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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니것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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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떠나신 커트 선생.
커트 러셀도 아니고
커트 코베인도 아니고
커트라인(?)도 아닌
그 이름도 빛나는 커트 보네거트 선생.

말로써 의사소통을 할 때 쓰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 일 터.
속삭일 수도 있고, 꾸짖을 수도 있고,
읊조릴 수도 있고, 웅변할 수도 있으니.

'나라 없는 사람'의 메시지는 마치 촘스키 선생의 그것과 매우 닮았다.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이 조국을 꾸짖는 이야기인 것이 공통점이라면
하나가 고급스런 다큐멘터리이고, 다른 하나가 코메디인 것이 다른 점. 

그는 인류를 사랑하고 측은해하며, 지구를 사랑하고 동시에 딱히 여긴다.
자유를 지향하고 정의를 따르며 무엇보다도 유머를 실천하고 사랑하신다.  


세상은 변해야 하고 변할 것이다.
나도 내가 누리는 혜택만큼 역할을 해야겠지.
그러함에 있어 나의 역할 모델은 커트 선생.
이름하야
'유머로 세상 바루기'
 

오늘 문득, 떠나신 그를 위해 묵념.
'선생의 뜻을 받들어
 저의 유머 감각 일신우일신 하겠으나
 아직 갈길이 머니 굽어보소서'


'기독교'라는 말이 사악하지 않다면 '사회주의'도 마찬가지다. 기독교가 스페인 종교재판을 지시하지 않았던 것과 마친가지로 사회주의도 요제프 스탈린과 그의 비밀경찰을 찬양하고 교회를 박살내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사실 기독교와 사회주의는 똑같이,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어느 누구도 굶주려서는 안 된다는 명제를 실현하고자 한다.

 

독재자들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마르크스의 말을 들이댄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그 말을 했던 1844년 당시, 아편과 아편 추출물은 누구나 복용할 수 있는 유일한 진통제였다. 마르크스 자신도 아편을 복용한 적이 있다.

 

우리는 중독 사실을 부인하는 중증의 화석연료(석유) 중독자다. 그리고 금단 현상을 코앞에 둔 많은 중독자처럼 우리 지도자들은 남아 있는 소량의 약물을 긁어모으기 위해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부부싸움이 벌어지면 사람들은 대개 돈이나 권력이나 섹스나 자녀 양육 같은 것 때문에 싸운다고 생각한다. 사실 두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만으론 사람이 너무 모자라!"   - 그는 대가족 예찬론자이다

 

사람들은 나를 러다이트라 부른다. 마음에 쏙 드는 말이다. - 선생님 브라보

 

빌 게이츠는 "가만히 앉아서 컴퓨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변해야 하는 쪽은 빌어먹을 컴퓨터가 아니라 우리 인간이다. - 선생님 나이스

 

수소폭탄과 제리 스프링어 쇼는 정말 혐오스럽다.

 

한 남자가 익명으로 편지를 보냈다.

"만일 어떤 남자가 주머니에 총을 감추고 당신을 위협하고 있는데 당신이 보기에 그가 여차하면 방아쇠를 당길 것 같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이라크가 우리를 위협할 뿐 아니라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어떻게 아무런 위험이 없는 듯 그냥 앉아 있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알카에다와 9.11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이라크의 경우는 그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그냥 이대로 주저앉아 어린아이처럼 떨면서 기다려야 할까요?"

나는 이렇게 답했다.

"제발 부탁하건대, 엽총을 들고 거리로 나가시오. 12구경 2연발총이면 딱 좋을 거요. 거기 당신 동네에서 경찰은 제외하고 무장했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머리를 날려버리시오." - 선생님 천재!!

 

아름다운 지구여. 우리는 그대를 구할 수 있었지만, 너무나 속악하고 게을렀도다. - 묵념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은 사람들에게 웃음으로 위안을 주는 것이었다. 유머는 아스피인처럼 아픔을 달래준다. 앞으로 백 년 후에도 사람들이 계속 웃는다면 아주 기쁠 것 같다. - 따르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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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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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은 모욕을 동반하지만 않으면 오랜 기간이라도 불평 없이 견딜 수 있다. 병사나 탐험가들이 그런 예다.

어머니가 딸에게 대답한다. "우리와 사귀고 싶어 죽을 지경인 사람들은 우리가 사귈 만한 사람들이 아니야. 우리가 사귈 만한 사람들은 오직 우리와 사귀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 뿐이란다."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우리가 얻을 수 없는 무엇인가를 가지려 할 때마다 우리는 가진 재산에 관계없이 가난해진다. 

다수는 착하지도 않고 지혜롭지도 않으므로, 친절보다는 엄격함에 의지해야 한다. 

