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가 가장 즐겨 마신 와인은 바로 ‘샤토 샤스스플린Château Chasse-Spleen‘ 이라는 보르도 와인입니다.  - P43

1820년 이 와이너리의 소유주였던 뤼크레스와 카스탱 드 푸조 부부의 의붓딸이 바이런경 이야기를 해준 것이 작명의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바이런이 유럽 남부 지방을 누비며 혁명을 지원하다가 프랑스 보르도에 잠시 머물게 됐는데 와이너리를 경영하던 증조부로부터 성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때 마신 와인에 대해 바이런경은 우울증 혹은 슬픔spleen을 쫓는chasser 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는 말로 와인을 극찬했다고 합니다. 이 일화는 곧바로 와인과 와이너리의 작명으로 이어졌고 샤토 측은 ‘샤스스플린‘이란 어휘를 고유명사화해 저작권을 소유하게 됐습니다.  - P44

따라서 레드 와인 가운데 벽돌색을 띠면서 맛과 향이 변하지 않았다면 일단 매우 좋은 포도주임을 말해줍니다. 마찬가지로 화이트 와인 역시 노란색을 띠거나 황금색에 가깝게 숙성됐는데 맛이 여전히 향기롭다면 좋은 제품일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 P65

프랑스 정부는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에 한해 샴페인이라 부를 수 있는 저작권을 확보했습니다. 프랑스 샹파뉴 지방 말고 다른 나라에서도 얼마든지 발포성 와인을 만들 수는 있지만, 샴페인이란 이름을 붙일 수는 없도록 한 것입니다. 그래서 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에는 각각 고유의 명칭이 붙었습니다. 독일에서는 ‘젝트Sekt‘, 이탈리아에서는 ‘스푸만테 Spumante‘, 스페인에서는 ‘까바Cava‘
혹은 ‘에스푸모소Espumoso‘ 로 각각 다르게 명명해서 출고합니다. 프랑스는 2015년 샹파뉴 지방의 샴페인 와이너리와 지하 와인 저장 동굴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렸습니다. - P69

‘흰색으로 만든 흰색‘과 ‘검은색으로 만든 흰색‘을 구분하는 것도 기억하는게 좋습니다. 프랑스어로 흰색으로 만든 흰색‘은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이라 부르는데 샤르도네 청포도로 만든 샴페인을 이를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반면 붉은 포도인 피노 누아로 만든 샴페인의 경우 검붉은 포도로 만든 발포성 화이트와인이라는 뜻에서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라고 부릅니다. - P70

샹파뉴 방식으로 만들되 지역이 다른 곳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은 통칭해서 ‘크레망Crémant‘ 이라 부릅니다. 루아르 지방에서 생산되는 샹파뉴 방식 스파클링와인은 ‘루아르 크레망Crémant de Loire‘, 부르고뉴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은
‘부르고뉴 크레망Crémant de Bourgogne‘ 이라 칭합니다. - P77

쉽게 말해 병에서 발효하는 과정이 샹파뉴 방식의 가장 기본이지만, 병이 아닌 대형 탱크에서 발효시키는 등의 다른 방식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샹파뉴 방식을 따르지 않고 제조된 프랑스 내의 모든 스파클링 와인을 통칭해서 ‘무쇠Mousseux‘ 라고 부릅니다. 프랑스 전체 스파클링 와인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소량입니다. 주로 남서부 보르도 동쪽의 가이약 지방에서만 이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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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의 와인 문화에서 결정적 전환점이 된 전쟁이 있습니다. 바로 십자군 전쟁(11세기 말~13세기 말)입니다. 200여년 동안 계속된 전쟁 기간 내내 십자군은 포도주의 원조인 중동 지역에서 신종 포도나무를 대거 가져옵니다. 그때 옮겨온 포도나무 종자가 사실상 오늘날 서유럽에서 재배되는 포도 수종의 원조가 됐습니다. - P22

