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적 - 평범한 사람도 특별하게 만드는
정미숙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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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적

 

  아이를 낳고 내 역할이 늘어났다. 딸과 며느리, 아내라는 역할에 엄마라는 고귀한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육아에 몸과 마음이 지쳐 나는 자꾸 고갈되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는 정말 사랑스러웠지만 그것과 별개로 나는 지쳐만 갔다. 학창시절과 취준생 시절 고민하고 힘들어했던 것 이상으로 나는 힘들었다. 그 이유는 를 잃어버린 느낌이 컸다. 내가 아닌 엄마로서의 내가 강조되다 보니 아이의 엄마도 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닌 것 같이 괴리감이 컸다. 저자 또한 잃어버린 를 되찾고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독서. 세상 사는 이치를 아는 방법으로 독서만한 것이 없겠다. 평범한 삶이 독서를 통해 변화되고 미래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다.

 

  저자는 책을 읽은 후 자신의 생각대로 사는 방법을 찾았다. 타인의 행복에 나를 맞추기 보다는 나를 먼저 이해하고 아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주인공같이 타임루프에서 벗어나 마법 같은 일들이 저자에게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가 바뀌니 주변 사람들도 바뀌기 시작하더라는 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러 책을 골고루 읽으려 노력하지만 성공한 이들의 자기계발서는 특히 내 눈을 잡아끈다. 독서만큼 현실적인 자기계발이 또 있을까?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경험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린 책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마치 방파제처럼 한치 앞을 알 수없이 밀려오는 미래의 파도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독서는 필수다.

 

  저자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아이들에게 해줄 조언도 책에서 얻었다. <유대인 엄마의 힘>을 읽고 아이들에게 집안일과 가게일을 맡기며 아이들이 급속도로 변함을 눈으로 확인했다. 캥거루족이 많은 우리나라 부모들에게 일침을 주는 내용이다. 성공한 이들은 목적이 없는 취미를 갖지 않는다고 한다. 항상 절제하고 노력해 자신의 꿈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다고. <절제의 성공학>이란 책에서 화실에 다니는 취미는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 갖는 취미라고 말했다고, 성공 근처에 가지도 못했으면서 그들의 취미를 따라하는건 가난을 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단다. 마치 지금 즐거우면 나중에 궁하다는 격언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 내용에 100% 공감하진 못하겠다. 재미로 시작했던 취미라도 그것이 직업이 될 정도로 전문적인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어찌됐든 책은 우리에게 꿈을 찾기 위한 많은 조언과 도구를 가르쳐준다.

 

  책을 읽는 행위는 그것대로 실천함에 따라 인생을 바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디 저자와 같이 평범한 인물이 독서를 통해 삶이 바뀐 경험을 한 것처럼 우리도 당장 책을 펼쳐서 이 강력한 무기를 들고 삶을 개척해 나가보자. 이미 앞서간 사람들이 우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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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사랑해 나태주 작은 동화 2
나태주 외 지음, 설찌 그림 / 파랑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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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사랑해

 

