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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평점 :
인간의 삶은 갈등의 연속...
요즘 여러가지 일들로 생각이 복잡해진 나날인데요.
마음이 분주해질 때...
일이 손에 안잡히고 그러니 일거리는 쌓이고...
사람 사이의 관계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때로는 복잡하게 얽히기도 하는데요.
잠시도 고요하지 않은 하루들 속에서
문득,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발견합니다.
채근담....
학창 시절 짧은 지문 속에서 만났던 글로 기억되는데요.
그 이후로 접하지 못했던 고전입니다.
채근담은 명나라 만력제 연간의 문인인 홍자성이 쓴 글인데요.
원문을 읽어보면서 쉽게 풀어쓴 글로
채근담을 이해하기 쉽게 인문학자 최영환씨가 엮은 책이에요.
채소 뿌리를 씹는 이야기라는 뜻의 채근담
‘채근담(菜根譚)’이라는 제목은 언제 들어도 묘하게 다가옵니다.
채소 뿌리를 씹어낸다는 건, 무언가 거칠고 투박한 삶을 감내한다는 뜻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담백한 참맛을 찾아내는 일 같았습니다.
삶의 깊이, 내면의 평온,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러난 마흔 이후의 성찰과 단단한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동양의 잠언같은 책이에요.
총 7개의 파트로 삶의 깨달음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
-절제의 길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처세의 이치
운명과 시련을 대하는 자세
-역경의 도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세상을 초월한 미학
마음을 비우는 공부
-백지의 여백에서
세상을 비추는 눈
-속세를 초월한 관조
자연과 하나 된 삶
-삶의 해탈
책장을 열자마자 저를 붙잡은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고요함 속에 참된 맛이 있고, 담박함 속에 큰 즐거움이 있다.”
마치 내게 지금 가장 필요한 말을 정직하게 내뱉어주는 듯했죠.
사람과 나 사이의 거리
읽다 보면 자꾸만 나의 삶과 겹쳐집니다.
“사람을 대할 때는 너그럽게, 자신을 대할 때는 엄격하게.”
이 문장을 읽는데, 최근에 괜히 날 선 마음으로 내뱉은 말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내가 조금만 너그러웠다면, 상대방도 편안했을 텐데.
정작 나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말이죠.
채근담은 꾸짖지도, 훈계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거울처럼 비춰주고, 조용히 돌아보게 만듭니다.
균형이라는 이름의 지혜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균형에 대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세속을 무조건 버리지 말고, 은둔을 맹목적으로 좇지도 말라는 말.
결국 삶은 어느 한쪽 극단에 서는 것이 아니라,
세속과 자연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는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요즘 제게 필요한 건, 바로 이 균형일지도 모릅니다.
책을 덮으며
책을 읽고 덮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현실은 여전히 복잡하지만, 한 줄의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물며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잔잔히 알려주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문장과 해석
“고요함 속에 참된 맛이 있고, 담박함 속에 큰 즐거움이 있다.”
→ 화려하고 요란한 즐거움보다는 일상의 소박함 속에서 진짜 기쁨이 있다는 말.
“사람을 대할 때는 너그럽게, 자신을 대할 때는 엄격하게.”
→ 인간관계의 지혜이자 자기 수양의 기본을 다시 일깨워 주는 구절.
“세상일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은둔에만 치우치지도 말라.”
→ 현실과 이상, 세속과 자연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태도가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빠른 속도의 세상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하게 해주는 책,
마음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뿌리 같은 책.
《채근담》은 그런 책이었습니다.
오늘 밤에도 잠들기 전 몇 장을 다시 펼쳐 읽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조금 더 담박하고, 조금 더 고요하게 살아보려 합니다.
최영환 엮음 《채근담》은 고전이 주는 무게감을 가볍게 풀어내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겨주는 책입니다.
소박하지만 단단한 지혜가 담겨 있어,
잠시 펼쳐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기에 참 좋은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지금, 오히려 이런 고전의 한 문장이
오래 마음에 머물며 삶의 지침이 되어 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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