수도원과 수도승은 중세 포도주 산업을 크게 성장시켰습니다. 당시 유럽엔 황무지가 많았습니다. 수도원은 성찬식에 필요한 포도주의 공급을 위해 황무지를 개간해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 좋은 포도주의 생산이 늘어나면서 교회 수요를 넘어서는 와인을 생산하게 됐고 포도주를 많이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세금이 면제된 수도원으로서는 부를 축적하는 수단을 확보한 거죠. 수도승은 포교보다는 자신의 도를 닦는 사람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기도하고 성경을 읽지만, 종일 각자 맡은 일에 충실합니다. 와인을 만드는 수도승은 보다 향과 맛이 좋은 와인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치즈 만드는 수도승, 옷을 만드는 수도승은 각자 자기 몫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수도원은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두뇌 집단 혹은 전문 연구소와 같은 성격을 띤 측면도 강합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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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퀀스 호텔처럼 고객의 발길을 불러 모으기 위해선 오프라인 공간도 콘텐츠화해야 하는 시대예요. 그래서 공간을 기획할 때 인스타그래머블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을 넘어 쇼트, 씬, 시퀀스 등을 그려가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그 장소과 시간을 소비할지를 상상해봐야 하죠. 하지만 공간의 콘텐츠화에는 영화나 드라마와 다른 점이 있어요. 등장 인물의 자기표현과 자유의지를 남겨두는 거예요. - P239

밤의 빵집은 이렇게 다른 빵집에서 버려질지도 모르는 빵을 할인된 가격에 사서, 정가에 판매해요. 그것도 하나의 빵집이 아니라 여러 빵집에서 빵을 구해오죠. 그래서 영업시간도 보통의 빵집이 영업을 마무리하는 시간에 시작하는 거예요. - P256

여행은 이러한 일상과의 거리를 만들어 줍니다. 일상에서 멀어진 덕분에 시간의, 생각의, 그리고 마음의 숨 쉴 틈이 열립니다. 물론 언제 어디서든 연결될 수 있는 통신 기술로 인해 완전히 단절되기는 어렵죠. 하지만 여행을 떠나면 시간의 용도와 밀도 그리고 속도마저 달라져 여기서 행복할 수 있을 여지가 생깁니다. 또한 일상과의 거리를 두게 되니 일상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을 수도 있고요.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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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시대, 도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사람들이정주하는 ‘고정된 도시‘에서 도시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어우러지는 ‘유연한 도시‘로 지역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 연결성과 유동성이 앞으로 도시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 P347

이러한 돌봄의 개념이 최근 극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건강이나 나이 때문에 자립하기 어려운 사람을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보살펴주는 것이 종전의 돌봄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장애가 없더라도 누구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가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돌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돌봄 활동이 가족의 경계를 넘어 사회적·기술적으로 확장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맞고 있는 것이다. - P375

돌봄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때다. ‘아이‘를 돌보는 것은 ‘부모의 커리어‘를 돌보는 것이고, ‘고령자‘를 기술의 도움을 받아 보살피는것은 그들의 ‘인간적 존엄성‘을 지켜주는 일이다. ‘직원‘을 배려하면 ‘조직의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된다. 마음을 이해해주면 장애인도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고, 동네 주민이 편하면 나 역시 편안한 날들을 누릴 수 있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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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밍은 도파민dopamine과 파밍farming을 결합한 말이다. 파밍이란 게임 용어로서 플레이어가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작물을 수확하듯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도파밍은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는 도파민이 분출되는 행동이라면 뭐든 시도하고 모아보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 P241

피보팅이 핵심사업 방향의 전면적이고 전사적인 전환이라면, 스핀오프는 핵심 사업의 무게중심을 점진적으로 이동하며 사업을 다각화, 유연화시키는 방법이다.  - P292

과잉의 시대다. 상품 · 정보 제공 · 구매 채널이 모두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수많은 선택지에 직면하게 된 소비자들은 새로운 소비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정보 탐색, 대안평가 등 제대로 된 구매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그냥 "나도ditto" 하고 특정 사람·콘텐츠·커머스를 추종해 구매하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 대리체proxy가 제안하는 선택을 추종하는 소비를 ‘디토소비‘라고 명명한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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