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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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리 차일드 著
잭 리처 컬렉션 열 한번째 작품. 잭 리처의 헌병 특수부대 시절의 동료들이 뭉친다. 물론 그 이유는 동료의 죽음 때문이지만 혼자가 아닌 리처를 보는게 좋았다. 끝까지 지루할 틈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리처의 은행 잔고가 두둑해져 더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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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2-29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의 잭 리처 마니아 1위가 위태롭군요 ㅎㅎ

은하수 2024-02-29 10:46   좋아요 0 | URL
ㅎㅎ 설마요~~
ㅋㅋ
이제 4권인데요~~???
 
달까지 가자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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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실한 방법으로는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세태소설이라고 해야할까. 내 주위엔 코인과 이더리움 등등으로 손실나서 애써 모은 돈을, 혹은 은행 대출로 투자한 돈을 날린 사람 천지라 읽으며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잘 사는 세상은 그토록이나 어려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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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케이크의 맛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혜진 지음, 박혜진 그림 / 마음산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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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한 지점에서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고, 어디로, 어떻게, 얼마나 흐르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얼마든지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겠지만...... 난 그것이 왠지 와닿지가 않고 쓰다 만 것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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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라디오를 듣는데 오늘이 24 절기 중 두 번째 절기인 우수雨水라고 하던데 한자부터 벌써 물이 줄줄 흐른다. 오늘 출근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불편하고 으스스 춥게 느껴질지... 추위 많이 타는 우리 딸램도 출근 잘 했는지... 이런 생각 하다가 비는 내리지만 난 집안에 들어앉아 책 읽기 진짜 좋은 날씨라고 책상에 앉아 커피 마시며 생각했다. 눈을 들어 창밖을 보는데 이웃집 논에 빗물이 고여 있는 걸 보니 그것도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다. 작년엔 비가 덜와서 양수기로 하천에서 물을 퍼올려 모내기를 하던데 올핸 예년보다 비가 많이 내려 봄 가뭄 없이 지나가려는지...




지난 한 주간도 읽기에 매진하여 많이 읽으려 노력을 했다. 근데 난 빨리 읽어내는 스타일은 아니기도 하고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 못해 집중력이 흩어져 딴 짓 삼매경에도 자주 빠져서 이번 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다. 도서관에서 빌리고 오프라인 서점에서 사오고 알라딘에서도 사 모으고 책탑이 장난이 아니다. 정리 한 번 해볼까.

이럴 때 내가 애용하는 북플립 앱을 참고하면 간편하게 달력으로 독서 현황을 볼 수 있어 넘 편리하다.




#읽은 책















<THE LAST GIRL.>은 리뷰를 이미 썼고,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도 백자평 썼다. 썼나? 아리송...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 오에 겐자부로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은 <만엔 원년의 풋볼> 한 권 읽었지만 그의 활동이나 경력 등은 익히 알고 있었고 그가 일본의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우리 나라에 우호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작품으로는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 이 작품은 작가가 23세에 발표한 첫 소설이라는 소개를 접하고 읽어서인지도 모르지만 읽는 내내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23살에 이런 작품을 썼다구...! 와 이 사람 진짜 천재인가봐 이런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전율이 일었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문제를 일으켜 감화원에 보내진 15명의 소년들이다. 나이는 10대 초반부터 중반 정도까지 다양하다. 소설의 초반부는 이 청소년들이 태평양 전쟁 말기 미군의 공습을 피해 산골 마을로 소개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후반부는 산골 마을에 소개된 이후 폐쇄된 벽촌에서 전염병의 공포까지 감도는 가운데 전쟁 말기의 광기와 억압적인 어른들로부터 버려진다. 조선인 소년과 소녀, 일본군 탈영병, 그리고 소년들만이 남은 마을은 굶주림, 절망, 공포 속에서 어린 소년들의 생명력이 마구 표출되는 축제의 장이 펼쳐지지만 그 생활이 결코 길지는 못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결국 거짓으로 억압하려는 어른들에 동조하지 않음으로써 그곳으로부터 추방당한다. 이 힘차고 용기있는 소년의 앞날이 결코 희망적이지 않지만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된다.이 어린 소년들을 통해서 극한 상황에서 더 아름답게 피어나는, 그래서 더 깊어지는 인간애와 저항 의식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흰 옷을 입은 여인> 크리스티앙 보뱅

크리스티앙 보뱅의 책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가 그려 보여주는 에밀리 디킨슨의 삶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보뱅의 문장으로 디킨슨의 삶의 일화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작가의 전기문을 읽은 것보다 디킨슨을 더 이해하게 된 기분이 든다. 


