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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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밀라논나)

 

우연히 대화의 희열을 보고 밀라논나를 알게 되었다.

너무 멋있는 밀라논나 님을 보고 처음 만난 순간 그냥 반해 버렸다.

에세이 집을 잘 사는 편이 아니라 읽을 기회를 살짝쿵 기다려 보았다.

드디어 만나서 읽게 된 책.

 

밀라논나 님은.... 왜 이렇게 멋있을까? 읽기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냥 멋있는 패셔니스타 유투버 정도라고 생각해도 너무 멋진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며 몇 페이지 넘기면서 .... 내 생각보다 훨씬 더욱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지금 70대이신 밀라논나 님은 70년대 그 시절 이탈리아 유학을 다녀오신 분이고 오래도록 패션업계에 종사하신 분이고 럭셔리 고가의 이태리 브랜드를 우리나라에 처음 런칭하신 분이기도 했다. 패션 업적만 해도 대단한 분이신데... 처음에는 ... 그 시절에 대학이라니... 유학이라니... 대단한 금수저 집안이신가보다... 했는데... 사랑은 많이 받고 자라셨지만 시절이 시절이라 현모양처로 키우려던 집안 분위기에서 유학을 위해서 일찍 결혼하셔야 했고 여러 가지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셨으며 바쁘고 힘든 삶에서도 따뜻한 가정을 일구시고 어려운 사람들을 항상 도우시며 검소하고 절제하며 자기만의 삶을 주체적으로 멋지게 여러 가지 소신을 지키면서 살아오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지 외국에서 사셨기 때문이 아닌 인격적 성숙으로 인한 세상과 사회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 주변에 대한 따뜻한 관심, 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실천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 분이 이런 아름다운 모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올곧았던 아버지와 할머니의 가르침과 어머니, 친구, 멘토, 지인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임을 글을 읽으면서 많이 느꼈다.

 

사실 나도 요즘 너무 소비지향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반성을 하던 찰나 밀라논나 님의 책을 읽으면서 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2022년의 새로운 인생계획을 세울 기회를 주는 시간이 되었다.

아직 내가 노년을 맞이할 나이는 아니지만... 여러 가지 관계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친구를 참 좋아하고 하루가 다르게 그냥 만나던 날들이 많았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의미없는 시간이 과연 좋은 관계일지 회의가 든다. 나는 원래 명품이나 부동산이나 재테크 이런 걸 전혀 몰랐고 내가 잘 살지 않지만 열등감이 전혀 없이 살고 있었는데 아주 친한 친구지만 어떤 만남은 계속 그런 이야기.. 누구는 어떻고... 뭐는 있어야 하고.. 아직도 그런거 모르고 뭐하냐는.... 그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머리가 아프고 그런 만남의 자리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그리고 허한 건지 뭔지 그렇게 뭔가를 많이 사고 있고 너무나 소비만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밀라논나 님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너무나 지금 현재 나에게 딱 꽂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정말 인생의 멘토를, 훌륭한 어른을 만난 것 같아 너무 감사하고 반가울 뿐이다.

작심 삼일일지 모르지만 2022년은 소비를 조금 줄이고.... 주변에서 좋아하지도 않는데 마구 사서 맨날 나눠주며 좋은 소리 못 듣는 바보같은 베풂(그러고 보면 나도 참 퍼주는 거 좋아하는 유형의 인간인데..) 말고... 정말 어린시절 순수하게 봉사하며 행복했던.. 그 때의 나처럼... 한 달 한번이라도 꾸준히 봉사할 곳도 한번 찾아봐야겠다는 계획을 아주 오래간만에 세워본다. ( 최근에 나의 신년 계획은... 살 빼기, 운동하기, **공부하기, 부자되기...등이 다 였는데.. 봉사는 아주 오랜만의 낯선 계획이다... 나 왜 이렇게 살아왔지?)

암튼 이 책 사지 않고 빌려 읽었는데... 사야겠다.

