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아궁이에서 굴뚝까지는 
입에서 똥구멍까지의
길 

비좁고,
컴컴하고,
뜨겁고,
진절머리나며, 
시작과 끝이 오목한 길 

무엇이든지 그 길을 빠져나오려면
오장육부가 새카매지도록
속이 타야한다 

그래야 세상의 밑바닥에 닿는다, 겨우 

 

저 빈집의 굴뚝을 들여다보면
매캐한 슬픔이 타는 아궁이가 있을 것 같고, 아궁이 앞에 사타구니 벌리고 앉아 불을 지피는 여자가 있을 것 같고, 불꽃이 혀를 날름거리며 눈가의 주름을 핥을 것 같고, 아이들은 대여섯이나 바글바글 마루 끝에서 새처럼 울 것 같고, 여자는 아이들 입에 뜨신 밥알 들어가는 것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릴 것 같고, 

 

그러나 지금 굴뚝의 비애는
무너지지 않고 제 자지를 세우고 있다는 거 
 

쌀 안치는 소리,
끝없는 잉걸불의 열정,
환한 가난의 역사도
뱉고 토해낸 지 오래된
 

저 굴뚝은 사실 무너지기 위해
가까스로 서 있다 
삶에 그을린 병든 사내들이 
쿵, 하고 바닥에 누워
이 세상의 뒤쪽에서 술상 차리듯이
 

  

지난 며칠 내 속도 저 아궁이에서 굴뚝까지의 거리와 다르지 않았다. 아마도  삶의 구들장 어딘가로 매캐한 연기가 새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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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3-1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어릴 적 친구 시골집에 놀러갔다가 본 아궁이 생각이 나네요. 아궁이 냄새도 떠오르구요. 아궁이 안을 두려운 마음으로 들여다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음, 별일 없으시죠?

반딧불이 2011-03-11 12:12   좋아요 0 | URL
저는 거기 들여다보면 불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더라구요. 갑자기 고구마 구워먹고 싶다는 생각이...
저 잘 지내고 있어요. 후와님 글을 자주 읽을 수 있으면 더 잘 지낼 수 있을텐데요~
 

 

 

 

 

 

 

 

 

 

도끼/안도현 

 

도끼 한자루를 샀다
눈썹이 잘생긴 놈이다  

이 놈을 마루 밑에 밀어 넣어두고 누었더니 잠이 오지 않았다
나도 드디어 도끼를 가졌노라,
세상을 명쾌하게 두 쪽으로 가를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살아가다 내 정수리에 번갯불 같은 도끼날이 내려온다해도 이제는 피하지 않으라라, 생각하니
내 눈썹이 아프도록 행복하였다
 

장작을 패보겠다고 
이튿날 새벽, 잠을 깨자마자 도끼를 찾았다 
나무의 중심을 향해 내리치면 나무는 장작이 되고 장작은 불꽃이 되고 불꽃은 혀가 되고 혀는 뜨거움이 되고 뜨거움은 애욕이 되고 애욕은 고독이 되고
그리하여 고독하게 나는 장작을 패다가 가리라 싶었다 

도끼를 다룰 줄 모르는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옛적 아버지처럼 손바닥에 침을 한입 뱉고
균형을 읽지 않으려고 양발을 벌린 다음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도끼를 치켜들고는
(허공으로 치켜올려진 도끼는 구름의 안부와 별들의 소풍날짜를 잠깐 물어보았을 것이었다)
있는 힘을 다해 고요한 세상의 한가운데로
도끼를 힘껏 내리쳤다 

그러나 내 도끼는 
나무의 중심을 가르지 못하였다
장작을 패는 일이 빈번히 빗나가는 사랑하는 일과 같아서
독기 없는 도끼는 나처럼 비틀거렸다
 

 

 '나무는 장작이 되고 장작은 불꽃이 되고 불꽃은 혀가 되고 혀는 뜨거움이 되고 뜨거움은 애욕이 되고 애욕은 고독이 되'는 과정. 수많은 과정을 거쳤지만 나무는 결국 고독이 되었다. 나무와 고독은 한 족속이었구나.  

