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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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게 없고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는 헤어져 오갈데가 없어 언니집에 임시로 베이비시터로 온 리비, 우연히 탄 88번 버스에서는 할아버지 프랭크를 만나는데 그 분은 88번 버스에서 60년 전 잠깐 스쳐 지나가듯 만났던 첫사랑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뭔가 도움이 되고자 ‘88번 버스의 그녀찾기 프로젝트를 펼쳐나간다. 그 과정에서 프랭크의 요양보호사이자 남보기엔 험상궂은 펑크 족 딜런과 얽히며 티격태격하면서 서로를 새롭게 알아간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이지만 실제 그녀를 찾는 것은 쉽지 않고 프랭크의 치매는 더욱 악화되고 리비는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임신한 것을 알게 되면서 여러 상황이 꼬여간다.

 

암튼, 여러 가지 일들이 엮이면서 MBTI로 보자면 파워 J형의 모범생 삶을 살던 리비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딜런, 그의 친구 에스메 등이 리비의 삶에 들어오면서 삶의 변화를 꿈꾸지만 다시 다가오는 옛 남친, 주변 상황 등으로 인해 뭔가 마무리되는 듯 하다가... 이야기는 금방 끝나지 않고 제법 길다...

 

그 긴 이야기도 좋았고 마무리도 좋았고...

중간 그녀의 이야기도, 우정도 참 좋았다.

 

88번 버스의 기적은 우연한 만남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지, 작은 선의에서 시작된 행동이 타인의 삶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그 선의가 돌고 돌아 어떻게 자신에게 돌아오는지에 관한 이타적이고 희망적인 보고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루지 못한 꿈을 아쉬워하고, 헤어진 연인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며, 자신을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가족에게 반항하지 못한 채 수동적인 태도로 자기 삶을 대하던 리비는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친절을 베풀었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인생의 길에 접어든다.

작은 선의가 자신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그런 선의로 인해 아름다운 세상과 나자신 또한 성장함을 보여주는 이런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로 인해 행복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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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숲 Untold Originals (언톨드 오리지널스)
천선란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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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님은 천개의 파랑부터 내게는 따스한 인간미... 뭔가 현실의 인간적인 세계와는 다르지만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를 하는 작가님으로 기억된다. 오랜만에 읽는 작가님 책은 가지고 있었던 기간은 꽤 길었지만 펼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뭔가 각오를 하고 읽어야할 것 같은... 제목만 보면... 뭔가 과학소설 같아서.. 괜히 어렵게 느껴져서 가볍고 따스한 이야기만 주구장창 읽고 있어서... 이 책을 펼치기가 망설여졌나보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이야기를 읽은 순간 그야말로 금방 빠져들었다.

그래... 천선란 작가님의 이야기는 이랬지.. 하는게 바로 떠오르는... 이렇게 곱고 따뜻하고 그러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데 마냥 어두운 듯 미래이지만 희망까지 없지 않은 이야기...

 

이 이야기는 3편의 이야기가 있다.

 

= 출판사 리뷰 인용=

슬픔이 유별나도 되는 곳으로 가고 싶다.”

슬픔을 향한 가장 강력한 옹호,

마침내 닫힌 세계를 뚫고 나가는 지극한 슬픔의 힘

 

세 편의 연작소설은 지상이 멸망한 후 지하 도시로 추방된 인류의 미래를 배경으로, 여섯 명의 친구들이 함께하는 사랑과 우정, 모험을 그려낸다. 지하 도시의 인간은 다음 세대, 즉 다시 지상으로 올라갈 세대를 위해 인류 문명을 지속시키는 중간 다리이자 충실한 일꾼에 불과하지만, 여섯 명의 친구들은 그 안에서도 서로 눈을 맞추고, 포옹하며, 손을 맞잡고 숨이 벅차도록 함께 달린다.

 

바다눈은 첫사랑임을 깨닫자마자 잃고 마는, 소년의 아픈 성장을 그려낸 작품이다. 지하 도시의 연구소 경비원인 마르코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홀린 듯 이끌린다. “거대한 고래 울음 같은, 잘게 부서진 별 같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소녀 은희는 마르코의 순수한 마음을 일깨우며 그를 사랑의 세계로 이끈다. 물론 이 사랑은 기쁨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지하 도시의 질서가 그 안으로 틈입하기 때문이다.