  에밀리가 사는 고장의 경계는 그녀의 정원을 에워 싼 울타리이다. 울타리 너머는 외국, 즉 미국이다. 난폭하고도 순진한 나라. 그 짙푸른 하늘의 별들이 시민전쟁으로 빛을 잃을 위기에 처한 나라. 그러나 에밀리의 글엔 이 나라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 세계에 속해 있지 않으며, 전쟁도 평화도 원치 않는다. 그녀 스스로가 죽은 이들의 눈이 되어 만사를 응시하며 끝없는 경이에 사로잡힌다. (103쪽)



<식물들의 사생활> 이승우

솔직히 별 다섯을 주었고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리고 정희진 샘이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 가능성이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일 거라고 하셔서 읽긴 했지만 그건 잘 모르겠다.^^ 어이없는 환상으로 가득하고 결말도 납득이 안되지만 소설로서만 받아들이기로 하면 용인이 안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승우 작가의 책을 다시 읽을지는 미지수. 





##읽는 책

















<1945년 해방 직후사: 현대 한국의 원형> 정병준

학교를 졸업하고나면 공식적인 역사 공부는 사실상 막을 내린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굳이 관심이 있어서 관련 서적을 찾아 읽지 않는 한. 난 굳이 역사 분야의 책을 찾아 읽는 편이 아니다. 그러다 코로나 시국 때 다니던 직장이 멀리 이전을 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으며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그 시기에 공부를 해 볼 생각을 하게 됐는데 인강으로 학위 과정을 수강하는 것이었다. 기존에 학위가 있어서 1년이면 되더라는... 교필로 <한국 근현대사>를 들었는데 교과서 한 권으로 근현대사를 자세히 안다는 건 불가능.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이 <1945년 해방 직후사: 현대 한국의 원형>이다. 해방 직후 여운형으로부터 시작되는 건준활동부터 미군정하에서의 반탁운동까지의 기간이니까 그야말로 채 1 년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난 국내의 정세를 세세한 자료 조사를 통해 담고 있다. 이런 세세한 내용을 담은 책이라 몹시 지루할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고 여러 파벌들의 이해관계를 어느 정도는 유추해 볼 수 있어 해방 직후의 혼란상이 내 머리로도 충분히 그려진다는 점은 나도 의외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교과서에서 몇 줄의 언급으로 끝났던 사실들과 인물들의 이합집산의 양상들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점이라면 지금이나 그때나 우리 정치는 변한 게 없구나 하는 점???



<말, 살, 흙> 스테이시 앨러이모

여성주의 책 읽기에 적극 동참은 아니지만... 권해 주시는 책들 중에 끌리는 책들을 읽다보니 새로운 지식을 접하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어느 새 책장 한켠에 여성주의 도서들이 한 권, 두 권 모이고 있다. 그걸 보는 것도 재미지다. ㅎㅎ 다 읽은 건 아니라는 게 맹점. 지금 2장을 읽고 있는데  '1장 서론 ㅡ몸된 자연'이 너무 어려워서 2/3쯤 읽다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원래 이런 책은 1장, 혹은 서론, 서문이 가장 어렵더라는... 2장을 읽다 보니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이 책 전반에 해당될 듯). 이 책의 제목에도 언급이 되어있지만 우리 몸(살)과 환경, 자연(흙)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 결코 독립적일 수 없다는 것을 작품(말)으로 설명해주는데 ... 어쩜 아는 작품이 하나도 없어... 검색을 해보니 다시 <말, 살, 흙>으로 돌아온다. 그나마 뤼케이서의 시詩는 제시되어 있어 이해하기 좀 나을지도... 다른 수 많은 작가들의 작품은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다. 다 읽을 수 있을까???






