 백련사 마당에 빈가지를 허공에 뿌리처럼 박고 강진만을 내려다보는 배롱나무. 고독의 열매인 듯 붉은 입술을 열지 않는 동백에게 왜 마음이 끌렸는지 이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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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3-10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동백꽃 붉은 입술을 보러 가까운 곳이라도 찾아봐야겠어요.

반딧불이 2011-03-11 12:15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지난주말 백련사 동백은 아직 벙글기 직전이었어요. 다음 주 쯤이면 만개하지 않을까 싶어요. 봄맞이 환하게 하시길...
 

 

희랍어 원전을 번역했다는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감히 집어들었다. 생소한 어휘들이 난무하는 책을 무슨 소린지도 모르면서 한참을 읽었다. 그런데 도무지 이런식의 읽기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언제 어느 나라의 이야기인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았다. 뤼디아나 아이귑토스가 대체 어느나라를 말하는지, 크로이소스니 퀴로스, 캄뷔세스 등이 누구를 말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구글, 어스, 위키피디아를 검색하고, 스텔라노바 지구본, 지도책 등을 뒤지면서 책을 읽자니 진도도 안나가고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무엇보다도 오른쪽 엄지 손가락의 고생이 말이 아니어서 뒷목이 땡기는 것이 곧 마비증세가 올 조짐을 보인다. 집안꼴도 당연히 말이 아니다. 공부하는데서는 잔꾀를 부리지 않기로, 그저 무식한 방법이 최고라고 믿었지만 꼭 필요한 책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래서 동네 도서관에 가서 이것 저것을 뒤졌다.  개괄식 서가를 숨바꼭질하듯 돌아다니면서 한아름 책을 뽑아와 살피고 도움이 될만한 것을 찾아냈다. 우선 개괄서로는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가 내 수준에 딱 맞았다.  

 

 이 책은 고등학교 역사교사로 근무하던 지은이가 역사를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위해 이해하기 쉽고 상상력과 비판력을 키우게 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목차를 보니 꼭 나를 위해 쓴 책 같았다.  

나는 이 책에서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페르시아 전쟁에 관한 기술이고 이 전쟁에는 테르모필레 전투, 마라톤 전투, 살라미스 해전 등의 유명한 전투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영화 <300>과 마라톤 전투의 유래 등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서양사뿐만 아니라 동양의 <사기>에 관한 글도 신뢰할만 했다. 영화 <300>은 직장동료들에게 거의 끌려가다시피해서 본 영화였다. 내가 좋아하는 거의 다 벗은 멋진 남자들이 300명이나 나온다는 유혹에 못이기는 척 따라갔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나는 머리는 없고 힘만 센놈은 질색이야'라고 무식을 감추지 않았던 영화였다. 300명의 스파르타 군이 페르시아 군을 맞아  단 두 명만을 남기고 모두 죽었지만 승리했다고 하는데 중장보병이 어떻게 기병과 궁병으로 무장한 페르시아군을 무찌를 수 있었는지 궁금하기 짝이없다. 그래서 찾아든 것이 <전쟁의 역사>였다.   

 

                                                                              

이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모든 전쟁에 관해 기술한 책이다. 이 책에서 아테네의 중장보병이 무장한 페르시안아군을 어떻게 물리 칠 수 있었는지, 당시에 사용하던 방패는 어떻게 생겼는지, 아테네 군이 펼친 작전이랄 것도 없는 작전은 어떤 것이었는지, 지형은 어땠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불구경과 싸움구경을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실감했다. 교보문고에서 50%할인할 때 냉큼 사두었던 것을 요긴하게 쓰고 있다.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의 원제는 Technology in World History 이다. 우리말 제목만 보면 품격이 확 떨어지지만 시원시원한 도판과 연표, 지도 등 볼거리도 많고 내용도 충실한 책이다.   이책은 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진행되는 <강유원의 역사 고전강의>에서 소개받은 책이다.   강좌는 5분안에 모두 마감되어버려 나처럼 손이 게으른 사람은 언제나 놓치기 일쑤다. 트위터에 올라온 강의를 다운받아 듣고 있다. 강의를 듣다보면 도대체 이 사람의 지식의 깊이와 넓이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에 산 책중에 가장 크고 맘에 드는 책은 <지도로 보는 타임스 세계 역사>다. 동네에 커다란 서점이 있는데 이 서점에서는 중고책도 함께 판매한다. 재고도서도 많다. 이 책의 정가는 120000원인데 나는 포장도 뜯지 않은 새책을 거의 주워오다시피 했다. 자그마한 스텔라노바 지구본만 돌리다 이 책을 들여다보니 속이 여간 시원한 것이 아니다. 특히 페르시아제국이 어떻게 영토를 확장해 나갔는지, 전국토의 96%가 사막이고 나머지 4%중의 불과 2.6%만 밭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이집트의 나일강 등을 한눈에 보고나니 방석처럼 크고 벽돌처럼 무거운 이 책이 제 값 이상을 하는 것 같아 흐뭇하다.  

