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창조를 위한 검은 잉크의 망치 (반딧불이 서재) &gt; 반딧불에 시 읽기</title><link>http://blog.aladin.co.kr/734872133/category/20959319</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나는 오직 내가 무지하다는 한 가지 일을 알고 있을 뿐이다.'</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15 May 2026 22:44:00 +0900</lastBuildDate><image><title>반딧불이</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34872133440438.jpg</url><link>http://blog.aladin.co.kr/734872133/category/20959319</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반딧불이</description></image><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대립적 충돌과 승화의 변증법 - [내 안으로 그대 속으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13289546</link><pubDate>Wed, 26 Jan 2022 17: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132895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215708&TPaperId=132895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599/8/coveroff/896021570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215708&TPaperId=132895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 안으로 그대 속으로</a><br/>김민서 지음 / 천년의시작 / 2021년 07월<br/></td></tr></table><br/><br>등단 13년 만에 첫 시집을 냈다.시집에 대해 하재봉 시인께서 리뷰를 쓴 것을 계간지를 통해서 알았다.기념삼아 스크랩 해두었던 것을 옮겨놓는다.<br>https://blog.naver.com/fireflybugs/222593566209<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599/8/cover150/896021570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5990896</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생명을 얻은 사물들 - [사물에 말 건네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13019072</link><pubDate>Thu, 14 Oct 2021 18: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1301907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737706&TPaperId=130190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5947/55/coveroff/k32273770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737706&TPaperId=1301907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물에 말 건네기</a><br/>박현수 지음 / 울력 / 2020년 12월<br/></td></tr></table><br/>주변에 온갖 사물들이 널려있다. 당장 내 책상 위에만 해도 커피잔, 마우스, 키보드, 모니터 두 대, 펜, 책 몇 권, 탁상달력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물건들은 책상이라는 공간을 점유하고 있으면서 각자의 쓸모를 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쓸모에 국한하지 않고 일일이 이것들에게 말을 건네고 쓸모의 뒷편까지 헤아린 시들을 만났다.​​마스크​​사람들은 낡은 풍금처럼 앓는다먼 곳에서 흘러온 바람이계절의 등뼈를 밟고 지나는 사이새된 소리만 새어나오는이비인후를 잠그고저마다 제 안의 열을 짚어본다지난 계절은 견디기 어려웠고삶은 증상도 없이다음 계절로 미루어졌다묵독(默讀)의 환절기가 일상이 된다 한들마스크의표정은 끝내 읽을 수 없다​낯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아니 코로나가 이렇게 장기화 되지 않았다면 마스크는 잠시 구하기 힘든 물건이 되었다가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졌을지 모른다. '삶은 증상도 없이/다음 계절로 미루어'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가. 그 오랜 기간동안 나는 마스크착용의  효과와 불편함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시인처럼 그런 쓸모의 영역을 벗어나 마스크에서 '낯선 시간이 다가오고'있다는 걸 예감하지 못했다.​​이 예언자를 보라-내비게이션 찬가​​참된 예언자가 나타났다목소리는 들리나그의 형상을 본 자는여인이 낳은 자 중에 없다고 한다막막한 길이 어디로 향할지,여정이 언제 끝날지 그는 알고 있다앞길에 시련이 있다고 할 때면반드시 시련이 있었고여정의 끝을 말할 때언제나 여정의 끝이 와 있었다​그의 예언이자주 바뀌다는 비난은참된 예언자라는 징표일 뿐그에게 미래는 굳은 돌덩이가 아니라말랑말랑한 찰흙덩이지금 빚는 이 손길에나중의 형상이 들어있으니 지금 여기가 미래의 막다른 길이다​이전에 왔던가짜 선시자들과 같지 아니 하니그는 미래를 팔아지금을 가난하게 하지 않으며내일의 채찍으로오늘을 후려치지도 않는다하나의 길만을 옳다고 하여다른 길을 악으로 만들지 않으며에둘러 말하여지상의 귀를 어지럽히지도 않는다​목소리는 있으나형상은 없는,참된 예언자가 이제야 왔다​​내비게이션은  뱃사람들의 항해술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나침반, 지도, 해도, 별자리 등을 이용해 물길을 가는 것이었을 것이다. 바다에서 사용되던 것이 요즈음은 땅을 점령했다. 내비게이션 없는 자동차를 보지 못했다.  내비게이션은 우주공간에 떠있는 무수한 인공위성을 이용한다. 지구 밖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내비게이션은 어쩌면 진정한 신의 눈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아무런 의심없이 내비가 안내해주는 대로 간다. 핸드폰을 사용하게 되자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모두 잊었다. 내비를 사용하면서 나는 길을 잃었다.  ​잃은 길을 알려주는 자, 종말을 예언하는 자들이 더러 있었다. 그들은 가짜 선지자로 판명되었으나 내비게이션은 절대 틀리지 않는 예언가다. '목소리는 있으나/형상은 없는,/참된 예언자가' 이끄는 대로 살아가면 된다. 가짜 선지자들처럼 내일을 빌미로 오늘을 재물로 바치지 않아도 된다.  내비게이션을 참된 예언자에 빗대어 전자기기가 이끄는대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비판하고 있는 이 시를 읽자 섬뜩해졌다.​​빛나는 책 - 스마트 폰​​빛나는 책을 읽는다, 당신들은무기질 질료로부터 태어나어둠 속에서도 스스로 빛을 내는 책흔들리는 지하철 속에옛 관리의 홀(笏)처럼 하나씩 들고 읽는다거룩한 이론에서부터가벼운 하소연까지노랫가락에서 움직이는 그림까지온갖 유희와 소문들이 화수분처럼 가득한 책사고전서의 서적을 다 넣어도오히려 자리가 남은 얇은 책단 한 권의 책을 읽는다, 당신들은어른에서부터 아이까지수불석권(手不釋券), 한시도 놓지 않는다​스스로 빛나지 않는,그래서 읽는 이의 내면에서빛을 낼 수밖에 없는,어두운 책을 들고 나는 흔들린다황혼을 가로질러 지하철은 터널로 들어선다​​이 시인을 처음 접한 건 시집 &lt;위험한 독서&gt;를 통해서였다. 진솔한 언어들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가족관계를 드러내는 시들에서는 애써 자신을 꾸미거나 숨지 않는 용기를 보았다. 책, 언어, 시 등에 관해 깊이 천착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책에 관한 시인의 생각은 이번 시집 역시 다르지 않다. '스마트 폰 = 빛나는 책 = 당신들 / 스스로 빛나지 않는 = 어두운 책 = 나'의 구도를 보며 쓸쓸했다.  터널로 들어서는 지하철에 서 있는 작고 단아한  모습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그래도 '읽는 이의 내면에서/빛을 낼' 책을 들고 있는 시인이, 시인의 시가 좋다. ​​시집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시집 속에는 온갖 사물들이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다. 호치키스, 우산, 탁상시계, 리모콘, 주전자, 옷걸이 등등. 바로 내 곁에 있는 이런 이름을 가진 사물이 가장 기본적인 쓸모를 벗어나 시인의 시집에서 시로 자리매김할 때는 어떤 모습을 갖추는지 살펴보는 것이 즐겁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5947/55/cover150/k32273770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9475516</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니 사랑해야하는 비극적 이유 - [이런 젠장 이런 것도 시가 되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12917260</link><pubDate>Sat, 04 Sep 2021 00: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1291726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732356&TPaperId=1291726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386/40/coveroff/k16273235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732356&TPaperId=1291726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런 젠장 이런 것도 시가 되네</a><br/>이동재 지음 / 황금알 / 2021년 06월<br/></td></tr></table><br/>제목으로 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니 사랑해야하는 비극적인 이유'는 뒷표지에 실린 오태환 시인의 글에서 인용했다.<br><br><br>시를 읽으면서 큰소리로 웃어본 적이 있었는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떠오르는 건 오탁번 선생님 뿐이다. 한국 역사를 돌이켜보면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독재체제, 산업화 등으로 연속되니 시는 당연히 진지하고 심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설사 웃음을 준다고 하더라도 그건 쓴 웃음일수밖에 없다. ​이동재 시인의 시를 읽을 때 처음엔 웃는다. 파안대소할 때도 많다. 그러다가 끝내 씁쓸해지고 만다. 이번 시집도 다르지 않았다. ​​시인의 술자리​김 이 박, 남자 시인 셋이서양꼬치를 안주로 술을 마시다가이 김형! 거, 양하고 해봤어?김 으-음, 박 양이나 김 양하고는 해봤지.박 이사람들 큰일 날 소리 하네.당신들도 유명해지려고 그래.그 노털상 후보처럼?김 그래, 우린 역시 양보다는 질이지!이 박 -!!​술자리에서의 농담을 그대로 옮긴 듯한 시를 보며 웃었다. 김, 박, 으로 표기된 시인이 누구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말장난에 술맛이 좀 돌았을까? 이동재 시인이 술을 무척 좋아한다는 소문을 들어봤지만, 취한 건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소설은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주인공의 불화를 다룬다. 시는 특히 서정시는 자기 자신과의 갈등을 다룬다. 그러나 시인이 다루는 자기 자신과의 갈등은 세계와 무관하지 않다. 아니 너무나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시인도 생활인이므로 가정, 직장, 출판, 문단, 정치, 사회 등등 다양한 접점을 갖는다. 이 모든 접점에서 시인은 예민하게 반응한다. 특히 이동재 시인은 이 세계에 대한  모든 불화를 좌절과 분노, 심하게는 자해와 자학으로 혹은 자기연민으로 표현했다.  ​이런 젠장, 어머니​이런 젠장막내아들 교수 만들고 큰 소리 좀 치려 했는데교수 되지마자 해직되고이런 젠장며느리 앞에 기 좀 펴나 했는데이런 젠장염치없어 기도 못 펴고이런 젠장짜장면 하나도 입에 들어가는 거 죄스러워이런 젠장집 한편 구석에  찌그러져 구십 평생이런 젠장조상님 뵐 면목 없어 일찍 세상도 못 뜨고이런 젠장널 낳고 내가 미역국도 못 먹었다이런 젠장뭔 놈의 세상이 이 모양이냐이런 젠장 할​​어머니를 화자로 한 이 시는 어머니의 입을 빌려 당신의 한 생을 요약하고 있다. 어머니에 대한 연민이 한 행을 차지하고 있는 '이런 젠장'이라는 혼잣말 속에 계속 포개지고 있는 느낌이다. ​​생활의 발견-장수시대​어떤 사람과 오십 년 넘게 한 집구석에서 부딪히고 말을 섞는다는 거 어느 순간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고 싶지 않고 수십억을 물려준다고 해도 듣기 싫고 무슨 말을 해도 넌더리가 나고 화가 나고 한 둥지에서 백세를 바라보고 부자가 함께 늙어간다는 거 하루에도 골백번 축복이었다가 저주였다가 네안데르탈인도 에렉투스도 사피엔스도 수만 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인류 최후의 축복이자 저주 유교의 효는 악마의 경전이거나 백세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한 집에서 삼대가 사대가 늙어가는 걸 경험해보지 못한 겨우 삼사십 년 살다간 인간들의 목가적인 주문일 뿐 무기력하게 태어나 무기력하게 늙어가며 외양간의 소가 돼간다는 거 누구의 어떤 말도 듣기 싫다는 거 그냥 화가 난다는 거​​​장수 시대​하루에도 골백번양아치모드에서 효자모드로잡년모드에서 효부모드로​아버님 어머님오래오래 사셔요​하루에도 또 수백번효자모드에서 양아치모드로효부모드에서 잡년모드로​꼰대들이 쓸데없이목숨만 길어져서 뭐해​​시인이 부모님을 모시고 한 집에서  사는 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젊은이들은 아기 낳을 생각을 안 하고, 노인은 과학의 힘을 빌려 점점 더 오래 살게 되는 사회가 되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같은 산아제한 표어들이 사방에 걸려있었다. 지금은 각 지자제에서 출산장려금을 엄청나게 높여놓고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노령인구, 이것 역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시인은  이 시 외에도  &lt;문제 부모&gt;, &lt;초고령 사회&gt; 등의 시에서 이같은 문제를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 시집에서 유난히 내 눈에 띈 것은 이렇게 가정의 단면을 거침없이 노출하면서 사회 문제를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me-too문제, 창비, 문지, 문동 등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는데 출산사의 거절 편지를 그대로 옮긴 &lt;출판 거절&gt;이라는 5편의 시 역시 눈여겨 보았다. ​근무일지​내가 시집이나 소설집을 낸다는 건언감생심 베스트셀러는 고사하고하찮은 상업적 유통도 아니고사소한 국가기록물을 생산하는 일꾸역꾸역 아무도 보지 않는시집을 내고 소설집을 내는 건그냥 이 세상 근무일지 같은 거​​마음 아픈 시다. 나는 근무태만이라 근무일지를 쓸 주제도 못 되지만, 시인의 일이 남일 같지 않다. 다음 생애는 저 남미의 어느 나라처럼 시인이 되면 문화부 장관도 시켜주고, 또 이름도 잊어버린 어느 나라처럼 평생 먹고 사는 걸 보장해주는 나라에 태어나시길 바란다. ​참고: 이 시집의 13쪽에 실린 &lt;취중작시&gt;에 내 이름이 나와서 당황했다. 몇년 전 송년회에 나갔던 날의 스캐치다.  송년회니 출판기념회니 하는 곳을 일 년에 두 번 정도는 갔었던 것 같다. 그렇게 멀리하던 이런 모임도 코로나 시대를 살다보니 그리운 풍경이 되었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7386/40/cover150/k16273235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3864030</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짝사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8536138</link><pubDate>Fri, 03 Jun 2016 01: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8536138</guid><description><![CDATA[짝사랑​​​&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이윤학​​둥근 소나무 도마 위에 꽂혀 있는 칼두툼한 도마에게도 입이 있었다악을 쓰며 조용히 다물고 있는 입빈틈없는 입의 힘이 칼을 물고 있었다.​생선의 배를 가르고창자를 꺼내고 오는 칼.목을 치고 몸을 토막 내고꼬치를 치고,지느러미를 다듬고 오는 칼.​그 순간마다 소나무 몸통은 날이 상하지 않도록칼을 받아주는 것이었다.​토막 난 생선들에게접시나 쟁반 역할을 하는 도마.둥글게 파여 품이 되는 도마.칼에게 모든 걸 맞추려는 도마.나이테를 잘게 끊어버리는 도마.​일을 마친 생선가게 여자는세제를 풀어 도마 위를물질로 닦고 있었다.​칼은 엎어놓은 도마 위에툭 튀어나온 배를 내놓고차갑고 뻣뻣하게 누워 있었다.​​​​떼어 낼래야 뗄 수 없는 칼과 도마의&nbsp;관계가 살벌하고도 극명하게 그려지고 있다. 금방이라도 싱싱한 고등어나 동태 한마리가 토막져 나올 것 같다. 그런데 제목이 '짝사랑'이라니!&nbsp; 그래, 영혼을 앗겨버린 사랑하는 자의 모습과 칼의 온갖 난도질을 다 받아주는 도마의 형상이 무어 다르랴.&nbsp; 사랑에서는&nbsp;여차하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기는 법. 가해자는 저렇게 '툭 튀어나온 배를 내놓고/차갑고 뻣뻣하게 누워'있고 피해자는 그 뻣뻣함뿐만 아니라 뻔뻔함까지도 고스란히 받아내야 한다. 도마에게서 &nbsp;밀당(밀고 당기는 법)을 모르는 불구의 짝사랑을&nbsp;본다. &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7889086</link><pubDate>Tue, 03 Nov 2015 13: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7889086</guid><description><![CDATA[&nbsp;&nbsp;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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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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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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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엄살 좀 부리지 마라. 어리광 좀 
부리지 마라,&nbsp;&nbsp;제발 징징거리지 좀 
마라. 청승 좀 떨지말라. 제발 좀 쪼잔하게 굴지 말라고 누군가에게 소리지르고 싶을 때 있다. 읽으면서 뜨끔 했다면 바로 당신이다. 읽으면서 
속이 후련했다면 또한 당신이다. 둘 다라면... 휴..바로 나다.]]></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고통의 역사/이현승</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7841002</link><pubDate>Sat, 10 Oct 2015 14: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7841002</guid><description><![CDATA[&nbsp;&nbsp;고통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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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이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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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쓰고 역기를 
들어 올리는 사람의 얼굴로
꽃은 핀다. 
실핏줄이 낱낱이 터진 얼굴로 아내는
산모휴게실에 혼자 
차갑게 식어 누워 있었다
​
죽자고 벌인 사투의 
끝은 죽음 같았다.
있는 힘을 다 
뽑아낸 몸은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뼈마디까지 낱낱이 
헤쳐진 몸으로 까맣게 가라앉았다.
​
백일홍 백일동안 
핀다고 누가 그랬나.
백일홍은 백일동안 
지는 꽃이다.
꽃은 떨어져 내려 
시나브로 색이 시들고
그 곁에서 매미가 
악을 쓰고 우는
백일은 얼마나 
긴가.
어혈이 빠지기도 
전에 다시 어혈을 입는
백일은 얼마나 
더딘가.
​
먼 바다는 아이들이 
가라앉아 아직 시퍼렇고
사람죽은 소리에 
질린 하늘 아래
백일동안 멍든 
얼굴로 누운 그늘을 보면서
생각한다. 용서가 
먼저인지 망각이 먼저인지.
견디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견딤에 
대해.
​
사람들이 곡기를 
끊고 시나브로 제 생을 말리는
이곳은 
어디인가.
죽은 사람이 떠나지 
못하는 세상은 구천 같다.
세월은 더 흘릴 
눈물도 없는 사람들을 울려서 눈물을 짜낸다.
사람이, 역기를 
들어 올리는 사람의 얼굴로 간신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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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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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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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현대시학 2014.10 - 
현대시학사 편집부 엮음/현대시학사(월간지)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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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편집주간이 
쓴&nbsp;권두시론의 제목이 '혁신호를 펴내며'다.&nbsp;&nbsp;어떤 혁신일까. 편집진과 표지가 모두 바뀌었다. 장기적인 기획도 보인다. 이번 혁신호에서는 
&lt;우리 시의 미래를 위한 제언&gt;이라는 제목의 기획특집을 꾸렸다. 평론가 및 시인들에게 몇가지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실었다. 그 
질문 중의 하나가 '좋은 시와 그렇지 못한 시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입니까?'다.&nbsp; 당연히 답은 모두 다르다.&nbsp;예술에 문학에 시에 어떤 정답이 
있으랴. 수학문제를 풀어 정답을 얻듯이&nbsp;&nbsp;시의&nbsp;답이 하나라면 어떻게 될까? 수학문제의 답이 하나이듯이&nbsp; 유일무이한 오직 한 작품만이 시로 
남게되나?&nbsp; 어쨌든 저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는 이현승 시인의 시를 꼽았다.&nbsp; 물론 현시시학 10월호에 실린 시 중에서 골랐다. 개인과 
공동체의&nbsp;문제가 하나로 여며지며 문장마다 콕콕 찍힌 마침표가 아프다. 시인의 환하고 선한 얼굴이 오버랩되면서.
​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인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10명중 두명이 이영광 시인을 꼽았다. 그의 첫시집을 만났을때 서점에서 선채로 통독하고는 다른 
책은 보지도 않고 사서 돌아와 며칠을 끼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두권의 시집을 더 내는동안 그는 한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내 
눈썰미가 대견하기도 하지만 '내 몸도 모르는 영역에 가서 낯선 말을 영접하는 모험'을 매편마다 감행하는 시인이 존경스럽다.
​
파장 짧은 햇살은 
시들어 가고, 차가운 바람은 목덜미를 파고들고, 초록이 지쳐가는 10월, 오후의 들길을 걷다가 울컥했다. 슬프다는 느낌도 들기전에 눈물부터 먼저 
차오르는 이 난관은 아마도 이 모든 사물들이 자아내는 분위기에서 나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었던 것 같다. 사적으로는 오감이 반응하면서 사회적 
일에서 똑같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부끄럽다.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688/54/cover/6000768568_2.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7841002</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그래도라는 섬이 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7247916</link><pubDate>Wed, 03 Dec 2014 00: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724791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19738&TPaperId=72479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173/1/coveroff/8954619738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
​
                  