너무 좋은 글이 많았다.

 

내 자유를 빼앗기지 않을 만큼 받으면서

동시에 내 자유를 지킬수 있다면

자신의 가치비용은 조금 할인해주세요.

조금 더 받아서 내 자유를 빼앗기지는 마세요.

훗날 직장을 떠날 때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 특혜는

더더욱 받지 마세요.”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이 있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저자 빅터 프랭클은

극한 상황에서 자유를 포기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빼앗겨도 자유만은 빼앗기지 않았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자유는 이토록 소중하다.

p.49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에 신경 쓰며 고통받고 싶지 않아요.”

애초에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는 것.

 

장폴 사르트르가 말하지 않았는가.

인생은 ‘B’ birth‘D’ death 사이의 ‘C’ choice.”

그래,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걸 붙들고 불평하지 말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걸 심사숙고해 선택하여

그 택한 일에 후회하지 말자.

나의 행복을 스스로 지켜나가자.

p. 59

 

U.G.크리슈나무루티의 책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발견했다.

두려움은 내 마음 안에 있다.

내 마음 바깥에 있는 게 아니다.’

문득 깨달았다.

내 마음의 감옥에 갇힌 나를 누군가 꺼내줄 수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감옥에서 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p. 75

 

행복인란, 매 순간 내 오감이 만족할 때 오는 것이 아닐까?

자기 몸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갖고 살며,

내 오감 중 어떤 감각이 가장 잘 발달했는지 깨달을 정도로

자신을 관찰하고 사랑해야

자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머리만 굴리며 살지 않고 몸으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

자기 자신의 몸을 토닥이고 쓸어주어야 행복해진다.

또 아주 특별하고 중요한 한 가지!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시 <오데즈>에서 말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실천하는 것이다.

현재를 산다는 건

매 순간의 느낌을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다.p.107

 

<월든>의 저자이자 사상가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자기 자신과 잘 노는 사람이 진정 성숙한 사람이라고 했다. p.123

 

 

트렌드가 아무 의미 없어질 때 진짜 멋쟁이가 된다.

 

나는 건강한 차림새가 좋다.

브랜드 로고가 크게 드러나는 옷차림이 아니라

취향, 안목, 교양이 드러나는 옷차림이 좋다.

누군가의 눈을 의식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기억 속에 스며드는 옷차림이 좋다.

p.180

 

젊음은 젊은이들에게 내어주자.

나이 듦과 사이좋게 지내자.

나는 나대로 내게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쌓아가자.

p.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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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리커버 한정판) - 하루를 두 배로 사는 단 하나의 습관
김유진 지음 / 토네이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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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430분에 시작된다.

 

김유빈 지음

 

작년에 아주 눈에 띄었던 책이다.

유퀴즈를 아주 좋아하며 보는 편이고 (사실 다 보지는 못 했다.) 거기서 우연히 이 분을 알게 되었고... 제목도 눈에 들어오고 해서 읽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책을 사지는 않았다. 도서관에서 빌리기도 여의치 않더만... 다행히 책을 만나 읽게 되었다. 미안하지만... 1시간 여 만에 충분히 다 읽어버려서... 살 마음까지는 들지 않았다.

 

사실 자기계발서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주 유명한 책들은 읽을 때도 있고 읽고 나면 항상 이런 책을 좋아하지 않지만 읽으니 아주 좋았다고 쓰면서 또 이렇게 쓴다. 찾아 읽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닿아서 읽었더니 이 책도 아주 좋았다. 뭔가 부지런히 의욕과 열정을 다시금 뿜뿜 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이 책은 미국 변호사인 김유빈이라는 분이 쓴 것이다.

 

객관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계시는 이 분은 아침 430분에 일어나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신다.