  한 손에 들어오는 예쁜 시집 같은 이 동화책은 시인 나태주님이 여러 동화작가들과 보고 느낀, 작은 것들에 대한 예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우산, 양말, 딸기 우유, 소라게 등. 작가들의 따뜻한 시선을 통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사랑스러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비행기 안, 도착하기 전까진 내릴 수도 없는 그 공간에서 13시간을 비행해야 하는 어린 아이가 있었다.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여아는 백인 부부 품에 안겨 서럽게 운다. 아마도 입양중인 모양이다. 아이를 안고 달래는 얼굴빛이 하얀 그 백인 부부는 어쩔 줄 몰라 하는데, 미소가 예쁜 한국인 승무원의 한마디에 아이가 울음을 뚝 그쳤다. 바로 아가야란 말이었다. 지금까지 여러 번 들어 귀에 익었던 그 정답고도 부드러운 말은 새로 아이의 부모가 된 미국인이 해 줄 수 없는 말이었다. 뉴욕까지 가는 13시간 내내 승무원의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를 안고 드디어 공항에 도착했다. “아가야, 잘 가...” 그녀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이 짤막한 내용은 나태주 작가의 아가야란 동화다. 나는 아이에게 이렇듯 정다운 말을 얼마나 많이 건네고 있는가. 동화는 나를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점점 고집이 세지는 아이 때문에 내 언성은 높아지고 아이를 함부로 대하고 있진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이현주 작가의 나는 우산입니다란 동화도 많은 교훈을 주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어, 그러니까 나는 세상의 모든 색이라고 말하는 이 물건이 무엇일까? 바로 투명 우산이었다. 갑자기 소나기라도 내리면 우산을 준비하지 못해 얼른 편의점에 들어가 가장 싼 우산을 고르는데 그게 바로 투명 우산이었다. 동화 속 투명우산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고 자신의 주인인 지우가 자신을 찾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같이 흐린 하늘날엔 난 회색빛을 띠고 지우 엄마의 파란 원피스에 비친 내 모습은 파란색으로 가득하다. 지우가 날 마법 우산이라고 하며 모든 색을 담을 수 있다고 말할 때 난 설레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거칠게 부는 바람 때문에 어느 날 투명 우산은 몸이 뒤집히고 우산살 중 하나가 힘없이 꺾이고 만다. 내가 비를 막아 주지 못하니 빗방울은 내가 아닌 지우를 적시기 시작했고 지우 아빠는 날 쓰레기통에 버리고 말았다. 비가 그치고 버려진 우산인 나는 갑작스런 이별에 놀라고 서운했지만 생각보다 오랜 시간 지우와 함께 했다는 걸 알기에 더 슬퍼하지 않으려 한다. 또 비가 쏟아지고 갑자기 내 몸이 두둥실 위로 떠올라 활짝 펴졌다. 지나가던 할아버지는 날 머리 위로 쓴 채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네 덕에 소나기를 피했으니 내가 새 우산처럼 고쳐주마.” 라고 얘기하시는걸 듣고, 지금 이 순간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음에 기쁘다. 작가는 말했다. 내리는 비를 막아 줄 수 있는 것처럼, 누군가의 아픔을 안아 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설찌라는 필명의 그림 작가님의 어여쁜 삽화와 함께 동화를 읽으니 마음이 애틋해지는 듯하다. 작지만 사랑하는 이 모든 것들을 마음에 품고 무언가를 언제나 따뜻하게 바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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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7인 7색, 배낭 메고 남미 - 창세기 묵상하며 여행하기 청소년! 7인 7색, 배낭 메고
강두용 외 지음 / 북트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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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77, 배낭 메고 남미

 

  몰랐지만 무려 세 번째 시리즈였다! 인도차이나 반도와 네팔을 거쳐 남미까지. 여행 에세이지만 등장인물들이 청소년이기에 7명의 개성 가득한 그들의 에세이이기도 했다. 신앙 공동체 안에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가득 만든 이들이 부럽다! 코로나가 끝나면 네 번 째 계획한 시베리아 횡단도 성공하길 기도해본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창세기를 묵상하며 떠난 여행이기에 이들의 모습을 통해 함께 창조주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었다. 이스마엘이 목말라 갈급할 때 아들을 보며 흐느끼는 하갈에게 우물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그들은 체험했다. 칠레 입국을 거부당했을 당시 말이다. 목차를 보니 창세기의 구절들과 함께 각 챕터별 여행 에피소드가 실려 있었다. 이를테면 창세기 12~13장은 페루에서 볼리비아까지 긴 여정이란 제목이었는데 지운이는 아브람이 장막을 옮길 때마다 여호와를 위한 제단을 쌓고 예배를 드린 것 같이 자신도 여행 중에 묵상과 찬양으로 예배를 우선시 하는 77색 팀이 되자고 묵상했다. 국경에서 직원이 지운이의 여권사진을 보고 웃었다는데 내 얼굴이 웃긴가?’ 란 자문이 귀여웠다.

 

  남미하면 우유니 소금사막을 빼놓을 수 없겠다. 이땐 하나님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는 모습, 롯의 아내가 죄에 대한 애착에 뒤를 돌아보았다가 소금 기둥이 되었다는 말씀을 묵상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 불리는 그곳, 우유니 사막은 해가 질 때 해가 바닥에 비춰져서 두 개의 해가 보이는 장관을 보았다고 한다. 구름도 손에 닿을 것 같은 느낌을 연출했다! 창조주 하나님이 만드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곳이리라.