 

  

 

이것으로 헤로도토스를 읽는데 필요한 책은 대강 준비가 된 셈이다. 이제 읽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몇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칸타울레스니 귀게스니 하는 어디서 들어본 이름들이 나온다. 자기 아내를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착각했던 칸타울레스가 자신의 경호원 귀게스에게 아내의 알몸을 몰래 보여준다. 이것을 눈치챈 아내는 귀게스를 불러 네가 죽든지, 왕을 죽이고 왕이되던지 선택할 것을 강요한다. 당연히 귀게스는 왕을 죽이고 자신이 왕이 되었다.  

2010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다. 그의 책 <새엄마 찬양>의 두번째 이야기는 바로 이 리디아의 왕 칸타울레스의 이야기가 손가락이 오그라들만큼 야하고 실감나게 그려져있다.  그의 또 다른 책 <판탈레온과 특별 봉사대>의 판탈레온도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나오는 인물이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상상력의 보고라 할만 하다. 이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삼천포로 빠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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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2-26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마트폰과 트위터를 굉장히 학구적으로 이용하시는군요 ㅎㅎ
슬슬 제 이삭 줍기가 시작되는 느낌인데요^^

반딧불이 2011-02-28 00:28   좋아요 0 | URL
그래서 스마트폰 아닌가요? ㅋㅋ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는지 잘 몰라요. 언제 스마트 폰으로 할 수 있는 100가지..뭐 이런 페이퍼를 한번 만들어볼까봐요.

쭉정이만 줍게 되지 않으셔야 할텐데...제가 되려 걱정입니다.

blanca 2011-02-2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이님, 아아 이 페이퍼 너무 좋아요. 저도 후와님처럼 이삭 줍기를. 제 기억이 맞다면 <잉글리시페이션트>에서 남자 주인공이 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이 책을 마치 다이어리처럼 쓰거든요. 얼마나 좋았으면. 하지만 역시 그러한 책을 정복하는 일은 쉽지 않군요. 기대가 큽니다.

반딧불이 2011-02-28 00:31   좋아요 0 | URL
랄프파인즈가 들고다녔던 그 두툼한 수첩같은 것이 이 책이었군요? 제가 시도할 정도면 블랑카님이라면 누워서 잣죽먹기 일것 같은데요. 이참에 블랑카님도 한번 잡아보세요.

oren 2011-02-27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로도토스의『역사』는 저도 여러 사람들한테 '강추'하는 책이랍니다.

님의 글을 읽어보니 저도 『역사』라는 책을 읽을 때 다소 힘들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책의 중반부와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이 책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특히 테르모필레 전투에서의 레오니다스王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의 백미였던 것 같습니다.

헤로도토스라는 인물이 유난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또 한가지 측면은 그가 까마득한 옛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넓은 지역을 두루 여행했던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도 쉽사리 흉내내기 어려울 만큼 말입니다.

님께서 소개해 주신『전쟁의 역사』라는 책은 저도 작년에 구입만 해놓고 여태 읽어보지 못했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보게 되니 반갑군요.
* * *
『역사』에 대한 제 서평글 ☞ http://blog.aladin.co.kr/oren/1037919
레오니다스의 경우 ☞ http://blog.aladin.co.kr/oren/4297944

반딧불이 2011-02-28 00:37   좋아요 0 | URL
앞부분 시작할때만 좀 어려웠지 말씀처럼 정말 재미있어요. 저는 전투장면 보다도 옛도시들의 지리, 풍습같은 것이 훨씬 재미있네요.

