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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 독서의 즐거움
정제원 지음 / 베이직북스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나는 교양인인가? 히사츠네 케이이치 교수가 정의한 '자신의 존재지점을 항상 끊임없이 확인하는 사람'에 나는 자신이 없어진다. 나의 이름보다는 누구 엄마로 불리우면서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생각해본다.
이 책은 단순히 독서법을 이론적으로 딱딱하게 서술해놓은 책이 아니다. 3부구성으로 '나는 누구인가? 지식을 어떻게 확장하는가? 작가는 누구인가?' 곳곳에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책들을 갖고 독서법을 소개하고 있다. 나를 새롭게 발견하고 지식을 확장하면서 독서 사고력을 기르고, 작가에대한 사랑을 가지고 책도 사랑하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내 학창시절에는 그저 문학작품도 수험 필독서로 읽어내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껴보기 보다는 시험문제에 제출되는 요약정리들에 밑줄그어가며 외우기 바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기계발서를 찾게 되고, 삶이 지치고 힘겨울 때면 명상서로 자기 위안에 빠져보기도 했다. 아줌마가 되면서 대한민국 대부분의 주부가 그렇지만 책을 읽을 시간이 없고, 아이에게 읽힐 책만 사서 보게되었다. 독서의 즐거움이 사치로 느껴질 때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행복에 빠져본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생각을 하게 된다.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
그 중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 아프리카 전 지역에서 사람의 식량으로 쓰이는 양보다 더 많은 곡식을 가축들이 먹는다. 충격이다. 한쪽에서는 배고파 죽고, 한쪽에서는 남아돌아 버리고 이런 '불편한 진실'에 눈감도 자기 보신주의나 가족이기주의에 빠져 내 주위를 둘러볼 여유를 갖지 못한다. 진정한 독서는 나와 세상과의 소통이다. 읽고 가슴으로 받아안지 못하고, 반성도 실천도 못하면 독서가가 아닌 세상과 단절된 그냥 문자를 읽어내는 사람일 뿐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비야씨의 < 그건, 사랑이었네.>도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지도밖 행군을 한 한비야씨는 당찬 여장부로 9년동안 월드비전 구호사업 팀장을 하면서 체험현장을 그대로 전해준다. 아프리카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물의 최소량은 하루15리터, 우리가 양치한 번 할 때 흘려보내는 양는 10리터... 정말 불편한 진실이다....
다음 책으로는 <헬렌켈러 자서전> 헬렌켈러하면 단순히 설리반 선생님이란 좋은 선생님을 만나 장애를 극복한 사람으로만 기억한다. 그런데 충격이다. 헬렌켈러는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직설적으로 고발했으며, 여성 참정권 운동, 사형폐지운동, 아동 노동과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실천했다. 그녀가 말했다....인류의 진보를 이끌어 온 획기적인 사상이나 행동을 아는 것은 몇 세기에 걸친 인간의 위대한 심장 박동을 느끼는 것이다고. 방대한 지식과 새로운 사상에 대한 열망이 그 삶의 원천이었나보다.
이 책은 틈틈이 훌륭한 독서가의 실천사항도 곳곳에 숨어있다.
1. 훌륭한 독서가는 서점을 사랑한다.
2. 훌륭한 독서가는 많이 읽는 사람보다는 두번 이상 읽고 곱씹어본다.
3. 훌륭한 독서가는 사색한다.
4. 훌륭한 독서가는 메모한다.
5. 훌륭한 독서가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 (지식이 부족한 분야...)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찾아보심이 좋을 듯...
다 알지만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는 게 훌륭한 독서가가 되지 못하는 것일게다.
<독서의 즐거움에는 다른 즐거움과는 다른 독특한 즐거움이 있다. 책을 다 읽고 느끼는 유쾌함 속에 은밀히 담긴 쓰디쓴 약이 제법 따끔한 삶의 교훈을 주고, 그 교훈의 음성을 듣고, 그것을 실천함으로써 독서를 완성해보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이다. -p74>
작가의 말처럼 독서를 많이 즐기지 못하는 나에게도 마지막 책을 덮으면서 다 읽었다는 뿌듯함과 새로운 책을 읽기 시작하고 싶은 의지를 준 책이다. 내가 쳐놓은 형광펜 속에 갇혀있는 문자들을 다시 끄집어 내어 곱씹어보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