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어느 물고기의 이야기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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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쿨란스키의 대구: 세계를 바꾼 평범한 물고기 이야기는 단순히 한 종의 물고기를 다룬 책이 아니라, 대구를 통해 세계사, 경제, 환경,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심도 있게 탐구한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책은 대구가 단순한 물고기가 아니라, 유럽과 북미 대륙 간의 교류, 식민지 확장, 그리고 상업적 무역을 이끈 주역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대구의 염장 기술이 중세 유럽에서 종교적 금식일에 적합한 식량으로 각광받았다는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물고기가 유럽인의 생활양식과 식문화를 바꿨다는 사실은, 역사 속에서 우리가 사소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이 사실은 거대한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쿨란스키는 인간의 탐욕과 기술 발전이 대구 어족 자원의 급격한 감소를 초래했다고 말합니다. 특히 북대서양에서의 대구 남획 사례는 현대에도 우리가 얼마나 자연을 착취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자연은 무한하지 않으며, 인간의 지속 가능한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구가 단순한 어류가 아니라, 한때 전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경제적 생존을 가능케 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북미의 뉴펀들랜드 어업이 지역 경제를 떠받쳤고, 대구를 중심으로 벌어진 무역 전쟁과 협정들은 세계화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자원과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을 성찰하게 합니다. 우리는 종종 ‘풍부하다’고 생각되는 자원이 영원할 것이라 착각하지만, 대구의 이야기는 그러한 믿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일깨워줍니다.


또한, 대구를 통해 세상을 보는 저자의 독특한 시선은 작은 것에서도 큰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대구라는 물고기가 세계사를 움직였듯, 우리의 작은 선택과 행동 역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구는 단순한 자연사 책을 넘어, 환경과 역사, 경제, 그리고 인간의 행동을 깊이 생각하게 하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특히 우리가 자원을 어떻게 소비하고 보존해야 하는지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점에서 지금 시대에도 매우 시의적절한 책이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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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최진혁 사진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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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흰은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미학과 감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 시, 그리고 단편적인 이야기가 결합된 형태로, “흰색”이라는 주제를 통해 삶과 죽음, 상실과 치유를 탐구한다. 한강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와 내밀한 사색이 돋보이며,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한강은 흰색을 단순한 색으로 다루지 않고, 그것을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는 상징으로 확장한다. 흰색은 순수함과 평화, 그러나 동시에 공허함과 죽음을 의미한다. 눈, 흰 천, 백골 등 다양한 이미지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각기 다른 의미를 담아낸다. 이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덧없음, 그리고 죽음의 무게를 동시에 표현한다.


특히, 흰색은 주인공의 잃어버린 누이를 추억하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누이는 “흰 존재”로서 남아 있으며, 그녀를 기억하는 행위는 곧 삶을 반추하는 과정이 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존재와 부재, 기억과 망각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흰은 전통적인 소설의 서사 구조를 따르지 않는다. 짧고 단편적인 이야기와 시적인 문장이 교차하며, 마치 한 편의 시집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형식은 흰색이라는 주제가 가진 공허함과 여백의 미를 극대화한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불완전한 형식을 선택함으로써 독자에게 사유의 여지를 남기고, 각자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 작품은 한강의 개인적인 경험과 상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린 시절 잃어버린 누이에 대한 기억은 작가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으며, 이를 통해 상실과 슬픔을 직면하고 치유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한강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내면서도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조용히 손을 내밀어 함께 느끼게 한다.


흰은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니라 느끼고 경험하는 책이다.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나 자신의 기억과 상처를 마주하게 만든다. 흰색이 가진 상징성은 내 삶에서도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었고, 이 책을 읽으며 상실과 고통이 단순히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임을 깨달았다.


또한, 한강의 문장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간결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문체는 내가 몰랐던 감정의 결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은 화려한 서사가 없는 대신, 내면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감정을 조용히 두드리는 작품이다.


흰은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의미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한강은 흰색이라는 단순한 주제를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과 철학적 질문을 탐구하며, 독자에게 각자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 작품은 짧지만 여운이 길며, 읽는 이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머무르는 강렬한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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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한강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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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억압, 그리고 정체성의 갈등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 영혜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그녀의 내면적 변화와 주변인물들의 반응을 다룬다. 세 파트로 나뉜 소설은 각각 영혜의 남편, 형부, 그리고 언니의 시점에서 전개되며, 이를 통해 인간 관계와 심리의 복잡성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채식주의는 단순히 식습관의 변화가 아니라 억압적인 사회와 가부장적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영혜의 몸부림으로 읽힌다. 그녀가 육식을 거부하는 행위는 폭력적인 세계와의 단절을 상징하며, 그녀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억압과 트라우마를 드러낸다. 특히 영혜가 꿈에서 본 피와 폭력의 이미지들은 그녀가 육체적·정신적으로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를 암시한다.