<청부살인자의 성모> 페르난도 바예호

청부살인자와 성모라니...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 있을 수 있을까. 이 두 단어는 콜롬비아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당신들에게는 청부 살인자가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가 없어. 아마도 우리 할아버지는 그런 설명을 요구할 테지만,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셨어. 불쌍한 우리 할아버지는 고가 철도가 무엇인지, 청부 살인자들이 누구인지 알지도 못한 채, 빅토리아 담배를 피우며 세상을 떠났어. ... ... 할아버지, 혹시라도 영원의 또 다른 끝에서 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나는 청부 살인자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어요. 그건 위탁받아 살인하는 아주 젊은 청년이에요. 심지어 어린아이일 때도 있어요. 그럼 다 큰 남자들은 아닐까? 그래. 청부 살인자들은 일반적으로 어른 남자들이 아니야. 여기서 청부 살인자들은 십 대 아이이거나 아주 젊은 청년이야. 열두 살, 열다섯 살, 아무리 많아도 열일곱 살을 넘지는 않아. 나의 유일한 사랑인 알렉시스처럼 말이야. ..."(10~11쪽)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의 이권 다툼으로 서로 죽고 죽이는 세상에서 청부 살인자들을 고용하였고 그것이 나중에는 아주 어린 아이들까지 고용하여 청부살인을 저지르게 하는 세상으로 변모한 오늘날 작가의 조국을 절망적인 필치로 그려나간다. 이 곳에서의 죽음이란 너무도 쉽게 일어나는 일상적인 일이어서 그 누구도 막으려는 시도는 하지 못한다. 서로 죽이고 죽고 결국 모두가 죽고 마는 폭력의 굴레에 갇힌 콜롬비아의 현대사에 분노하게 된다. 



<메이크 미> 리 차일드

잭 리처 컬렉션. 열심히 읽고 있다. 이 달에 잭 리처 3 권째, 한 권 더 빌려 왔기 때문에 다 읽는다면 4 권째 책까지 읽게 되는 거다. 다 읽을 수 있을 거다. 아직 2월이 열흘 정도 남았으므로^^



<핀치콘티니가의 정원> 조르조 바사니

도서관 갔다 눈에 띄어 빌려왔다. 시작만 해놓고 읽지는 못하고 있지만 곧 다시 읽을 수 있을 터.

  "파시즘 광풍이 휘몰아치던 그곳 페라라에서 '철 없는 사랑의 푸르른 낙원'(보들레르)이자 '수정의 벽'(바사니)처럼 반짝이던 박동하는 젊음의 녹음 속으로 피신한 '나'의 기억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천국은 우리가 상실한 천국일 뿐'(프루스트)인 이 세계에 대한 한 편의 비극적이고도 찬란한 우화." 

책 뒷 표지에 이런 문구가... 이러니 어찌 빌리지 않을 수 있으랴.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마거릿 렌클

하나의 챕터가 한 페이지나 길어야 두 세 페이지여서 그냥 펼쳐서 슥... 읽기 좋아 야금야금 읽고 있다.

아름다운 책이다.




###읽을 책

큰일 났다. 너무 많다. 언제 다 읽을까 모르겠다!

이러니 내가 리뷰를 안 쓰려고 하는 거다. 시간을 너무 잡아 먹네 ㅠ.ㅠ

<메이크 미> 읽었으면 백 쪽 이상 나갔을테고 <1945년 해방 직후사> 매일 50쪽 읽기도 끝냈을텐데...

흠... 고민된다... 그만 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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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백제인 2024-02-19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하수님이 권하는 책 정말 유용합니다

은하수 2024-02-20 06:49   좋아요 0 | URL
네~~ 다행이네요^^
읽을책 고르실때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호시우행 2024-02-20 0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살,흙> 구매하려 햇는데, 구매를 고민하게 만드네요. 구매햇다가 읽기 힘들어 중도 포기했던 책들이 여럿 있어서 말이죠.ㅠㅠ

은하수 2024-02-20 06:51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이 책 도서관에 있더군요. 저도 상호대차 신청해놓고 기다리다 구입했는데 .. 초금 후회가 되네요. 근데 끝까지 읽어보고 싶어요^^

호시우행 2024-02-20 0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서관에 신청해봐야 겠네요.ㅎㅎ
 
더 라스트 걸 -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의 전쟁, 폭력 그리고 여성 이야기
나디아 무라드 지음, 제나 크라제스키 엮음, 공경희 옮김, 아말 클루니 서문 / 북트리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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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티빙 오리지널 들어갔다가 빠져서 넋 놓고 보게 된 드라마가 신세경, 조정석 배우 주연의 <세작, 매혹된 자들>이다. 아직 드라마가 완결된 건 아니지만 10 화까지 많은 횟수가 나와 있었고, 거기다 주연인 두 배우야 말할 것도 없이 믿보배인지라 완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책도 읽는 둥 마는 둥 마구마구 정주행해서 이틀 만에 10 화를 다 보고야 말았다. 넘 재밌어서 다음 편은 언제 나오나 목이 빠지게 생겼다. ㅠㅠ



드라마의 배경은 조선인 듯 하지만 실제 역사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허구의 세계.