 

  이들은 소명학교라는 기독교 대안학교 학생들이었다. 남미 여행을 통해 단순한 배낭여행과는 다른, 말씀을 묵상하며 하루를 살아갔던 여행기에 모두들 성장한 듯하다. 두용이는 당연한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고, 하경이는 계획했던 것들이 쉽게 무너지고 또 다른 길로 나아가는 방향을 간구하며 하나님께서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지도하심을 경험했다고 소회했다. 규홍이는 여행 중 자신을 향한 자책이 늘어날수록 자신의 무능함과 부족함을 욕하는 건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는 사탄의 속임수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하나님과 온전히 동행하고 그분의 품에 안겨야 하지 않겠냐고 자문하면서 말이다. 청소년들이라 생기발랄한 모습들이 책을 읽는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것 같아 기뻤다. 그들이 소개하는 여행의 꿀팁들이 맨 마지막 페이지에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다.

 

-공동체 여행이면 궂은일은 사서해라. 내가 편하면 누군가는 몸도 마음도 힘들다.

-정말 필요한 것만 챙기고 부가적인 것들은 남미에서도 살 수 있다.

-플랜B 까지 무조건 짜 놓자. 등등.

 

  이들을 이끈 소명학교 교사 박진섭님이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징을 읊어가며, 안전하지 못할 수도 있었던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기도가 정말 와 닿았다. 결코 쉽지 않았던 파란만장한 남미 여행이 코로나보단 힘들지 않다는 이들에게, 어서 빨리 새로운 여행지로의 기회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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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 100세 - 의과학으로 풀어보는
김혜성 지음, 김현진 그림 / 파라사이언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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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으로 풀어보는 건강수명

 

  아침에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면 지상파방송과 종편 모두 건강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몸에 좋다는 시서스 가루나 ABC주스 등 섭취하면 좋다는 음식들부터 각종 운동법과 생활습관까지. 우린 건강백세시대를 잘 살아내기 위하여 꽤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자 노력한다. 나이듦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에 우린 좀 더 건강하게 나이 들어감에 관심이 많다. 이 책은 의과학적인 측면에서 우리의 노화를 바라보았다.

 

노화를 바라보는 두 가지 견해를 살펴보자.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의견과 질병처럼 치료할 수 있는 의견이 그것이다. 생명과 인간이 보편적으로 겪는 노화에 대해서조차 상반된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전반전으론 후자의 의견을 따르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했다. 대표적으로 노화를 만성염증으로 보는 개념이 있다. 건강과 장수를 위해 좋다는 음식, 영양제를 매끼 챙겨먹을지, 절제하며 소박한 음식을 먹을지에 대해선 답이 없다. 선택하기 나름이겠지만 저자는 하루 두 끼 먹는 간헐적 단식을 통해 노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은 컬러풀한 사진이 많이 삽입되어 있고 시각적으로 알기 쉽게 그래프나 삽화를 넣어 독자의 이해를 높였다. 예를 들어 뼈의 리모델링편에선 골-리모델링 유닛이란 그림을 통해 파골세포와 조골세포를 보여주었고 남성과 여성의 최대골량기와 폐경과 나이듦에 따라 감소하는 뼈의 손실을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현대 의과학은 노화 자체를 질병화하려 하려해 노화를 염증으로 보고 투여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에게 이것은 태산 앞에 호미 한 자루 들고 서 있는 모습처럼 왜소해 보인다고 말했다. 좀 더 포괄적인 시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저자는 건강수명 100년에서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핵심으로 건강한 위생활동과 음식, 운동, 공부를 제시했다. 각 장에선 식단을 제시하고 전문가의 장수 모델을 그리며 칼로리 제한과 장수의 상관관계를 보여주었다. ‘당신의 똥은 안녕하신가요?’라는 다소 재밌는 질문에도 진지하게 접근하여 선진국과 후진국의 대변량을 비교하는 표를 보여주기도 하고, 똥의 성분 중 유기물의 구성이랄지 배변이 원활하지 않을 때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운동면에선 일상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을 강조하며 달리기든 사이클이든 산행이든 상관없다. 여기서 제안된 운동법 HIIT 는 비만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되는 운동법이니 나도 관심이 생겼다. 치매와 치아의 상관관계도 흥미로웠다. 잘 씹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 부분이었다. 저작 운동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운동선수들이 껌을 씹는 이유) 면역증진 효과까지 있다!

 

  저자가 마지막에 제시한 공부도 뇌의 손상을 방지하는데 탁월하다. 특히 책읽기와 인문학 공부모임에서 일상을 생소하게 보는 것을 많이 체감한다는 저자는 자신이 전혀 생각지 못한 것들과 마주하며 생각이 확장되고 배움을 통해 존재이유를 찾는다고 한다.

