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가까이 (리마스터판)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세랑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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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

 

다시 오랜만에 정세랑 님

2020년은 내게는 정세랑 님의 해였다.

엄청 많이 찾아 읽었고... 아주 반했다고 할까?

참 유쾌한 작가님이다.

2019년 쯤에 이 분을 알았을까? 그 때 참.. 젊은 작가라서... 신선하고 유쾌하고 남다른 느낌이 든다고 생각했는데.... 그 몇 년이 지나다 보니... 젊은 작가들을 더욱 많이 알게 되었고 이제 84년생인 정세랑님도 아이구.. 이렇게 어린 작가님이 글을 참 잘 쓰네... 할 소리 듣지 않을만큼 제법 중견 작가님이 되신 것 같지만. ... 그래도 내게는 항상 젊고 산뜻하고 뭔가 유쾌하고 신선한 작가님이시다. 우리 정세랑 작가님은!!! 대충 웬만한 작품을 구할 수 있는 건 다 찾아 읽었다고 자부하는 어리석은 내게 다시 눈에 띈 작품... ‘이만큼 가까이’ ... 아이구... 2013년 이걸로 창비소설상을 받으셨구나. 그러면 도대체... 2012년 정도에 발간된 책일까?

내가 작가님을 늦게 알아 뒤죽박죽 작품을 읽어 뭐가 초기 작품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제법 초기작품을 이번에(20216월 판이다.) ‘창비에서 다시 재판을 내주셔서 아주 반가운 새책을 만난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시작은... 발랄하다. 파주... 에 살던 6명의 버스 동창생들의 청춘물인가....(, .. 성장소설, 청춘소설 완전 좋아하는데... 개성있고 매력있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와서 아주 재미나게 읽기 시작했다.... ... 근데.... 정세랑 작가님 작품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비극적이지 않아서인데... 이 작품은 상을 받았지? 그래, 상 받는 이야기는 그냥 그냥 웃고 떠드는 하이틴 로맨스 같은 작품은 아니지... 청소년 문학상 아니었어.....하며 환기를 해야할 만큼.... 그렇게 분위기 확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 (사실 중간 중간 암시가 있었고... 어느 정도의 예상은 했는데... 그래도 너무... 비극이고 ... 믿고 싶지 않아.)

 

길지않은 이 글을 읽다보니 어릴 때 친구와 함께.... 내가 살았던 동네가 생각이 났다.(그 때 그 아이들은 아직도 날 기억할까?...노래 가사라서 적어봤고... 나를 안 기억해도 못 기억해도 좋다. 나는 그렇게 기억날 만한 캐릭터는 아니니까... 다만 모두 나름의 행복한 기억을 가진 좋은 사람으로 살고 있기를 바랄 뿐.....) 나는 어린 시절 단 한번도 남자인 친구가 없었다. 여중, 여고를 나와 거의 여대인 학교를 나와서.... 아무튼... 억울하게 그렇게 내외하고 살다 연애도 제대로 못 하고 재미없게 겨우 결혼은 어찌 했네..... 아이구 생각해볼수록 참 아쉽네.

 

쓸데없는 소리였고 이 책은 별로 두껍지 않고 아주 쉽게 술술 넘어간다. 중간에 좀 아쉬운 내용이 있지만...(대단한 반전은 아니고 짐작이 갈 만한 요소는 있다.)...정세랑 작가 님의 초기작인 느낌이다. 딱 상받는 류의 작품....읽을만 했고 실제 재미있게 읽었지만 ... 세랑 작가님 특유의 따뜻 발랄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내가 가장 좋게 읽었던 부분은 친구 주연이 사전을 사랑하기에 사전을 찾아서 색다른 면을 읊어줄 때의 파트였다. 나는 그런 섬세하면서 색다르게 잔잔한 작가님의 유머와 디테일이 좋더라구....

나의 개성 넘치던 친구들이 생각나던 날... 그래.. 우리도 한때는 그만큼 가까웠고 어느 날엔 가까웠다 멀어졌다 하면서.... 늙어가고 있지... 지금은 연락이 안 되는 모든 친구들 (그리고 언젠가 끝이 날 수 있을 친구들....이제는 아니까... 그런게 인생이더라고...) 평안과 안정과 행복, 사랑, 결실.... 그 어디메에서 다들 머물고 있기를 바라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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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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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2
 

아껴두고 읽었던 달러구트 꿈백화점이었기에 달러구트 꿈백화점2’ 도 진작에 곁에 두고 있다가 결국은 늦게 읽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나서 늦게 서평을 써서 사실 아주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서평을 쓰지 못한 게 너무 아쉽기도 했다. 근데..또 그럴 판이네.

