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행복하게 하는 자존감 수업
김나현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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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행복하게 하는 자존감 수업

 

아이가 생기고 처음 엄마가 되어 맞은 시리고 차가운 겨울을 잊을 수 없다. 이젠 사계절이 두 번 지나가고 있고, 엄마로서의 삶은 이 사계절처럼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으며 그 과정에서 얻는 성장통까지 고스란히 맞이하고 있다. 아이가 처음 열이 났을 때 난 발을 동동 구르며 아이를 안고 집 앞 소아과를 뛰쳐나갔다. 그 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워킹맘이라 더 자책감이 들었다. 아이가 아픈 건 내가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신기한 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나 온통 신경을 쓰고 챙길 때나 낫는 시간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어찌할 수 없는 과정을 내가 통제하고 개선하려 했으니 안달나고 힘들었다. 아프며 성숙하는 아이처럼 나도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인정하게 되었다.

 

육아를 하면서 나도 몰랐던 나의 날 것을 마주하고 자존감이 추락하는 경험을 자주 했다. 초등교사로 아이를 키우는 것 하나만큼은 자신했다는 저자 또한 엄마가 되어 마주한 현실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고 고백했다. 그 바닥을 딛고 나서야 조금씩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고. 나 또한 생각보다 많이 바뀐 엄마로서의 삶에 틈을 만들고 싶어졌다. 신박한 정리가 유행이니 버리지 못한 장난감과 옷, 물건들을 나의 미련과 함께 덜어내고 물건을 정리하며 생긴 틈을 아이와 나 사이의 거리를 넓혀가는 연습이라 여기고 싶어졌다. 그 틈은 삶의 공간에 꼭 필요한 것이었다. 숨을 고르고 나의 삶을 관찰할 수 있는 여유를 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면서 난 꽤나 능청스러워진 것 같다. 아이 앞에서 연기도 하고 표정도 다양하게 지으면서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헤아리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점점 내공이 쌓이는 기분이다. 이 변화도 시행착오를 겪어 점점 고수의 반열에 오르게 되겠지?

 

아이가 있으니 부부싸움도 꽤 잦아졌는데 남의 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 무얼까? 저자는 남편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나니 남편이 저자가 듣고 싶던 말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지 속상해질 때면 나부터 남편의 편이 되어주길.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라는 성경의 기본 원리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여전히 고군분투하며 씨름하는 육아초보 엄마지만 이 시기를 현명하게 이겨내고 싶다. 저자처럼 좋은 엄마의 허울에서 벗어나 를 만나고자 껍데기를 깨보고 싶다. 분명 가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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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고요함, 감정노동의 지혜
윤서영 지음 / 커리어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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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고요함, 감정노동의 지혜

 

감정노동해결연구소와 윤서영커리어컨설팅의 대표를 맡고 있는 저자의 책을 두번째 읽었다. 처음 읽었던 책은 <모든 직업에서 감정노동이 발생한다>는 제목의 책이었는데, 감정노동의 정의와 특성, 그것이 요구되는 직업군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단지 승무원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긍정적 감정노동자만 알고 있었다면 법조인이나 방송인같은 중립적 감정노동자, 경찰관, 소방관 등의 부정적 감정노동자에 대한 관심도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책은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어 더욱 친근하게 와닿았다. 감정노동의 대표직이라 할 수 있는 고객센터 불만 고객처리부서에서 근무하는 윤 대리와 감정노동 해소를 연구하는 감정연구소 소장의 감정노동에 관한 대화가 주를 이뤘다. 책에 등장하는 윤대리는 진상(?)고객에게 시달리며 장염까지 앓고 있었다! 그가 소장을 찾아가 감정노동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자신의 현재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배웠다. 6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감정노동에서 중요한 감정의 문제, 다양한 감정노동의 상황(사례), 에니어그램 활용, 삶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난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는 습관이 있는 듯하다. 답답한 상황이 발생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이것이 감정노동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니 놀라웠다.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반응이나 행동은 진화하면서 대부분 생존에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었다고 볼 수 있다. 크게 숨을 쉬는 심장 호흡은 스트레스 해소에 큰 효과를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니 나의 한숨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르티솔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우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는 본능이 있다. 그것은 심리학에서 방어기제라 하는데 이것 또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속이거나 상황을 다르게 해석해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 의식인 것이다. 승화나 보상, 유머로서 건강한 방어기제를 나타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린 합리화, 억압, 투사, 치환, 반동형성, 퇴행 등의 건강하지 못한 방어기제를 곧잘 활용한다. 남 탓을 하는 투사를 한다고 감정노동이 더 적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다.