사마천도 그렇고 헤로도토스도 그렇고 정말 여행을 많이 했죠? 교통수단도 없던 그 당시에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정말 놀랍더라구요.

좋은 참고자료를 알려주셨네요. 책읽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cyrus 2011-02-28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로도토스의 <역사>라는 책 한 권으로 이와 연관된 내용들을 찾아서 읽는 독서가
좋은거 같아요. 저도 아주 좋은 글의 이삭을 줍게 되었네요. ^^

반딧불이 2011-02-28 00:40   좋아요 0 | URL
한번에 쫘~악 읽을 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제가 워낙 아는게 없다보니 이렇게 유난을 떨어야 되네요. 쭉정이를 주우시더라도 너무 실망하지는 않으시길...

저는 cyrus를 영어식으로 사이러스라고 읽었는데 희랍어로 읽으면 키루스가 되네요. 페르시아제국 영토확장에 크게 기여한 키루스왕이 나와서 알았어요. 혹시 그 키루스왕을 본따서 만드신건가요?

파고세운닥나무 2011-03-0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쓰메 소세키의 <道草>가 <한눈 팔기>란 제목으로 문학동네에서 번역되었네요. 전엔 <노방초>로 번역되곤 했는데요.
저는 근래 철학 공부를 좀 하고 있어요. 전공한 문학과 역사, 철학이 가깝다지만 막상 공부하면 그렇지도 않은 듯 해요.
기다리는 봄이 아직 안 오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반딧불이 2011-03-03 19:23   좋아요 0 | URL
저는 道草를 '길위의 생'이라는 제목으로 이레에서 나온 걸로 읽었어요. 이전에 '한눈팔기'로 나왔었다고 하던데 재출간 되었나 싶네요. 읽을때는 별 재미가 없었는데 소세키를 생각할때마다 생각나요. 반가운 소식 고맙습니다.

두루두루 공부를 많이 하시네요. 문사철이 고루 어우러진 닥나무님의 글을 볼날이 저는 봄보다 더 기다려 지네요. 오던 봄이 얼기야 하겠습니까. 저도 닥나무님도 모든 사람이 기다릴때까지 기다렸다가 올모양입니다. 건강하시길...

파고세운닥나무 2011-03-03 15:29   좋아요 0 | URL
가야할 미국의 대학이 이제 거의 정해지는듯 합니다. 봄소식과 더불어 새삶의 시작 소식도 듣고 싶네요^^
건강을 빌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역시 '반딧불이'님의 건강을 빌어 드립니다!

반딧불이 2011-03-04 15:03   좋아요 0 | URL
어김없이 계절이 오듯이 뭔가 착착 진행되는 느낌이 들어요. 무리없이 진행되는 것 같아 섭섭하면서도 안심이 됩니다. 저야 비실거리기는 해도 골골팔십이라는 말에 기대어 살면 되구요. 닥나무님은 수술까지 하신 분이시니 각별히 유의하셔야죠. 체력이 있어야 공부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뵈어요.







 
인문/사회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 주세요.

 

  

굴원, 사마천, 이백, 두보, 구양수, 루쉰 등 교과서에서나 듣던 중국 문인들의 열전이다.  문인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이 궁금하다. 더구나 요즈음 거의 문학작품을 못보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문학사를 뒤흔들었던 시와 문장들이 영롱하다는 이 책에 급 호감이 간다. 

 

 

 

 

 

 

이 책의 저자는 역사학자다. 거시사든 미시사든 역사학자들의 시각에는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통시적 시각으로 예술을 바라보면 어떤 결론을 얻을 수 있을까.  왠지 도스토예프스기 평전이라는 이름으로 문학, 역사, 사상 등 여러 방면을 아우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지난달 선정된 리영희 선생의 평전을 읽었다. 평전의 많은 부분을 선생의 글을 인용하고 있었다. 작가가 견지하고 있는 큰 줄기를 따라가고자 함이었으리라. 서양에서 수입된 이론 용어에 기대지 않은 선생의 글을 다시 읽고 싶다. 