또한 영혜의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며 각자의 욕망과 한계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예를 들어, 남편은 그녀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분노하며, 형부는 그녀의 고립된 상태를 이용해 자신의 예술적 욕망을 투영한다. 반면 언니는 영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억눌려온 감정을 깨닫는다.

영혜는 작품 내내 말이 적고 행동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그녀의 침묵은 단순한 수동적 태도가 아니라 억압적인 사회에 대한 무언의 저항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이런 변화는 가족들에게 혼란과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남편과 아버지는 그녀를 통제하려 하고, 형부는 그녀의 상처를 자신의 이기적 욕망으로 이용한다. 이는 사회가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를 얼마나 쉽게 침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반면, 영혜의 언니는 가족 중 유일하게 그녀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언니는 영혜의 행동을 통해 자신의 삶에서 억눌린 감정을 깨닫고, 자기 정체성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두 자매의 관계는 단순히 혈연 이상의 연대와 공감을 나타내며, 독자로 하여금 깊은 여운을 남긴다.

채식주의자는 인간의 본성과 자유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선택과 정체성을 인정받기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특히, 한강의 섬세한 문체와 상징적 표현은 독자로 하여금 단순한 사건 뒤에 숨겨진 복합적인 감정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가 얼마나 다른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억압과 통제로 인해 개인이 고통받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영혜는 단순히 채식을 선택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자 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선택은 주위 사람들에게 비난과 이해 불가능한 존재로 여겨졌고, 이는 현대 사회의 이중성과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채식주의자는 단순히 한 여성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억압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고통을 탐구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타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억압적인 구조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다. 읽고 난 후에도 깊은 여운과 질문을 남기는 이 작품은 현대 문학의 걸작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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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찰리의 연감 -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설, 찰리 멍거의 모든 것
찰리 멍거 지음, 피터 코프먼 엮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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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거는 워런 버핏의 오랜 파트너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으로, 그의 투자 철학과 지혜는 단순히 금융과 경제를 넘어 인생 전반에 걸쳐 많은 영감을 준다. 가난한 찰리의 연감은 그의 인생철학과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이 책은 단순히 부를 쌓는 방법을 넘어, 어떻게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로 가득하다.

멀티스펙트럼 사고의 중요성

책에서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찰리 멍거가 강조하는 “멀티스펙트럼 사고(Multi-Disciplinary Thinking)“이다. 그는 여러 학문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배우고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전문성을 쌓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철학은 현대 사회에서도 매우 유효하다.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고, 단일한 학문적 접근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업을 운영하며 마케팅, 재무, 심리학 등의 관점을 통합적으로 활용해야만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오류를 피하기 위한 사고방식

찰리 멍거는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실패하지 않을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역으로 생각하기(Inversion Thinking)“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조언한다. 실패 가능성을 먼저 고려하고 이를 회피하는 방법을 찾는 사고방식은 일상과 비즈니스 모두에서 실질적인 지혜를 제공한다.

나 역시 이 부분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특히 사업을 운영하면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뿐 아니라, 어떤 요소가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먼저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도덕적이고 올바른 삶

찰리 멍거는 경제적 성공뿐만 아니라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신뢰와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삶이 아닌,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개인적으로 이 메시지는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내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난한 찰리의 연감은 단순한 투자 철학서가 아니다. 이는 삶의 모든 측면에서 실용적이고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인생 지침서다. 찰리 멍거의 사고방식은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가졌든,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든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성공에 대한 나의 정의를 재정립하게 되었고, 더 지혜롭고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방침을 세울 수 있었다. 찰리 멍거의 지혜는 그가 “가난한 찰리”로 시작했든 아니든,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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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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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과학을 탐구하며, 두 학문의 융합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인문학이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과학적 사실을 수용하지 않으면 그 한계에 부딪힐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그는 인문학자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인문학의 위기를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과학적 발견을 통해 인문학적 질문에 더 그럴법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문학적 질문을 넘어, ‘나는 무엇인가’라는 과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이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뇌과학적으로 탐구하며, 우리의 행동과 감정이 뇌의 신경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설명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인간 이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작가는 생물학, 특히 진화론과 유전학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언급하며, 인간이 유전자의 생존 기계라는 관점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삶의 의미를 새롭게 고찰합니다.

책은 복잡한 현상을 단순한 원리로 설명하려는 화학의 환원주의적 접근과, 우주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물리학, 수학의 논리적 아름다움을 통해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인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허물며, 두 학문의 통섭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문학적 사고에 과학적 지식을 더함으로써, 우리는 더 정확하고 풍부한 이해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가의 친절한 설명과 다양한 예시는 과학에 대한 문턱을 낮추어, 문과생들도 과학에 흥미를 느끼게 합니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책입니다. 과학적 사실을 인문학적 사고와 결합하여, 더 깊은 통찰을 얻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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