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풍경
원성 글.그림 / 이레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풍경>을 읽고 난 후 변화된 저의 모습에 흠찟 놀랄때가 있습니다. 스치는 바람에도 잠시 길을 멈출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무심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웃음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도 생겼습니다. 무작정 나무 많은 거리를 하염없이 걸을 수 있는 인내도 생겼습니다. <풍경>은 어느 덧 제 내면의 '풍경'을 응시하게 만듭니다. 원성 스님이 입적을 하기까지 어머니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입적 후 파르라니 깎은 머리에 서러움을 느끼지만 말입니다. 원성 스님이 도반과 함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혼자된 시간에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마다 저는 제 자신이 무장해제 됨을 느끼고 있습니다.
<풍경>은 불교라는 종교를 넘어선다고 생각합니다. 스님들의 생활이 대중들의 삶과 전혀 다른 이상향의 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그리고 보여주신 동자승의 순진무구함은 어느 아기를 보던지 느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어느샌가 잊어버렸던 게죠. 스님께서 말씀하신 '도반'과의 우정은 친구와의 우정과 별반 다른 게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언제부턴가 친구가 경쟁상대로 보이는 삶의 비극성 때문에 우리는 흠찟 놀라게 되는거겠죠.
스님... 지금까지 잊어왔던 삶의 소중함들을 <풍경>을 읽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스치는 바람에서도 희망을 느낄 수 있을 만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