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 김선주 세상 이야기
김선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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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인지 안 좋은 글인지, 잘 썼는지 못 썼는지를 가리는 데는 여러 각도의 기준이 있을 터.

김선주의 글은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좋고 잘 썼다.

사소한 일을 넓은 식견으로 통찰한다.

거대한 사건을 사람 중심으로 해석한다.

스스로 성찰하며 비판한다.,

제 흠결을 고백하며 위로한다.

본인이 가진 게 많진 않은지 자주 살핀다.

권력 앞에서 용감하다.

이웃 앞에서 수줍다.

기타 등등.

이 책을, 이 책을 쓴 사람을 두둔할 이유는 더 많았다.

흉 볼 곳은 없었다.

(아차! 하나 있다. 제목 보고 연애에 관련한 책인 줄 알았다. 속았다. 야속했다.

하지만 기대 못한 즐거움에 비하면 사소해서 잊었었다. 아주 조금 야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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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 - 멍청한 세상과 유쾌하게 소통하는 법
데이비드 세다리스 지음, 조동섭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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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이렇게 웃어 본 건 길창덕 씨의 꺼벙이 이후 처음이다.

이 책의 장르를 말하자면 소설과 수필 사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설보다는 수필에 훨씬 가깝다.

수필이라고 하기 어려운 이유는 구라가 '쫌' 섞여 있어서다.

소설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이야기의 바탕이 사실이어서다.

나는 세다리스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르포가 아닐 바에야 모든 이야기에 구라가 섞이게 마련.

그는 구라와 사실의 경계를 모호하면서도 팽팽하게 유지한다.

구라는 사실 덕에 돋보이고, 사실은 구라 덕에 실감난다.

책을 덮는 순간 글쓴이의 삶에 애틋함을 느꼈다.

웃기다가 슬프고 슬프다가 웃긴다.

그 정도의 균형을 잡고 사는 건 쉽지 않다. 

허세와 엄살이 과장된 사회 그리고 나.

아참, 영어 유머를 한글 유머로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번역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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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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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씨의 '항소이유서'를 읽고 절망했다.
'난 사람은 따로 있구나'
이후로 줄곧 그를 응원하고 지지했다.
국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겠다는 그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의문형의 책을 냈다.
난 확신에 찬 사람보다.
궁금증이 많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의 '항소이유서' 중 일부를 옮긴다.
 

모순투성이이기 때문에 더욱 더 내 나라를 사랑하는 본 피고인은 

불의가 횡행하는 시대라면 언제 어디서나 타당한 격언인 네크라소프의 시구로

이 보잘것없는 독백을 마치고자 합니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상식을 위해 읽어도 좋고, 교양을 위해 읽어도 좋고, 조국을 위해 읽어도 좋다. 

여야, 보혁, 빈부 양쪽 모두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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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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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읽었다.
긴 이야기를 쓰시느라 시간도 많이 쓰시고 돈도 많이 쓰시고 애도 많이 쓰셨다.
자세한 건 몰라도 그렇게 쓰셨다고 생각이 든다. 잘 쓰셨다.
읽어 보면 그런 느낌이 든다.
꼭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아쉬운 점도 적이 있었지만,
괜찮았다.
다음 책을 기대한다.
거꾸로 읽어도 바로 읽히는 이름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
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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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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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슬픈 책인 줄 알았다면 안 읽었다, 라고 인터넷 서점에 글을 남기려고 했었다. 진짜다.
진심도 진부할 순 있어서 안 남겼다. 진심이긴 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몇 차례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을 견디느라 혼났다.
 

이 책이 문학이냐 아니냐, 걸작이냐 졸작이냐 말이 많은 모양이다.
두둔하는 쪽에서는 권력을 가진 평론가나 문예지가 구닥다리 기준으로 <두근두근내인생>을 폄훼한다고 말한다.
두둔하지 않는 쪽에서는 그냥 후졌다고 한다.
내 보기에 싸울 일이 아니다.
평론하는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목적과 기준이 있을 터, 그러라고 하면 된다.
김애란을 두둔하는 팬들은 그냥 사서 읽으면 된다.
평론가들이 종종 내 편 네 편을 갈라 제 식구에게는 주례사 비평을 남의 식구에게는 근거가 약한 비아냥을 하기도 한다.
대중들도 종종 옳지 못한 책을 구별해 내는 능력이 부족해 애먼 책에 열광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의 생각이 정 못마땅하면 여러 통로를 통해 의견 개진하고 신사(또는 숙녀)답게 성토하면 될 일.
왠만하면 각자 그러라고 하자.
아주 가끔은 치고 받고 해야할 것들도 있지만 <두근두근내인생>은 아니다.
 

내가 내린 결론.
문학이냐 아니냐?  그냥 책이다.
걸작이냐 졸작이냐?  그냥 작(作)이다.
많은 위로를 받았다.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위로하는 재주가 있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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