김승희
​
​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매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 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밋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에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
​
​
​
​
​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고 한 시인이 있었다. 그 섬은 어떤 섬이었을까? 아마도 사람들이 쉬이 드나들지 못하는 섬이었을 것이다. 그 
섬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래도 였을 것이다. 이렇게써도 저렇게 써도 말장난 같은데 말장난으로 끝낼 수 없는 마음 아픈 섬.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도에 나도 가끔 슬픔의 닻을 달고 간다. 그래도에서 만나는 당신은 그래도 
다행이리라.
​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173/1/cover150/89546197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730159</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중국인 맹인 안마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7196413</link><pubDate>Fri, 07 Nov 2014 12: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7196413</guid><description><![CDATA[&nbsp;중국인 맹인 
안마사
​
​
                     
심재휘
​
​
상해의 변두리 시장 
뒷골목에
그의 가게가 
있다
​
하나뿐인 안마용 침상에는 
가을비가
아픈소리로 누워 
있다​
​
주렴 안쪽의 어둑한 나무 의자에 
곧게 앉아
한 가닥 한 
가닥
비의 상처들을 헤아리고 있는 맹인 
안마사
​
곧 가을비도 그치는 저녁이 
된다
​
간혹 처음 만나는 
뒷골목에도
지독하도록 낯익은 풍경이 
있으니
​
손으로 더듬어도 잘 만져지지 않는 
것들아
눈을 감아도 자꾸만 가늘어지는 
것들아
​
숨을 쉬면 결리는 나의 늑골 
어디쯤에
그의 가게가 
있다
​
​
​
지난 7월 마지막주를 방콕에서 
보냈다. 관광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태국엔 음식점 만큼이나 마사지 샵이 널려 있다. 그러나 시에서 보이는 풍경을 방콕에서는 보지 못했다. 
대부분 기업화 되어 있어 메머드급 건물 전체가 마사지샵인 곳도 있었다. 난생 처음, 남자의 손을 빌려 전신 오일 마사지를 받았다.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함께간 일행이 저녁마다 마사지를 예약해 놓는 바람에 살이 아프도록 마사지샵을 전전하다보니 맨처음 몸을 맡겼던 그 
마사지사가 새로새록 사무친다. 몸 구석구석에 젖어들던 지극한 정성. 내가 무슨 복을 지어 이런 황송한 손길의 마사지를 받았는가 싶다.  '숨을 
쉬면 결리는 나의 늑골 어디쯤에' 큰 빚이 있다.
​
​







 
 
 
 
 
 
 
 
 
 
 
중국인 맹인 안마사 - 
심재휘 지음/문예중앙
​]]></description><image><url>http://image.aladin.co.kr/product/4000/84/cover/8927805461_1.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7196413</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일흔 살의 인터뷰/천양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7075554</link><pubDate>Thu, 17 Jul 2014 12: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7075554</guid><description><![CDATA[&nbsp;일흔 살의 인터뷰​​​                    천양희​​나는 오늘 늦은 인터뷰를 했습니다세월은 피부의 주름살을 늘리고해는 서쪽으로 기울었습니다당신은 무엇이 되고 싶었냐고입술에 바다를 물고 그가 물었을 때나는 내가 되고 싶었다고 말하고 말았습니다노을이며 파도며다른 무엇인가 되고 싶었지만안타깝게도 늘 실패했거든요정열의 상실은 주름살을 늘리고서쪽은 노을로 물들었습니다당신은 어떻게 살았냐고해송을 붙들고 그가 물었을 때희망을 버리니까 살았다고 말하고 말았습니다내일에 속는 것보다세월에 속는 것이 나았거든요꽃을 보고 슬픔을 극복하겠다고기울어지는 해를 붙잡았습니다당신은 어느 때 우느냐고파도를 밀치며 그가 물었을 때행복을 알고도 가지지 못할 때 운다고 말하고 말았습니다보일까 말까 한 작은 간이역이 행복이었거든요일흔 살의 인터뷰를 마치며마흔살의 그가 말했습니다떨어진 꽃잎 앞에서도 배워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고참 좋은 인터뷰였다고​​​                                     &lt;현대시학&gt; 2014.7​​​시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또 거부할 수도 없다. '일흔'이라는 숫자가 믿기지 않아 확인해보니 시인이 1942년 출생이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나는 내가 되고 싶었다, 희망을 버리니까 살았다, 행복을 알고도 가지지 못할 때 운다." 일흔의 나이로 요약한 생이 담담한듯 하면서도 절절하다. 연을 나누지 않고 빼곡히 적은 형식이 목울대를 넘어오는 눈물을 꾸욱 꾸욱 누르고 있는 것 같다.   ​​​]]></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6294322</link><pubDate>Tue, 09 Apr 2013 01: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6294322</guid><description><![CDATA[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nbsp;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nbsp; <o:p></o:p>
&nbsp; <o:p></o:p>
송재학
&nbsp; <o:p></o:p>
&nbsp; <o:p></o:p>
&nbsp;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nbsp; <o:p></o:p>
홑치마 같은 풋잠에 기대었는데
&nbsp; <o:p></o:p>
치자향이 수로水路를 따라왔네
&nbsp; <o:p></o:p>
그는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nbsp; <o:p></o:p>
무덤가 술패랭이 분홍색처럼
&nbsp; <o:p></o:p>
저녁의 입구를 휘파람으로 막아주네
&nbsp; <o:p></o:p>
결코 눈뜨지 말라
&nbsp; <o:p></o:p>
지금 한쪽마저 봉인되어 밝음과 어둠이 뒤섞이는 이 숲은
&nbsp; <o:p></o:p>
나비 떼 가득한 옛날이 틀림없으니
&nbsp; <o:p></o:p>
나비 날개의 무늬 따라간다네
&nbsp; <o:p></o:p>
햇빛이 세운 기둥의 숫자만큼 미리 등불이 걸리네
&nbsp; <o:p></o:p>
눈 뜨면 여느 나비와 다름없이
&nbsp; <o:p></o:p>
그는 소리 내지 않고도 운다네
&nbsp; <o:p></o:p>
그가 내 얼굴 만질 때
&nbsp; <o:p></o:p>
나는 새순과 닮아서 그에게 발돋움하네
&nbsp; <o:p></o:p>
때로 뾰루지처럼 때로 갯버들처럼
&nbsp; <o:p></o:p>
&nbsp; <o:p></o:p>
&nbsp; <o:p></o:p>
&nbsp;<o:p></o:p>
&nbsp; <o:p></o:p>
홑치마 같은 풋잠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사람, 치자향을 흘리며 오는 사람, 그 사람은 눈뜨면 사라질 사람. '결코 눈뜨지 말라'에 이르러 절로 눈이 감기는 순간, 어디선가 흘러나오던 음악이 시에 포개어졌다. 반도네온이 애절하게 음을 끌고 가면 피아노가 스타카토로 뒤를 따랐다. 양철지붕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같은 피아노소리는 시 속의 꿈꾸는 어떤 이와 꿈속의 어떤 이를 어루만지듯 했다. 코끝이 찡하더니 눈시울이 수평선처럼 넘실거렸다. 나는 더 이상 시를 읽을 수 없었다. 눈물이 넘치지 않도록 급히 수습해야했으므로.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과 애틋한 시의 한가운데서 나는 수평저울처럼 떨었던 것도 같다. 음악의 제목도 내용도 모르는 채로 시간이 제법 흘렀다. 
&nbsp;
누군가와 춤을 추다가 이 곡을 다시 듣게 되었다. 몸과 마음에 나도 모르게 파동이 일었다. 음악의 제목을 알게 되었고, 아름다운 그는 내게 못 잊을 사람이 되었다. 음악의 제목은 Lagrimas Y Sonrisas. 슬픔과 기쁨 혹은 눈물과 미소라는 뜻인 것 같다.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음악과 시와 사람. 이 모든 것이 하나가 되었던 우연의 가면을 벗기면 필연의 맨 얼굴과 맞닥뜨릴 수 있을까
. 
http://youtu.be/m809ivwfgyI
&nbsp; 
음악을 들으면서 어디선가&nbsp;들었던 것 같은&nbsp;느낌, 하지만 그것이 영화였는지 클래식 음악이었는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오래 헤맸다. 결국 나는 영화도 클래식 음악도 모두 찾아냈다. 영화는 &lt;번지점프를 하다&gt;였고, 클래식 음악은 쇼스타코비치의&nbsp;왈츠였던 것.
&nbsp;
&nbsp;