'리영희 사상의 정수와 빼어난 문장력과 문학성을 담지한 대표적인 명편들을' 골라내어  ‘산문선'이라 지은 이름에 기대어본다. 

 

 

 

 거실 화분에 심어둔 수선화와 석란에 꽃이 피었다.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마음, 피는 꽃과 처음 눈 맞추는 기쁨, 그 여린 꽃잎이 주는 애잔함. 피는 꽃만큼 사람의 마음을 순정하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석란이 피었다는 소식을 내게 전하는 남편과 나의 대화   
'꽃핀거 봤나?'
'응, 아까'  
'향기도 맡아봤어?'  
'향기 없던데...?" 
'향기 나는데, 아주 가느다란 향기가 나' 

'가느다란 향기라니'  공돌이의 입에서 어떻게 저렇게 시적인 단어가 나오는 건지 믿을 수 없었다. 꽃은 철근같은 남자도 부드럽게 만든다. 새봄 이 책 들고 산이며 들이며 싸다니며 꽃과 나무와 눈맞추고 싶다. 

 

최근 보고 있는 책들의 저자가 일본인인 경우가 많다. 인물에 관한 글도 일본학자의 것을 보고 있는데 사마천의 연구가인 하야시다 신노스케, 루쉰 연구자인 다케우치 요시미 등이다. 

이 책의 저자인 시즈미 마사시도 40여년 동안 도스토예프스키를 연구했다고 한다. 한 저자에게 평생을 바친 셈이다. 일생을 바칠만한 대상을 갖지 못했다는 것에서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나는 문학작품은 안내서 없이 바로 대면하기로 한 규칙을 두고 있지만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하지 않은 것들이라 하니 또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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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2-1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느다란 향기"라니...
시인이 따로 없네요. 두 분이 꽃 같습니다 ㅎㅎ^^

반딧불이 2011-02-17 00:29   좋아요 0 | URL
ㅋㅋ 이런 순간은 몇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서로 소 닭보듯 합니다.

cyrus 2011-02-16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을 감상하시는 두 분의 모습도 그렇고 시적인 표현을 사용하시는 남편분이 멋지십니다.
요즘은 은근히 <도스또예프스끼 평전>이 끌리네요.

반딧불이 2011-02-17 00:31   좋아요 0 | URL
멋지긴요. 분명히 어쩌다 실수로 나온 말일거에요.

도스토예프스키평전은 사이러스님 신간 페이퍼에서도 봤고 저도 궁금하던 참이었어요.

blanca 2011-02-16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느다란 향기! 근사해요. 안 그래도 도스또예프스키 저 책 표지 보고 궁금했는데 반딧불이님 읽으신다니 리뷰가 기다려집니다.

반딧불이 2011-02-17 00:32   좋아요 0 | URL
신간평가단에 선정이 되면 제가 먼저 읽을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블랑카님께서 먼저 읽으실것 같은걸요.

릴케 현상 2011-02-17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이 따로 없는 공돌이'랑 사시는군요^^ 부럽습니당. 충동질 당한 김에 중국문인열전을 구입해야겠습니다 감솨~

반딧불이 2011-02-17 11:20   좋아요 0 | URL
산책님이 문인열전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신간 평가단의 아무도 이 책에 주목하지 않아서 저도 곧 주문 넣어야할 것 같아요. 먼저 보시고 리뷰 올려주세요. 기대하고 있을께요.

꽃도둑 2011-02-17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이님 페이퍼 보다가 아차 싶네요.
리영희 산문선 [희망]을 추천에서 왜 누락시켰는지....ㅜ.ㅜ

반딧불이 2011-02-17 23:15   좋아요 0 | URL
ㅎㅎ 마감되기전에 어서 고치세요~ 꽃도둑님이 함께 하시면 선정될 확률이 좀 오르려나요?

광기 2011-02-17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다음 신간평가단에는 꼭신청해야겠어요!

반딧불이 2011-02-17 23:14   좋아요 0 | URL
다음에 신간평가된 되셔서 좋은 책 소개 많이 해주시기 바래요.
 