요즘은 현실 세계에서도 전쟁이 끊이지 않고 계속 되고 있고 드라마에서도 청나라와의 관계에 있어서 전쟁과 사대의 정치 상황은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한다. 드라마의 줄거리를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지만 1화 시작 부분에서 이미 조선은 청나라와의 전쟁에 패해 왕(이 선)이 굴욕의 화친을 당하고, 우리의 남주인 진안 대군은 볼모로, 백성들은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가게 된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할 것인데 병자호란과 소현세자, 봉림대군이 청나라에 볼모로 갔던 역사적 사실이 떠오르고 드라마가 전개되는 과정에서는 배 다른 형인 왕(이 선)을 독살하고 왕위에 올랐다는 소문이 세간에 도는 것을 보면 이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을 여럿 차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여러 복선을 깔고 있으니 이래저래 갈등 상황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거기다 예쁜 신세경(강희수) 배우는 남장까지 하고 있다. 아니... 남장을 해도 그렇게 자그마하니 절세미인인데... 아무리 봐도 남자는 아니고만... 왜 아무도 못 알아보는 걸까 의아하다는... ㅋㅋ



아무튼 이 말을 하려던 건 아니고 강희수 그녀는 영의정 강항순의 금지옥엽 고명딸로서 바둑을 기가 막히게 잘 두는데, 남장을 하고 내기 바둑을 두어 이기고 받은 바둑판을 팔아 돈을 모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간 여인들의 속환금으로 사용을 하려 한다. 이러한 사실을 다 알고 도와주는 친구가 있었으니 바로 환향녀(還鄕女) 기생 홍장이다. 

속환은 돈을 주고 포로를 사 온다는 것이고 환향녀는 고향으로 돌아온 여자라는 뜻이지만 이들이 병자호란이 끝나고 볼모로 끌려갔다 "돌아온 여인"이라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홍장은 원래는 양반집 규수이지만 볼모로 끌려갔다 돌아왔고 집 안에서 버림을 받았기에 자진해 기녀가 되었다. 병든 부모님을 극진히 모셨고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 하였지만 오라비에게 모진 수모를 당하고 남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다. 당시에 홍장과 같은 환향녀들의 수가 수십 만에 달하였으며 극히 일부는 돌아왔지만 양반집 규수들은 속환금이 비쌌고 돌아온다고 해도 버림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타국에서 죽거나 목숨을 끊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기생 홍장의 인생은 한마디로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 왕을 비롯한 조정의 대소 신료 놈들, 그녀를 타국에 볼모로 뺏긴 집 안의 한심한 남자 놈들, 그리고 특히 돌아와서도 핍박을 잊지 않는 '유현보'라는 개놈식히 오라비 놈! 때문에 말로 다 못할 고난을 받았다는 것이고, 거기다 가당치 않은 역모에 가담했다는 누명까지 쓰고 불귀의 객이 된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차라리 환향하지 말고 청나라에서 죽는게 나았다는 논리가 성립할 만하다. 환향하였지만 고향은 그녀를 반겨주지도 집을 내어주지도 위로하고 보듬어주지도 않았다. 이 부분이 나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는 거다.



그런데 이 환향녀 홍장(거기에 덧붙여 위안부 할머니들까지...)의 이야기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러한 사실이 보편성을 띄고 만연해 있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은 우리 여자들뿐인 것일까. 얼마 전 읽었던 <THE LAST GIRL>을 쓴 나디아 무라드를 비롯한 이라크 소수민족의 여인들도 ISIS(2003년 국제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이라크 하부 조직에서 출발해,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시리아로 거점을 옮겨 활동하였으며 세력을 넓혔다. 급진 수니파 무장 단체로, 집단 학살과 잔인한 테러를 일삼았다. ISIS는 IS(Islamic State)가 그들 스스로 국가 수립을 선언하기 이전의 이름이다. 2019년 현재 IS는 대부분 와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의 포로가 되어 성폭력을 당하고 성 노예가 되어 이 남자 저 남자에게 돌려지다가 천신만고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집 안의 남자들에게 버려지고 혹은 '명예살인'이라는 이름으로 목숨을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돌아가기를 주저한다. 그러니까 이들 역시 그들의 잘못으로 포로가 되고 강간을 당하고 팔리고 다시 팔리는 과정을 반복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가부장제 하에서 여성으로서 엄마로서의 소임을 다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 몸이 더럽혀진다는 그 끔찍한 현실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가부장제 하의 힘없는 여성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그 책임과 고통은 왜 언제나 아직까지 여성의 몫이어야 하는가. 왜 그들은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가. 




