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여우 창비시선 163
안도현 지음 / 창비 / 199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된 시집이다. 안도현씨의 <그리운 여우>라는 책이 나온지도 벌써 4년이나 흘렀으니까. 하지만 이 시집은 오래되었지만 지금도 많은 이의 가슴을 울려줄 시집이라고 생각한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없다면
아, 이것마저 없다면
'퇴근길'

이 시는 짧지만 핵심을 찌르고 있다. 샐러리맨의 이런 느낌을 안도현씨의 시가 아니라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시집에 나와있는 짧은 시들이 대체로 이렇다. 짧지만 핵심을 찌르고 있고, 시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나, 시가 말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핵심적인 표현을 해주고 있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샐러리맨에 대한 시는 아직도 가슴을 찌릿하게 만들고 있다. 모든 시가 왜 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고, 많은 시가 나를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안도현씨의 이런 관찰력과 감성은 오래됐지만 아직도 유효한 시의 기능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염소는 고삐에 묶여서 한평생 또 한평생 고삐의 길이만큼 멀리 나갔다가 밤에 집으로 돌아간다네'(봉급 받는 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