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기담 30 - 기상천외한 악인들이 난세를 헤쳐가는 법
쉬후이 지음, 이기흥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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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세기담 >은 중국 역사에 기록된 악인, 악녀들의 이야기입니다.

중국의 악인이라하면.. 누가 생각나시나요? 저는 척부인을 인간돼지로 만들어버린 여치가 생각납니다.

적반하장(賊反荷杖) :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들다.

면후심흑(面厚心黑) : 얼굴은 성벽처럼 두껍고, 마음은 석탄처럼 검다.

종남첩경(終南捷徑) : 아닌 체하는 자가 도리어 이득을 탐하다.

교토삼굴(狡免三窟) : 영리한 토끼는 굴을 세 개 마련한다.

양조영수(兩朝領袖) : 충의를 버리고 자신만을 위하다.

단수지벽(斷袖之癖) : 그릇된 욕망으로 화를 부르다.

시인인야(猜忍人也) : 시기심이 강하고 잔인하다.

처음에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가 실려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며 펼친 것이었는데, 읽어보니 웬걸. 재미는 있는데, 요즘 잘 접하지 않았던 문체와 어투라 읽기가,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어린시절에 어른들이 읽던 세로쓰기 책을 펼쳐들고 멍해졌던 그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지요.

찬찬히 읽어보면 과거 그들의 기회주의적인 모습이나, 재물욕, 명예욕 혹은 사랑의 쟁취를 위해 악인이란 오명을 쓰더라도 상관없이 악해지는 인간의 본성도 탐구 할 수 있었을 것이며, 나아가서 우리가 밟지 말아야 할 길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을테지만, 문체가 어려워 제대로 접근할 수 없었던 것은 나의 공부가 부족했던 탓이겠지요.

진실로 문장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한동안 제가 너무 독서편식을 했구나 하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저자나 역자는 이런 효과는 의도하지 않았었겠지만요.

책의 중반이상이 되자 문체에 익숙해져서 술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읽었지요.

이 책은 여러번 읽어보아 역사에 숨어있는 일들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좋을 듯 합니다. 심심풀이로 읽기엔 조금 무겁네요.

 

나쁜 사람도 세가지 종류가 있다.

겉으로는 나쁘지만 속마음은 괜찮은 사람이 그 하나요,

속마음은 나쁘지만 겉은 괜찮은 사람이 그 가운데 또 다른 하나요,

겉도 속도 하나같이 나쁜 사람이 마지막 한 가지이다.

- p. 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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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방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0
앤절라 카터 지음, 이귀우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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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지만 가난한 엄마의 외동딸이 은백색 새치가 있는 검은머리와 멋진 수염을 가진, 프랑스에서 최고로 부유한 남자인 후작에게 청혼을 받고, 그와 함께 먼 곳에 있는,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몽환적인 그의 성으로 향합니다.

그것이 비극의 시작임을 알지 못한채.

금박 거울에 비친 나를 쳐다보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경주마를 감정하는 전문가의 감식안, 심지어 시장에서 잘라놓은 고깃덩어리를 자세히 바라보는 가정주부의 눈을 하고 있었다. 난 그전까지 그의 그런 시선을 한 번도 보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완전히 육체적인 탐욕, 그리고 그것은 그의 왼쪽 눈에 걸린 외알 안경 때문에 이상하게 확대되어 보였다. 욕정으로 날 쳐다보는 그를 보았을 때 나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러나 그에게서 눈을 돌리다가 거울에 비친 나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갑자기 나는 그가 쳐다보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내 창백한 얼굴, 내 목의 근육이 마치 가느다란 철사 줄처럼 튀어나온 것을 보았다. 그 잔인한 목걸이가 내게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를 보았다. 그리고 순진하고 고립되어 살아왔던 내 생애 처음으로 내 안에 있는 타락의 잠재성을 느끼고는 숨이 막혔다.

그다음 날 우린 결혼했다.

- p. 17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 세워져 있는 관의 뚜껑을 약간 열었다. 그 안에는 고통으로 입을 벌린 채 굳은 얼굴이 있었다. 나는 맥을 못 추고 아직까지 손에 들고 있던 열쇠를 떨어뜨렸다. 열쇠는 그녀의 피가 고여 있는 웅덩이로 떨어졌다.

그녀는 한 개가 아니라 수백 개의 쇠못에 박혀 있었다. 흡혈귀 나라의 후예인 그녀는 아주 최근에 죽은 듯 피투성이였다...... 오 하느님! 그가 상처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네? 이 끔찍한 방에 둔 지 얼마나 된 것일까? 파리의 화창한 빛 속에서 내게 구혼하던 기간 내내 여기 두었을까?

