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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 연습을 시작합니다 - 애쓰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대화의 기술
신경원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평점 :
그러고 보면 저는 참 좁디좁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을 기준으로 본다면, 실제로 이야기를 나눈 상대는 한 명, 그리고 일 때문에 카톡으로 대화한 사람은 두 명입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기에 벌어지는 현상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말을 아끼며 살다가 혹시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설 때도 있습니다.
일 관계로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 중 한 분은 그야말로 F.M입니다. 친절한 것도 딱딱한 것도 아닌 정확히 일만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저에게 화를 내는 것처럼 여겨져서 기분 나빴던 적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여름 제가 아팠을 때 냉정한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공사가 분명한 타입이구나 싶었죠.
또 한 분은 일 관계로 저런 말투를 사용하기도 하나 싶을 정도로 그냥 친구나 지인 처럼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덕분에 저도 함께 부드러워졌달까... 아니면 거울심리라고나 할까 그분에게는 친근한 말투로 톡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어쩌다가 제가 화가 나 정중한 단어를 사용해 기분 나쁨을 표시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제 감정에 공감하면서 사정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충분히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나도 좀 더 예쁘게 말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는 불쾌한 일이 있어도 문제는 나에게 있다는 걸 인지하며 불쾌감을 바로 드러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농담 같은 어투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는 어느 쪽에 가까운가 하면 일적인 면에서는 앞의 분과 더 가깝습니다. 하지만 실제 성격은 뒷분과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을 하다가 발랄하고 명랑한 어투를 사용한다는 게 처음에는 무척 놀라웠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니 그렇게 편할 수 없습니다. 간극이 줄어든 것 같고 갑자기 일을 당겨서 하게 되더라도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는 이해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양쪽 모두 자신의 언어를 사용하며 저와 소통을 하고 있는데, 각자의 장점이 있고 또한 선을 넘는다거나 예의에 벗어난 말을 하지 않기에 저 역시 미러링을 하며 비슷한 수준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무척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많은 어휘를 발휘한다고 해도 그것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게 생길 것입니다. 두 분 다 성격은 다르고, 말하는 내용이나 분위기가 다르다고 해도 결국은 어투가 좋기에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 말투는 어떤가요? 이웃님들께서 알고 계시는 그대로입니다. 무언가를 설명할 때에는 이와 같은 말투를 사용하지만 실은, 자그마한 동물 피겨를 좋아하고 인형을 사랑하는 성격이라 그렇게 딱딱하거나 단호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공과 사의 구분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저를 맞추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소 폐쇄적인 저보다는 아마 이웃님들께서 커뮤니케이션에 신경을 많이 쓰실 겁니다. 만나는 사람의 수도 많고, 사회생활이나 학교생활을 하면서 부딪힐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경 쓰는 건 너무나도 피곤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쿨병에 걸려서 내뱉는 것도 곤란하니까요. 직설적인 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자신의 의견을 부드럽게 드러내어 상대와의 관계를 지속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말투 연습을 시작합니다>는 만일 당신의 말투에 문제가 있다면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자 신경원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해서 말 잘하는 법,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회사 동료나 상사, 그리고 친구와 남녀관계에 이르기까지 남의 말을 잘 듣고 대화함으로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줍니다.
늘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입으로 내는 목소리로 대화하는 사람은 한정적인 저조차도 <말투 연습을 시작합니다>에서 배울 점이 참 많았습니다. 결국 카톡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대화의 연장선이기에 정중한 말투, 친근한 말투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은지, 그리고 갈등은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차곡차곡 배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말투 연습을 시작합니다>를 읽는다고 해서 확 달라지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올해의 목표를 '말 잘하기'로 정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말투 연습을 시작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때로는 낯간지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이라거나 인사, 남의 이름을 외우는 것 등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무리 시간이 흐른다 해도 '존중'에 대한 가치는 변하지 않으므로 익혀두어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보름째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매일 집에서 일만 하는 저이지만, 누가 아나요? 나중에 요양원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그러니 상대방에 대한 '진짜 관심'을 가지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나갈 수 있는 스킬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 그리고 부하직원을 둔 상사라면 꼭 <말투 연습을 시작합니다>를 읽어보시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