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여인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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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이십대보다는 삼십대가 좋았고 삼십대보다는 사십대가 된 지금이 나쁘지 않다. 이유는 단 하나다. 연애감정에서 멀어졌다는 것. 그토록 막연하고 불안하고 죽을 것 같은 고통스런 감정들이 모두 다 연애감정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으련만 마음이 연애감정에서 멀어지자 자유로워졌다. 쓸쓸한 자유. 그 자유가 나쁘지 않다. 연애감정에서 멀어지고 나는 전공과는 상관없이 북 디자이너가 되었다. 일상에 집중했고, 어머니 생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주변 남자들의 진실과 위선을 과장 없이 바라볼 수 있었으며, 나보다 젊은 여자들이 부러움 없이 아름답게 보였으며, 사람들하고 제법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고, 여행지에서 전화통을 붙잡고 있는 대신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며 옛날 일을 떠올려도 웃을 수 있었다. 내게는 영원히 찾아올 것 같지 않았던 평화가 거기 있었다. 다시 한 사람을 향한 격정 속에 빠져서 매 순간을 휘둘리고 싶지 않다. 한 사람을 욕심내는 일은 격정만 주는 게 아니라 절망감을 함께 준다. 그래서 가차없이 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혀버리기도 한다. -231-232쪽

(이어서) 그 격정과 절망 속에 다시 나를 밀어 넣고 싶지 않았다. (단편, 모르는 여인들 中)-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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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사랑
세드릭 프레보 지음, 양영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5월
품절


나는 누군가와 커플을 이루어 사는 내 모습을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다. 상대방으로부터 무시당할까봐 두렵기도 하고, 숨이 막힐까봐 망설여지기도 한다. 사랑할수록 가까이 붙어 살지 않는 것이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진리다.-28쪽

맹세컨대, 정말로 사람은 나약해지면 끝장이다.-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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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낸시 휴스턴 지음, 손영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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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다시 군대로 돌아간다. 우리가 전쟁에서 지고 있고, 예수님이 살인하지 말라고 하셨는데도, 다른 독일 남자들처럼 아빠 역시 가능한 한 많은 러시아인을 죽여야 한다. 그런데 그게 혹시 예수님이 아니고 모세가 한 말인가? 할아버지는 선택의 여지없이 그저 죽이든지 죽든지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신다. 할아버지는 식전 기도를 할 때면 아빠와 로타르 오빠를 적으로부터 보호해달라고 하시는데, 그럴 때 러시아 사람들이 자기들의 아빠나 오빠를 보호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을 걸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그들이 말하는 적은 바로 우리일거고, 목사님이 교회에서 히틀러를 위해 기도하자고 하실 때, 러시아 교회에서도 사람들이 자기들의 지도자를 위해 기도할 텐데, 그럴 때 나는 가엾은 하나님이 구름 속에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모든 사람의 기도를 들어주려 하지만 불행히도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광경을 상상해본다.-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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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좋아한 적 없어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체스터 브라운 지음, 김영준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은 착각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에게 자신을 언제부터 사랑했느냐고 묻는다. 다아시는 이에 답하기를,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사랑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불쑥 찾아오기도 하고 혹은 서서히 찾아와있는데 불쑥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아, 이게 사랑이었구나, 하고. 그러나 간혹 어떤 사랑은, 착각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체스터의 사랑도 착각에서 온 것이리라. 글래머인 스카이와 들판에 엎어지고 나서, 그 후에 체스터는 매일 그녀를 꿈꾼다. 그녀의 벗은 모습을 혹은 그녀와 입맞추는 장면을. 체스터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부인하고 싶어질때도 있다.


캐리는 체스터를 아주 많이 좋아했다. 그런데 체스터는 캐리의 친구인 스카이에게 사랑 고백을 한다. 캐리는 아무렇지도 않은척하려고 하지만, 사실 그럴때 누구도 아무렇지도 않을 수는 없다. 캐리는 이제 체스터에게 말한다. 난 너 좋아한 적 없어!!



(손가락은 왜 튀어나왔니...)



사랑을 느끼는 아주 많은 순간들이 있다.