 


작년 9월부터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에 관한 책들을 훑어보았다. 대문자역사부터 미시사까지, 기원전 이야기부터 불과 30여 년 전의 푸코까지, 서양부터 동양까지 닥치는 대로 살폈다. 부분만을 본 것도 있고 전체를 통독한 경우도 있다. 적고 보니 양이 엄청난 듯 하지만 그렇다고 깊이까지 갖춘 것은 아니다. 내가 살펴본 것들은 다음과 같다.


『탐史』- 마리아 루시아G, 팔라레스 버크

『역사를 어떻게 쓰는가』부분 - 폴 벤느

『공산당 선언』』- 마르크스

『역사철학 강의』부분 -헤겔

『세계역사의 관찰』- 부르크 하르트

『반시대적 고찰』』부분 - 니체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발터 벤야민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장 폴 사르트르

『사기- 본기』- 사마천

『사기 - 세가』- 사마천

 헤겔의 역사철학 강의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들에 놀라워하며 바람든 풍선처럼 몸이 가벼웠다. 그런데 중간에 감기를 앓으면서 잠깐 쉬는 동안 나는 이러한 관점들로 내 삶을 바라보게 되었다. 감기가 몸살로 옮겨가면서 사나흘을 앓았다. 그러면서 지금 몸이 아픈 것은 바이러스나 육체적인 무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된 몸살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을 지나간 내 삶을 바라보는 망원경 혹은 현미경으로 사용했을 때, 나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내 마음의 반응과 맞닥뜨려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번 몸살은 역사를 공부하면서 내가 겪은 커다란 부작용이었던 셈이다. 

 거리를 두고 내가 나를 바라보았을 때 거기 오목렌즈에는 여우 한 마리가 있었다. 바람 부는 저물녘의 거리를 서성이는 털이 거친 여우 한 마리. 그것이 현재의 내 모습으로 부각되었다. 잘못 든 길도 다 지름길이라며 뻔뻔하리만큼 씩씩하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갑자기 방향을 잃어버린 듯 겁먹어 흔들리는 눈빛, 제 때 식사를 해보지 못한 듯 윤기 잃은 털. 의지할 짝도 없이 기운 빠지고 야윈 다리. 도대체 이런 자기 연민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삶을 위해 역사를 이용하기는커녕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들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인간은 천둥벌거숭이로 이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로 언제나 매순간 만들어져가야 하는 존재라는 사르트르와 성좌구조로서 역사를 바라보았던 벤야민이 결정적인 원인 제공자 같았다. 또 사기 본기의 책장을 넘기면서 한 행마다 사라지고 생겨나는 수많은 나라들, 그 매 순간마다 존재했었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간에 대한 연민까지 보태졌다. 

 
              

 

여기에 우주항공연구원과 천문대 등을 견학하면서 보고 느꼈던 외적인 요인들이 더해졌다. 천체망원경을 통해 바라본 목성은 서늘하게 아름다웠다. 내가 나이를 알 수 없는 북극성과 눈을 맞춘 것은 불과 1분도 되지 않았다. 그나마 그 빛은 북극성이 일주일전에 보내온 빛이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生도 내가 별들과 눈을 맞추는 시간과 다르지 않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인간의 삶이 이처럼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자들을 통해 수없이 읽고 들어왔다. 그러나 내 것이 되지 못하던 것들이 역사를 공부하면서 마음에 압정을 박듯 아프게 꽂혔다. 깨닫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진아에 다름 아니다. 
 

돌이켜보니 내 삶은 씁쓸한 발견의 역사였다. 아이들이 내 품을 벗어나자 알게 된 것이었으니 그 발견도 뒤늦은 것이었다. 첫 번째 발견은 내가 한 마리 자벌레와 같다는 것이었다. 나뭇가지와 똑같은 모습으로 나뭇가지에 붙어 그 나무의 생명을 빨아먹는 자벌레. 타인의 피로 생명을 유지하는 흡혈귀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발견이 곧바로 실천으로 옮겨가서 자벌레 같은 삶을 살지 않게 된다면 얼마나 좋으랴. 여전히 인간의 형상을 한 자벌레로 살아간다는 것. 매 순간 그것을 확인하면서 숨 쉬고 있다는 것. 씁쓸함은 발견에만 있지 않고 바로 여기에 있다.