나는 그녀의 관을 가만히 닫고 울음을 터뜨리며 흐느꼈다. 그에게 희생된 다른 여자들에 대한 연민과 나도 그중 하나라는 사실이 주는 끔찍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 p. 49

 

 

엔절라 카터는 영국의 소설가입니다.

고딕소설과 민담, 동화등에 흥미를 가진 그녀는 그 이야기들의 숨어있는 그 무엇을 끌어내고자 했지요. < 피로 물든 방 > 이라는 작품에서 그녀는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인간 내면에서부터 끌어 올려지는 공포를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여자 에드거 알란 포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드거 알란 포의 분위기에 관능미를 더한 것 같은, 그런 문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신화를 사회적, 문화적으로 형성된 허구라고 보았고, 그 허구를 무너뜨리기 위해 종교, 자본주의, 가부장제를 거침없이 해부하고 뒤집어 놓았지요.

사실 우리가 알고있는 재미있는 동화가 얼마나 가부장적인지... 여자는 남자의 손길을 기다리기만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상황을 헤쳐나간다는 것은 꿈꾸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작가에 의해 의도된 사실이라면요...?

<피로 물든 방>은 동화를 재구성했다기 보다는 동화에서 모티브를 찾아 전혀 다른, 그러나 강렬한 느낌으로 서술합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페미니즘을 기본으로 하여 패러디한 그런 동화가 아닙니다. 작가 앤젤라 카터는 페로에 의해 외곡된 젠더를 원래의 형태로 되돌려놓습니다.

이 책 <피로 물든 방>에는 10개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푸른 수염을 모티브로 한 '피로 물든 방'외에도,

미녀와 야수를 모티브로 한 '리용씨의 구혼', '타이거의 신부',

장화신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장화신은 괭이',

덴마크의 전설을 재구성한 '마왕',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한 아주 짧은 단편 '눈의 아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하였으나 말해주지 않으면 잘 모를 것 같은 '사랑의 집에 사는 귀부인',

빨간모자를 모티브로 한 '늑대인간','늑대친구들','늑대 - 앨리스'라는 단편입니다.

각각의 단편은 제 나름대로의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로테스크하기도 하지만, 에드거 알란 포를 좋아하는 '성인'이라면, 이 책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빨간 눈에 침이 줄줄 흐르는 회색빛 주둥이를 가진 커다란 늑대였다. 산지기의 딸이 아니었다면 보기만 해도 무서워서 죽었을 것이다. 늑대들이 으례 그러하듯 소녀의 목을 물려고 덤벼들었다. 그러나 소녀는 아버지의 칼을 크게 휘둘러 늑대의 오른쪽 앞발을 잘라버렸다.

(중략)

소녀는 할머니가 몹시 편찮으셔서 침대에 누워 불편하게 잠들어 계신 것을 보았다. 끙긍 신음하며 떨고 계셔서 할머니에게 열이 있다고 소녀는 짐작했다. 이마를 만져보니 타는 듯이 뜨거웠다. 소녀는 할머니께 차가운 물수건을 올려드리려고 바구니에서 헝겊을 꺼내다가 늑대 발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러나 그것은 늑대 발이 아니라 손목에서 잘려 나온 손이었다. 일을 많이 해서 거칠어지고 나이 들어 검버섯이 핀 손. 가운뎃손가락에 결혼반지가 끼워져 있었고 집에손가락에 사마귀가 있었다. 사마귀를 보고 소녀는 그게 할머니 손이라는 것을 알았다.

- p.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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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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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가 왔습니다. 제목은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사자가 샐러드를 좋아하면 어쩌라고.

 

사실 그런뜻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있어서 졸리지 않은 밤은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만큼이나 드물다는 이야기이죠. 그러니까. 날마나 졸리다는 이야기인데, 무척 당연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예술가중에는 야행성인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해 볼 때 - 이것도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러니까..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혹은 하쿠나마타타 모드의 심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도 지난 번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와 마찬가지로 읽기가 편했습니다. 무라카미의 에세이는 왠지 그냥 친한 이웃집 아저씨가 편하게 이야기 해주는 것을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서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사실 알고보면 무척이나 말이 없는 타입 이라는데, 그의 글을 보면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어쩐지, 평소에 말을 줄여서 하고 싶은 말을 농축시킨 다음에 글을 쓸 때 확~~풀어서 내뱉아주는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무라카미의 작품에는 음식이 꼭 나옵니다. 사실.. 밥을 안먹는 소설은 드물겠지만, 음식을 통해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그런게 있습니다. 이번에는 오믈렛이었습니다. (샐러드는 .. 그냥 사자가 먹고. 무라카미는 오믈렛을 먹지요.)