&nbsp;
<o:p></o:p>]]></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한계령을 위한 연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6281510</link><pubDate>Wed, 03 Apr 2013 18: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6281510</guid><description><![CDATA[
한계령을 위한 연가
&nbsp;
&nbsp;
문정희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 둘 바를 모르리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용인문학 2012년 하반기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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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nbsp; <!-- Removed Tag Filtered (o:p) -->
영화 페인티드 베일은 섬머셋 모옴의 &lt;인생의 베일&gt;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사랑이 없으면서도 결혼을 선택한 여자, 그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노력으로 사랑을 얻으려는 무모한 남자의 이야기다. 불행을 잉태한 채 결혼한 아내는 곧 불륜을 출산한다. 아내의 출산을 조용히 받아들인 남편은 아내를 데리고 콜레라가 번지고 있는 중국의 오지 마을로 의료 봉사를 자청하여 떠난다. 부부간의 불화, 이질적인 문화의 충돌, 거기에 창궐하는 콜레라까지....... 불행의 한계령에서 그들이 선택한 자발적 고립은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될까? 그들은 서로에게서 없는 것만을 찾다가 마침내 한 생명을 불행의 제단에 바치고서야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게 된다. 이 영화는 무더운 여름의 중국 장가계가 배경이다. 인간의 근접을 사양한다는 듯 수직에 가까운 산봉우리들과 계곡을 흐르는 깊고 푸른 물이 음양의 조화는 이런 것이라는 듯 화면을 가득 채운다. 주인공들의 불화가 깊어질수록 자연은 상대적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영화 속의 그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갔다. 팔월의 무더위 속에서도 땀은커녕 서늘한 기운에 수시로 겉옷을 챙겨 입어야 했다. 그러나 그 인상 깊었던 풍경은 생각했던 것만큼 아름답지 않았다. 영화 속 풍경이 훨씬 아름다웠던 까닭은 비록 엇갈린 사랑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nbsp;
못 잊을 사람을 가진 시 속의 화자는 폭설에 갇히는 고립을 꿈꾼다. 발이 묶이고 동시에 운명이 묶이는. 한계령에서 만난 뜻밖의 폭설에서 화자는 상상의 한계령을 넘는다. 온통 흰 것뿐인 동화 속 나라가 공포의 나라로 변해도, 조난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리콥터가 나타나도, 포탄을 뿌려 살상을 일삼던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짐승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뿌리며 생명을 구하는 헬리콥터로 상황이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끝내 손 흔들지 않고 옷자락도 보이고 싶지 않다. 
&nbsp;
그것은 행복의 한계령에 갇히는 눈부신 고립! 차라리 구조되고 싶지 않은 사랑의 조난. 결과는 전혀 궁금하지 않다. 짧지만, 아니 짧아야 할 아름답고도 행복한 이 조난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일. 그건 나도 마찬가지. ‘못 잊을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나 역시 짧은 축복에 몸 둘 바를 모르겠지. 하지만 꼭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나는 마음 쓰지 않겠다. 아니 온 마음을 다해 미워하던 사람이라도 기꺼이 묶이겠다. 그리하여 인간의 몸을 빌어 잠시 왔다 가는 필멸의 생을 절감하기로 하자. 여력이 닿는다면 태양으로 향하는 창을 하나 내야지. 못 잊을 사람과 나는 세상의 볼록렌즈가 되어 빛을 수렴하겠지. 마음에 창궐하던 고드름도 녹이고 아마도 이 눈부신 고립으로 인해 한계령의 겨울도 녹아내리겠지....... 
&nbsp;
속절없는 꿈인 줄 알면서도 이런 감정은 피임하지 않기로 한다. 그건 어느 누구도 안부를 물어주지 않는 이 겨울을 견디는 셀프 힐링 프로젝트의 하나니까. 더불어 이것이 지도상의 한계령뿐만 아니라 생의 굽이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한계령을 넘을 때도 유효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것이 시인이 바라는 일이고 이 시를 쓴 이유이기도 할 테니까.&nbsp;
&nbsp;
《문학과 의식》 2013년 봄호&nbsp;
&nbsp;
&nbsp;
&nbsp;
<!-- Not Allowed Attribute Filtered ( href="popup_open('/shop/book/wletslookViewer.aspx?ISBN=8937461374',1240,850,true)") -->&nbsp; 
]]></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6062559</link><pubDate>Sun, 06 Jan 2013 23: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6062559</guid><description><![CDATA[&nbsp;
&nbsp;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 유홍준
&nbsp;
&nbsp;내 친구 재운이 마누라 정문순 씨가 낀 여성문화 동인 살류쥬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강정구 교수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어이쿠, 했다 나도 앉아서 오줌 눈지 벌써 몇 년, 제발 변기 밖으로 소변 좀 떨구지 말아요 아내의 지청구에, 제기랄 앉아 오줌 싸는 거 습관이 된 지 벌써 수삼 년, 날마다 변기에 걸터앉아서 나는 진화론을 곱씹는다. 이게 퇴화인가 진화인가 퇴행인가 진행인가 언젠가 여자들이 더 많은 모임에 가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박서영은 배를 잡고 웃고 강현덕은 그것이야말로 진화라고 웃지도 않고 천연덕스럽게 되받았다 역시 여자는 새침데기들이 더 무섭다 그건 그렇고 강정구 교수 전화번호라도 알아내어서 수다 좀 떨까 난 앉아서 오줌 싸니까 방귀가 잘 꾸어지던데, 낄낄낄 캑캑캑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끼리
&nbsp;
&nbsp;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상가에 모인 구두들』실천문학사&nbsp;