 

마르코는 부당한 노동 환경에 맞서 파업에 나선 선배 커커스를 보며 혼란을 겪는다. 아직 어떤 판단을 내리지 못한 채 심적 압박을 느끼는 그에게 친구 유오는 아무도 뭐라고 안 해. 마음에 쫓길 필요 없어라고 말해준다. 덕분에 마르코는 대의와 당위에 짓눌려 옴쭉달싹 못하는 대신, 선택에 따른 결과커커스가 바랐던 것은 노동의 대가였고, 회사가 쥐고 있던 것은 커커스의 목숨이었다. 정당한 전투가 아니었다. () 커커스는 패배한 게 아니라, 밟혔다는 깨달음를 통찰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사랑과 노동이라는 사건을 충실히 겪는 사이, 유독 작았던 마르코의 키와 체구는 친구들 중 단연 우뚝해진다. 독자는 이 육체적 성장을 지켜보며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짙은 비애를 느끼게 된다.

 

우주늪은 누구보다 증오하고, 또 열렬히 사랑하는 쌍둥이 자매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다. 지하 도시의 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아, 평생 좁은 방에 갇혀 사는 의조는 쌍둥이 자매 의주가 한없이 밉고 부럽다. 자유롭게 지하 도시를 오가며 배우고, 일하고, 만나는 의주에게, 의조는 쨍하게 울리는 분노의 목소리로 숨겨둔 이야기를 전한다.

 

의조는 들키지 않고 지하 도시를 오갈 수 있는 배관 통로를 발견하고 의주의 뒤를 밟는다. 자신이 살 수도 있었을 삶을 추적하던 어느 날, 그는 환풍구를 두고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다. “너는, 비밀이니?” 의주의 친구 치유키는 의조의 상황을 알아채고 그에게 글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그 배움 덕분에 의조의 감정은 사랑과 이해로 나아간다. 차갑게 찌르는 듯하던 문장들은 페이지가 넘어감에 따라, 답답한 지하 도시를 뚫어버릴 듯 뜨겁게 흘러넘친다. 편지의 마지막 대목에 이르면 독자는 분노가 실은 삶을 향한 갈망이었다는 사실을, 또 그 갈망이 해내는 놀라운 행위를 먹먹하게 목격하게 된다.

 

이끼숲은 상실의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다. 붕괴 사고로 사랑하는 유오를 잃은 소마는, 친구들과 유오의 클론을 훔쳐 지하 도시 밖으로 탈출하고자 한다. 유오를 닮았지만 유오는 아닌 존재, 그런 클론이라도 데리고 지상으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급작스러운 상실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이 마음을 헤아릴 수 있지 않을까.

 

지하 도시의 위원장은 그만 슬픔을 멈추고 현실로 복귀하라고 명령하지만, 소마는 나는 여전히 그 애를 잃은 슬픔이 유별나다고 말하며 이를 위반한다. 친구들 덕분에 지하 도시의 맨 위층, 지상의 바로 아래까지 도달한 소마는 결국 지상으로 한 걸음을 내디딘다. 눈앞에 펼쳐지는 신비로운 풍경, 그리고 그 곁에는 유오가 함께 있다.

 

세 편의 연작소설 중 가장 긴 분량을 가진 이 작품 안에서, 화자는 내내 슬픔에 가득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지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 적당한 기간이라는 게 있을 수 없는 애도가 깔끔하게 완료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마치 저항이라도 하는 것처럼. 이야기와 함께하는 사이, 독자들은 마음속에 들어차 있던 오랜 슬픔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연작소설 이끼숲에 담긴 지극한 슬픔의 힘은 마침내 닫힌 세계를 뚫고 나간다. 슬픔을 향한 가장 강력한 옹호, 구하겠다는 바람으로 쓰여진 이 작품을 통해, 천선란의 소설 세계가 지닌 에너지?이야기가 끝나고 다시 발 딛고 선 땅으로 돌아왔을 때, 절망 속에서도 사랑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도록 만드는 힘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지상에서 추방된 지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해 열심히 자기 맡은 바를 수행하는 말 잘 듣는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주어진 일을 해야만 하는 계획된 도시에서... 그 삭막함 속에서도 6명의 아이들은 서로 사랑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그 아이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3...연작으로 있는 이 작품

