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찾아오면 노래를 부를게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0
엠케이 스미스 더프레이 지음, 염혜원 그림, 공경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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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찾아오면 노래를 부를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개구리가 등장하는 그림책은 주로 장난꾸러기 캐릭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오늘 만난 버나도는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그림체에 어울리는 따스한 마음씨의 소유자였다. 숲속에선 지빠귀, 울새, 솔새 등 새들의 노랫소리가 차가운 아침 공기를 가르며 퍼져 나갔고 버나도는 이들을 동경하고 따라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기가 죽어있었다. 숲을 행복하게 해주는 새들의 모습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들처럼 하고 싶어 나름 자신의 방법대로 애써보았지만 말이다. 버나도는 개구리이니까 날 순 없고 꾀꼬리같은 목소리도 낼 수 없엇지만 높은 뜀뛰기로 나뭇가지 위를 오르거나 나뭇잎으로 화려하게 치장하여 새들의 깃털을 흉내내는 듯 새들처럼 보이고 싶었따. 하지만 오히려 숲 속 친구들은 버나도를 외면하고 만다. 그 때 밤이 된 숲속에서 개구리들의 노래가 들렸다. 이들의 노랫소리는 아직 따스한 돌 위로 솟아올랐고 나뭇가지들은 별이 깜빡일 때면 숨을 고르듯 잠시 멈추었다. 새들이 아침을 여는 노랫소리를 자랑한다면 개구리 버나도는 숲을 잠들게 하는 밤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작가가 그린 숲의 모습은 빛을 잘 활용하면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달라지는 풍경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어서 서정시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버나도의 표정도 생동감 있었고 글밥도 참 문학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 역할, 나다움을 강조하고 있어서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교훈을 다시금 일깨워준 점이 좋았다. 평화롭고 은은하게 아이의 잠자리에서 읽어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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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책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심연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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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책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가족, 혹은 지인의 죽음부터 하루아침에 고인이 되어 기사를 도배한 연예인의 죽음까지 우리 곁엔 살아있는 것 만큼이나 죽음도 매일 가까이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거나 하진 않았다. 아무래도 터부시된 사회적 분위기때문이 아닐까. 몇 년 전 기사를 보면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죽음에 관한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죽음 자체부터 자신이 죽는 것,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장소, 장례 방식, 임종기에 받고 싶은 연명의료 수준 등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왜 금기되고 있었는지 아이러니하다.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일까? 하지만 언젠가는 누구나 마주해야 하는 죽음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말해주고 있는 책이 있었다. 바로 오늘의 서평 도서 <죽음의 책>. 이 책은 소천하다, 작고하다, 세상을 떠나다, 눈에 흙이 들어가다, 별세하다, 숨지다, 별이 되다등 다양한 죽음의 언어를 시작으로 삶이 끝나는 순간과 임종, 장례, 남은 이들의 애도, 종교와 시대, 문화적으로 다른 죽음의 이미지와 상징 등을 담고 있다.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어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도 진지하다. 물론 아이들 도서기에 해골가면이나 미니 관 만들기같은 붙임자료도 있다!

 

챕터별로 죽음에 대해 말하는 사례자들의 이야기도 실렸다. 또한 장례 전반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도 상세히 적혀있어 도움이 되었다. 나라나 지역마다 장례 방법도 다양해서 퇴비장이나 바다장, 하늘장과 같은 변화하는 장례방식도 알 수 있었다. 종교별 무덤 장식도 비교해주는 일러스트가 눈에 띄었고, 장례 지도사, 요양병원 관계자, 상담가 등의 직업군에서 자신이 겪은 죽음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도 귀기울여 들을만했다. 죽음에 대해 편견이 없는 어린 시절, 이 책을 접한다면 적어도 죽음을 무섭게 여기거나 터부시하진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살아가는 것만큼 죽음 또한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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늅늅의 야생 기획자 관찰 일지 - 정글에 던져진 신입 기획자의 생존 매뉴얼
늅늅 지음 / 길벗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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늅늅의 야생 기획자 관찰 일지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최근 우연히 G마켓에서 유명한 가수들이 등장해 노래 가사에 맞춘 상품을 파격적으로 홍보하는 광고를 보고 웃음이 터졌다. 환희, 설운도, 민경훈 등의 가수들이 자신의 대표곡을 가전, 식품, 패션, 디지털 등 다양한 상품과 연결해서 언어 유희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가 신선하면서도 유쾌했다. 댓글엔 이거 기획한 사람 상주라고 성화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뜻이겠지?

 

마침 읽게 된 오늘의 책 <늅늅의 야생 기획자 관찰 일지>는 처음 기획자의 길을 걷는 주인공 뉴비의 모험담을 담고 있다. 그것도 만화로! 제목부터 야생 기획자답게 복잡하고 빽빽한 정글, 막막하고 황량한 사막, 불안하게 일렁이는 바다를 거쳐 지치지 않고 일하고 싶은 도시를 배경으로 신입 기획자의 하루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비단 소개된 생존 매뉴얼이 기획자뿐만 아니라 소설가와 같은 작가에게도 일정 부분 해당되는 것 같아 더 고마웠다. 이를테면 브랜드 타깃 고객들 사이의 트렌드를 찾거나 그 브랜드의 지향점과 지양점을 찾는 등 콘텐츠 기획에 필요한 고객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선행되듯이 글을 쓸 때도 집요한 탐정처럼 작품을 기획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지 않는가. 소설이 꾸며낸 이야기라곤 하지만 자신의 창작품에 역사적인 사실이나 배경의 옷을 입히면 독자는 더욱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듯이 말이다.

