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못하는 아픔을 또 한번 느끼며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ㅣ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5
헬렌 니어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9월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이라는 책을 집어든 것은 순전히 개인적으로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조화로운 삶>에서 보여준 부부의 낭만적이고 위대한 삶이 이들의 식사에서는 어떻게 나오는가가 궁금했다. 그리고 채식을 위주로 하는 이들의 식사는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떤 조리법을 하는지, 나에게도 도움이 될런지 등등의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집어들었다.

답은! 글쎄 과연 이 책의 음식처럼 내가 만들 수 있는지 잘 모르겠고, 이 책은 음식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다. 이들이 채식을 하는 이유와 채식을 하기 위해서 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 그리고 식사 준비에 들어가는 시간을 아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는 초반부에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반복되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들의 식사 방식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하는 모습들이 눈에 거슬렸다.

또한 과한 인용문도 책을 읽는데 도움을 주는 것보다 해를 주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음식을 만드는 조리법은 그리 나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일반 조리책같은 황당한 비법이 안나오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아니었다. 과연 이대로 하면 정말 먹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결론은, 난 요리를 못하기에 이들의 상상과 취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리에 대한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책의 앞부분이 더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