&nbsp;
&nbsp;
&nbsp;
&nbsp;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황정산
&nbsp;
&nbsp;
앉아서 오줌 누눈 남자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도 내가 앉아서 오줌 누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래야 환경과 여성을 모두 생각할 수 있는
완전 소중한 남자가 된단다.
유홍준이라는 잘나가는 이름을 가진 어떤 시인이
진보적이고 문제적인 강정구 교수를 언급하며 
자신들의 앉아 쏴!에 사회적 미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그래도 난 못한다.
내 핏속에 들어있는 단 한 방울의 기억 때문에라도
할&nbsp;수가 없다.
내 고조할아버지의 고조할아버지의 또 그 고조할아버지는
어디 풀숲에 서서 오줌을 갈기다
얼핏 풍기는 여인네의 비릿한 냄새에
제대로&nbsp;털지도 못하고 쫓아갔을 것이고
돌칼을 든, 그 고조할아버지의 고조할아버지는
짐승과 열매를 찾아 들판을 달리다
당당히 오줌을 지려 표식을 남겼을 것이다
오줌은 유랑의 기록이고 수컷의 운명이다.
라면 봉지에 떨어지는 오줌발 소리에
부르르 몸 떨며 즐거워하고
사람 없는 평일이면 산에 올라
봉우리마다 오줌 줄기를 날리기도 한다.
사랑하는 나의 여자여,
그대의 생활에 포섭되지 못하는&nbsp;
조금의 나를 남겨주면 안되겠니?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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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문학과 의식』 2012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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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앉아서 오줌누는 남자'라는 문구를 명함에 넣어다닌다는 공무원이 있다고 한다.&nbsp;앉아서 오줌 누는 것이 요즈음 예비 신혼부부의 新혼수 라는 신문기사 타이틀을 본 적도 있다. 일본남자의 40%는 앉아서 오줌을 눈다고 한다. 남자들이 서서 오줌 누는 것이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줄 몰랐다.
&nbsp;
앉아서&nbsp;오줌 누는 남자의 모습이 나는 잘 그려지지 않는다. 여자가 서서 오줌 누는 것만큼이나 불편할 것 같기도 하고 급한 나머지 서서 오줌 누는 것보다 더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nbsp;
&nbsp;
앉아서 오줌 누는 시인은 변기위에 마치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앉아있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것이 퇴화인지 진화인지, 퇴행인지 진행인지......
&nbsp;
아직 완소남이 되지 못한 서서 오줌누는 남자는 오줌 누는 행위에 동물성과 남성성을 부여한다. 그에게 앉아서 오줌 누는 행위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것으로 그도 완소남이 되고 있다. 완전 소외된 남자? 마지막 3행에서는 안타까움 마저 느껴진다.
&nbsp;
&nbsp;그런데 언제부터 남자는 서서, 여자는 앉아서 오줌을 누었을까? 태초부터? 갑자기 궁금해진다. 수다쟁이 헤로도토스는 아이귑토스(이집트)에 관해 자신이 보고 들은 것들을 기술하면서 아이귑토스의 기후가 특이하고 강이 다른 강과 다르듯이 아이귑토스인들의 풍속도 다른 민족의 그것과 정반대라는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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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귑토스에서는 여자들이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고 남자들은 집안에서 베를 짠다. 베를 짤 때 다른 민족들은 씨실을 위로 쳐 올리는데, 아이귑토스인들은 아래로 쳐 내린다. 짐을 남자들은 머리에 이는데, 여자들은 어깨에 멘다. 오줌은 여자들이 서서 누고, 남자들이 앉아서 눈다. 배변은 집 안에서 하고, 식사는 노상에서 한다.그들의 설명인즉 혐오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은 몰래 해야하고, 혐오스럽지 않은 일은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신들을 위해서든 여신들을 위해서든 사제직은 남자가 맡아 보아양 하고 여자가 맡으면 안 된다. 아들들은 싫으면 부모를 봉야하지 않아도 되지만, 딸들은 싫어도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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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헤로도토스의 역사』 182쪽&nbsp;
아이귑토스인들의 다른 풍속은 이것만이 아니다. 그들은 반죽은 발로 이기고, 진흙은 손으로 이기며, 똥도 손으로 수거한다. 그들은 할례를 받는데 그 목적이 청결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아이귑토스인들은 아름다움보다 청결함을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할례나 남자가 앉아서 오줌을 누는 행위가&nbsp;청결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건 이해가&nbsp;간다. 그런데&nbsp;여자들이 서서 오줌누는 것은 청결과 무슨 관계가 있나? 
&nbsp;
아이귑토스인이나 앉아서 오줌누는 남자들이나 모두 청결과 환경을 생각하는 지극한 마음을 가졌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명함에 문구를 새기고 돌릴만한 일인가? 
남자들이여, 서서 당당하게 오줌 눠라. 그리고 수컷임을 날마다 하루에 몇 번씩 확인하라. 하지만&nbsp;튄 오줌은 좀 씻어내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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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동행/김기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619937</link><pubDate>Mon, 14 May 2012 14: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619937</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541035&TPaperId=56199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1/73/coveroff/8993541035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nbsp;
동행/김기상
&nbsp;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nbsp; <o:p></o:p>
어디 갈 곳이 있어
칡넝쿨 바쁘게 허공을 기어오르는지
소나무는 알고 있었나
제가 일군 길을 내주었다
소나무가 죽고
칡넝쿨은 그만 길을 잃었다
치렁치렁 머리 풀고
가던 길을 되짚어 돌아와
정말 죽은 것이냐
뿌리 가까이 귀를 댄다
&nbsp; <o:p></o:p>
&nbsp; <o:p></o:p>
자기가 일군 길을 다른 사람에게 내주는 거 쉽지 않은 일이다. 칡넝쿨 때문에 소나무는 죽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길을 내주었던 소나무가 죽으면 길을 잃은 칡넝쿨은 다른 나무로 옮겨 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칡넝쿨은 ‘치렁치렁 머리 풀고/가던 길을 되짚어 돌아와 ’‘뿌리 가까이 귀를 대고’묻는다. ‘정말 죽은 것이냐’고.
시인은 인간중심주의의 사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칡넝쿨과 소나무 공생은 그래서 시인에게 보였던 걸까? 아니다. 시인에겐 인간이 동식물보다 우월하다는 의식이 없다. 그 겸손함이 이런 시를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인간이 사물과 분리되지 않았을 때, 즉 자연의 일부였을 때를 나카자와 신이치는 ‘대칭성의 사회’라 부른다. 칡넝쿨과 소나무의 동행. 그것을 지켜보는 시인이 공생하는 대칭성의 사회가 10줄 시로 형상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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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처럼&nbsp; 하얀 혹은 까만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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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새끼를 낳았다
어미의 가느다란 다리 사이로 빼꼼히 첫눈에 담았을 땅이
그를 받아낸 것이다
땅은 그랬을 것이다
정말 맘 푹 놓고 새끼는 나왔을 것이다
겨울의 언 땅인 줄도 모르고
김이 모락모락나는 몸을 무작정 던졌을 것이다
언 땅이 받쳐 든 새끼를 얼마나 부지런히 핥아댔는지
닳고 단 어미의 혀가 새끼의 까만 몸에서 반짝거린다
땅도 무던히 마음 졸였다보다 질펀하게 녹아있다
담장 옆 목련 꽃봉오리
보송보송한 털옷 한꺼풀 벗어주고.
&nbsp;
&nbsp;
엘리아데는 시간을 축적하는 삶이 아니라&nbsp;매번 갱신하는 삶을 '영원회귀'라 불렀다.&nbsp;원시인들은 카니발을 통해 자신의 과오를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새롭게 태어났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우주로부터 나왔다'를 살았다. 그것이 그들의 존재증명이었다. 인디언 세계에서 remember, 다시 멤버가 되는&nbsp;것은 다시 우주의 멤버가 되는 것을 의미했다.&nbsp;어미 염소와 새끼 염소 그리고&nbsp;맘을&nbsp;졸여 질펀하게 녹은 땅, 더불어 목련
이처럼&nbsp;아름답고 따스한 세계라니... 이곳에 수장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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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01/73/cover150/899354103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17337</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손이 닿지 않는 슬픔/이기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614092</link><pubDate>Thu, 10 May 2012 23: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61409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481261&TPaperId=56140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36/coveroff/8993481261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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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이기선
&nbsp;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nbsp; <o:p></o:p>
바다는 오랜 세월 모래밭을 일구었네
하루도 거르잖고 그 밭에 물 대었네
&nbsp; <o:p></o:p>
가슴 깊은 곳에서 곱게 바순 모래알들,
마음은 언제나 그 밭을 거닐었네
&nbsp; <o:p></o:p>
하얗게 부서지던 나날들이었네
기다리고 기다려도
푸른 싹 돋지 않는 세월이었네
&nbsp; <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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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물 붙기, 모래밭에 물대기, 지나온 시간들이 몽땅 이런 식이었다는 걸 깨달을 때가 있다. 아베 코보는 모래의 불모성이 물기 없음이 아니라 모래의 유동성에 있다고 했지만 불모를 견디는 자의 입장에서는 똑같다. 시인에게도 불모를 견디는 시간이 길었던 모양이다. 과거형의 시제에서 한시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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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36/cover150/899348126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3668</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수상한 폭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563096</link><pubDate>Thu, 12 Apr 2012 20: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563096</guid><description><![CDATA[&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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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nbsp;