자벌레

 

전셋집을 옮겨 앉을 때
꽃사과나무 한 그루 선물 받았네
볕 잘 드는 창가에 놓아두니
연두 빛 혀들의 수다는 즐거워
꽃 같은 사과 달릴 날 손꼽아 기다렸네

바람은 대추나무를 건너오며
가시를 세우는데
꽃 사과나무
어쩐 일인지 빛을 잃었네

짧아지는 겨울 해를 좇아 자리를 옮겨주어도
자꾸만 시들어가서
아주 죽어버린 것은 아닌지
아픈 가지 하나를 꺾으려다가
손가락 끝에 물컹!

가던 마음 저버리고
생생하게 전해져오는 음지의 탄력.
꽃 사과나무 시들어간 만큼
통통하게 살이 오른 벌레 한 마리 
나만큼이나 놀라
온 몸을 오그라뜨리며 나뒹구네  

어떤 보이지 않는 눈 있어
천연덕스레 나 꽃 사과나무였네
어디에도 몸 두지 못한 바람이
생의 흐린 창문을 세차게 흔드는 이 겨울날
마른 꽃 사과나무 가지 아래
온 몸 꿈틀거리며 몸부림치네 

 

언제나 사과가 문제였다. 아담과 이브에게도, 중력이 두 물체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뉴턴에게도, 백설 공주에게도, 한입 베어 먹힌 사과를 회사의 로고로 사용하는 스티븐 잡스에게도. 그놈의 사과가 문제였다. 사과나무 가지 아래서의 내 몸부림은 저들의 몹쓸 사과에 묻어가기로 하자.
또 하나의 발견은 내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면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울타리



어떤 이는 나를 보고 목련 같다 하고

어떤 이는 잠자리 날개 같다 했다 

또 어떤 이는 배추속잎 같다 했다

 

담장 없는 저 말의 울타리에 갇혀 살았다


사람들은 나를 목련처럼 환한 여자,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하고 여린 여자, 햇빛이나 바람 한 점 가까이 해 본적 없는 여자로 생각했다. 나는 내가 어떻게 그들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말처럼 살려고 노력했다. 남들의 말에 나는 자발적 복종을 하고 산 셈이다. 보이지 않게 강요된 삶을 사는 것이 최소한의 안정은 보장해주었지만 그 속에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이렇게 뒤늦은 씁쓸한 발견들은 여전히 발견으로만 남아있다. 씁쓸한 발견이나 후회의 역사를 쓰지 않고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한 삶의 역사를 쓸 수는 없는 걸까? 헤겔과 니체와 마르크스, 푸코(니체, 계보학, 역사)에게서는 알 수 없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열정은 내게 담뱃불의 온기만큼도 전염되지 않았다. 아마도 나는 살얼음이 낀 차가운 물의 사주를 타고난 나를 덥힐 만큼 그들 가까이 가지 못했을 것이다. 열정을 가진 학자들의 열정이 내 것이 아니었듯이 행복이나 기쁨 편에서 보면 나는 늘 이방인이었다는 것을 잊지 말기로 하자. 

 
       

 

사람들은 역사를 공부하면서 현재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고 힘을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사공부는 내게 힘이 되거나 봉사하기를 거부하고 몸살과 우울의 씨를 흩뿌리고 있다.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이 있다는 것을 배웠지만 어느 것 하나도 온전히 내 몫이 되지 못한 상태다. 그래도 끝까지 가보기로 하자. 우울에서 어떤 싹이 트고 어떤 꽃이 필지 못내 궁금하다. 언어로 남은 이 역사의 진창을 뒹굴다보면 바닥을 치고 솟아오를 날이 있다고 믿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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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1-02-01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이님, 그저 놀라울 따름이랍니다. 저는 저기에서 사르트르의 <말>만 읽어 봤어요. 역사를 공부하면서 느끼게 되는 그 어떤 처연한 느낌의 일부나마 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무수하게 죽고 죽어간 사람들을 보다 보면 일순 내 삶의 무의미성을 목격하게 되더라구요. 우울해질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느낌도 하나의 깨달음일 수도 있을까요? 명절 잘 보내세요, 반딧불이님.

