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거거걱... 좀 전에 시계를 보고 화들짝 놀라서 얼른 책상 앞에 앉았다. 벌써 12시가 넘었다! 얼른 조성진의 라벨을 플레이 해놓았다. 주말부터 계속 듣고 있다. 그냥 배경음악이다.

아침 일찍 아들 전철역에 내려주고 부랴부랴 다시 수영장으로 고고~~~ 안개가 너무 심해서 서행운전했더니 평소보다 조금 늦었다. 거기다 주말에 스키장 가면서 내차 끌고 갔던 아들이 리조트 내리막에서 빙판길이라 서행하다 뒷차에 받혀 왔다. 겉보기엔 별 이상 없어보였지만 혹시 몰라 서비스센타 갔더니 범퍼를 갈아야 한단다. 그래서 결국 또 렌트... 남의 차를 몰려니 긴장이 되어 조심조심 운전했다.

한 달 전엔 퇴근하다 신호 대기중에 앞 차가 백하다 박아서 또 공업사 행... 한 달 사이에 앞,뒤 범퍼를 다 갈고 있다. 아들 덕분에? 다양한 차종의 자동차를 본의 아니게 운전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초보가 아니어도 남의 차를 운전하는 건 불안하고 불편하다. 차를 안 줄 수도 없고 정말 딜레마다. 내 팔자야...!



도서관에 가서 책 좀 읽으려다 그냥 왔다. 매일 수영 가는 게 만만한 게 아니구나. 다리도 후들거리고 팔, 어깨도 후들후들... 

수영장 다녀오면 노곤해져서 집중이 안되니 책에 전념할 수가 없다. 거기다 더 큰 문제는 나도 모르게 수시로 기사를 검색하고 유튭에 들어가 있으면서 헤어나오질 못한다... 작년 1월과 비교하면 반도 못읽고 있다. 왜 이러는지 ... 도통 책에 집중이 안되고 계속 딴 짓 중이다.




















북플엔 '읽는 중'인데... 며칠째 진도는 안나간다. 엇, 딴 짓 좀 했더니 CD 하나가 끝나버렸다. 뭐야 시간이 왜 이리 잘 가냐...

이 책의 작가인 이브 엔슬러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걸쳐 거의 15 년 간 '리처드 로열'과 문예지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를 공동 편집했는데 함께 일했던 리처드는 지난 몇 년 간 에이즈와 싸우고 있었다. 

그를 위해 쓴 글의 제목은 '테러리스트 천사'인데, 짧은 편지 형식의 글이지만 계속 읽다 보면 너무 끔찍하고, 끔찍하다기보단 잠자냥 님의 적절한 표현을 빌리자면 "참혹하다!"




... 오늘은 비가 그쳤어, 리처드. 얼어붙은 진흙 속에 파묻힌 병든 쿠르드인의 무릎이 보여. 그들의 무덤은 너무 얕아 시신이 채 가려지지도 않아. 지난봄에 당신과 내가 함께 걸었잖아, 리처드. 우리는 강으로 향하던 중이었고 당신은 폐결핵에 걸려 얼굴이 누렇게 떠 있었지. 머리도 짧게 민 상태였는데 웃을 때면 머리가 아프다고 했어. 옆에서 당신을 부축할 때는 앙상한 팔꿈치가 나를 쿡쿡 찔렀지. 당신은 병원을 나올 계획이었어. 나는 당신에게 신문을 읽어주었어. 전쟁이 막 일어난 참이었지. 우리가 군대를 보냈고, 스커드 미사일에 든 막대한 자금은 당신을 살릴 수도 있는 가능성이었어. 그 많은 탱크는 치료제가 될 수도 있었지. 그 돈은 이제 다 사라져 버렸어. 리처드, 당신도 사라져 버렸어. (65쪽)



"얼어붙은 진흙 속에" 묻힌 쿠르드인의 무덤이 너무 얕아서 시신이 채 가려지지 않는 것도 참혹하고 에이즈와 페결핵으로 죽어가는 친구를 지켜보는 심정도 그러하다. 