부르주아지는 개인적 가치를 녹여 교환가치를 만들어 냈다. 

노동자는 고통을 느낀다. 

우선 분명한 점은 삶이 '비평이 필요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어떤 것에 계속 눈이 가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것을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을 자꾸 보게 되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가장 빠른 방법이 그 사람과 결혼하는 것임과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이야기를 나눌 가치도 없는 사람들이 들끓는다.

이 세상에서는 외로움이냐 천박함이냐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쇼펜하우어의 말 인용).

불안은 야망의 하녀다.

 
알랭 드 보통의 연애 소설은 최고다.
소설 이외의 책은 이것이 처음이다.
뭐 나쁘지 않다(최고는 아니란 얘기다)
그는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의 총체를 심리학과 경제학과 그의 전공인 철학 이론들을 버무려, 불안을 정의하고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처방한다.
(특유의 유머를 때때로 섞는 것도 잊지 않았고)
그래 나쁘지 않다. 시도는 괜찮다.

하지만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이 빌어먹을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이들에겐 상식 수준일 뿐이고
이 빌어먹을 사회를 (도대체 어쩌자고) 그냥 두고 싶은 이들은 설득하기엔 매가리가 없다.
(나도 잘 안다 그들의 귓구녁을 여는 일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 그에 앞서 그런 편가르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에 앞서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자격 결핍인지)
또 그러나, 이 책 한 권이 이문열의 삼국지 한 질에 비하면 얼마나 소중한가.
(비교 자체가 알랭드보통에겐 실례지만)
적어도 이 책은 이문열이 그랬듯이 처절한 자본쟁탈전이 벌어지는 이 지구에서 (필론의) 돼지처럼 굴진 않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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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코레아니쿠스 -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낯설게 읽기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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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은 이론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이론의 반성 없이 습관으로 존재한다.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그저 익숙하기 때문에 집요하게 존속하는 폭력들이 있다. 그것을 없애려면 우리 주위의 익숙한 모든 것들을 한 번쯤 낯설게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왜 사소한 것에만 분노하는가" 어느 작가는 이렇게 묻는다. 몰라서 묻는가? 거대한 것은 우리에게 분노할 자유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에 가로막힌 물이 제 갈 길을 찾아 우회하듯이 분노의 흐름도 도전을 허용하지 않는 거대한 것을 피해 사소한 곳으로 흐를 수밖에.

평균적 한국인은 박정희가 만들어낸 프랑켄슈타인이다(책 속의 맥락을 통해 이해 가능, 오해 없으시길-블로거 주)

종교는 믿음에서 출발하고, 과학은 의심에서 출발한다. 이것이 종교와 과학의 차이이자 중세와 근대의 차이다.

자신이 먹고사는 것을 정치 지도자의 덕으로 돌리는 봉건적 어법이 존재하는 곳은 남한과 북한뿐이다. 남한은 박정희 덕, 북한은 김일성 덕. 남들 다 제 덕에 먹고살 때, 남북의 인민들은 여전히 왕의 은덕으로 살아간다. 

카리스마를 열망하는 것은 한국에서 '자율적 주체'라는 근대의 신체 프로젝트가 미완성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성인이 돼서도 판단과 행위의 자율성에 도달하지 못한 미성숙한 사람은 당연히 자신의 정신을 대신하여 판단해주고, 자신의 신체에 명령을 내려줄 카리스마를 요구하게 된다. 

실제로 한국에서 논쟁은 '이성적'이라기보다는 '정서적'이며, 판단은 '논리적'이라기보다는 '감정이입적'이다.  ...... 토론을 할 때 사안의 논리적 해결보다는 인격의 명예를 건 승패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 어떤 이가 주장하는 논리보다, 그 주장을 하는 사람의 솜씨에 더 관심이 많다. ...... 토론보다 내기를 좋아한다.

진중권 그는 틀림없이 무엇인가 꼬이고 어딘가 막나가는 데가 있지만
'어찌 아니 그럴 수 있으랴' 이 꼬이고 막나가는 땅에서...
꼬인 꽈배기를 풀려면 반대로 꼬아야 하고
막나가는 무언가를 막으려면 반대 방향으로 막나가야 하는 법.

나 스스로도 진중권 씨가 이따금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정도로도 꿈쩍 않는 인간들이 수두룩하니...
그는 계속 그리하여야 한다.
이따금 '오버'하지만 늘 옳았으니까.

여기저기서 부당한 욕지거리를 듣고 심지어는 폭행, 협박도 당하는 터여서
'계속 애써 달라'고 말씀 드리기 참으로 면목없지만
그의 '독설'과 '추상같은 글쓰기'가 간절히 필요하다, 한국의 현재는.

그에 비하면 나는 지나치게 얌전하여서 지나치게 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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