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엄마의 독서 수업 - 성경적 세계관으로 아이 키우기
장대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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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유년시절을 추억할 때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엄마가 얻어온 중고 동화책 전집을 신나게 읽었던 기억입니다. 좀 더 자랐을 때는 목사님이었던 아빠의 서재에서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신학책을 꺼내와 구경하기도 했구요. 그 때부터 책은 저의 선생님인 동시에 좋은 친구로 늘 제 옆에 있어주었습니다. 아이를 낳은 후에 저의 가장 좋은 친구였던 책을 아이에게도 소개시켜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크면서 조금씩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독서교육’이라고 검색하면 엄청나게 많은 정보들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기독교 관점에서의 독서교육에 대한 정보는 좀처럼 얻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발견하고 더 눈이 번쩍 뜨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크리스천 엄마의 독서 수업>은 분당의 도서관교회 담임목사와 호도애작은도서관 관장으로 사역하고 있는 장대은 목사님의 책입니다. 이러한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 이 책 속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는 트리비움, 십진분류 독서법, 박이정 독서 학습 등 저자가 20년간 사역하며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독서 철학과 교육방법들이 아낌없이 담겨 있습니다. 아마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독서를 통한 학습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연령대의 아이를 키우고 계신 부모님이라면 이 책을 통해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아직 아이가 18개월이어서 좀 더 기다려야 하지만, 엄마인 저부터 이 책에 나와 있는 방법을 활용해서 깊이 있는 독서를 시작해야겠다는 강한 동기가 생겼습니다. 특히 “자녀는 어느 순간 떠나보내야 한다. 엄마는 떠나보내기 위해 일정기간 청지기로 부름 받은 ‘중요한 존재’의 자리다. 그러나 그에 앞서 엄마이기 전의 나 자신, 하나님 앞에서의 ‘나’를 생각해야 한다.(97쪽)”는 구절을 읽으면서, 단순히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책을 읽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부모이지만, 또 하나님의 자녀로서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니까요.

사실 저는 기독교 교육 관련 책을 읽을 때 약간 경계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유대교육에 대한 무분별한 칭송입니다. 한국 기독교계에서 ‘쉐마교육’ 등의 유대주의 교육법이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구약과 율법행위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유대교육의 부정적인 면까지 무분별하게 답습하는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크리스천 부모들, 심지어 사역자 중에도 이런 부분에 대해 둔감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저자 소개에서 유대교육에 관련된 책 몇 권을 쓰신 것을 보고, 이 책 또한 그런 한계에 머무르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그런 걱정이 사라졌습니다. 저자는 유대교육의 성과만을 보고 무작정 좇아가는 현상의 위험성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지난 20여 년의 사역 현장 속에서 누구보다 유대주의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기독교교육 안에 성경적 커리큘럼을 세워가는 일에 집중했다. 그러다 종종 부족한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다다르곤 했다. 그래서 나의 태도에도 약간의 수정을 가했다. 유대교육이라 일컬어지는 프로세스가 그들 고유의 것이 아닌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임을 이야기하기로 했다.(31쪽)” 저자는 특정 교육의 성과에만 집중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허락하신 교육의 가치를 발견하기를 권고합니다. 그 교육의 최종 목적은 ‘예수님’을 제대로 알고, 닮아가는 것이지요. “내가 말하고자하는 크리스천의 독서는 예수님의 인격을 닮아 가기 위한 배움의 길이다. 그분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세상을 알아가는 수고다. 천지창조의 세계를 섬기기 위한 거룩한 관심이다.(51쪽)”

이 책을 읽으며 또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교육은 늘 자녀의 초기값, 즉 현재 수준에서부터 출발해나가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만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줬습니다. 다행히 18개월에 접어든 아이는 책을 읽는 것을 엄마와 노는 것으로 생각하고 즐거워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클수록 자꾸 욕심이 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우리 아이와 비슷한 또래인데 책도 많고 홈스쿨이나 독후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집의 사례를 보며 ‘나도 저렇게 해야 하나?’ 하고 흔들렸던 것이죠. 늘 ‘비교하지 말자’ 스스로를 다잡아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자녀의 초기값에서부터 시작하라. 부모의 원함이 아닌 자녀의 현재가 출발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매일 조금씩, 변화와 성숙, 과정의 진보를 추구하라. 그 길이 자녀를 위한 최선의 길이요 사랑이다.(87쪽)”라는 구절이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 흔들리는 저를 꼭 잡아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느샌가 ‘독서’는 그저 공부를 잘 하거나 성공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생각되는 듯합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한 순간 독서도 졸업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러나 저자는 “크리스천은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살아간 사람들의 기록이다. 오늘을 사는 크리스천을 조명하는 거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크리스천의 책 읽기에 대해 고민해야 하며 독서에 대한 크리스천으로서의 바른 정의를 회복해야 한다.(38쪽)”고 힘주어 말합니다. 이 시대를 사는 크리스천, 그리고 자녀들이 독서의 유익을 누리며 살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이루어질까요? 저자의 바람처럼 한국 기독교 안에 하나님을 발견하고 비전이 세워지는 독서교육이 굳건히 자리잡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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