캐리는 체스터를 좋아하고 체스터는 스카이에게 사랑 고백을 했지만, 코니는 체스터의 좋은 친구다. 체스터는 코니와 함께 숨바꼭질을 하는 시간이 무척 좋다. 둘이 들판에 나란히 누워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이. 우리가 상대를 사랑한다고 느끼는 순간, 상대와 통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 온전히 상대를 이해하고 나 역시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 사이에 어떤 교감이 있었고, 그래서 우리가 특별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바로 이야기를 나눌 때가 아닐까.





사랑하는 순간에는 상대의 모든것이 아름답다.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자신은 보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에게 별 것 아닌 것들이 나에게는 새롭고 찬란하고 대단하다. 언니, 체스터도 알통이 있어, 체스터, 언니에게 보여줘봐. 언니는 그 작고 작은 알통 비스므레한 것을 보며(아, 메추리알 같은 알통!), 마지못해 외치는 말, 와-. 

언니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지 않아? 오,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보이는 저 작은 알통을 보고 그런 말을 하는거니.





시간은 흐르고 체스터는 이제 자신이 스카이를 그렇게까지 많이 좋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에게 무엇이 남아있는지, 자신이 할 수 있는건 무엇이고 할 수 없는건 무엇인지. 심부름도 한 번 해본적 없고 사랑한다고 다정하게 말해주지도 못했는데 엄마는 죽고, 체스터는 그렇게 커가고있다. 





『내 사랑 삼순이』였나, 오래전의 그 드라마에서 남자는 여자에게 가족 관계를 묻는다. 여자의 신상에 대한 걸 물을때 여자는 남자에게 말한다. 그런걸 왜 묻냐고, 그런걸 묻는건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거라고. 관심이 없다면 착각하게 하지 말라고.

이제 막 호감이 생긴 사람에게,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르는 감정이 싹 튼 상대에게, 그래서 욕심이 나는 상대에게 나는 무얼 물어보고 싶을까. 그리고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나는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무엇이냐고 물어볼 수도 있을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십 년쯤 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있고 싶은지 어디에 있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다. 칠 년뒤에도 나랑 알고 지내고 싶은지를 묻고 싶기도 하다. 어느때 행복한지 가장 간절히 바라는건 무엇인지도 물어보고 싶다. 내가 되고 싶은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말해주고 싶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그걸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그리고, 나한테 했던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는 하지 말라고도 말하고 싶다. 우리 둘이 나눈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떠벌리지 말라고도 말하고 싶다.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걸, 내게는 그렇다는 걸 말해주고도 싶다. 다른 여자들한테 잘해주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고, 그렇지만 결코 어떤 것들에 있어서만큼은 절대 다른 여자에게도 해서는 안된다고도 말하고 싶다. 나에게만 하는 얘기, 나에게만 하는 행동들 몇가지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는 착각을 하고, 사랑한 적 없다고 거짓말도 해보고, 이별을 경험하고, 나만 좋아할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 손을 잡고 걷는 걸 보기도 하면서 체스터는 이제 어른이 될 것이다. 


어른이 되는데 있어서 시행착오는 필수다. 사랑이라고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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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자의 문제

시오니즘(영어: Zionism히브리어: ציונות) 또는 시온주의(-主義)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적인 민족주의 운동이다.[1] 19세기말 시작되어 1948년 세계에서 유일한 현대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을 건국하는 데 성공했다. 유대인 국가라는 개념은 기원전 1200년에서 제2성전시대 사이 시작되었다.[2]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연결하는 종교적 전통에 토대를 두지만 현대 시온주의는 현세적이며 그 당시 유럽에 존재하던 반유대주의에 향한 반응으로 시작되었다.

지지자들은 시온주의를 ‘디아스포라 민족주의’라고 묘사하며 유대인들의 자결을 이루길 원하는 민족 해방운동으로 여긴다.[3][4] 시오니즘을 반대하는 이유들은 종교적인 이유에서 비윤리적이나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에서 온다.[5] 이스라엘이 건국되기전 인간의 손으로 이스라엘을 재탄생하는 것은 신을 향한 죄라고 생각하는 유대인도 있었다.[6] (출처: 위키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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