 

[바다눈].... 연구소에서 경비로 일하던 마르코.. 평소 감정 표현이 없는 그가 일하다 우연히 노랫소리를 듣게 되고 그로 인해 알게된 은희를 사랑하게 된다. 15살이 아직 되지 않은 그와 그녀... 여러 가지 함께 경험하다 결국 은희는 사라져버리고.... 부조리한 사회, 부당한 현실, 아픈 첫 사랑... 바다에 떠다니는 하얀 눈 같은...것은 누군가의 죽음이라고 했나... 먹먹하게 아팠다.

 

[우주늪] 모든 것이 계획대로 정해진 대로 되어야하는 사회... 부부는 결혼과 함께 자녀계획을 하고 등록되지 않은 아이는 그냥 없애야하는.. 그런 현실 속에서 쌍둥이로 태어나 우연하게 등록된 의주에게 보내는 의조(있는데 없는 존재가 되어 숨어 사는 의주의 숨겨진 쌍둥이)의 편지... 있는데 없는 존재.. 어디에도 등록되지 못해 우주의 부유물같은 의조가 지하 배관 통로에서 의주를 지켜보면서 쓴 편지... 그리우면서 밉고 부러우면서 샘도 나지만 사랑하는 존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의주의 성장과 또다른 희망을 느끼면서 기분이 새로웠다.

 

[이끼숲]은 붕괴 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유오를 잃은 소마와 친구들이 유오의 클론이나마 훔쳐 유오가 꿈꾸던 지하 도시 밖의 숲으로 탈출하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자연을 사랑하여 바깥 세상의 숲을 만나기를 꿈꾸던 유오... 겉모습이 같지만 클론은 과연 유오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과 방해가 많지만 친구들은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고 결국 소마는 유오클론을 업고 도시 밖을 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만난... 이끼숲....

지하 도시의 위원장은 그만 슬픔을 멈추고 현실로 복귀하라고 명령하지만, 소마는 나는 여전히 그 애를 잃은 슬픔이 유별나다고 말하며 이를 위반한다. 친구들 덕분에 지하 도시의 맨 위층, 지상의 바로 아래까지 도달한 소마는 결국 지상으로 한 걸음을 내디딘다. 눈앞에 펼쳐지는 신비로운 풍경, 그리고 그 곁에는 유오가 함께 있다. 세 편의 연작소설 중 가장 긴 분량을 가진 이 작품 안에서, 화자는 내내 슬픔에 가득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지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 적당한 기간이라는 게 있을 수 없는 애도가 깔끔하게 완료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마치 저항이라도 하는 것처럼. 이야기와 함께하는 사이, 독자들은 마음속에 들어차 있던 오랜 슬픔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상실의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다. 붕괴 사고로 사랑하는 유오를 잃은 소마는, 친구들과 유오의 클론을 훔쳐 지하 도시 밖으로 탈출하고자 한다. 유오를 닮았지만 유오는 아닌 존재, 그런 클론이라도 데리고 지상으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급작스러운 상실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이 마음을 헤아릴 수 있지 않을까.

오랜만에 만나는 천선란 님의 소설은 역시... 천선란 님... 너무나 아름답고 따뜻하며 생각할 거리를 마구마구 던져주면서 생각지 못 했던 새로운 소재, 상황 등이 나오는... 이 이야기 또한 너무 완벽하다. 충분히 아니 흘러 넘치게 좋았다.

 

상실의 슬픔이 있지만 주변 사람들과 희망을 극복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천선란님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고마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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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3 - 오늘도 배부르게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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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3

 

지금은 이 순간을 그저 즐기고 싶다.”