끊임없이 증가하는 방위비에도 반대하고 그로 인해 여러가지 복지 비용이 삭감되는 현 정권의 앞날도 불안하기만 하다. 원자력 우선 발전 정책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반대이고 물론 외교 정책도 반대. 이 정권 들어 뭐하나 잘된 게 없는데 극우로 치닫는 2~30대 청년들이 이끌어갈 이 나라의 미래도 불안하다. 요즘 너무 열심히 유튭을 봐서 그런가 알고리즘으로 올라온 숏츠에서 우리나라 방위산업,무기개발의 성공을 찬양하는 영상이라고 해야할지... 개발된 신무기들의 우수함을 홍보하는 숏츠였는데 그게 축하할 일인가? 결국 어느 누군가의 가족을 "죽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게 좋아해야 할 일인가 말이다. 날로 날로 세계로 뻗어가는 대한민국 방위산업,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을 "죽여서 돈을 버는" 이러한 성과?가 이 정권의 유일한 업적이라 포장하는 후안무치함! 그런데 이렇게 지켜보고만 있는게 무슨 도움이 되는거지? 무관심도 일종의 동조가 아닐까?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 

아무 관심도 두지 않고 그저 책만 읽고 있으면 왠지 불안해지면서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 요즘처럼 걱정과 근심이 많아지고 불안해서 뭐에도 집중이 안되는 게 비단 나만의 문제일끼?




















                                                           
















읽고 있는 책이 자그마치 62권이라고 떠있다. 언젠간 다시 읽고싶어질지도 몰라서 삭제하지 않고 두었더니 어느 새 62권이나... 충격적!!!

<세계 끝의 버섯>은 집중해서 읽어야하는데 집중이 안돼서 자꾸 미루고 있지만 이제 확실히 반 이상 읽었다^^

이렇게 집중이 안될 땐 그냥 잭 리처를 읽어준다. <출입통제구역> 읽으면서 다시 집중해서 책 좀 읽어보자!

며칠 전 <재국주의와 남성성: 19세기 영국의 젠더 형성>을 읽고 나서 19세기 가장 대표적인 남성 작가였던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읽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위대한 유산1>과 <위한한 유산 2>는 두 권이나 되지만 술술 잘 읽힌다는 글을 읽었던지라 한꺼번에 빌려와 버렸다. 읽어두면 여러모로 좋을 거 같다.

이 정도 했으면 지금이라도 책을 읽어야하는데 점심을 먹고 나서 그런가 살짝 졸립다. 어쩌지...

일단 어제 담가둔 나박물김치부터 마무리하자. 어제 마트 갔다 쪽파를 빼먹고 장을 봐버렸네.

어여 졸음 물리치러 가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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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는 역시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어느 여인의 삶에서 24시간>
이처럼 유일무이한 순간, 어쩌면 열정이라곤 전혀 모르던사람만이 이렇듯 눈사태처럼 돌발적이고 허리케인처럼 맹렬히 분출하는 열정의 폭발을 겪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럴 때면 평생 사용하지 않았던 힘들이 돌무더기처럼 가슴으로 떨어져 내리는 법입니다. 저는 그 이전이나 그 이후에도 이 순간만큼 놀랍고 완전히 자지러질 것 같은 일을 체험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
이때 저는 무모하게도 갑자기 제 앞에 무의미한 벽을 발견하고는, 열정적으로 그 벽을 향해 이마를
부딪쳐 쓰러질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말하지면 그간 아끼고 쌓아온 제 모든 삶 전체를 내던질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 P161

그런 다음 무엇을 했느냐고요? 마찬가지로 아주 무의미한일 외에 무슨 일을 했겠습니까? 제가 한 일은 어리석고 바보 같아서 정말 이야기하기 수치스럽습니다. 그러나 저는 스스로에게나 당신에게나 어떤 일도 감추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때 저는 말입니다....... 저는...... 다시 그 사람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그와 함께 보낸 모든 순간을 다시 찾아다녔던 것입니다. 우리가 어제 함께 있었던 그 모든 장소가 저를 강렬하게 끌어당겼습니다. 그를 데려온 공원 벤치, 그를 처음 보았던 카지노, 심지어는 그 싸구려 호텔까지도 그랬습니다. 저는 그저 단 한 번이라도 과거의 일을 다시 체험하고 싶을 따름이었습니다. - P162

저는 먼저 카지노로 가서 그가 앉았던 테이블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테이블에 있던 수많은 손들 중에 그의 손을 기억해 낼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카지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직도 기억하지만, 그를 처음 본 곳은 두 번째방의 왼쪽 테이블이었습니다. 그의 동작 하나하나가 아직도 제 눈앞에 또렷하게 떠올랐습니다. 몽유병자처럼 눈을 감고 손으로 더듬더라도 그가 앉았던 자리를 찾았을 것입니다. - P163