 

감정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책에선 감각에서 시작하여 감지, 감정, 감성의 단계로 마무리되는 4단계를 다룬다. 일상에서 지나칠 수 오감을 깨어 감각을 감지하고 그것을 통해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리고 감정을 떠나보내며 감정을 감성화시키는 것으로 끝난다. 이것에 관한 자격증도 있다니 신기하다. 자격명은 감정노동심리해결사이다.

 

우리가 겪은 감정노동을 해소하는 여러 방안 중 사고 중심 유형의 해소법이 있었는데 그것은 생각과 사실, 느낌을 분리하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했다에서 말도 안 되는 건 느낌이고, 질문을 했다는 사실이다. ‘미친 사람처럼 보인다생각이었다. 감정에 대한 표출은 느낌이지만 생각은 사람마다 같을 수 없다는 걸 이해한다면 생각과 느낌의 분리는 좀 더 쉬울 것이다.

 

나도 몰랐던 나의 마음과 성격에 맞는 감정노동 해소방안을 알 수 있었다. 윤대리의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감정을 바라보는 관점이 생겼다. 다만 목차 구성에서 일부 페이지 숫자가 조금씩 달라 발췌독을 할 때 번거로웠다. (, ‘17.감각의 감정화! 감정노동 사례로114P이다.) 다음 발행엔 수정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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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쓸모 - 결국 우리에겐 심리학이 필요하다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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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쓸모

 

심리학 입문서다. 심리학을 다룬 에세이 정도로 생각했다면 오산. 물론 표지를 보고 그런 착각을, 나도 했었다. 보통 부제에 심리학 수업이란 말을 많이 붙이기에 이 책도 심리상담가의 경험이나 내담자의 사례를 담은 서적이라 생각했었다. 예상은 빗나갔지만 심리학 이론을 체계적이면서도 쉽게 안내받은 느낌이다. 나와 같이 심리학에 관심은 많지만 이론적으로 부실했던 초보자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다. 책은 심리학 이론 중에서 현대인들이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탄탄한 핵심 이론을 엄선하여 심리학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목차를 살펴보니 얼핏 들어보았던 이론들이 대거 등장한다. 칼 융의 분석심리학, 대상관계이론, 인지주의 심리학, 듀발의 가족생활주기, 게슈탈트적 상담 등. 난 육아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단순히 체력적인 힘듦으로 인한 마음의 지침이 아니라 가족 간에 육아 방식으로 인한 차이로 답답함과 분노가 올라왔다. 저자 또한 심리상담가였지만 결혼 이후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한동안 전업주부의 삶을 택했다고 한다. 스스로의 감정이 분노인지 슬픔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묵묵히 견뎌내며 심리학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다시 공부한 심리학. 내가 심리학 도서를 많이 읽는 이유도 위안을 받고 싶고 날 더 잘 알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방대한 심리학적 지식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모르기에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쉽게 나에게 적용하고 싶었다. 책을 마주한 것은 안녕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 체계적인 이론으로 들여다볼 좋은 기회였다.

 

아이가 커가면서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습득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요즘 지능발달에 관심이 생겼는데 책에선 지능이 학습능력 이상의 능력을 의미한다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학자들은 유전에 의해 지능의 상한선과 하한선이 결정되고, 그 범위 내에서 환경적 요인에 따라 개인의 지능 수준이 결정된다고 본다니 이 두 조건의 상호작용이 관건인 것 같다. 여기서 등장하는 이론은 스턴버그의 삼원지능이론과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이 있었는데 후자의 이론을 살펴보니 언어적, 수학적, 신체적, 음악적 등 다양한 지능이 존재했고 난 언어적 지능과 자기이해 지능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것 같았다. 우리 아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관찰해보아야겠다. 어느 지능이 우수한지 말이다.