 

  저자처럼 자연산으로 살며 나이 들고 싶은 독자들은 이 책을 펼쳐서 만족스러운 노화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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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껴안은 호텔 - KBBY가 주목한 그림책(2020년 9월) 신나는 새싹 142
이선주 지음, 조은정 그림 / 씨드북(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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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껴안은 호텔

 

  커다란 판형에 맑은 수채화의 그림들이 꽉 채운 이 책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탁 트인다. 게다가 자연 친화적인 호텔이라니. 호기심이 일어 검색을 해보았다. 호텔 이름은 <칸달라마 호텔>. 스리랑카 국민건축가 제프리 바와의 건축철학이 깃든 대표작이다. 그는 스리랑카의 국회의사당과 여러 대학 건물, 수많은 해변 리조트 등을 여러 나라에 남겼는데 건축이 들어갈 장소를 세심하게 분석해 조경과 건물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의 건축은 압도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하고 깊은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칸달라마 호텔은 스리랑카 정보가 관광산업 개발을 위해 현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호텔을 지어달라고 의뢰한 건물이었다. 바와는 시기리야 부근 담불라의 한 바위 언덕 위에 건물을 짓고자 했고 거대한 암반 위 올빼미가 날개를 펼친 모습으로 디자인되었다. 호텔은 거대한 바위와 건물이 하나로 합쳐진 건축물이었다. 입구부터 로비까지 자연 상태 그대로의 바위를 인테리어 요소로 그대로 끌어들였다. 건물 외곽은 식물들이 표면을 덮었으며 안과 밖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건물과 경관이 하나 되는 바와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마치 코끼리 무리가 호텔 앞 강가를 지나가고 원숭이와 새들이 정원을 제집처럼 드나듦이 가능한 공간이다. 1층 로비에 마련한 철제 의자엔 작은 새가 둥지를 트는 게 일상이 되었다. 당장 이곳에 가보고 싶어졌다. 몸과 마음이 힘든 요즘, 이 자연을 향한 겸손한 인간의 모습으로 푸른 쉼을 누리고 싶었다.

 

  그림책은 자연의, 자연에 의한, 자연을 위한호텔에서 보내온 편지로 시작한다. 작가 이선주님은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는 당연한 생각들을 하게 되는 나날이라고 표현했고 그림작가 조은정님은 칸달라마 호텔을 그리면서 마음이 정화되고 치유되는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입술을 뾰로통 내밀고 있는 아이에게 누군가 툭툭 건드린다. 바로 원숭이였다. 소년의 어깨에 안착한 원숭이는 호텔 밖 풍경으로 그를 안내한다. 어떤 풍경은 보는 순간 모든 것을 잊게 하기도 한다. 이곳이 그랬다. 새하얀 날개를 펼친 공작새가 등장하여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화해를 유도하고 젊은 시절 찾아왔던 남녀는 어느새 노부부가 되어 그 시절 커피잔에 커피를 마시며 젊은 날을 추억한다. 혼자 있고 싶어 동생들을 피해 호텔 밖으로 나온 소녀는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보며 푸른 잔디의 싱그러운 내음을 맡는다. 광활한 자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이 곳을 방문했던 손님들은 각지 다른 사연을 가지고 칸달라마 호텔에 찾아왔지만 모두들 아름다운 햇살과 녹음을 기억할 것이다. 비단 유적지뿐만 아니라 숲 또한 보존하며 호텔을 지었던 건축가의 의도가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언제든 머물고 싶게 만드는 흥미로운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스리랑카를 여행한다면 꼭 숙소로 정하고 싶은 곳이다. 울창한 정글과 호수를 배경으로 하여 자연과 동화되는 기분이 든다는 게 투숙객들의 공통적인 목소리. 죽기 전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곳이란 책에 소개되며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고, 칸달라마 호수와 이어지는 듯 한 수영장도 매력적이다. 그림을 보고 매료되어 실사까지 찾아본 곳은 여기가 처음이다. 책은 칸달라마 호텔의 아름다운 모습을 월페이퍼로 감상할 수 있게 QR코드를 박아놓았다. PC로 감상하고 싶다면 씨드북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우리나라도 이런 자연친화적인 건축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을 지울 수 있다니 역시 인간과 자연은 공존해야 빛을 발함을 다시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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