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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지음, 곽명단 옮김 / 뿔(웅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캐나다에서 살아 본 적이 없다. 캐나다의 역사나 사회 분위기도 전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캐나다에 있었다. 몰락해가는 여우 농장주의 딸, 지독한 깡촌에서 탈출을 꿈꾸는 소녀, 나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작가였다. 훌륭한 글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내가 그때, 거기에 있게 만든다. 펜 끝으로 인생의 그림자를 하나하나 새긴다. 씁쓸하고 가끔은 어둡지만 페이지와 함께 인생도 넘어간다. 아이러니, 슬픔, 당혹함, 실수, 이별을 딛고 성숙한다.
최근 몇 년간 읽은 책 중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해 재구매한 유일한 책이다. 여성 작가가 여성의 삶을 다룬 단편 모음집이라는 이유로 이 책을 일부러 피하는 사람들은 정말 아까운 책을 놓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