수상한 폭포 
&nbsp;
&nbsp;
&nbsp;
맨처음 당신이 내게
폭포를 보여주었을 때
나는 절벽만을 보았어요
그 절벽 아래서
수상쩍은 여름을 보내고
나는 절벽의 고독을 보았어요
&nbsp;
절벽이란
세계를 향해 첫발을 대디딘 채
그대로 굳어버린
수직의 고독.
&nbsp;
계절은 깊어가고
깊어진 꼭 그만큼의 깊이로 다가선
당신의 절벽에서 마침내
나는 투신하는 물의
푸른 발목을 보았어요
&nbsp;
폭포란
고독의 차가운 입술을
혀가 온몸이 물이 핥고 가는 짧은 입맞춤.
&nbsp;
멍들어 절룩거리는
내 생의 발목을 쓰다듬는 당신
그 여름 장마 뒤의 폭포처럼
우리는 만났지만
정말 우리는 만났을까요?
&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징검돌을 놓으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523545</link><pubDate>Sun, 25 Mar 2012 14: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52354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3436&TPaperId=552354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541/51/coveroff/8936423436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nbsp;
&nbsp;
징검돌을 놓으며
&nbsp;
&nbsp;
물속에 돌을 내려놓았다
동쪽도 서쪽도 생겨난다
돌을 하나 더 내려놓았다
옆이 생겨난다
옆에 아직은 없는 옆이 생겨난다
눈썰미가 좋은 당신은
연이어 내려놓을 돌을 들어올릴 테지만
당신의 사랑은 몰아가는 것이지만
나는 그처럼 갈 수 없다
안목이여,
두번째 돌 위에 있게 해다오
근중한 여름을 내려놓으니
호리호리한 가을이 보인다
&nbsp;
&nbsp;
&nbsp;
&nbsp;
문태준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 시집의 제목이 '먼 곳'인데 시인은 세속과는 아주 먼 곳에 있는 듯하다. 인적없는 소나무 숲을 오래 걸어들어가서 만나는 사찰같다고 해야할까. 
&nbsp;
시인은 왜 세번째 돌을 놓을 수 없는가. 두번째 돌에 연이어 세번째 돌을 놓으면 중심이 생겨나고 주변이 생겨난다. 시인이 추구하는 것은 수평? 두번째 시집에 이어 수평에의 지향은 여전하다.&nbsp;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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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541/51/cover150/89364234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415103</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아들의 소장 도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513591</link><pubDate>Tue, 20 Mar 2012 22: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51359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601413&TPaperId=55135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92/96/coveroff/8991601413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nbsp;
아들의 소장 도서
&nbsp;
&nbsp;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아마존에서 살아남기
사막에서 살아남기
빙하에서 살아남기
화산에서 살아남기
초원에서 살아남기
바다에서 살아남기
시베리아에서 살아남기
동굴에서 살아남기
남극에서 살아남기
......
&nbsp;
&nbsp; - 사는 게 장난이 아닌가봐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내 생의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살아남았다. 만신창이가 된 심신으로 며칠을&nbsp;앓고 삭정이만 남았다. 정말 '사는 게 장난이 아니'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nbsp;어릴 때부터 저런 책을 읽었더라면 좀 덜했을까.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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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92/96/cover150/89916014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29612</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이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77797</link><pubDate>Wed, 07 Mar 2012 20: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77797</guid><description><![CDATA[&nbsp;
이랴/신원철
&nbsp;
&nbsp;
고조선 때쯤?
아사달 살던 암팡진 궁둥이의 여자
소를 몰고 산길을 홀로 걷고 있는데
도무지 소란 놈이 느릿느릿 말을 안 듣더란 말이지
화가 치민 여자
그놈을 번쩍 들어 머리에 이었단 말야
뾰족한 머리가 배를 깊이 치받으니
창자가 터질 지경이어서
눈물 콧물 흘리며 소가 애걸복걸 했다는군
그때부터 느릿느릿 제 버릇 나오면
&nbsp;
너 이놈 또 머리에 "이랴?"
&nbsp;
쪽진 머리, 목, 어깨, 허리, 작지만
딱 벌어진 궁둥이로
못난 역사를 떠받치고 온
&nbsp;
&nbsp;
&nbsp;
서걱거리는 삶을 다독이듯 봄비가 내렸다. 젖은 마음을 더이상 축축하게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nbsp;이 눅눅한 마음을 가볍게 해줄 즉각적인&nbsp;무언가를 찾게 된다.&nbsp;하이킥 몇 편을 다운 받아 보고 계간지를 펼쳤더니 이 시가 눈에 띄었다. '이랴'라는 말이 저렇게 생겨났구나. 
문태준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는 매일 게으른 내 손을 반성하면서, 또 어쩔 수 없다고 자위하면서 이 봄을 견디고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58776</link><pubDate>Thu, 01 Mar 2012 01: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58776</guid><description><![CDATA[&nbsp;
&nbsp;
봄/이성부
&nbsp;
&nbsp;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께우면
눈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nbsp;
&nbsp;
&nbsp;
3월이다. 기다리지 않았는데 시인의 부고 소식이 날아 들었다. 발인이 3월 1일이다.&nbsp;봄은 오고 시인은 가셨다. 가시는 길이지만 화창한 봄빛이 함께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명복을 빈다.
&nbsp;
게으른 봄이 드디어 오는가.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나의 봄도&nbsp;내게 한 소식을 전해왔다. 어딘가에서 한눈 팔다가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이제서야 온다.&nbsp;'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고 행여나 땡깡 부릴까 흘겨보지도 못하겠다.
&nbsp;
봄과 관련한 시어들이 눈에 띄는 건 내 마음의 반영인가.
&nbsp;
&nbsp;
&nbsp;
&nbsp;
벌판에 이르면/이성부
&nbsp;
&nbsp;
지나는 바람에게 말 걸고 싶어
벌판에 이르면 보이누나.
&nbsp;
매맞고 내려가서
부대끼고 부대끼다가
더 튼튼해진 몸 되어 달려오는
봄이 보이누나.
&nbsp;
아직 털스웨터 벗는 것도 잊어버린
노동에게,
눈곱 낀 줄도 모르고 세상 들여다보는
&nbsp;
뱀이나 개구리나 벌레들에게,
하나씩 입맞추면서
어깨 두드리면서,
&nbsp;
달려오는 봄 보이누나,
지친 사람들에게는 눈 바로 뜨고
정신 차리라 고함치는
봄이 보이누나.
&nbsp;
바로 세워야 하고,
터져 나올 것은 나와야 하는 
때가 보이는 구나.
&nbsp;
&nbsp;
&nbsp;
&nbsp;
혹독한 내 생의 겨울이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마구 달려오는 봄도 보고싶다. 그러나&nbsp;두 팔 벌리고 뛰어나가 맞이하지 않겠다. 벅찬 가슴 억누르고 반가워 저절로 나가는 손도 거두어 들이리라. 기다리는 내 맘 아시거든 머물만큼 머물다 가시라. 어느 곳에선가 또 누군가 간절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nbsp;
병이 사람을 낫게 한다는 믿음을 가진 시인이 있다. 오늘 그가 어제 썼다며&nbsp;보내온 시를&nbsp;읽고 코끝이 매웠다. 병이 시를 짓게 하고 시가 병을 낫게 하고, 병이 사람을 낫게 하는 거 맞다.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운명의 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46821</link><pubDate>Sat, 25 Feb 2012 00: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4682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21651&TPaperId=54468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800/10/coveroff/893202165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2545&TPaperId=54468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8/76/coveroff/8936422545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nbsp;
운명의 힘/권혁웅
&nbsp;
&nbsp;
&nbsp;
혈압이 길 가던 아버지를 불러 세웠다
골목에서 삥을 뜯던 불량배처럼
운명이 뒤에서 아버지 머리를 후려쳤다
나오면 백 원에 힌 대다,
주머니에서 정말로 동전들이 굴러 나왔다
&nbsp;
됐어, 이제 가 봐
운명은 너무 일찍 그를 귀가 시켰다
&nbsp;
스무 살 내가 골목에서 그녀와 동행할 때에도 
운명은 5센티 이내를 허락하지 않았다
손등이 두 번 스쳤을 뿐이다
닿을 수 없는 거리의 이름이 지척이었다
운명은 집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큰오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nbsp;
넌 뭐 하는 놈이냐?
운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nbsp;
할머니는 마루에 앉아 우아하게 담배를 피웠다
떨어진 재가 마루에 배광(背光)을 그렸다
성(聖)조모께서는 자세 한 번 고치지 않고
하루 종일 자리를 지켰다
운명이 주변에 운집(雲集)했다
&nbsp;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운명이 따라다니며 물었다 네가 모르는 곳으로 간다,
조모가 대답했다
&nbsp;
이불을 들추면 운명이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
얇게 코를 고는
그러다 볼륨을 확 높이고야마는
으이그, 내가 못 살아
&nbsp;
운명은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nbsp;
&nbsp;
&nbsp;
&nbsp;
운명은 아버지도 할머니도 나도&nbsp;&nbsp;비켜가지 않았다. 때로는 '골목에서&nbsp;삥을 뜯는 불량배'의 모습으로 &nbsp;때로는 초조하게 누이동생을 기다리는 큰오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또 운명은 제&nbsp;주인을 놓칠세라&nbsp;'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따라다니며 물었다. 놈은 늘 기다리고 있다. '으이구, 못살아'하는 말. 들리는 순간&nbsp; 덥친다.&nbsp; 당해본 사람만 안다. 생의 모퉁이에서 기다리다&nbsp;뒤통수를&nbsp;치는 운명에&nbsp;무릎&nbsp;꿇고 예의를 갖추기로&nbsp;한다.&nbsp;
&nbsp;
&nbsp;
시집을 읽는 내내&nbsp;&nbsp;무협시를 읽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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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8/76/cover150/893642254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87659</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병산서원에서 보내는 늦은 전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44748</link><pubDate>Fri, 24 Feb 2012 01: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44748</guid><description><![CDATA[&nbsp;
병산서원에서 보내는 늦은 전언/서안나
&nbsp;
&nbsp;
&nbsp;
지상에서 남은 일이란 한여름 팔작지붕 홑처마 그늘 따라 옮겨 앉는 일
&nbsp;
게으르게 손톱 발톱 깎아 목백일홍 아래 묻어주고 헛담배 피워 먼 산을
조금 어지럽히는 일 햇살에 다친 무량한 풍경 불러들여 입교당 찬 대청마루에
풋잠으로 함께 깃드는 일 담벼락에 어린 흙내 나는 당신을 자주 지우곤 했다
