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문 - 2016년 제40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경욱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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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가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는 기별을 들었을 때 여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화장을 고치는 것이었다.

 - 새 아파트에서 마지막으로 주문한 물건은 와인잔이었다.

 - 그가 여객선 사고 소식을 처음 들은 것은 문경새재에서였다.'

책에 실은 작품들 중 셋의 첫 문장이다.

많은 소설의 첫 문장이 저런 식이다.

수상작인 <천국의 문>에는 저런 문장이 아주 많다.

 - 주변에 차량이 없다는 문자가 온 것ㅇ느 10분쯤 뒤였다.

 - 여자가 들키고 싶지 않았던 감정은 호기심이었다.

 - 죽음이란 빛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사내였다.

 - 그 얘기를 들은 것은 이제 와서 이혼하려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였다.

이렇게 서술을 명사로 끝내려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소설의 첫 문장에 자주 쓰이는 경향이나, 작품 안에서 여러 번 반복하는 등의 경우가,

잘 모르는 내게는 기이하다.

누군가, 그러니까 교수님 같은 분들이 그렇게 가르치는 걸까.

윤이형의 작품을 처음 읽었다.

참신해서 작가에 관심이 생겼다.

작품은 이렇게 시작한다.

'가끔씩 반복되는 악몽을 꾼다.'

이렇게 쓸 수도 있는 거겠지만...

'가끔씩 반복해써 꾼 꿈은 악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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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3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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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편의 작품을 실었다.

반은 아주 좋았고 반은 조금 어려웠다.

밑줄 친 문장들이 있었다.

 - 그녀는 피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서서 다음에 다가올 일을 기다렸다

 - 길 건너에서 느닷없이 왁자한 소리가 쏟아지더니, 평평한 지붕에 짙은 색 널을 얹은 건물의 문들 이 열리고 모자를 눌러 쓴 남자 몇이 점심 도시락을 허벅지에 툭툭 부딪치며 밖으로 나왔다.

 - 저기 그 교사야. 뭘 하려는 거지? 호수를 보고 있어. 뭐하러? 달리 할 것도 없잔아. 어떤 사람들은 참 운도 좋지.

 - 차가 방향을 바꿀 때마다 내 남은 목숨이 싹둑싹둑 잘려나가는 느낌이다.

 - 눈이 맞아 달아난 사람들에겐 잘못이 없었다. 어쨌거나 그들이 눈보라를 일으킨 것은 아니니까

 - 협박 편지의 시절은 이제 끝났어. 온 세상에 뻐꾸기 소리가 들려.

......

......

어떤 문장은 한순간 독자의 몸뚱이를 이야기 속 시공간으로 끌고가 모든 감각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앨리스 먼로.

새로운 종류의 아름다움을 체험했다.

사슴이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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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미술 - 미술관 밖으로 도망친 예술을 만나다
제니 무사 스프링 외 지음, 손희경 옮김 / 아트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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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미술 작품들을 소개한다.

몇 작품은 하도 기발하여 감탄했다.

몇 작품은 너무 아름다워서 감동했다.

음악은 내 취미라 치고,

나는 미술을 잘 모르면서 가끔 욕망한다.

뭘 소장하겠다는 게 아니다.

(영혼이란 게 있다 치고)

그냥 예술가들의 혼을 발견하는 게 좋다.

어쩌면 나는

예술가의 기질을 지녔다.

자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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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주머니에 넣고 - 언더그라운드의 전설 찰스 부카우스키의 말년 일기
찰스 부카우스키 지음, 설준규 옮김, 로버트 크럼 그림 / 모멘토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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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영화 배우 미키루크를 좋아했다.

그가 출연한 영화를 모두 보았다.

'자니핸섬'이란 영화에서 그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흡연을 시작했다.

영화 '바플라이'에서 미키루크가 찰스 부카우스키를 연기했다.

영화를 볼 당시 작가의 책을 찾아 읽겠다고 다짐했다.

이제서야 실행했는데,

어째서인지 그리 즐겁게 읽지 못했다.

요새는 미키루크를 일부러 찾아 보지 않는다.

최근 몇 편의 영화에서 보았는데

젊을 때처럼 쓸쓸해 보이지 않았다.

담배를 끊었다.

1년이 되었다.

미키루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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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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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이상한 책이다.

정치적인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 관련한 무언가를 폭로하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물건을 살 때 요모조모 살펴보지 않았으니

실망은 내 책임.

그래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남는 건 없다.

책 한 권 읽으면서 뭘 그렇게 남겨 먹으려 하냐고 물으시면

할 말은 없다.

맞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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