 

어쨌든 이 책은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기획실무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었다. 막연하게 정글에 던져진 신입 기획자의 생존기가 이토록 흥미롭게 그려지다니.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콘텐츠 마케팅 분야에서 새로운 배움을 얻고 있다는 저자의 경험답게 정말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면콘텐츠 재생공간이나 관객 특성에 따라 직접 현장을 체험해보거나 기획 과제와 비슷한 장소를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했다. 이를테면 팝업 스토어 콘텐츠는 판업 스토어로 가는 방식이다.(작년 랄랄의 부캐 이명화의 유난 스토아 방문 후기글을 보고도 재밌는 영감을 얻었다!) 또한 초보 기획자에게 부담되는 프로젝트 관련자와의 소통 문제나 기획안 발표도 조언을 주고 있어 도움이 되었다. 물론 상사나 고객, 제작인력을 바닷속 괴물(?)로 그려낸 것은 안비밀. 책은 각 챕터의 말미에 늅늅의 기획 수첩이라는 코너로 요점정리를 해준다. 저자는 당장 정답을 몰라도 마음을 다잡고 나간다면 반드시 사랑받는 자신의 콘텐츠를 마주할 수 있을거라 이야기한다. 정답이 아닌, 목표를 향해 각자의 속도대로 계속 나아가는 것. 기획자를 포함하여 모든 이들의 삶의 태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참고로 난 동봉된 카드 기획자 유형 테스트에서 아이디어 크리에이터형 기획자유형이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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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은 싫어도 교사는 하고 싶어 - 교사로 살아내기 위한 작지만 단단한 기록
김보현 외 지음 / 시간여행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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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은 싫어도 교사는 하고 싶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독감을 앓고 일주일만에 학교에 등교하는 초1 아들이 등굣길에 가방을 메며 투덜거린다. “~! 학교 가기 싫어!” 그 마음 십분 이해가지만 집에서 아이패드만 붙들고 있던 꼴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되어서 난 좋았다. 언젠가 티비 광고에서 딸이 ...학교 가기 싫다..”라고 푸념하자 엄마의 대답이 예상을 뒤엎어서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광고가 있었다. “가야지! 네가 선생님인데?”. 광고 콘셉트는 방학이 끝나고 개학날이었던 모양이다. ‘반가운만큼 힘도 들지만 이 순간을 기다려 왔잖아요라는 문구로 끝맺는다. 선생님이 학생들보다 더 방학을 기다리고 학교 가기 싫어하는 걸 세상은 이제야 아는 것 같다.

 

오늘 읽은 책 제목도 <월요일은 싫어도 교사는 하고 싶어>이다. 아이들과 함께 자라고 있는 선생님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도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교사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아이들이나 학부모의 입장이 아닌, 교사의 입장에서 느끼는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마음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학생의 무기력한 주머니를 찢고 나올 수 있게 그들 각자의 송곳(강점)을 찾아준 선생님의 모습이나 첫 제자들과의 이별을 앞두고 그간 찍은 사진으로 영상을 편집하며 감동에 젖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엉뚱한 말로 가사를 해석하거나 영상보다 자기 얼굴이 먼저였던 순수한 저학년 아이들의 모습에 당황(?)했던 에피소드를 담은 선생님도 인상적이었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의 징검다리를 건너고 때론 놓아주며, 어떤 점에선 아이들보다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그들의 모습을 담아 읽는 동안 감동적이고 위로가 되었다. 세상엔 좋은 선생님들이 아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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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의 글쓰기 - ‘좋아하는 마음’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문장 수업
미야케 카호 지음, 신찬 옮김 / 더페이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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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의 글쓰기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청소년기에도 안하던 덕질을 성인이 되어서야 한 적이 2번 있었다. 한번은 남자아이돌 그룹, 두 번째는 크로스오버 그룹. 팬카페에 가입하고 굿즈를 사고 공연을 가면서 희열을 느꼈는데 정작 같은 팬들이 그들을 향해 환호하고 덕질의 대상에 대해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흥미를 잃은 적도 있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나의 최애가 너무 단순하게(?)표현되어 있어서 만족감이 줄어든 것 같다. 오늘 이 책<덕후의 글쓰기>를 보니 그 이유를 더 정확히 알게 되었다. 자신의 깊은 덕질 경험(아이돌과 다카라즈카)을 글쓰기 기법과 결합하여 팬심 이상의 독창적 글쓰기로 승화시킨, 이 강력하고도 설득력있는 스킬. 어떤 대상을 좋아할 때 그 매력을 타인에게 언어로 표현해주는게 최애의 조건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와닿았다.

 

책은 말한다. 우리가 문장력이 부족해서 늘 상투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100% 표현하지 못하는게 아니라고. 고도의 지식보다 세밀하게 감동을 캐치하고 쪼개는 요령을 알면 된다고 말이다. 감정의 원인을 세분화하는 것으로 나만의 언어가 발전한다면 최애를 향한 덕질을 넘어서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 또한 확립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난 주로 5,6장을 꼼꼼하게 읽었다. 최애의 매력을 문장으로 어떻게 쓰는지, 매력을 어필한 예문(전문가가 쓴 문장)을 참고하며 흉내(모방)가 실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라는 것도 명심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문장을 여러 번 읽으면 글의 템포나 단어 사용법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에 익는다고 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책이나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의 블로그, 좋게 느껴지는 노래 가사나 잡지 칼럼 등을 참고하면 처음부터는 찾기 어려운 개성을, 이들을 흉내내며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나의 차별성이자 개성이 될 수 있다! 덕질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눈길을 끈 책이었지만 본질은 감동과 덕심을 표현하는 글쓰기 노하우를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였다. 이번 기회에 최애를 좋아하는 나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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