 

처음에 낯설어서인지 달러구트 꿈백화점보다 익숙해진 달러구트 꿈 백화점 2’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낯설기만 했던 꿈백화점의 층별 특성과 매니저들, 직원들과 꿈제작자들을 다시 만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 작품의 가장 좋은 점은 딱히 빌런이 없고.... 욕심 많고 나쁜 손님(?)들이 있긴 하지만 뭔가... 댓가를 치르는 것 같아서... 뭔가 시원하다.

 

1편은 원하시는 꿈이 매진입니다는 꿈세계 안내서라면..

꿈백화점에 신입 직원 페니... 마음이 따뜻한 아이라서 거기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

2편은 단골손님을 찾습니다는 꿈꾸러 오지 않는 단골손님 찾아나서기.. 꿈구입 고객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어느새 입사 1년이 지난 페니는 어엿하게 꿈사원종사자로 인정받아 컴퍼니 구역에 출입을 허가 받게 된다. 그렇지만 그 곳엔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은 민원관리국의 민원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중에서.... 심각한 792번 단골손님을 담당하게 되는 페니.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고 호소하는 792번 손님.

그의 꿈을 해결해가는 페니, 그리고 1번 단골손님의 이야기 .... 비고 마이어스와 루시드 드림....., 꿈제자 세가지 유형, 멋진 꿈 제작자, 녹틸루카의 세탁소.... 그리고 꿈 축제, 그리고 페니의 사랑(?) 기미까지 아주 마지막까지 아주 빼곡하게 아름답고 흥미롭게 채워지는 즐거운 이야기들까지... 너무 행복했다.

 

나에게 필요한 꿈은 무엇일까?...

나의 추억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살짝 생각해보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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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25만 부 기념 퍼플 에디션)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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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이 책 소개를 통해 여름방학 때부터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넣어두고 있던 중,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아주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든지 언.... 2달 되었나? 이상하게 앞부분이 넘어가지 않아서 읽기 시도를 하다가 하다가... 계속 덮고 딴 책으로 넘어간 많은 날들을 드디어 모두 보내고 마음 잡고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왜 이렇게 찌질하고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싫어하는지... 내가 그렇게 살까봐 항상 아주 두려워하는 거 같기도 하고...

암튼 여기 시작은 한 때는 수영도 잘 하고 똑똑하고 음악적 재능에다 철학과 과학적 학문적 호기심과 지식도 많았던 노라라는 여인이 제대로된 직장도, 가족도, 친구도, 알바 자리에 고양이마저 다 떠나 보낸 삼십대 중반...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던 자정.... 어린 시절 항상 혼자 있곤 했던 도서관과 사서 샘을 만나면서 평행이론처럼.... 자신이 겪을 수 있었던 어떤 경우의 삶을 살아볼 기회를 얻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처음 이런저런 찌질한 노라와 후회의 삶이 나열되면서 그녀가 더 이상 삶에 미련을 갖지 않고 죽으려고 약을 삼키던 순간.... 후회와 절망과 고독만 있던 삶에서... 몇 없던 친절을 베풀었던 사서 샘이 도서관과 함께 등장하고... 도서관의 많은 책들이....모두 노라의 삶이라고 말씀하신다....무수히 많은 책들을 하나씩 펼치면... 그 삶 속에 들어가고 실망하면 다시 돌아오고 만족한 삶을 산다면... 거기에서 살게 된단다....아무것도 하기 싫고 두려운 노라에게는 그렇게 들어가게 된 삶들도 도통 좋지 않다.... 그러다 북극에 가고 거기서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게 되고 자신 같은 사람을 알게 되면서....몇 개 삶 살다 말줄알았던 이야기가 수십 수백개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진짜 자신에 대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던.... 노라는....자신의 삶의 의미....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았음을..... 그리고 그 삶 속의 친절함에 주목하게 된다.

 

읽을수록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의 또 다른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도 되었다.

내 삶에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변하면 나는 또 다른 삶을 살게 되었을까?

 

암튼.... 아주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이야기들도 제법 있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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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42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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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내가 좋아하는 청소년 소설...이 책은 처음 나올 때부터 눈이 가던 책이다.

아주 얇다. 사실 읽을 기회도 많았다. 아주아주....... 이제야 읽었을까?

 

제목이나 표지가 사실 내 취향이 아니었다.

... 뭔가 안 예뻐서... (열심히 만드신 분께 죄송합니다)

 

책을 펼쳤다....