&nbsp;
하나와 둘 혹은 다시 하나가 되는 하회의 이치에 닿으면 나는 돌 틈을
맴돌고 당신은 당신으로 흐른다
&nbsp;
삼천 권 고서를 쌓아두고 만대루에서 강학(講學)하는 밤 내 몸은 차고
슬픈 뇌옥 나는 나를 달려나갈 수 없다
&nbsp;
늙은 정인의 이마가 물빛으로 차고 넘칠 즈음 흰 뼈 몇 개로 나는 절연의
문장 속에서 서늘해질 것이다 목백일홍 꽃잎 강물에 풀어쓰는 새벽의 늦은
전언 당신을 내려놓는 하심(下心)의 문장들이 다 젖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이 겨울의 송곳니를 하루하루 시(詩)에 기대어 견디고 있다.&nbsp;시 삼천 편이면 견딜 수 있을까? 시의 감옥에 드는 사치를 과연 삶이 내게 베풀어줄까? 삶은 비루하고 시는 슬프고 참으로 거룩한 밤이다. &nbsp;&nbsp;
&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31420</link><pubDate>Sat, 18 Feb 2012 13: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31420</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04420&TPaperId=543142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4/coveroff/8932004420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nbsp;
집
&nbsp;
&nbsp;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이성복
&nbsp;
&nbsp;
우리 육체의 집을 지어도 그 문가에서 서성거리는 것은
마음의 집이 멀리 있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의 집을 찾아
가도 그 문가에서 머뭇거리는 것은 우리가 집이라 부르는
그것도 제 집을 찾아 멀리 떠났기 때문이다
&nbsp;
우리 집은 비울수록 무겁고 다가갈수록 멀어라
&nbsp;
&nbsp;
&nbsp;
&nbsp;
집이 경매에 의해 남의 집이 되었다.&nbsp; 지난 12월이었다. 두 달을 주인의 얼굴도 모른 채 세도 안 내고 살았다. 며칠전 건장한 세 사내가 들이닥치더니 '부동산 인도 강제집행 예고'라고 적힌 종이 한 장을 주고 갔다. 23일. 흔히 말하는 집달리가 들이닥칠 예정이다. 
&nbsp;
그동안 읽던 책들이 길바닥에 패대기쳐질지도 모르겠다. 이제 내가 읽어야할 것은 책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당신'이라고 존칭을 써드려야할 '삶'을 읽어야 할 것이다. 행간마다 내 몸을 책갈피 삼아 꽂아 읽고 또 읽어야 하는, 나의 가장 적극적인 독법이 언제나 당당한 오독이 되는, 당신, 삶이라는 책.
&nbsp;
영혼의 집은 커녕 육체를 누일 집도 없이 떠돌아야 하는가. 세상 어디에도 마음 붙이 곳이 없다는 것이, 두 발을 가진 짐승이 갈 곳이 없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인간이란 영혼의 집이든 육체의 집이든, 그 집이 있든 없든,&nbsp;&nbsp;이 지구 위의 노숙자 아닌가.&nbsp;&nbsp;시인에게 '그 여름의&nbsp;끝'이 있었듯이&nbsp;이 혹독한 겨울을 '그 겨울의 끝'이라 말할 날이 있을 것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94/cover150/893200442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422</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옛날의 불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18862</link><pubDate>Mon, 13 Feb 2012 00: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1886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1751&TPaperId=541886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68/coveroff/893642175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0630X&TPaperId=541886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7/20/coveroff/893200630x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
&nbsp;
&nbsp;
&nbsp;
옛날의 불꽃/최영미
&nbsp;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nbsp; <o:p></o:p>
잠시 훔쳐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nbsp; <o:p></o:p>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nbsp; <o:p></o:p>
&nbsp; <o:p></o:p>
옛날의 불꽃/이성복
&nbsp; <o:p></o:p>
&nbsp; <o:p></o:p>
나뭇잎들이 마술의 동굴 입구처럼 나직이 드리워진 자리, 
터져 나오는 가슴을 동여맨 아가씨들이 키득거리며 사진을 찍는다 
날이 어두어서인지 가끔 플래시도 터지고, 
터질 때마다 튀어나오다 움칫거리는 젖가슴과 달라붙은 치마바지가
반질거리도록 팽팽한 엉덩이, 빳빳하다 못해 출렁거리며 강철 줄자처럼
휘어지는 허리의 탄성 앞에 나는 머뭇거린다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망설이는 동그란 눈의 꼬마처럼…… 
살모사 주둥이처럼 곤두선 저 힘 앞에선 모두가 옛날의 불꽃이다
&nbsp; <o:p></o:p>
&nbsp; <o:p></o:p>
이삿짐을 정리하다보니 오래 묵은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1976년도 발행 민음사 세계시인선 중의 하나가 『옛날의 불꽃』이라는 제목을 가진 미국 시인 로우웰의 시집이다. 정가가 500원이라 적혀있다. 기억을 더듬어 같은 제목을 가진 시들을 찾아보았다. 최영미 시인의 솔직함은 두 번째 시집에서도 여전 하구나. 문득 그녀의 '옛날의 불꽃'이 누구였는지 궁금해진다. 이성복 시인의 시는 네 번째 시집 『호랑가시나무의 기억』에 실려 있다. 1993년 발행이고 시인은 1952 년생이니 시인은 불혹을 갓 넘긴 나이다. 시인에게 ‘옛날’은 언제쯤일까?
시집 속에서 사진 두 장이 떨어져 나왔다.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동생과 함께 창덕궁에 갔었던 모양이다. 혼자 찍힌 내 모습을 보고 내가 놀랐다. 내가 이런 모습을 가졌던 적도 있었구나 싶었다. 오,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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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7/20/cover150/893200630x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2064</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상상력의 크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15211</link><pubDate>Fri, 10 Feb 2012 23: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41521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9452&TPaperId=54152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60/coveroff/893201945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nbsp;
&nbsp;
&nbsp;
이십억 광년의 고독&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nbsp;
&nbsp;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o:p></o:p>
인류는 작은 공(球)위에서
자고 일어나고 그리고 일하며
때로는 화성에 친구를 갖고 싶어 하기도 한다
&nbsp; <o:p></o:p>
화성인은 작은 공 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혹은 네리리 하고 키르르 하고 하라라 하고 있는지)
그러나 때때로 지구에 친구를 갖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것은 확실한 것이다
&nbsp; <o:p></o:p>
만유인력이란
서로를 끌어당기는 고독의 힘이다
&nbsp; <o:p></o:p>
우주는 일그러져 있다
따라서 모두는 서로를 원한다
&nbsp; <o:p></o:p>
우주는 점점 팽창해 간다
따라서 모두는 불안하다
&nbsp; <o:p></o:p>
이십억 광년의 고독에 
나는 갑자기 재채기를 했다
&nbsp;
&nbsp;
&nbsp; <o:p></o:p>
우주는 그 속의 질량과 에너지의 분포에 따라 휘어져 있다. 태양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졌다. 따라서 태양 주변의 시공간은 구부러져 있다. 그것의 형상은 마치 공중에 떠있는 그물 위에 볼링공을 올려놓은 것과 같다. 지구는 태양에 의해 휘어진 시공간의 굴곡을 따라 움직이므로 태양 주변에서 원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또 빅뱅이론에 의하면 우주는 점점 팽창해간다. 우주에 관한 책을 서너 권 읽고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의 전부다. 모두 만만찮은 분량에 만만찮은 내용이었다. 그러나 내가 깨달은 것은 아직도 나는 저 기원전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적 우주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중력이니 일반상대성이론이니 양자역학이니 초끈 이론이니 하는 단어들을 접할 때마다 내가 지금 어느 이름 없는 혹성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과학적 언어들에게 시달리다가도 이런 시를 만나면 피로가 싹 가신다. 만유인력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고독의 힘’이라니! 이십억 광년은 대체 어느 별에서 어느 별까지의 거리인가 나는 모른다. 우주가 점점 팽창해가다가 개구리 배처럼 터져버리든 말든 개의치 않겠다. 몇 권 분량의 과학책 내용을 단 한 줄로 정의해버린 시인에게 놀랄 뿐이다. 저 시적 정의 배후에 작동되고 있는 시인의 상상력의 크기가 다만 궁금하고 놀라울 뿐이다. 
&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60/cover150/893201945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16009</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시인이 되려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391708</link><pubDate>Wed, 01 Feb 2012 02:0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39170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2456&TPaperId=53917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5/85/coveroff/8936422456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nbsp;
시인이 되려면
&nbsp;
&nbsp;
&nbsp;
시인이 되려면
새벽하늘의 견명성(見明星)같이
밤에도 자지 않는 새같이
잘 때에도 눈뜨고 자는 물고기같이
몸 안에 얼음세포를 가진 나무같이
첫 꽃을 피우려고 25년 기다리는 사막만년청풀같이
1kg의 꿀을 위해 560만 송이의 꽃을 찾아가는 벌같이
성충이 되려고 25번 허물 벗는 하루살이같이
얼음구멍을 찾는 돌고래같이
하루에도 70만번씩 철썩이는 파도같이
&nbsp;
제 스스로 부르며 울어야 한다
&nbsp;
자신이 가장 쓸쓸하고 가난하고 높고 외로울 때
시인이 되는 것이다
&nbsp;
&nbsp;
&nbsp;
&nbsp;
시인의 말이 엄살로 느껴지지 않는다. '제 스스로를 부르며 울어야'하는...그리하여 그 슬픔의 살을 뚫고 나오는&nbsp;&nbsp;눈물의 뼈가 시로구나. 참으로 모질고 징한 과정을 거쳐 시인이 되면&nbsp;'시인은 시적으로 지상에 산다.'
&nbsp;
&nbsp;
&nbsp;
&nbsp;
시인은 시적으로 지상에 산다
&nbsp;
&nbsp;
&nbsp;
원고료도 주지 않는 잡지에 시를 주면서
정신이 밥 먹여주는 세상을 꿈꾸면서
아직도 빛나는 건 별과 시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제 숟가락으로 제 생을 파먹으면서
발 빠른 세상에서 게으름과 느림을 찬양하면서
냉정한 시에게 순정을 바치면서 운명을&nbsp;걸면서
아무나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하면서
새소리를 듣다가도 '오늘 아침 나는 책을 읽었다'고 책상을 치면서
시인은&nbsp;시적으로 지상에 산다
&nbsp;
시적인 삶에 대해 쓰고 있는 동안
어느 시인처럼 나도 무지하게 땀이 났다
&nbsp;
&nbsp;
&nbsp;
&nbsp;
그리고는 시인은 눈물처럼 맑은 시를 낳는다. 머금은 것이 오직&nbsp;슬픔이고 사랑이고나.
&nbsp;
&nbsp;
&nbsp;
&nbsp;
머금다
&nbsp;
&nbsp;
&nbsp;
거위눈별 물기 머금으니 비 오겠다
충동벌새 꿀 머금으니 꽃가루 옮기겠다
그늘나비 그늘 머금으니 장마지겠다
구름비나무 비구름 머금으니 장마지겠다
청미덩굴 서리 머금으니 붉은 열매 열겠다
&nbsp;
사랑을 머금은 자
이&nbsp;봄, 몸이 마르겠다
&nbsp;
&nbsp;
&nbsp;
마지막 남은 커피 한모금이나 머금을&nbsp;뿐인 범부인&nbsp;나는 우러르기도 가당찮구나.
&nbsp;
&nbsp;
&nbsp;
&nbsp;
 