 

지금으로부터 십여년 전 내가 한참 젊던 시절 아침형 인간이라는 화두가 한참 세상을 지배하고 그런 책이 많이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도 나는 이런 류의 책을 싫어한다면서... 굳이 묻지도 않은 불호를 내세우면서 서평을 쓰던 나는 하고싶은 것을 항상 밤에 하면서 무한히 행복해 하며 살던 사람으로서면서 나는 그냥 내 바이오리듬대로 하며 열심히 즐겁게 살겠다고 서평을 썼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야행성이라 자부하던 내가.... 요즘은... 집에서 가장 일찍 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12시 전에 잔 기억이 거의 없다. 항상 밤에 뭘 하면 어찌나 재미있던지.... 밤에 책읽기, TV보기, 글쓰기... 등이 어찌나 행복하던지.... 평생 일을 안 하고 산 적이 없어 아침일찍 일어나 출근해야만 하는데...그랬기에... 아침에 항상 힘들게 일어나곤 했다. 그런데 그러던 내가.... 요즘은 집에서 가장 일찍 자다니...(물론 9, 10시에는 잘 안 잔다. 암튼 요즘은 12시 전에 자는 편이다. 그리고 새벽에 항상 벌떡 벌떡 눈이 떠진다. 당연히 일어나기는 싫어서 누워 있으면서 눈만 떠진다.... 내 인생에 이런 날이 오다니... )

 

이제 나도 새벽 430분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벽에 충분히 일찍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일까... 이 책이 아주 유용하게 느껴진 것은... 심지어 이런 책을 읽다보면 ! ...디게 멋지게 사네!... 그래도 나는 내 맘대로 살거야!!!’ 요러는 내가.. 나도 한번 해볼까... 이거 괜찮은데... 싶었으니까..

 

작가 님이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성공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대단한 것을 하시냐면... 그렇지는 않다고 하신다.(내가 보기엔 그 자체가 대단한 것이 맞지만) 공부를 하거나 업무를 빨리 하거나 등이 아니라 혼자만의 여유 시간을 일찍 가지면서 내가 주도하는 시간을 만든다. 따뜻한 차를 한잔 하거나.... 책이나 신문을 읽거나....좋아하는 운동을 하거나 ... 아니면.. 충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푹 쉬며... 멍때리더라도... 자기가 마음껏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그건 참 좋은 일인 것 같다. 그리고 작가 님도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도 아니라는 점... 일찍 일어나기 위해 당연히 일찍 자는데 그러다 보면 친구를 만난다거나 사회생활이 어려울 수 있는데... 가끔은 약속도 잡고 매일 꼭 해야지.. 하며 스트레스 주지 말고 할 수 있는만큼 하자고도 적혀있고... 사람에 따라 무엇을 행복해하는가가 다르니 사람을 만나 행복한 사람은 꼭 이렇게 새벽부터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도 있어 좋았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도 많지만.... 불편한 사회적 관계 등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나만의 시간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참 좋았다. 나도 참 사람들을 만나면서 행복을 느끼던 사람이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코로나 때문인지... 뭔가 나 혼자만의 시간을 누리는 기쁨을 서서히 깨달아가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상황이나 혼자이기에 못 한다는 변명과 핑계 등에서 한 발짝 멀어지면서 조금씩 단단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암튼.... 조금은 일찍 시작해보기.... 무엇보다 내 자신에게 집중하기.... 나만의 루틴 만들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만들면서 성취감 느껴보기... 등등... 도움 되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매우 유익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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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25만 부 기념 퍼플 에디션)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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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이 책 소개를 통해 여름방학 때부터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넣어두고 있던 중,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아주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든지 언.... 2달 되었나? 이상하게 앞부분이 넘어가지 않아서 읽기 시도를 하다가 하다가... 계속 덮고 딴 책으로 넘어간 많은 날들을 드디어 모두 보내고 마음 잡고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왜 이렇게 찌질하고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싫어하는지... 내가 그렇게 살까봐 항상 아주 두려워하는 거 같기도 하고...

