아내는 바깥일 대신 가정을 지켜야 한다."
p.167
'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은 것'을 판단하고자 하는 문제의식도 없이, 마을의 운영 방침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노부카와 부부의 암묵적인 지시를 주위 사람들이 따르는 형태로 '당연'해졌다.
p.177
에리는 고립될까 두려워서 친구를 우선으로 여겼다. 마사키는 제품의 안전보다 회사 상황을 우선시했다.
"누구나 마찬가지예요. 다만 그런 상황을 직면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죠."
p.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