&nbsp;&nbsp;&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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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nbsp;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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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5/85/cover150/893642245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58568</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장작을 패다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383392</link><pubDate>Sat, 28 Jan 2012 14: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38339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1913&TPaperId=53833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0/84/coveroff/8936421913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nbsp;
장작을 패다가
&nbsp;
&nbsp;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정호승
&nbsp;
&nbsp;
장작을 패다가
도끼로 발등을 찍어버렸다
피가 솟고
시퍼렇게 발등이 부어올랐으나
울지는 않았다
다만
도끼를 내려놓으면서
가을을 내려놓고
내 사랑을 내려놓았다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스산한 생의 가을과 사랑을 데우려고 시인은 장작을&nbsp;팼던가, 
그러다가 도끼로 발등을 찍었던가, 
비명은 커녕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던가, 
그리하여 가을도 사랑도 내려놓았던가.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nbsp;&nbsp;&nbsp;&nbsp;
 
 
&nbsp;
&nbsp;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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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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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p;
&nbsp;
&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0/84/cover150/89364219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8483</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아침이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379616</link><pubDate>Thu, 26 Jan 2012 20: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379616</guid><description><![CDATA[&nbsp;
&nbsp;
&nbsp;
&nbsp;
아침이면
&nbsp;
&nbsp;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김사인
&nbsp;
&nbsp;
&nbsp;
귀뚜리는 밤새도록 방 밖에서 울며
아침이면 가장 눈부신 소리의 보석을 낳는다
이슬이다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이슬이 귀뚜라미가 울며 낳은 보석인 줄 이제서야 알았다.&nbsp;
&nbsp;
&nbsp;
&nbsp;
&nbsp;]]></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상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5127156</link><pubDate>Fri, 07 Oct 2011 10: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5127156</guid><description><![CDATA[&#160;
<br />