암튼 여기 시작은 한 때는 수영도 잘 하고 똑똑하고 음악적 재능에다 철학과 과학적 학문적 호기심과 지식도 많았던 노라라는 여인이 제대로된 직장도, 가족도, 친구도, 알바 자리에 고양이마저 다 떠나 보낸 삼십대 중반...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던 자정.... 어린 시절 항상 혼자 있곤 했던 도서관과 사서 샘을 만나면서 평행이론처럼.... 자신이 겪을 수 있었던 어떤 경우의 삶을 살아볼 기회를 얻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처음 이런저런 찌질한 노라와 후회의 삶이 나열되면서 그녀가 더 이상 삶에 미련을 갖지 않고 죽으려고 약을 삼키던 순간.... 후회와 절망과 고독만 있던 삶에서... 몇 없던 친절을 베풀었던 사서 샘이 도서관과 함께 등장하고... 도서관의 많은 책들이....모두 노라의 삶이라고 말씀하신다....무수히 많은 책들을 하나씩 펼치면... 그 삶 속에 들어가고 실망하면 다시 돌아오고 만족한 삶을 산다면... 거기에서 살게 된단다....아무것도 하기 싫고 두려운 노라에게는 그렇게 들어가게 된 삶들도 도통 좋지 않다.... 그러다 북극에 가고 거기서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게 되고 자신 같은 사람을 알게 되면서....몇 개 삶 살다 말줄알았던 이야기가 수십 수백개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진짜 자신에 대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던.... 노라는....자신의 삶의 의미....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았음을..... 그리고 그 삶 속의 친절함에 주목하게 된다.

 

읽을수록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의 또 다른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도 되었다.

내 삶에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변하면 나는 또 다른 삶을 살게 되었을까?

 

암튼.... 아주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이야기들도 제법 있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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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42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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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내가 좋아하는 청소년 소설...이 책은 처음 나올 때부터 눈이 가던 책이다.

아주 얇다. 사실 읽을 기회도 많았다. 아주아주....... 이제야 읽었을까?

 

제목이나 표지가 사실 내 취향이 아니었다.

... 뭔가 안 예뻐서... (열심히 만드신 분께 죄송합니다)

 

책을 펼쳤다....

.... 시작은 짜증이 났다.

뭐야 애들끼리 편 먹고 괜히 다른 애들 따돌리고 괴롭히는 건가?

주인공 다현이는 왜 이렇게 답답하게 구는 거지?

다섯 손가락멤버가 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얘들 딱 봐도 친구 아닌데... 이렇게 호구 되려고 거기서 맘에도 없는 일들을 하는 건가? 세상에 좋은 사람도 많은데....

 

암튼 이런 울적한 기분으로 조금 천천히 읽을까 말까... 더디 읽어 나갔다..그러나 조금만 더 읽다보면....아주... 이쁜 내용이다. 너무 아이같은 애들의 이야기.....

애들의 이야기도 제법 사실적으로 펼쳐지고....

주인공 다현이는 참 생각도 마음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좋은 아이니까 조금 짜증도 나고 답답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조별 과제를 통해 아주 좋은 애들도 만나게 되었다. 그 조 애들... 다들 너무 이상적으로 참 좋은 애들이다. 그래... 귀엽고 순수한 애들, 서로를 있는대로 봐 주고 존중할 줄 아는 애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첨에 나쁘게 봤던 아이들도 나름 사연이 있었고... 마냥 미워할 수가 없었다.

 

중학생.... 여러모록 참 힘든 시기인 것 같다.

나도 지금이야 ... 혼자서 ... 뭐든 잘 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 그 시기엔 나도 친구 문제로 많이 속상하고 눈치보고 했던 것 같다.(우리 시절엔 왕따 등은 그리 없었던 것 같지만... 이상하게 안 맞아서 피하고 싶은 애들도 많았고 그래서 상처 받아 눈물로 지새우기도 했었고... 친구를 사귀는 것도 사랑과 닮은 부분이 있어 내가 좋아하는 친구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내 맘대로 잘 안 될 때가 많았었지...또한 나도 모르는 내 맘을 모두 알아주는 사람은 세상에 없는데.. 그 때는 뭔가 서운하고 속상하고 외로웠던 것도 같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신경도 많이 썼으면서... 이 책을 읽는 초반 내가 많이 답답했던 건...아마 다현이의 모습에서 나를 봤는지도 모르겠다.)

