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의 편지 - 이 땅의 젊은이들이 전선에서 보내온 그리움이 묻어나는 이야기
강수민 외 지음 / 샘터사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과거의 아픔과 고통을 잊지못하고 현재까지 유지한다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머리 아픈 고통일 것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2년여동안 자신의 흔적과 생각을 조국이라는 곳에 맡겨야만 하는 '군대'라는 곳은 지나고 나면 재미와 추억이 많은 곳일 것이다. 그렇지만, 군대라는 조직체가 한번 경험해봐야 사람이 되거나 인간이 되는 그런 조직은 아니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상하관계, 주종관계, 서열 등 군대에서 배우는 것은 이런 상명하복 정신이 가장 크다. 이것이 사회라는 조직이 돌아가는 방식과 같다보니까 사회에 잘 적응하는 이유다. 그러다보니 많은 이들이 군대를 갔다오면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2년여기간은 인생에 있어서 뻥뚤려버린 시기와 같다. 개성은 무시되며 집단화가 강조되고, 개인의 가치관은 필요없이 군대가 요구하는 생각만 해야 하는 강압성이 유일한 가치관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자아의 발전이며, 인생의 풍요로움은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등병의 편지>를 들은 이유는 군대에서 겪는 에피소드와 웃지 못할 사건을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국방일보나 모두 시인이 된다는 군인들의 편지에서나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핑크빛인 군대생활이 너무 강조되어 있다.

군대를 갔다온 이들에게는 책과 현실의 군대 차이에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오로지 군대에 관련된 훌륭한 생각들이 강조되고 반복된다. 차라리 <이등병의 편지>가 군인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내비쳤으면 이렇게 화는 나지 않을 것이다. 얻을 것이라고는 아련하게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몇몇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이미지 뿐이다. 군대갔다온 이들이 읽으면 화만 나는 책이 될 것이다. 왜 군대에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이래야만 하나. 지금도 이등병들은 왜 군대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는 푸념만을 늘어놓고 있는데... 병장들은 다시는 부대쪽으로는 오줌도 안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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