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수탕 선녀님 ㅣ 그림책이 참 좋아 7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 손잡고 함께 한 낡은 목욕탕 추억거리 [ 장수탕 선녀님/책읽는곰]

장수탕 선녀님
백희자 글, 그림/ 책읽는 곰(그림책이 참 좋아 시리즈07)
백희나 그림책추천,책읽는곰, 4-7세그림책추천,목욕탕에피소드
우리집 근처엔 참 옛날 온천 목욕탕이 그대로 있답니다.
노후된 목욕탕이지만, 사람들은 물 하나만 좋다고 찾아오기 일쑤지요.
날씨가 쌀쌀해지면 격주로 찾아 때빼고 광내는 목욕탕,
가까운 거리엔 불가마,찜질방등 우뚝 솟은 목욕 문화가 발달한 요즘 우리네 이야기.
그러고 보니 우리 꼬맹이에게도 목욕탕 이야기는 참 많네요.
시골 외할머니댁에 갈라치면,
증조할머니, 할머니, 엄마, 우리 꼬맹이까지 합세해서 목욕바구니 들고
털털털 거리면서 목욕탕으로 향할때도 여러번이예요.
"아~ 엄마 나 가기 싫은데...
나 아빠따라 갈거야~ 여긴 여자들만 가는 데라고..."
친구도 없겠다, 외삼촌도 없겠다... 나랑 놀아줄 사람도 없고, 답답하고...
엄마 따라 가자! 할머니 등도 밀어드리고, 맛있는 요구르트도 사줄게^^
꼬셔 꼬셔 노후된 시골 목욕탕을 찾을라 치면 투덜쟁이 델꼬가서 안심할 때가 많아요.
참 엄마에게도 어릴적 추억거리를 더듬어보면,
신학기 시즌, 겨울방학시즌에 한두번씩 꼭 가게되는 목욕탕이었는데...
이젠 목욕문화가 발전하다보니 작고 허름한 목욕탕은 잘 안가게 되더군요.

아~ 목욕탕은 언제나 훈훈한 우리네 정서를 반영하듯,
쌀쌀한 가을과 어울리는 그림책 한권을 만났어요.
그 유명한 아이 상상력의 바탕으로 그림책의 재미를 더한 백희나 작가님^^
백희나 작가님의 깨알같은 유머와, 상상으로 아이들에게 참 인기가 많죠.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내심 기대했는데.
첫 표지부터 깔깔깔 대박입니다.
엄마~ 이 할머니 왜그래? 깔깔깔 깔까라~~~~~~~~
뒤로 넘어진다. 아들아. 아서 아서!
선녀님이란 문구로 정말 늙으신 선녀님이 호로록 야구르를 쫍쫍 빨고 계시네요.
목욕 에피소드와 함께 엄마도 아이도 상상에 풍덩 빠져봅니다.

목욕합니다. 이른 새벽,
엄마 손잡고 눈꼽 떼고 아주 아주 오래된 목욕탕으로 향합니다.
어른은 4천원, 미취학아동은 3500원
엄마와 나 모두 얼마? 7500원이 되겠습니다.
엄마따라 갑갑한 목욕탕에 박박 미는 때는 그리 달갑지 않지만,
호로록 쫍쫍 야구르트 빠는 재미에 엄마 손잡고 가게 되는 목욕탕.
그 어찌 묵은 때 시원하게 빼러 간다는게 아이들에겐 공감의 대상일까요?
마냥 물이 좋아서 냉탕에 들어갔다, 온탕에 풍덩했다...ㅋㅋ
엄마는 열심히 때 불려 박박 밀고,
나는 냉탕에서 다이빙! 호콕!
풍덩풍덩 개헤험도 치고, 어푸어푸 물먹으며 국가대표 선수감처럼 물 이길 장사없어요.
헌데 빼꼼히 냉탕 바위에서 스윽 쳐다보는 저분은 누구인가요?
아웃포커싱 기법으로 아이에게 호기심을 유발시켜 줍니다.
누굴까 누굴까?ㅋㅋ
엥~ 이상한 할머니다.
몸도 쪼글쪼글, 겹으로 얼굴도 쪼글쪼글 탱탱...백발성성한 저 할머니는 바로...?
하하 바로 선녀와 나무꾼의 그 선녀님 이신가요?ㅋㅋ

선녀님의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도 듣고,
냉탕의 정신수양과 노는 법도 깨우치고,
꼬로록 꼬로록~ 덕지 어디갔니?ㅋㅋㅋ
보면 볼수록 엄마나 아이나 박장대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백년묵은 선녀님이 신기하게 발견한 저 한가지? 저게 도대체 뭐냐?
요구르트요?
요구룽?
엄마따라 온탕에 때 불려 때 빡빡 밀어 받게되는 시원하고 달코롬한 요구르트...
신기하게 바라본 요구르트 하나에 선녀님과 덕지 사이에 꽃피우는 정...
그렇게 맛있게 드실줄이야...

선녀님 따라 신나게 냉탕에서 물놀이했더니 그날 저녁 덕지는 열이 펄펄 끓고,
선녀님이 꿈속에 나타나 덕지의 열도 잠재우는 깨알같은 웃음을 자아내는 그림책.
함께 읽는 엄마는 옛 정감가는 우리들의 목욕탕 문화에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아이에겐 그야말로, 희뿌연 목욕탕 안개속에 정말 선녀님이 나타날까 하는 호기심에
입체적이고도 실감나는 표정과 모습으로 우리 아이의 목욕탕 추억거리를 선사해주었답니다.
"너? 정말 못봤어? 엄마는 그 희뿌연 안개속에 스윽 하고 나타나는 선녀님을 봤는데...
담에 아빠따라 가면 꼭 살펴봐, 저 뒤 안개 뒤에 혹시 선녀님이 계신가 하고 말야? "
호기심어린 뒷 담화와 장수탕 선녀님의 마력같은 매력있는 이야기...
우리네 사는 훈훈한 살가운 이야기,
낡고 허름한 목욕탕 이야기 일지언정,
어릴적 내 목욕탕 추억을 떠올리며 아이와 함께 웃음을 지어보고 싶은 그림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