 

출판사 리뷰

다현_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아이
거짓말은 어렵다. 거짓말에 맞춰 살기는 더 어렵고.”

다현이에게는 친구가 가장 중요하다. 중학교에 들어와 다섯 손가락의 멤버가 된 건 행운이었다. 하지만 친한 친구들에게도 절대 말해선 안 되는 것이 있는 법. 아이돌 노래보단 가곡이랑 클래식 음악이 좋고, 주근깨 있는 자신의 얼굴이 실은 꽤 마음에 들며, 동네 골목길을 걸을 때마다 돌아가신 아빠를 생각한다는 사실을 다섯 손가락친구들에게는 말할 수 없다. 다시는 은따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진지충소리 들으며 무리에서 은근하게 겉도는 것만큼 무서운 일은 없다. 가끔 답답할 때면 다현이는 블로그 앱을 켠다. 체리새우블로그에서만은 온전히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 물론 비공개로.

은유_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은 아이
우르르 무리 지어서 다니는 거, 사실은 별로 안 좋아해.”

노은유는 좀 특이하다. 특별히 친한 단짝이 없는데도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혼자 있어도 어색해하지 않고 누가 볼까 싶은 독립영화 얘기도 태연하게 하는 아이. ‘다섯 손가락친구들 사이에선 학교 밉상 2위로 통하지만 다현이는 사실, 은유가 욕먹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다현이는 은유를 싫어해 보기로 한다. 친한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이는 당연히 함께 싫어해야 하니까.

새학기 첫날, 다현이는 은유와 짝이 된 데다 수행 과제까지 같은 모둠이 되어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과제 모임을 자기 집에서 하자고 제안하는 은유. 노은유와 말을 섞어선 안 된다는 다섯 손가락의 암묵적 룰을 깨야 하는 걸까? 친구들한테 노은유 집에 갔었다는 얘기를 어떻게 하지? 단톡방에 툭 던지듯 가볍게 말할 자신도 없고, 친구들에게 직접 얘기할 자신도 없다. 다현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은유를 미워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하지도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는데. 다현이와 은유, 둘의 만남으로 완전히 새로운 관계의 지형도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어떤 친구가 말했다. 우리 모두는 나무들처럼 혼자라고.”
_본문 중에서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나무들처럼 우뚝 선 아이들이 이루는 건강한 관계의 숲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숨겨 온 다현이가 체리새우블로그를 전체 공개로 전환하며 그래, 나 진지충이다. 어쩌라고!” 외치는 목소리는, 지금도 수많은 들이 머무르고 있는 비공개의 세상에 시원하게 울려 퍼진다. 어쩌라고는 관계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힘을 쥐여 주는 마법의 주문이 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어디에 소속되는지 여부에도 구애받지 않으면서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모든 존재가 우뚝 서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겼다.

황영미 작가에게는 아이들의 말이 잘 들린다고 한다. 시내버스에서, 서점에서, 산책길에서 들려오는 중, 고등학생들의 대화를 내내 곱씹고 되뇌다가 밤에도 자주 뒤척이곤 한다고 털어놨다. 10대 커뮤니티 사이트를 수시로 드나들며 청소년들의 고민 글에 정성껏 쓴 답변이 베스트가 된 적도 여러 번이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걸 넘어, 진정으로 이입하고 공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마음들이 차곡차곡 쌓여 소설이 되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사랑하는 일은 곧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이기도 하다. 저마다 홀로 곧게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숲을 이루듯, 건강한 관계는 제각기 중심을 잡고 우뚝 선 존재들이 일궈 낼 수 있다. 다현이의 애틋한 성장기가 우리에게 알려 주듯이. 이 소설은 체리새우처럼 자유롭게 탈피하고 날아올라 를 찾는 여정의 첫 걸음이 되어 줄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 글에 내가 단 댓글이 베스트가 된 적이 몇 번 있다. 이 소설은 댓글을 다는 심정으로 시작되었다.”
_황영미

 

 

암튼... 아주 이상적인 청소년 소설이다.