반딧불이 2011-02-02 18:09   좋아요 0 | URL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통속적인 말이 제게도 해당되는 말이면 좋겠어요. 그래서 주어도 주어도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을 하나 갖게 된다면 그보다 더 큰 깨달음이 어디 또 있을라구요. 공감해주셔서 고마워요.
동양학에서는 새해의 기준일이 입춘이에요. 설날 다음날이 입춘이네요. 신묘년에 블랑카님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길 바래요.

스트레인지러브 2011-02-0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이님의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글 같습니다.
제가 읽어본 책은 공산당 선언과 사기 시리즈 밖에 없네요.
뭔가 깊은 의미를 주는 듯 하면서도 이해하기 위해선,
제가 좀 더 깊이가 쌓여야 할 것 같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반딧불이 2011-02-02 18:13   좋아요 0 | URL
마음님 오랜간만에 뵈요. 안녕하시지요? 뭐 깊은 의미 같은게 있을라구요. 그저 느끼는대로 적어봤어요.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고마워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cyrus 2011-02-0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사기, 사르트르, 벤야민, 헤겔,,, 서로 관련 없는 주제들을
함께 읽으면 미처 발견하지 못햇던 새로운 깨달음을 알게 되어서
좋은거 같아요 ^^ 반딧불이님이 소개하신 책들이 저에게는 아직
어렵지만 언젠가는 꼭 읽어보고 싶네요.
설 연휴 잘 보내시구요,, 명절 증후군 조심하세요 ^^

반딧불이 2011-02-02 18:17   좋아요 0 | URL
모두 다른 관점을 가졌지만 '역사'라는 주제로 한두릅으로 꿸 수 있는 학자들이에요. 혹시 나중에 역사 공부하실때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으네요. 사이러스님께 맛있는 음식과 휴식이 함께하는 연휴가 되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라로 2011-02-02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역사공부를 하면서 1]페이퍼는 어딨어요???
이 페이퍼를 읽기 전에 그것부터 읽으려고 했는데,,,찾아도 안 보임,,
일단 자야겠어요,,,,댓글로 알려주세요..담에.
설 명절 어찌 보내시는지 모르지만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요,,^^

반딧불이 2011-02-02 18:22   좋아요 0 | URL
별것도 아닌것을 찾아보시려고...이게 아마 찾으시려는 걸거에요.
http://blog.aladin.co.kr/734872133/4321436

저는 맏며느리에요. 제사 준비하느라 답이 늦었어요. 해든이가 한복을 입으면 그 얼굴이 귀공자처럼 빛날텐데요. 아직 형이입던 것이 많이 큰모양이에요?
또 제 염장을 지를만큼 가족들과 행복한 명절보내시기 바래요.

비로그인 2011-02-02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역사를 공부하시는 게 아니라 시간을 바라보는 시각 혹은 방법론을 깨치고 계시는군요. 결국 삶을 바라보는 방법론 혹은 삶을 견디는 방법론으로 이어지겠네요. 힘드시겠지만 충분히 앓으실 만하다고 말씀드리면 화내실까요? 아주 단단한 씨앗 하나를 품에 안으셨으니까요 ㅎㅎ 명절 잘 쇠세요^^

반딧불이 2011-02-02 18:26   좋아요 0 | URL
그냥 좀 알고싶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렸어요. 역사가 제 발등을 찍을 줄을 몰랐죠. 왜 발등은 항상 믿는 도끼에 찍히는 걸까요?

화가 나기는요. 저를 아주~ 많이 위로해주는 말씀인걸요. 혹시라도 나중에 그 씨앗에서 향기로운 꽃이 핀다면 후와님과 함께 나눌께요. 고맙습니다.

2011-02-02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이 2011-02-04 11:19   좋아요 0 | URL
명절때면 몸도 마음도 무거워지는 시람이 맏며느리일거에요 평안한명절 보내시기바래요ㅅ스마트폰으로 써보는 첫답글이에요 요거쓰는데 약5분 걸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