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그늘에서 - 제인 구달의 침팬지 이야기
제인 구달 지음, 최재천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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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개고기 문화를 트집잡아 한국을 미개인의 나라로 매도한 브리짓 바르도. 그에게는 오래된 한국 문화이건 동양권 사람들의 오래된 풍습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편견과 타 문화에 대한 몰지각한 인식이 인터뷰 도중 전화를 끊는 무례함을 보여주고 있다.

침팬지 연구로 곰비에 들어가 몇 십년 동안 침팬지의 곁에 있었던 제인 구달. 과연 이 책도 자연의 위대함과 침팬지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으로 인간의 생활을 질타하는 많은 책들과 비슷할 것이라는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버린 침팬지 세계의 객관적인 보고서다. 누구처럼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키려는 자만심과 누구처럼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몰지각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왜 제인 구달이라는 과학자가 칭송받고 위대한지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됐다. 그는 침팬지에 대한 의인화를 과감히 버리고 자연속의 침팬지가 가지고 있는 자연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너무나 침착하게, 하지만 너무나 자세하게말이다.

우리는 이 침팬지 보고서에 나와있는 자연과 침팬지, 인간과 침팬지, 침팬지 간의 일상사에 웃고 감동받으며 눈물까지 흘리게 된다. 너무나 생생하고 또렷하게 우리가 침팬지를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브리짓 바르도가 만일 이 책을 읽는다면 다시 한번 침팬지를 우리안에 가둬놓는 세계의 동물을 질타할 수 있을까? 감동이나 받을 수 있을까? 아니 감동이나 하고 싶을까? 브리짓 바르도에게는 오로지 개가 최고이기에 그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제인 구달은 침팬지만이 아닌 모든 동물들에게 사랑을 전파할 수 있다. 그는 동물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아는 감성과 노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래된 시간동안 침팬지를 관찰한 보고서이다. 하지만 이 책이 생생하게 읽힐 수 있는 것은 자연속에서 침팬지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제인 구달의 따뜻함과 노력이 있었기때문에 가능하다. 보고서이기에 술술 익히지 않는 것과, 침팬지에 관심이 없다면 꽤 어렵게 페이지가 넘어간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자 단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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