 

오믈렛을 확실히 마스터하고 싶어하는 작가라니 독특하지요? 장편소설을 다 쓰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긴 무라카미는 오믈렛에 도전합니다. 무려 한달동안이나요. 색감도 예쁘고, 속은 부드럽고 얌전하게 싼 오믈렛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오믈렛 만들기에 대한 방법을 호텔 양식부 조리사로 일하던 분께 배웠습니다. ...말로만 배웠는데요. 듣기만 하고 바로 포기. 써먹어 본 적은 없습니다. 손목의 스냅도 이용해야하고, 프라이팬도 길들여야 하는데.. 어이쿠. 그냥 저에게는 달걀 프라이가 어울릴 것 같습니다. 아니면 뭐.. 달걀말이를 해서 먹지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은 무척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무엇이냐하면.. 교훈도 없고, 감동도 없고, ... 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재미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재미있느냐하면, 그것도 아니고, 배꼽잡고 쓰러질만큼 웃긴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뭐가 재미있는 걸까요?

 

그의 글을 읽다보면, 압축파일로 만들어 뇌내 공간에 차곡차곡 쑤셔박아두었던 기억이 압축해제가 되면서 뿅뿅뿅 나타나는 겁니다.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 그가 자극하기 전까지는 그냥 머리속 한 귀퉁이에 처박혀 있었을 뿐이었던 기억들이 몽실몽실 떠오르는데, 그게 또 나쁜 기억이 아니라는 거죠. 불쾌한 기억이 아니라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참... 신기하죠?

누구나 다 그런걸까요..? 아니면 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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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맛 세계사 가로지르기 9
정한진 지음 / 다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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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살기위해 먹는 사람과 먹기 위해 사는 사람 모두가 어쨌든 살고 먹고, 먹고 살았습니다. 왜 우리 말에도 이런 욕이 있지 않나요..

"잘 먹고 잘 살아라."

 

 

어쨌든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습니다. 얼마간은 괜찮을지 몰라도 안먹으면 죽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먹어도 죽습니다.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 살아가면서 아무거나 막 먹기도 하고, 건강을 찾아서 먹기도 하고, 하루에 1식만 해보기도 하고, 하루종일 폭식도 해보고... 그런데 말이죠.. 책을 읽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면 마트나 시장에가서 먹고싶은걸 그것도 골라가면서 산 것이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었더라구요. 멀리 갈 필요도 없어요. 100년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 강점기. 먹을 걸 자기 맘대로 찾아 먹을 수 있었나요? 아니,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돼요. 저희 어머니대, 대학시절 라면은 어쩌다 한 번 먹는 귀한 음식이었으니까요.^^

 

어라라... 이 책은 그런 음식에 대한 잔소리 책이 아니었는데, 제가 시작을 이상하게 해버렸네요.

어째서 그렇게 되었느냐하면, 책을 덮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세상을 바꾼 맛>은 세계사를 잘 아는 사람들이 읽어도 재미있을 내용들. 그리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읽으면 재미있게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되는 그런 책이었어요.

처음 인류의 정착과 문화의 시작은 음식때문이었다는 내용으로 시작되어 뒤쪽으로 와서는 근래에 들어 새로이 나오게 된 식품 병조림, 통조림, 스팸, 글루탐산, 우마미, 비타민등에 대해서도 나오구요.

냉장고의 발명도 이야기해요.

 

최근에는 패스트푸드에 반대하는 슬로우 푸드 운동도 하고 있지요. 기아 문제도 심각하고, 공장형 축산도 문제가 되고 있어요. <세상을 바꾼 맛>에서는 그런 문제들에 대해 살짝 터치하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음식에 관한 것들이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이루어 냈다고 하면, 현재의 식량, 식품문제는 과연 어떤 세상을 만들어 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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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파일
헤럴드 셰터 지음, 김진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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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이란 무엇일까요? FBI의 공식 정의가 있습니다.

 

사건 사이에 냉각기를 둔 채 세 곳 이상에서 세 차례 이상 살인을 저지를 것.

- <FBI 범죄 분류 매뉴얼>(1992)

 

이 정의에 따라서 연쇄살인으로 분류되는 사건들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연쇄살인, 대량살인, 연속살인을 혼동합니다.