밤의 지킴이를 찾는 미스터리한 의뢰인들과 스스로를 지키려는 주인공 쇼코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곁을 지켜주고 낮에 퇴근하는 이른바 지킴이일을 하는 삼십대 여성 쇼코. 하루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길 수 있는 점심에 맛있는 음식과 거기에 어울리는 술 한 잔을 곁들이는 행복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다. 의뢰인이 사는 곳에 따라 매번 퇴근하고 점심을 먹는 지역이 다르고, 식당 외관이나 맛집 사이트에 의존해 메뉴를 고르지만 쇼코가 음식과 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모습은 어느 미식가 부럽지 않다. 동네의 숨은 맛집을 발견하는 기쁨, 오감을 총동원해 한입 가득 먹는 음식, 꿀꺽꿀꺽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그날의 피로까지 씻어주는 시원한 술 한 잔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읽는 이에게도 그 짜릿한 활력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종종 그럴 때가 있어요. 지킴이로 옆에 있기만 하는데도 상대방의 피로나 슬픔이 전이되는 경우가. 하지만 어제 제가 갔을 때 그분은 괴로운 듯 거친 숨을 쉬며 잠들어 있었는데 아침에는 새근새근 평온해졌더라고요. 그러니 제가 도움될 만한 일을 한 걸까요.” (223p)

 

낮술 3 오늘도 배부르게에서는 1권에서부터 쇼코와 인연을 쌓아온 인물들의 더욱 깊은 이야기, 자신의 앞날과 관련해 전혀 새로운 기로에 선 쇼코의 선택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한편 밤의 지킴이일이 입소문을 타면서 다소 미스터리하거나 독특한 의뢰인들이 찾아오고, 한 비밀스러운 의뢰인과 관련해 벌어지는 사건들로 쇼코는 불안을 느낀다. 과연 쇼코는 자신의 일과 앞으로의 일상을 무탈히 지켜낼 수 있을까.

 

고기를 먹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니 기력이 샘솟는 게 느껴진다!”

고단한 일상에 음식과 술을 곁들여 나에게 허락하는 작은 여행

 

밤의 지킴이일을 통해 만나는 사람과 사연이 갈수록 다채로워지고, 퇴근 후 쇼코가 즐기는 음식과 술도 한층 다양해진다.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태국의 요리부터 한국의 삼겹살, 흔히 접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조금은 독특한 오코노미야키와 오므라이스, 한 종류의 맥주를 오직 따르는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맛으로 제공하는 맥주 전문점까지.

 

삼겹살을 입에 넣는다. 싱싱한 채소, 대파의 알싸한 맛과 향, 매콤달콤한 쌈장, 모든 게 하나가 되어 서로 융화되어간다. 채소는 아삭하고 고기는 바삭해 서로 대조되는 식감이 재미있다. ‘맛있다. 소고기 구이도 좋지만 이건 또다른 맛이야. 다른 음식과 가격이나 맛만으로 비교할 수 없어.’ 즉시 맥주를 꿀꺽 마신다. 결국 못 참고 아아하는 탄성이 나왔다. () 이어서 고기, 파채, 김치, 쌈장은 물론 구운 채소며 나물 반찬까지, 넣을 수 있는 건 전부 넣어서 야무지게 쌈을 쌌다. ‘고기와 상추, 쌈장의 실력이 대단하구나.’ 한참을 몰두해서 먹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턱이 얼얼했다. (61p)

 

타지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중년 남성, 반대로 타지생활을 시작한 대학생, 어렵게 뿌리를 내린 이민자 가족, 평생 해온 일을 그만둔 사람, 세월이 흐르며 저마다 다른 생애주기를 맞이한 이들…… 『낮술 3 오늘도 배부르게에서는 쇼코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별과 만남이 거듭된다. 쇼코는 퇴근 후 낮술을 즐기는 작은 여행같은 일상을 계속 소중히 지키려는 한편, 자신 역시 언제 어디서든 떠날 수 있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더욱 굳건히 한다.

 

다양하고 다채로우면서 성장해 가는 쇼코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더해서 다양한 나라의 다채로운 음식들을 보는 것도 너무 큰 기쁨이다.

만났던 사람들이 떠나기도 하고 정리하기도 하고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기도 하는 그녀의 성장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이상하지.. 쇼코의 행복을 엄청 바라게 된다.

 

... 그리고 이 책 읽으면 식욕이 폭발한다.

 

빨랑 읽고 맛있는 거 챙겨 먹어야지.

기력을 챙기려면... 고기앞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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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2 - 한 잔 더 생각나는 날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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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1을 정말 빠져들다시피 행복하게 읽었다. 쇼코의 특별한 밤 지킴이 직업과 그로 인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낮술의 매력은 밤일을 마치고 아침, 점심 쯤에 찾아먹는 그 동네의 다양한 음식들이다.