애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내가 좋아하는 성장소설의 아파하고 성장하는 애들의 이야기가 정말 딱.... 그렇게 나오는 이야기라 참 행복하고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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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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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창비 부산의 작가님 초대 행사를 응모하면서 부랴 부랴 준비한 책...

... 정말 가고 싶었는데... ‘이희영 님이후.. 나의 복은 다 썼는지.. 이제 소식이 없네.. 탈락의 아픔으로 책을 묵히다 이제야 읽게 되었다.

 

그동안 네이버 라이브는 보았다.(참 좋은 세상이다.)

 

펼치기가 쉽지 않았는데... 펼치고 보니... 너무 좋았다.

 

정말 이 작가님 믿고 볼 만큼 성장하셨구나.

 

책 표지에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던 시절을 지나

좌절을 더 이상 부인하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는 성장이었다.’

 

정말 쉽지 않았고 여의치 않았던 삶을 살아냈던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절망스럽고 찌질하고 비루했지만 그래도 지나온 시절에 대한 담담한 이야기... 무작정 우울과 비관과 절망과 후회만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정말 작가 님의 한 단계 성장이 절절히 느껴진다.

 

글 읽는게... 공감도 되고 아프기도 했고 아련함도 있었다. 그럼에도 기분이 묘하게 나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랄까...

 

나는 페퍼로니.... 가 참 궁금했다. 어디인지... 어느 곳인지....

그런데.....(말을 아껴야지...)

 

아껴 읽기 잘 했다.

모든 작품들이 나름 다 좋았다.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 ....자존감 낮을대로 낮아져 삼수하던 시절 의대에 진학한 동창 장의사를 만나게 된 그녀... 남들이 부러워하는 의대에 갔지만 적응할 수 없었던 장의사와 조용한 교류를 하게 되고 그를 통해 만나게 된 김조교 형’(아주 나쁜 놈이다. 힘든 애들 더욱 힘들게 만든...) 그리고 겪었던 고통과 이별....안녕이라고, 안녕하라고, 잘 보내라고, 그러다 자꾸 붙들려들어가 생각하게 되었던 원미우동을 떠올렸고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내게는 어떤 기회가 있었던 걸까. 그러니까 그건 내가 어떻게 다르게 흘러가게 할 수 있는 여름이었던 걸까. 죄의식이 밀려올 때마다 강하게 부정해왔지만 아이의 부탁으로 그 말을 적어보던 그 순간, 나는 아이가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녕,이라는 말이야말로 누군가에게 반복해서 물을 수 있고 그렇게 물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 비록 이제는 맞은편에 앉아 있지 않은 사람에게라도 물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 그것이 일산의 여름을 지켜내는 일이라는 걸.--- p.48,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어떤 기회가 있으면 그 때의 여름을 지켜낼 수 있을까?... 글을 읽다보니 내게도 어떤 장소의 어떤 사람이 기억이 떠올랐다... 왜 항상 우리는 후회할까... 사람이라서겠지..


