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3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2010년 3월
장바구니담기


그가 용기를 내지 못했으므로, 용기를 내야 할 사람은 그녀였다. -61쪽

잠들 수 없으면서 스스로에게 움직임을 금하는 곳, 그곳이 부부 침실이다. -68쪽

실러는 분명 그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러나 가장 친하다는 말은 다른 모든 사람에 비해 더 친하다는 말일 뿐, 솔직히 말해서 그는 그들과 그리 친하지 않았다.
-134쪽

"연상의 여인이란 남자의 인생을 빛내는 자수정이야!"
-164쪽

아마 우리는 왜, 그리고 어떤점에서 우리가 타인들의 신경에 거슬리는지, 우리의 어떤 점이 그들에게 호감을 주며, 어떤 점이 우스꽝스러워 보이는지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우리 자신의 이미지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큰 미스터리인 것이다. -191쪽

랭보는 그들의 시인이었다. -332쪽

그녀는 동생을 선택하지 않았다. 동생의 모델이 될 생각도, 라이벌이 될 마음도 없었다. 동생은 귀의 생김새만큼이나 우연히 아녜스 삶에 주어졌다. 아녜스는 귀의 생김새를 선택하지 않은 만큼이나 동생을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일생 동안 이 우연의 난센스를 끌고 다녀야 한다. -352쪽

"사내란 어떤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면 간접적으로나마 그녀와 접촉하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하지. 멀리서나마 그녀의 세계를 접하고, 그 세계를 뒤흔들어 놓기 위해서 말이야. " -362쪽

사람은 나쁜 일을 당하면 그것을 타인에게 전가한다네. 바로 다툼이니 격투니 복수니 하는 것들일세. 하지만 약자는 나쁜 일을 당해도 그것을 남에게 전가할 힘이 없고, 그런 자신의 허약함이 또 그를 모욕하고 괴롭히며 그 앞에서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네. 자기 자신을 파괴함으로써만 자신의 허약함을 파괴할 수 있을 뿐이지. -38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 론리하트
너새네이얼 웨스트 지음, 이종인 옮김 / 마음산책 / 2002년 10월
품절


그녀는 때때로 그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가령 그녀가 그의 넥타이를 바로잡아줄 때, 그녀는 그 이상의 것을 바로잡아주는 듯했다. -3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프리카의 별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장바구니담기


부재하면서 온통 저 남자를 사로잡고 있는 건 누구일까.-9쪽

보라는 쪼그리고 앉아 고양이를 들여다본다. 자세히 보니 녀석의 털은 회색이다. 털의 끝부분에 암청색이 살짝 감돌 뿐이다. 이름 없는 녀석. 사실은 처음 만났던 날부터 얘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아롱이, 랄라, 파랑이... 몇 개의 이름을 떠올려보다가도 그 끝엔 늘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말아야 해. 이름을 부르던 것들과 헤어지는 일은 너무 힘들었다. 사람만이 아니라 장소들도. 눈을 감거나 때론 눈을 감지 않아도 떠오르는 얼굴들도. 이름이 없었다면 이렇게 쓰라리진 않겠지. 이 생각을 하면 꼭 울게 된다.
-71쪽

보라의 말이라면 지금 이해할 수 없다 하더라도 오래도록 생각해서 기어이 그 의미를 온전히 알아내고 싶다.
-118쪽

"나오미, 종교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고,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데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사람과도 사랑을 할 수 있는 걸까?"
말로 하다보내 꽤나 비극적인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오미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물론이지. 사랑이야말로 도저히 섞일 수 없는 영혼들마저 연결해줄 수 있는 유일하고도 신비한 감정이니까."
꿈꾸듯 속삭이는 걸 보니 몸만 의자에 앉혀두고 마음은 그사이 아주 먼 곳으로 달아난 지 오래다.
"그럼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어?"
"보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아침에 눈을 뜨면 알 수 있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막 뜨기 전, 맨 처음 떠오르는 얼굴이라면 그를 사랑하는 거란다. 사랑이 내 전부를 가득 채워버린 거지."
(중략)
"사랑은 언제까지 하는 거야? 나오미의 마지막 키스는 언제였는데?"
"사랑은 언제까지나 할 수 있는 거지. 마지막 키스라니. 그건, 아직 몰라." -200-20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갈라파고스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3년 7월
구판절판


어린 소년 시절 코호스에 살 때, 그리고 우리 소가족의 생활에서 긍지를 느낄 만한 것을 하나도 찾을 수 없던 시절에, 어머니는 내 몸 속에는 프랑스 귀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프랑스 혁명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필시 광대한 장원의 대저택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나는 독립선언서 서명자의 한 사람인 카터 블랙스턴과 외가 쪽으로 먼 친척이기도 했다. 당신 말씀이, 내 몸 속에 흐르고 있는 피를 생각해서 당당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때 타자기에 붙어 사는 아저비를 졸라대며 친가 쪽으로는 내가 어떤 피를 물려받았느냐고 여쭸다. 나는 당시 정자가 무엇인지 몰랐고, 그래서 오랫동안 당신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했다.
"얘야," 하며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넌 과단성 있고 재주 좋은 미세한 올챙이들의 오랜 혈통을 이어받았단다. 대대로 챔피언들이었지."
-133쪽

나는 약 반 년 동안 말뫼에서 용접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바이아 데다윈 호는 아직 내 도움이 필요할 정도까지는 형상을 갖추지 못하고 있엇다. 봄이 되어서야 나는 그 철제 처녀로 인해 말 그대로 머리가 어떻게 된다. 질문 하나. 봄에 머리가 어떻게 되지 않는 사람도 있는가? -3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굴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절판


범죄란 이런 것이다. 직접적인 피해자뿐 아니라 생각지 못한 곳까지 불행의 파문을 던져 수많은 소중한 것들을 짓밟는다. 사람을 울리고, 상처를 입히고, 사람의 일생을 망친다. 범인은 모른다. 평생 자신이 뿌린 독이나 가시에 대해 모른 채 태연자약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19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