.... 시작은 짜증이 났다.

뭐야 애들끼리 편 먹고 괜히 다른 애들 따돌리고 괴롭히는 건가?

주인공 다현이는 왜 이렇게 답답하게 구는 거지?

다섯 손가락멤버가 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얘들 딱 봐도 친구 아닌데... 이렇게 호구 되려고 거기서 맘에도 없는 일들을 하는 건가? 세상에 좋은 사람도 많은데....

 

암튼 이런 울적한 기분으로 조금 천천히 읽을까 말까... 더디 읽어 나갔다..그러나 조금만 더 읽다보면....아주... 이쁜 내용이다. 너무 아이같은 애들의 이야기.....

애들의 이야기도 제법 사실적으로 펼쳐지고....

주인공 다현이는 참 생각도 마음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좋은 아이니까 조금 짜증도 나고 답답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조별 과제를 통해 아주 좋은 애들도 만나게 되었다. 그 조 애들... 다들 너무 이상적으로 참 좋은 애들이다. 그래... 귀엽고 순수한 애들, 서로를 있는대로 봐 주고 존중할 줄 아는 애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첨에 나쁘게 봤던 아이들도 나름 사연이 있었고... 마냥 미워할 수가 없었다.

 

중학생.... 여러모록 참 힘든 시기인 것 같다.

나도 지금이야 ... 혼자서 ... 뭐든 잘 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 그 시기엔 나도 친구 문제로 많이 속상하고 눈치보고 했던 것 같다.(우리 시절엔 왕따 등은 그리 없었던 것 같지만... 이상하게 안 맞아서 피하고 싶은 애들도 많았고 그래서 상처 받아 눈물로 지새우기도 했었고... 친구를 사귀는 것도 사랑과 닮은 부분이 있어 내가 좋아하는 친구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내 맘대로 잘 안 될 때가 많았었지...또한 나도 모르는 내 맘을 모두 알아주는 사람은 세상에 없는데.. 그 때는 뭔가 서운하고 속상하고 외로웠던 것도 같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신경도 많이 썼으면서... 이 책을 읽는 초반 내가 많이 답답했던 건...아마 다현이의 모습에서 나를 봤는지도 모르겠다.)

 

출판사 리뷰

다현_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아이
거짓말은 어렵다. 거짓말에 맞춰 살기는 더 어렵고.”

다현이에게는 친구가 가장 중요하다. 중학교에 들어와 다섯 손가락의 멤버가 된 건 행운이었다. 하지만 친한 친구들에게도 절대 말해선 안 되는 것이 있는 법. 아이돌 노래보단 가곡이랑 클래식 음악이 좋고, 주근깨 있는 자신의 얼굴이 실은 꽤 마음에 들며, 동네 골목길을 걸을 때마다 돌아가신 아빠를 생각한다는 사실을 다섯 손가락친구들에게는 말할 수 없다. 다시는 은따가 되고 싶지 않으니까. ‘진지충소리 들으며 무리에서 은근하게 겉도는 것만큼 무서운 일은 없다. 가끔 답답할 때면 다현이는 블로그 앱을 켠다. 체리새우블로그에서만은 온전히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 물론 비공개로.

은유_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은 아이
우르르 무리 지어서 다니는 거, 사실은 별로 안 좋아해.”

노은유는 좀 특이하다. 특별히 친한 단짝이 없는데도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혼자 있어도 어색해하지 않고 누가 볼까 싶은 독립영화 얘기도 태연하게 하는 아이. ‘다섯 손가락친구들 사이에선 학교 밉상 2위로 통하지만 다현이는 사실, 은유가 욕먹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다현이는 은유를 싫어해 보기로 한다. 친한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이는 당연히 함께 싫어해야 하니까.

새학기 첫날, 다현이는 은유와 짝이 된 데다 수행 과제까지 같은 모둠이 되어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과제 모임을 자기 집에서 하자고 제안하는 은유. 노은유와 말을 섞어선 안 된다는 다섯 손가락의 암묵적 룰을 깨야 하는 걸까? 친구들한테 노은유 집에 갔었다는 얘기를 어떻게 하지? 단톡방에 툭 던지듯 가볍게 말할 자신도 없고, 친구들에게 직접 얘기할 자신도 없다. 다현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은유를 미워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하지도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는데. 다현이와 은유, 둘의 만남으로 완전히 새로운 관계의 지형도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어떤 친구가 말했다. 우리 모두는 나무들처럼 혼자라고.”
_본문 중에서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나무들처럼 우뚝 선 아이들이 이루는 건강한 관계의 숲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숨겨 온 다현이가 체리새우블로그를 전체 공개로 전환하며 그래, 나 진지충이다. 어쩌라고!” 외치는 목소리는, 지금도 수많은 들이 머무르고 있는 비공개의 세상에 시원하게 울려 퍼진다. 어쩌라고는 관계 속에서 길을 잃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힘을 쥐여 주는 마법의 주문이 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어디에 소속되는지 여부에도 구애받지 않으면서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모든 존재가 우뚝 서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겼다.