상강<br />
<br />

<br />

<br />

<br />
<br />

천 리 너머 대륙의 북풍 <br />
<br />
큰 하품을 하자<br />
<br />
서리가<br />
<br />
겨울로 가는 지름길을 냈다<br />
<br />

내게로 오는 모든<br />
<br />
따스한 바람이 묶이고<br />
<br />
천지가 숙연하다<br />
<br />

다시 한 철<br />
<br />
외로움의 관절<br />
<br />
하얗게 <br />
<br />
삐걱이겠다&#160;&#160;&#160;
&#160;
&#160;




&#160;
&#160;
&#160;
새벽 두시, 잠들기 직전 쓰레기를 버리고 왔더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160;&#160;<br />
언제부터 날씨가 이렇게 추워진게냐. <br />
마음까지 춥지는 말아야 할텐데...&#160;<br />
구시렁거리며 절기를 보니 내일 모레가 한로, 24일이 상강이다.&#160;&#160;<br />
젠장,&#160;벌써부터 마음까지 상강이구나.&#160;
&#160;
&#160;
&#160;&#160;&#160;<br />
]]></description></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시인의 결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4622274</link><pubDate>Sat, 12 Mar 2011 00: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462227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753311&TPaperId=46222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3/91/coveroff/8970753311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3810102&TPaperId=46222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coveroff/8933810102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160;
강화도에서 혼자 살던 함민복 시인이 결혼을 했다. 그의 나이 50이다. 오금의 주름이 다림질로도 전혀 펴질 것 같지 않은 츄리닝 바지 입은 모습을 보다가 턱시도 차림의 모습을 보니 딴 사람같다. 다른 사람보다 많이 늦었지만 늦은만큼 그의 결혼생활이&#160;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160;&#160;
&#160;
자 위<br />
<br />
<br />
성기는 족보 쓰는 신성한 필기구다&#160;
낙서하지 말자, 다시는&#160;
&#160;
이미 오래전에 다짐했었지만, 이제 시인은 이런 시는 더 이상 쓰지 않을 것이다.&#160;&#160;결혼을 하지 않았을 때 시인은 이미 &lt;부부&gt;라는 시를 쓴 적이 있다.&#160;
&#160;
부부&#160;
&#160;
긴 상이 있다<br />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160;<br />
좁은 문이 나타나면<br />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br />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br />
걸음을 옮겨야 한다<br />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br />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br />
다 온 것 같다고<br />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br />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br />
한 발<br />
또 한 발&#160;
&#160;&#160;&#160;
부부가 어때야 하는지 이미 시인은 다 알고 있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160;다만 결혼 후에 시인의 시가 어떻게 변화할지 못내 궁금하다.
&nbsp;
&#160;결혼식 장면&#160;
&#160;&#160;
&nbsp;

&#160;&#160; 
&#160;&#160;
&#160;
&#160;
&#160;&#160;
&#160;
&#160;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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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1/5/cover150/893381010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0534</link></image></item><item><author>반딧불이</author><category>반딧불에 시 읽기</category><title>굴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4872133/4612088</link><pubDate>Wed, 09 Mar 2011 17: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4872133/4612088</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22391&TPaperId=46120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1/60/coveroff/8936422391_2.jpg" width="75" border="0"></a>&nbsp;<br/><br/>&#160;
굴뚝&#160;
&#160;
1&#160;
아궁이에서 굴뚝까지는&#160;<br />
입에서 똥구멍까지의<br />
길&#160;
비좁고,<br />
컴컴하고,<br />
뜨겁고,<br />
진절머리나며,&#160;<br />
시작과 끝이 오목한 길&#160;
무엇이든지 그 길을 빠져나오려면<br />
오장육부가 새카매지도록<br />
속이 타야한다&#160;
그래야 세상의 밑바닥에 닿는다, 겨우&#160;
&#160;
2&#160;
저 빈집의 굴뚝을 들여다보면<br />
매캐한 슬픔이 타는 아궁이가 있을 것 같고, 아궁이 앞에 사타구니 벌리고 앉아 불을 지피는 여자가 있을 것 같고, 불꽃이 혀를 날름거리며 눈가의 주름을 핥을 것 같고, 아이들은 대여섯이나 바글바글 마루 끝에서 새처럼 울 것 같고, 여자는 아이들 입에 뜨신 밥알 들어가는 것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릴 것 같고,&#160;
&#160;
3&#160;
그러나 지금 굴뚝의 비애는<br />
무너지지 않고 제 자지를 세우고 있다는 거&#160;<br />
&#160;
쌀 안치는 소리,<br />
끝없는 잉걸불의 열정,<br />
환한 가난의 역사도<br />
뱉고 토해낸 지 오래된<br />
&#160;
저 굴뚝은 사실 무너지기 위해<br />
가까스로 서 있다&#160;<br />
삶에 그을린 병든 사내들이&#160;<br />
쿵, 하고 바닥에 누워<br />
이 세상의 뒤쪽에서 술상 차리듯이&#160;
&#160;&#160;
지난 며칠 내 속도 저 아궁이에서 굴뚝까지의 거리와 다르지 않았다. 아마도&#160; 삶의 구들장 어딘가로 매캐한 연기가 새고 있을 것이다.&#160;&#160;

&#160;
&#160;
&#160;]]></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1/60/cover150/893642239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16085</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