나디아 무라드는 이라크 북쪽 지역 '코초'라는 작은 '야지디'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야지디' 부족은 자신들만의 종교인 '야지디'로 인해 붙은 이름인데 이슬람 국가인 이라크에서도 소외되고 상대적으로 보호받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이 지역은 수니파 아랍족과 시아파 아랍족 사이에 끼어 있어 양 진영으로부터 끊임없는 회유와 압박을 받는다. 그러던 중 2014년 ISIS(수니파)가 나디아의 고향인 코초 마을을 공격하였고, 21세의 학생이었던 그녀의 삶은 그야말로 산산이 부서졌다. 그녀의 6명의 오빠들과 어머니, 어린 사촌들은 끌려가 총살 당하고 묻혔으며, 나디아 자신, 부족의 젊은 여자들, 언니들은 ISIS의 대원에서 대원에게로 넘겨지면서 강간 당하고 폭행에 시달렸으며 담뱃불로 지져지고 채찍질 당하는 등의 폭력에 노출되면서 잔인하게 정복 당했다. 그들에게는 '야지디'라는 종교가 있었지만 ISIS에게 당하는 내내 '더러운 불신자'라는 모욕적인 말들을 들었다. ISIS는 이렇게 포로로 잡은 여성들을 시장에서 혹은 페이스북을 통해 수없이 거래하였고 나디아도 이 여성들 중의 한 명이다. 21세기 이 문명의 세계에서 너무도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이들의 만행은 '여자 포로와 노예는 재산에 불과하므로 사거나 팔거나 선물하는 게 가능하다'는 악의적인 논리를 당연시하도록 세뇌시키고 있는데 이는  ISIS의「포로와 노예 포획에 대한 질문과 응답」이라는 그들이 만들어 배부한 소책자에 문답 형식으로 나와있다. 실제로 이러한 책자를 읽고 ISIS에 동조하는 남자들이 있었다.(우리나라 고등학생도 IS에 입대하기 위해 출국한 적이 있지 않았는가!)  '야지디'라는 이름의 부족이자 종교를 가진 '야지디 나디아 무라드'를 비롯한 부족의 여인들은, 경전이 없는 쿠르드어를 쓰는 불신자들일 뿐이며 단지 이슬람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예로 삼는 것이 율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론에 따라 종교재판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전쟁 포로 여성들을 강간하고 폭행하고 죽이고 엄마와 아이들을 분리시켜 사고 팔고 노예화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율법이라면 이러한 종교는 우리 인간 사회에 왜 있어야 하는가. 이러한 종교가 없어도 적어도 이보다는 더, 충분히 인간답게 잘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은데...



다행히 나디아는 그녀를 돕는 천사 쿠르디스탄 아자위(아자위는 야지디와 오랜 친분이 있는 부족이란다. 이라크에 자신들만의 종교를 가진 소수민족이 많다는 것을 이 책을 읽어 알게 되었다. 소중한 경험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족, 그리고 고향을 잠시 떠나 있었던 덕분에 목숨을 건진 오빠 헤즈니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다. 그녀는 탈출 후에 여러 기회를 통하여 ISIS의 만행을 고발하였고 UN 안전보장이사회에 출석하여 증언하였다.  전쟁과 무력 분쟁의 무기로서의 성폭력 근절을 위하여 헌신한 공로로 2018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인권 변호사 아말 클루니는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디아는 침묵을 거부했다. 인생이 그녀에게 준 고아, 성폭행 피해자, 노예, 난민의 꼬리표를 거부했다. 그 대신 새 꼬리표를 만들어 냈다. 생존자, 야지디 지도자, 여성의 대변자, 노벨 평화상 지명자, UN 친선 대사. 이제는 저술가."  




2017년 5월 말, 그녀의 고향 코초가 ISIS의 관할에서 해방되었고 전투를 피해 먼 길을 돌아 고향 마을에 찾아갔지만 학교의 지붕은 깨지고 안에는 일부 시신이 남아 있었으며 남은 것은 뭐든 소각되었다. 그녀와 가족들이 살던 집은 지붕의 나무까지 빼앗길 정도로 약탈당했고 잿더미가 되었다. 지금은 코초에서 잘 살고 있는 걸까... 코초로 돌아가기 1년 전 UN 연설에서 그녀는 말한다. 모든 야지디는 ISIS가 집단 학살 죄로 기소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청중들은 세계의 약한 자들이 보호받도록 도울 만한 권력을 갖고 있다고, 그리고 우리를 유린한 남자들의 눈을 똑바로 보고, 그들이 벌받는 것을 보고 싶다고 .... 나두 보고 싶다...! 숨어 있는 모든 IS 대원들 지구 끝까지 찾아가 모두 찾아내서 법정에 세워야 한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똑같은?? ...고통을 맛보게 해야한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무엇보다도 이 세상에서 나 같은 사연을 가진 마지막 여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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