저는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홀을 가로질러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입구에서 테이블에 모여 있는 인파를 응시했을 때, 참으로 기이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곳에, 바로 그 자리에 제 꿈결 속에나 있어야 할 그 사람이 앉아 있었던 것입니다! 설마 열에 들떠서 환영을 본 것은 아니겠지요? 정말...... 그가 어제 꿈에서 본 것처럼 거기에 앉아 있었습니다. 룰렛 공에 두 눈을 똑바로 고정한 채 유령처럼 창백한 얼굴로 그 사람이・・・・・・ 그 사람이 거기에 앉아 있었습니다. 분명히 그 사람이었습니다!
- P163

오늘 오후에만 해도 지극히 신성하게 맹세하며 교회의 나무의자를 꼭 잡고 있었던 그 손은 이제 다시 음탕한 흡혈귀처럼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구부려 돈을 긁어모으고 있었습니다. 그가 도박에서 승리하여 엄청난 돈, 거액을 따게 되었습니다. 그가 앉은 테이블 위에는 게임 칩과 금화, 지폐가 수북이 쌓여서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뒤죽박죽 아무렇게나 뒤섞인 돈더미 속에서 신경질적으로 떨고 있는 손가락들은 기분이 좋은 듯 손끝을 쭉 펴고 있었습니다. 손가락들은 지폐를 하나하나씩 잡아 접고, 금화를 돌리며 어루만졌습니다. 그러고는 돌연 그것을 단숨에 한 움큼 가득 잡고는 룰렛의 어느 네모 칸 한가운데 집어던졌습니다. - P165

한순간 뼈마디가 욱신거리는 고통으로 인해 저는 벤치로몸을 던졌습니다. 벤치에서 가쁜 숨을 내쉬며 멍하니 있자니 죽음에 대한 예감에 사로잡혀 오히려 황홀감마저 느꼈습니다. 그러나 제가 방금 말했듯이 고통은 비굴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통은 삶을 향한 막강한 요구 앞에서 움찔하며 물러섭니다. 삶을 향한 요구는 우리의 정신에 내재한 죽음의 열망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의 육체에 근거를 두고 있는 듯합니다. 감정이 부서져 나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저도 설명할 길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벤치에서 일어섰습니다. 물론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 P172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어느 모임에서 저는 오스트리아 공사관의 주재원인 폴란드 청년을 만나게 되어 그의 가족에 대해 물은 적이 있습니다. 청년은 자기 친척의 아들인 한 남자가 10년 전 몬테카를로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저는 이 소식을 듣고 별로 놀라지 않았습니다. 거의 고통스럽지도 않았습니다. 어쩌면 저의 이기주의가 작용해서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그를 만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간직한 기억 외에 제게 불리한 증인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로 저는 더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과거에 대해 더는 불안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P175

지금쯤은 당신도 어째서 제가 갑자기 제 운명을 당신께 이야기하려 했는지 이해하실 것입니다. 당신이 앙리에트 부인을 변호하면서 24시간은 한 여자의 운명을 완전히 결정지을 수도 있다고 열변을 토했을 때, 저는 그것이 제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최초로 제 입장이 증명된 것 같아서 당신에게 고마웠습니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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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의 여행