 

학부시절 접했던, 개인과 집단의 이익을 위해 어떤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지 알 수 있었던 죄수의 딜레마 게임도 등장했다. 집단 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개인의 심리를 알 수 있었다. 각종 그래프와 도표, 그림이 적절하게 삽입되어 이론을 풍성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담자의 인지의 틀을 변화시키는 인지적 재구성에 초점을 둔 이론인 합리적 정서행동치료에 대해서도 눈길이 갔다. 엘버트 엘리스라는 학자가 최초로 이 개념을 발표했는데 심리적 어려움의 원인을 어떠한 사건이 아닌, 사건을 지각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에 있다고 본 것이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추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질문하는 소크라테스식 논박이나 생각의 비약을 발견하고 확인하는 논리적 논박 등 다양한 방식의 논박 전략을 사용한다. 그럼으로써 내담자가 자신의 비합리적인 신념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상담자와 내담자가 협력해 인지적 오류를 수정해 나가는 인지치료도 상담에 많이 활용되는 기법이었다.

 

심리학 개론서를 아주 간략하고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된 입문서이니만큼 초보자에게 적합한 책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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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미즈키 아키코 지음, 윤은혜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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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와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가격이 작년 350만 달러(418000만원)를 넘었다고 한다. 최대 7명의 일행을 동반할 수 있으며, 향후 투자처 등 모든 질문이 가능하다. 이렇게 큰 돈을 지불하며 그와 식사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투자에 대한 궁금증일 것이다. 성공한 이의 습관과 투자 방법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우린 성공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읽은 도서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또한 초특급 자산가들이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든 성공 애티튜드를 소개하고 있었다. 비행기 1등석 담당 스튜어디스 발견하고 쓴 퍼스트클래스의 승객들은 아무래도 달랐다. 성공한 사람들의 밀도가 가장 높은 공간이 바로 퍼스트클래스 아니겠는가? 그들을 승객으로 만나면서 저자가 발견한 공통되며 남다른 습관은 무엇이었을까?

 

물론 퍼스트클래스의 승객이라고 모두 본받을만한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꿈을 이뤄 부를 축적한 사람들의 수는 퍼스트클래스에 탄 승객들의 비율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대화부터 메모하는 방법,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시간 관리법에 이르기까지 그들만의 습관이 있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것이 새로운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이 되었기에 이들의 습관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들은 신문을 가까이하는 활자중독자들이었으며 돈 안드는 메모 습관을 겸비했고 소통에서 중요시하는 따라하기비법에 능통했다. 또한 일반인들과 발상이 달랐다. 이를테면 변호사를 두 명 고용하는 어느 미국인 경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는, 간단한 안건은 저렴한 변호사에게, 전문적 상담은 비싼 변호사에게 나눠 맡기고 있다고 했다. 저렴한 변호사에게 중요한 안건을 상담하면 그가 조사하고 공부하는 시간까지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얼핏 낭비처럼 보이는 두 명의 고용은 확고한 이유를 가진 합리적인 투자였다. 이처럼 의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한 사람의 소비 방법이었다. 얼마 전 본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 블럭>에서 소개된 주식투자자의 말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저자는 1등석 승객들과 나누는 대화는 항상 재미있을까?”란 질문을 던지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들은 초면인 상대에게도 자신의 단점을 농담거리로 삼아 분위기를 편하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이 있었다. 숨기고 싶은 단점을 노출시켜 주위 사람들을 주변으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경계를 풀지 않고 대화에 거리를 둘 것 같은 편견과는 사뭇 달랐다.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건네는 시골 아저씨 같은 붙임성은 편안함을 선사했다. 성공에는 타인과의 원활한 관계가 중요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 책에서 꼭 따라 하고 싶은 습관 중에 메모하기가 있었다. 메모는 최강의 성공 도구였다. 초기엔 다 비슷한 실수를 하며 성장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첩에 기록하며 일을 배운 직원은 그 속도 또한 빨랐고 실수가 적었다. 일부러 실수한 건 아니니까 화내지 말라는 마음으로 변명하는 태도는 뻔뻔하고 평판은 더욱 나빠진다.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승무원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메모를 하여 그녀를 감동시켰다. 성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가에 일반인과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있으며 존중하는 태도는 상대로 하여금 인정받는 기분이 들게 한다. 돈 안 드는 메모 습관으로 일과 사람을 모두 쟁취하자!