황영미 작가에게는 아이들의 말이 잘 들린다고 한다. 시내버스에서, 서점에서, 산책길에서 들려오는 중, 고등학생들의 대화를 내내 곱씹고 되뇌다가 밤에도 자주 뒤척이곤 한다고 털어놨다. 10대 커뮤니티 사이트를 수시로 드나들며 청소년들의 고민 글에 정성껏 쓴 답변이 베스트가 된 적도 여러 번이다. 아이들에게 단순히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걸 넘어, 진정으로 이입하고 공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마음들이 차곡차곡 쌓여 소설이 되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사랑하는 일은 곧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이기도 하다. 저마다 홀로 곧게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숲을 이루듯, 건강한 관계는 제각기 중심을 잡고 우뚝 선 존재들이 일궈 낼 수 있다. 다현이의 애틋한 성장기가 우리에게 알려 주듯이. 이 소설은 체리새우처럼 자유롭게 탈피하고 날아올라 를 찾는 여정의 첫 걸음이 되어 줄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 글에 내가 단 댓글이 베스트가 된 적이 몇 번 있다. 이 소설은 댓글을 다는 심정으로 시작되었다.”
_황영미

 

 

암튼... 아주 이상적인 청소년 소설이다.

애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내가 좋아하는 성장소설의 아파하고 성장하는 애들의 이야기가 정말 딱.... 그렇게 나오는 이야기라 참 행복하고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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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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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창비 부산의 작가님 초대 행사를 응모하면서 부랴 부랴 준비한 책...

... 정말 가고 싶었는데... ‘이희영 님이후.. 나의 복은 다 썼는지.. 이제 소식이 없네.. 탈락의 아픔으로 책을 묵히다 이제야 읽게 되었다.

 

그동안 네이버 라이브는 보았다.(참 좋은 세상이다.)

 

펼치기가 쉽지 않았는데... 펼치고 보니... 너무 좋았다.

 

정말 이 작가님 믿고 볼 만큼 성장하셨구나.

 

책 표지에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던 시절을 지나

좌절을 더 이상 부인하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는 성장이었다.’

 

정말 쉽지 않았고 여의치 않았던 삶을 살아냈던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절망스럽고 찌질하고 비루했지만 그래도 지나온 시절에 대한 담담한 이야기... 무작정 우울과 비관과 절망과 후회만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정말 작가 님의 한 단계 성장이 절절히 느껴진다.

 

글 읽는게... 공감도 되고 아프기도 했고 아련함도 있었다. 그럼에도 기분이 묘하게 나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느낌이랄까...

 

나는 페퍼로니.... 가 참 궁금했다. 어디인지... 어느 곳인지....

그런데.....(말을 아껴야지...)

 

아껴 읽기 잘 했다.

모든 작품들이 나름 다 좋았다.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 ....자존감 낮을대로 낮아져 삼수하던 시절 의대에 진학한 동창 장의사를 만나게 된 그녀... 남들이 부러워하는 의대에 갔지만 적응할 수 없었던 장의사와 조용한 교류를 하게 되고 그를 통해 만나게 된 김조교 형’(아주 나쁜 놈이다. 힘든 애들 더욱 힘들게 만든...) 그리고 겪었던 고통과 이별....안녕이라고, 안녕하라고, 잘 보내라고, 그러다 자꾸 붙들려들어가 생각하게 되었던 원미우동을 떠올렸고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내게는 어떤 기회가 있었던 걸까. 그러니까 그건 내가 어떻게 다르게 흘러가게 할 수 있는 여름이었던 걸까. 죄의식이 밀려올 때마다 강하게 부정해왔지만 아이의 부탁으로 그 말을 적어보던 그 순간, 나는 아이가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녕,이라는 말이야말로 누군가에게 반복해서 물을 수 있고 그렇게 물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 비록 이제는 맞은편에 앉아 있지 않은 사람에게라도 물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 그것이 일산의 여름을 지켜내는 일이라는 걸.--- p.48,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어떤 기회가 있으면 그 때의 여름을 지켜낼 수 있을까?... 글을 읽다보니 내게도 어떤 장소의 어떤 사람이 기억이 떠올랐다... 왜 항상 우리는 후회할까... 사람이라서겠지..