크리스마스에는 .... 어떤 능력자를 모아 방송하는 곳의 PD인 내게 떨어진 새로운 능력자 발굴.. ‘맛집알파고를 찾아야하는 그녀는 사실 그를 알고 있다. 대학시절 자신에게 상처 주고 헤어졌던 전 남자친구... 그를 찾아 부산으로 그리고 영도로 찾아왔다. 다시 생각해봤던 대학시절의 기억, 크리스마스에 부산에서의 기억, 뭔가 개운치 않은 능력 검증, 영도의 한 카페에서의 12월 마지막 날 뱃고동소리가 코끼리가 내는 합창처럼 들린다는 것을 알고 돌아와서 다시 보니... (맛집알파고라는 예전 남친)는 다시 잠적해버린다. ... 뭐야? ‘맛집알파고능력이 재미있었고... 대학시절 헤어진 남친이 그렇게 오래 생각이 나나... 싶기도 했던.... 여러 가지 요소요소가 이상하게 재미있던 이야기였다.
마지막 이기성.....뭐야 뭐야 이 아련함....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 거기서 만났던 교포 유키코...그들의 차별에 맞선 다른 방식.. 그리고 색다른 투쟁, 그들의 배추밭, 사라질 곳의 타임캡슐....달라서 좋았고 그래서 헤어지고... 뭔가 참 아련하게 좋았다.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알바로 들어갔던 고택 거기네 집안에서 일하다 만났던 또 다른 알바생 기오성, 그 가족들....이 편도 참 좋았다. 왜 표제작인지 알 것 같았다. 열심히 산다고 해도 안 되는게 그렇게 많던.... 과연 정말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괜히 상을 받은게 아닌가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좋은 글이다.
기괴의 탄생 .... 존경하는 선생님이 무용과 대학원생과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잃었다. 나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 했고... 미국에서 온 리애 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선생님께 다가가려 하지만 .....오히려 리애 씨도.... 선생님도... 뭔가 이상하다. 이런 기괴함은 약자를 알아보는 귀신같은 눈인 걸까... 묘하게 알 것 같은 이야기....
깊이와 기울기....‘공가에 모인 예술가들... 예술을 하려고 모인게 분명한데 그들의 열정은 방치된 르망 고치기에 몰려버리고...예술과 삶이라...
초아....나의 사촌...정당함의 감각이 있던 그 아이, 명문대 학력이 있던 그 아이에 대한 화자의 단상...

 

읽을 때도 좋았지만 뒤의 황정아 님의 해설을 읽으니 더 좋았다. 어쩔 수 없는 고군분투, 이기기 힘들지만 그만들 수 없는 싸움... 내가 나로 살아가는 일이 걸려 있기에 그러하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김금희 소설에는 있다고... 참 역시 글을 업으로 하시는 분은 달랐다. 작가 님도 그랬다. 이 책을 엮다보니 이별한 누군가와 재회하는 내용이 많다고 생각하셨다고... 상실은 내가 처음 글을 쓰려고 했을 때부터 나를 붙들고 있던 문제이지만 다시 만나는 것이라니, 그것은 얼핏 상처의 치유나 관계의 회복처럼 읽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결손의 확인에 가까워 보였다.뚜벅뚜벅 걸어가 장막을 확 젖혀 어느 무대를 매섭게 쏘아보는 듯한, 하지만 거기에서도 어떤 환하고 무른 기억들이 쏟아져나와 그것이 지닌 에너지에 문득 손을 떨구고 마는. 그 모든 것들을 무사이 소설로 쓸 수 있어서 기쁘다. 이렇게 한 고비를 넘는다.(작가의 말 중)

작가 님은 어쩜... 작가의 말도 소설의 한 구절 같을까? 어쩜 이렇게 글이 좋을까?

암튼... 행복한 글읽기였다.

 

 

읽을 때도 좋았지만 읽고 나서 다시금 생각이 나는 것이 .... 이 글은 참 좋은 글인 듯 하다.

 

에세이도 잘 쓰시지만 뭔가 특유의 주줄이 쓰는 작가님의 서술법이 매력있는... 작가 님은 소설을 매력적으로 쓰시는 분 같다.

상복이 많다는 건.. 그만한 능력이 있으신 것 같다.

 

비슷한 듯 뭔가 다른 이야기들... 앞으로도 더욱 성장하시고 좋은 글 많이 남겨주시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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