 

작지만 남달랐다. 이 습관들을 장착하고 생활한다면 나도 모르게 성공에 가까이 가 있을 것만 같다. 책에 소개된 퍼스트클래스 승객들의 습관DNA를 배워 모방하고 따라 하며 닮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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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이면 들리는 소리 - 한 산책자의 나를 찾아가는 성찰에세이
최준배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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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이면 들리는 소리

 

저자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모두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이 시기에, 아침저녁으로 무심히 마주하는 일상과 자연의 신비에 더 많은 관심을 쏟으며 나 혼자서도 오롯이 체험했던 가슴 설레는 기쁨을 독자들도 함께 공감하고 행복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제목과 같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산책하며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소리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는 온몸의 열린 감각으로 보고 느낀 것을 깊이 있는 사유와 신선한 통찰로 풀어냈다.

 

나의 출근길은 바쁜 도심을 가로지른다. 그 와중에 큰 쇼핑몰을 지나가는데, 그곳 지상에 닭장이 있다. 매일 아침 730분에 그곳을 지나가면 닭 홰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시골집 앞마당은 아니지만 아침을 깨우는 그 소리가 난 듣기 좋다. 오늘 읽은 최준배님의 글 중에서도 산은 산, 물은 물이란 제목의 글에서 새벽, 닭 홰치는 소리가 듣고 싶다는 첫 문구에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머리가 어지럽고 혼란스러울수록 자연을 찾게 된다. 내가 사는 동네엔 감사하게도 서울과 경기를 잇는 하천이 흐르는데 그곳은 한강에 합류하는 하천이다. 지난달까지 노란 은행잎이 바닥을 온통 덮어 천국으로 향하는 황금길 같은 느낌이 났다. 난 이 산책길을 참 좋아하는데 저자 또한 동네 주위를 산책하며, 그리고 책과 음악을 통해 느낀 생각을 이 책에 펴냈다.

 

그는 자연에서 산책하며 기대하지 않다가 뜻밖에 맛보게 된 행복한 경험 몇 가지를 소개했다. 초가을 저녁 산책길에 아스라이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 늦봄 비 온 뒤 저녁녘 연못가에서 들리는 개구리들의 합창 등. 나도 어제 안양천에서 뒷짐 지고 물길을 내는 청둥오리들과 왜가리를 보고 마음이 흐뭇해졌다. 이 멋진 천변 풍경은 감탄과 감동을 자아냈다. 당연한 줄로만 알았던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된 요즘, 이 자연의 모습들에 감사하게 된다.

 

저자는 사흘에 한 번씩 100분간 텃밭을 가꾸는 수업을 듣는 모양이다. 퇴임 후 시골 마을에서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아버지가 떠올랐다. 상추는 쑥쑥 자랐고 얼마 전엔 참깨를 털어 참기름을 짜오셨다. 부지런히 열매 맺는 자연을 보고 설레고 기뻐하신다. 인류도 자연 속에서 깊은 유대감을 느끼면서 정서적인 안정과 위안을 경험해 왔으리라. 그래서 어쩌면 우린 자연과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에 침묵의 가치가 있었다. 식물은 우리 곁에서 묵묵히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주어진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살아간다. 인간이 불평을 내뱉는 것과는 상반된 방식이다. 타자의 삶에 섣불리 간섭하지도, 타자의 간섭에 일일이 대응하지도 않는다. 왈가왈부하며 시끄러운 인간의 모습이 부끄럽다. 침묵의 대화는 내면에서 나오는, 거짓 없는 순수 에너지의 교감이며 모든 생명체의 공통된 소통수단이라 한다. 우리도 사람 사이에, 사람과 자연 사이에 침묵을 배워야 할 것이다.

 

자연을 더 알고 싶은데, 어떤 대상에 대해 진정 안다는 것은 대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단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훈련해야 한다. 온몸의 열린 감각으로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숲속의 풀벌레 소리, 달빛과 바람에 이는 나뭇잎 소리까지, 나도 오롯이 제대로 즐기고 싶다. 책을 통해 성찰을 배운 것 같다. 저자와 같이 산책을 하며 음미하고 싶다. 귀 기울이면 들리는 그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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