 

연쇄살인이란 위에서 말한 것 같이 사건과 사건 사이에 냉각기가 존재하며 세군데 이상에서 살인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사실 냉각기가 아니지요. 예열기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범인은 다음 범행을 계획하거나 전리품을 보며 흐뭇해 하고 있는 시기니까요.전리품이란 희생자의 신체 일부, 혹은 소지품을 말합니다. 그 전리품을 보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이죠.

 

대량살인이란 연쇄살인처럼 다수를 살해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인간 시한폭탄입니다 .보통은 실패한 인생에대한 괴로움을 사회에 화풀이하는 사람이 대량살인범이 됩니다. 연쇄살인이 대게 성범죄와 함께 일어난다고 한다면, 대량살인은 자살테러에 가깝습니다. 피의 살육이 끝나면 가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빈번하니까요.

 

연속살인은 대량살인과 유사합니다.그렇지만, 대량살인과의 차이점은 장소의 차이인데요.

대량살인범들은 한 장소에서 살육을 저지르는 반면, 연속살인은 장소를 이동하면서 가는 곳마다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러니까, 연속살인범은 움직이는 대량살인범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연쇄살인범은 연속살인범, 대량살인범에 비해 그 수법이 잔인하고, 살해방식이나 시체 처리 방식등이 다양합니다.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요.

사이코패스라는 용어는 1891년 독일의 심리학자 코흐가 제일 먼저 사용하였지만, 사이코패스 유형의 인물은 훨씬 전 부터 존재했습니다. 여기서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사이코패스(정신병질자)는 사이코(정신병자)와 다른 유형입니다. 연쇄살인범은 정신병자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사이코패스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사이코는 자신이 저지르는 일이 잘 못 된 일인지 잘하고 있는 일인지 구분을 잘 못합니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그 일이 분명 악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합니다. 그러나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이 없지요.

 

이 책 <연쇄살인범 파일>은 읽는데 시간이 꽤 오래 (6일이나) 걸린 책입니다. 책도 두껍고 무겁기도 했지만, 제정신으로는 한 번에 다 읽을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읽다보면 온통 머리속이 새빨개지는 것이 점점 읽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니 읽을 수 있는 분량만큼 읽고 또 다른 책을 읽어 머리속을 정화하기를 반복했지요.

 

읽으면서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을까.. 누가 읽으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스스로 찾아서 읽어놓고 왜 이리 힘들어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읽기를 포기 할 수 없었습니다. 차마 옮기지 못한 연쇄살인범들의 범행들이 자세히 세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무려 200명이 넘는 연쇄 살인범들의 수십차례의 범행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그러나 테마에 따라 나뉘어 소개됩니다. 그러니 너무나 힘들 수 밖에요.

 

전 정말 이 책을 왜 읽었을까요? 놀랍게도 역자 후기에서 역자가 제 마음을 대신 말해주었습니다.

 

이 책에 거론된 연쇄살인범의 숫자는 무려 200여 명에 달한다. 아마도 독자는 그들의 끔찍한 살인 행각을 접하면서 당장에 충격과 혐오, 분노를 느낄지 모른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다 보면 처음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던 개별적인 범행 자체보다 연쇄살인범의 내면에 깃든 사악한 본성, 사이코패스의 음험한 심리, 범행을 조장하는 사회적 환경에 대해서까지 관심의 폭을 넓히게 될 것이다. 결국 책장을 덮고 난 뒤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연쇄살인범의 심리에 대해, 또 그런 이들에게 관심과 호기심을 품는 평범한 자신에 대해, 인간이라는 존재의 속성에 대해서까지 의문의 시선을 던지게 된다.

 

요사이 좀비 붐이 일어나고 있지만, 저로써는 그냥.

사람이 무섭습니다.

 

연쇄 살인이란 인류 보편의 현상이고, 연쇄살인범 역시 인간이며, 이 사회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연쇄 살인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있어왔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책을 덮고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 이 책은 정말로 마음이 약하거나 놀라기 쉬운 분, 혐오스러운 것을 싫어하시거나 피를 무서워하는 분은 절대로 보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범행에 대한 글을 단 한줄도 옮기지 않은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적어도 맨손으로 쥐를 때려잡을 수 있는 분이거나, 왕년에 해부 좀 해 봤다... 혹은 왠만한 피튀기는 영화나 소설에는 길들어져있다 괜찮다 싶은 분은 용감하게 읽어도 됩니다. 임산부, 노약자의 경우 읽지마십시오. 단, 이 책에 나온 이야기는 허구가 아니라 모두 사실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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