"오셨군요!"
그는 팔을 거의 활짝 벌리며 그녀에게 다가섰다.
"아, 오셨군요!"
그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밝아지며 놀라움을 넘어 기쁨으로 변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다정한 눈빛으로 사랑하는 여인의 자태를 훑어보았다.
"안오실까봐 얼마나 걱정했는지요!"
"그렇게 절 못 믿으세요?"
이렇게 살짝 책망하면서도 그녀의 입술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밝게 빛나는 그녀의 파란 동공에는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 P9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9년 전이다. 그 후 그들은 서로 만날 수 없는 먼 곳에서 떨어져 지냈다. 그렇기에 이번 재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강렬했다. 맙소사,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얼마나 멀리 떨어져 지냈던가! 9년이라면 오늘 이 밤에 이르기까지 거의 4,000번의 낮과 밤이 지난 것이 아닌가! 정말 길고 긴 시간을 잃어버리고 살았지만, 단하나의 생각만으로 그는 순식간에 그 최초의 순간으로 되돌아갔다.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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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바쁜 하루였다. 새벽에 내린 눈 때문이었겠지만 아침에 전철역에 아들 내려주고
수영장 가려고 돌아오는데 차가 너무 막혔다.
이 길이나 저 길이나 다 막혀서 하마터면 지각할뻔 했는데 아슬아슬하게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1시간이나 걸려 예전 살던 동네 도서관 가서 예약도서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받아왔다.
몇 달만에 손에 들어왔다.
간 김에 몇 권 더 대출해왔다.
부랴부랴 집에 와서 딸램한테 보낼 반찬 열심히 묻히고 지지고 볶고 데치면서 또 정신없는 오후를 보냈다.
저녁 먹고 나니 기운이 없어서 책 읽을 맘도 안생긴다.
가볍고 편하게 릴렉스하려면 뭐가 좋을까 ...
책꽂이 훑어보다가 ~~
찾았다!
포치에 나와 앉은 가족들 이야기에 미소가 번진다.
우리집 현관이 생각나서...
작년 가을에 우리도 현관 지붕 위를 가렸다.
이제 비가 들이칠 염려없이 맘껏 풍경을 바라보며
나가 앉아있을 수 있다.

하... 피곤하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빨리 자야겠다.




둥지들
이 세상은 죽음을 토대로 번성한다.
그러나 봄 햇살 속에 가만히, 아주 가만히 있어 보아라.
그러면 잿빛머리 박새 한 마리가 당신의 머리칼을 거둬 모으러 다가올 것이고, 그것으로 새끼를 위한 부드럽고 따뜻한 둥지를 만들 것이다. 담쟁이덩굴이 집 한쪽 면을 기어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아라. 그러면 어느 날 핀치 한 쌍이 담쟁이 잎사귀 사이에 균형을 잡고 자리한 작은 둥지에서 새끼들을 달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 P38

파랑새들이 나무에서 노래하는 소리를 들어라. 
그러면 어두운 둥지 상자 속 구멍에서 어린 새가 
입을 벌린 채 넓고 환한 세상을 생애 처음으로 유심히 응시하는 모습을, 그런 다음에는 스스로를 하늘에 맡기는 모습을 제시간에 보게 될 것이다. - P38

적당한 날 창가에서 기다려 보아라. 그러면 로즈마리 덤불 아래 숨겨진 솜꼬리토끼 굴이 당신 앞에서 열리고, 작은 토끼들이 지난가을의 나뭇잎을 들어 
올리고 엄마의 털을 한쪽으로 밀어 놓은 뒤 밖으로 나와 귀를 쫑긋 세우고 코에 주름을 잡고 민들레의 씁쓸한 첫맛에 몸을 웅크릴 것이다. 그건 정확히 그들이 원한 바로 그것일 것이다. - P39

폭풍우 속에서,
폭풍우로부터 안전하게
1965년, 로워 앨라배마

우리는 시골 조부모님 댁 현관 포치에서 시간을 보낸다. 천장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이 벌레들을 날려 보내고 찌는듯이 더운 공기를 휘저어 산들바람으로 불게 한다. 타운에있는 우리 집에서는 매우 현대적인 생활을 하고 포치 같은것은 없다. 콘크리트 계단이 있지만 돌출부가 가려지지 않아서, 비나 맹렬한 햇볕을 거의 피할 수 없다. 폭풍우가 몰려오면 아버지는 자신의 의자를 문설주 사이 출입문 바로 앞에 가져다 놓는다. 나는 폭풍우를 좋아한다. 내가 잠이 들면아버지는 나를 안아 올려 어두운 집 안을 가로질러 출입문으로 가서 그 의자에 앉아 바람과 천둥 소리에 귀 기울인다. - P41

비가 오면 나는 발가락 끝으로 비를 느낀다. 그러나 비나 폭풍우는 나의 젖은 일부일 뿐이다. 내가 무릎을 나이트 가운 아래 가슴까지 끌어올렸으니 말이다. 아버지는 자신의 코듀로이 재킷 단추를 풀어 옷자락을 내 쪽으로 끌어당기고 팔로 내 몸을 감싸준다. 나는 아버지에게 몸을 기댄다. 아버지 몸의 온기와 바깥세상의 차가운 비를 동시에 느낀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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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비행사>, <그라이펜 호수>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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