크리스마스에는 .... 어떤 능력자를 모아 방송하는 곳의 PD인 내게 떨어진 새로운 능력자 발굴.. ‘맛집알파고를 찾아야하는 그녀는 사실 그를 알고 있다. 대학시절 자신에게 상처 주고 헤어졌던 전 남자친구... 그를 찾아 부산으로 그리고 영도로 찾아왔다. 다시 생각해봤던 대학시절의 기억, 크리스마스에 부산에서의 기억, 뭔가 개운치 않은 능력 검증, 영도의 한 카페에서의 12월 마지막 날 뱃고동소리가 코끼리가 내는 합창처럼 들린다는 것을 알고 돌아와서 다시 보니... (맛집알파고라는 예전 남친)는 다시 잠적해버린다. ... 뭐야? ‘맛집알파고능력이 재미있었고... 대학시절 헤어진 남친이 그렇게 오래 생각이 나나... 싶기도 했던.... 여러 가지 요소요소가 이상하게 재미있던 이야기였다.
마지막 이기성.....뭐야 뭐야 이 아련함....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 거기서 만났던 교포 유키코...그들의 차별에 맞선 다른 방식.. 그리고 색다른 투쟁, 그들의 배추밭, 사라질 곳의 타임캡슐....달라서 좋았고 그래서 헤어지고... 뭔가 참 아련하게 좋았다.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알바로 들어갔던 고택 거기네 집안에서 일하다 만났던 또 다른 알바생 기오성, 그 가족들....이 편도 참 좋았다. 왜 표제작인지 알 것 같았다. 열심히 산다고 해도 안 되는게 그렇게 많던.... 과연 정말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괜히 상을 받은게 아닌가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좋은 글이다.
기괴의 탄생 .... 존경하는 선생님이 무용과 대학원생과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잃었다. 나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 했고... 미국에서 온 리애 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선생님께 다가가려 하지만 .....오히려 리애 씨도.... 선생님도... 뭔가 이상하다. 이런 기괴함은 약자를 알아보는 귀신같은 눈인 걸까... 묘하게 알 것 같은 이야기....
깊이와 기울기....‘공가에 모인 예술가들... 예술을 하려고 모인게 분명한데 그들의 열정은 방치된 르망 고치기에 몰려버리고...예술과 삶이라...
초아....나의 사촌...정당함의 감각이 있던 그 아이, 명문대 학력이 있던 그 아이에 대한 화자의 단상...

 

읽을 때도 좋았지만 뒤의 황정아 님의 해설을 읽으니 더 좋았다. 어쩔 수 없는 고군분투, 이기기 힘들지만 그만들 수 없는 싸움... 내가 나로 살아가는 일이 걸려 있기에 그러하다는.... 그런 이야기들이 김금희 소설에는 있다고... 참 역시 글을 업으로 하시는 분은 달랐다. 작가 님도 그랬다. 이 책을 엮다보니 이별한 누군가와 재회하는 내용이 많다고 생각하셨다고... 상실은 내가 처음 글을 쓰려고 했을 때부터 나를 붙들고 있던 문제이지만 다시 만나는 것이라니, 그것은 얼핏 상처의 치유나 관계의 회복처럼 읽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결손의 확인에 가까워 보였다.뚜벅뚜벅 걸어가 장막을 확 젖혀 어느 무대를 매섭게 쏘아보는 듯한, 하지만 거기에서도 어떤 환하고 무른 기억들이 쏟아져나와 그것이 지닌 에너지에 문득 손을 떨구고 마는. 그 모든 것들을 무사이 소설로 쓸 수 있어서 기쁘다. 이렇게 한 고비를 넘는다.(작가의 말 중)

작가 님은 어쩜... 작가의 말도 소설의 한 구절 같을까? 어쩜 이렇게 글이 좋을까?

암튼... 행복한 글읽기였다.

 

 

읽을 때도 좋았지만 읽고 나서 다시금 생각이 나는 것이 .... 이 글은 참 좋은 글인 듯 하다.

 

에세이도 잘 쓰시지만 뭔가 특유의 주줄이 쓰는 작가님의 서술법이 매력있는... 작가 님은 소설을 매력적으로 쓰시는 분 같다.

상복이 많다는 건.. 그만한 능력이 있으신 것 같다.

 

비슷한 듯 뭔가 다른 이야기들... 앞으로도 더욱 성장하시고 좋은 글 많이 남겨주시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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