 

작가님도 분명히 음식을 사랑하신다. 그러지 않고는 재료 하나하나의 재질과 맛을 이렇게 그린 듯이 세상 꼼꼼하게 표현해낼 수 없을 것이다.

 

2편에는 1편에서 만났던 사람이 또 나오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이 나오기도 한다.

관계가 더욱 깊어지기도 하고 침잠하고 있던 그녀 삶에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출판사 리뷰에서...

주인공 쇼코는 밤의 지킴이라는 일에 익숙해지고 요령도 터득하면서 자기 스스로도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예전 같았으면 당황하거나 동요했을 일들에 조금은 의연해지고, 다양한 의뢰인들을 좀더 폭넓게 이해하면서 자기 자신의 고집이나 미숙한 면에 대해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자투리 고기이다보니 부위는 갈비인지 등심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어쨌든 마블링이 잔뜩 들어가 꽤 기름지다. 이것도 겉면만 살짝 익히는 정도로 구웠다. () 으음, 혀도 뇌도 음미하고 있다. 기름기와 단맛, 인류를 추락시키는 마성을 지닌 궁극의 맛. ‘너무 맛있어서 안 되겠어. 벌써 머리가 어질어질하다고.’ () ‘이쯤 되면 오히려 슬플 때 먹고 싶은 맛이다. 엉엉 울고 난 뒤 나 자신을 위로할 때 먹고 싶어.’ 그러자 여러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에 되살아났다. () ‘일단 미사키부터. 필요하다면 소타에게도 의논해야지. 그애를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내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그러고서 가도야 씨를 찾는 거야.’ 근래에 보기 드물게 불끈 힘이 났다. 쇼코는 마지막 고기 한 점을 석쇠에 올렸다. (239p)

 

한 가지 주요한 변화는, ‘밤의 지킴이라는 일을 바라보는 쇼코의 시각이다. ‘의뢰인의 상황에 절대 간섭하지 않고 오로지 의뢰받은 일만 행한다는 애초 이 일의 취지를 고수하지 못하고, 곤란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면서 사장 다이치와 갈등을 겪지만, 쇼코는 결국 그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자신의 마음을 따르기로 한다. 용기를 내서 자기 마음과 생각을 따르는 것이 결국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무한정 가라앉아 있던 그녀가 한걸음 나오는 것도 좋았고, 그녀에게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되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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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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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님의 글은 특별하다.

뭔가 해학적이고 깊이도 있으면서 아주 유머러스한데 그게 참 좋다. 나 작가님의 유머에 빠져들어 버렸다.

 

이 책은 술에 관한 이야기이고 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화, 그리고 무엇보다 술을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술을 못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한 모금만 마셔도 정말 빠~~알게 지는 체질이라... 술자리를 좋아하고 사람들을 좋아해서 정신력으로 버티기도 했지만.. 사실 그렇게 술과 친한 편은 아니다.

 

그리고 술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즐겨 마시는 맥주는 특별히 더욱 얼굴도 빨개지고 심지어 붓기까지 하기 때문에 더욱 즐기지 않고(그래도 안 먹지 않지. 많이 못 먹을 뿐..) 차라리 소주가 나은 편이다. (한 잔 한 잔 양이 적어서.. )

사실 술보다 안주를 좋아하는 편이지. 먹는 건 좋아하니까... 그리고 나도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라 편한 술자리는 좋아하는 편이지. 근데 그러고 보니 자꾸 편한 술자리가 줄어들어서... 요즘 회식 등에도 끼면 안 될 것 같은 나이가 되었고... 내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도 몸 생각하고 가정생각해서 술자리를 잘 하지 못 하니까... 나도 그렇고...

 

암튼 그런 와중에도 정말 이 책을 읽는 동안 너무 술자리가 그리웠다.

나는 혼술은 전혀 바라지 않으니까 그야말로 술자리의 사람들이 그리워졌다고 해야 맞을까...

 

모든 이야기들과 인연이 특별했고 재미있었다.

 

나는 위스키 등은 거의 먹어본 적이 없지만... 블루를 꼭 먹어봐야할 것 같고... 기회가 된다면 작가님께 블루 한 병을 선사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참 행복한 시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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