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푸남 미스트리 지음, 김은재 옮김 / 에듀앤테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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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우선, 그림책이 너무 화려하고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이 책의 소재인 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스토리텔링에 한 번 더 매력을 느꼈다. 별과 별자리가 생겨난 유래가 환상적인 그림과 어우러졌다. 영국에서 활동한다는 저자인 일러스트레이터 푸남 미스트리는 이 책을 통해 그의 작품이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되었다. 자연과 자신의 뿌리인 인도에 대한 사랑을 담고 패턴, 모양, 색깔을 탐구하는 그림을 그린다는 소개에 이 일러스트가 더 이해되었다. 금빛이 물든 양탄자가 생각나서 동양의 어느 나라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해와 달, 별들은 과학적인 지식으론 숱하게 접해온 소재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지 과학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옛이야기처럼 할머니가 들려주듯 풀어낸 그림책이라 상상력과 감수성을 많이 끌어올렸다. 아주 먼 옛날 어부의 딸이 살았는데 소녀는 바다에서 달빛에 기대어 일하고 있을 아버지를 생각하면 걱정이 되었다. 깜깜한 바다에 아버지가 길을 잃을까봐. 그 모습을 본 해님이 빛으로 소녀를 따뜻하게 감싸며 다독여주었고 황금빛 빛줄기를 모아 땅을 향해 던졌다. 그 빛줄기는 수많은 빛 조각이 되어 흩어졌다. 날이 어둑해질 때 빛 조각들을 모아 하늘에 붙이라는 말을 남기고. 그것은 별이 되었다. 소녀가 까만 밤하늘이 빛조각을 이어붙이는 모습을 보고 원숭이가 샘이 나 빛 조각이 든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둘은 실랑이를 벌이다가 원숭이가 가방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빛 조각이 온 하늘에 흩뿌려졌다. “내가 애써 만든 모양을 다 망쳤잖아!” 하고 울음을 터트리던 소녀가 그때 주위를 둘러보다 온 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로 아버지의 배를 발견했고 사람들도 우연히 만들어진 아름다운 별 무리를 보며 환호했다.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의 유래를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낸 작가의 상상력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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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잠깐 쉬었다 가도 괜찮아 - 오늘 행복해지고 싶은 당신에게
김옥림 지음 / 미래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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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잠깐 쉬었다 가도 괜찮아

 

  제목이 날 따뜻하게 안아주는 듯했다. 그동안 누렸던 소소한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요즘이었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강퍅해지고 있는 이 시간, 지치고 불안한 마음에 평안을 주는 글과 말이 있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좋은 글은 힘이 센 것 같다. 저자 역시 좋은 글은 마음을 방역하는 데 있어 아주 훌륭한 마음백신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하루하루 빚어내는 인생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순리를 벗어나 무리를 가해 만들어진 결과일 것이다. 남과 비교하고 나의 가치 기준을 타인에게 맞추며 서두르고 조급해지는 것이 내 모습 속에서도 발견된다. 이 책을 통해 마음을 평온히 해주는 잠언과 슬기로우며 명쾌한 단상, 잔잔하고 따뜻한 에세이를 볼 수 있다. 천천히 순리대로 살아가길 원하는 이들은 여기서 이야기하는 위로를 온전히 받아보자.

 

  요즘 며칠 연속으로 몸이 힘들었다. 육아 때문도 있지만 밖을 나가지 못하는 답답함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코로나19 전염병이 만연한 이 상황에서도 긍정적이 면을 보자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물론 한정된 공간에 장시간 함께 있다 보면 에너지가 집중되어 불화와 다툼 등 갈등도 발생할 수 있지만 가족이란 존재 자체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는 사실이다. 책에서 소개된, 공무원 정년이 60세라 5년밖에 남지 않은 공직생활이지만 55세에 서울시 공무원 9급 시험에 합격한 버스기사의 꿈을 향한 노력을 들어보면 참 존경스럽고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저자는 김성주 아나운서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프로그램 분위기에 따라, 출연자들의 성격에 따라 상대를 배려하는 센스가 여타 방송 진행자들보다 한 수 위라는 말은 나도 동감하는 부분이다. 남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주는 모습은 상대를 (아무리 방송용이라도) 우습게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려는 진행보다는 훨씬 보기 좋다. 그런 면에서 김성주 아나운서는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을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진행자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내가 복면가왕이나 미스터트롯을 애청했는지도)

 

  책의 저자 김옥림 작가님은 그 어떤 직업보다 작가가 된 것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깊은 사색과 성찰로 독자들에게 꿈을 주고 길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시류에 물들지 않으며 자신의 철학을 확고히 하는 작가관이 마음에 든다. 어느 메이저 출판사 편집장의 말대로 (작가로서의 자존심에 먹칠을 할 지언정) 계약을 했다면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해졌을지는 몰라도 저자는 자신이 정한 원칙대로 책을 냈고 여전히 행복하다고 전했다. 작가의 품격을 잃지 않는 그녀가 아름다웠다.

 

  삶이 버거운 건 열심히 살고 있다는 방증이기에 우린 잠시 쉬어가며 행복을 좇는 연습을 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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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방 - 유품정리인이 미니어처로 전하는 삶의 마지막 이야기들
고지마 미유 지음, 정문주 옮김, 가토 하지메 사진 / 더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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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방

 

  유품정리인이라는 일을 하는 분이라 연륜이 있는 제법 나이 드신 분일거란 생각을 했었는데 빗나갔다. 저자는 92년생, 매우 젊은 청년이었다. 그는, 자칫 고독사로 생을 마감할 뻔한 아버지의 돌연사로 죽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스물 둘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하니 존경스럽다. ‘그저 청소만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고인과 유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일이라 자부한 그는 돌아가신 분께도 그리고 남은 이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하지만 그 마무리는 쉽지 않은 일이라 등한시되어 온 게 사실이다. 심지어 가족 마저도 이 일을 꺼린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죽음의 고독사 현장을 삶의 한복판으로 재구성하여 미니어처로 작업했다. 그 이유는 단지 고독사를 방지할 방책을 제안하려고 쓴 것이 아니라 고독사의 현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게 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가 목격한 방의 특징을 응축해 재현해내었는데 소변이 든 페트병이 100개 이상 발견되는 쓰레기더미 집도 있었고, 고독사의 사인 중 꽤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자살을 암시하는 방도 보였다. 이를테면 다락방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끈이 묶여있고 그 아래 비닐 방수포가 남아있는 현장이라든지 접착테이프로 미안해라고 벽에 붙여 놓은 방이 있었다. 40대 여성이 쓰레기 천지로 변한 아파트에서 고독사한 현장을 모델로 삼아 만든 미니어처. 고된 일을 마치고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이들이나 스토커 피해자와 같이 밖으로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지 못하는 이들의 경우도 집안이 쓰레기장이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치매나 수집벽이 있는 사람도 해당된다. 소중한 이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에 방 주인이 우울증에 걸린 경우도 이런 일이 가능하다. 누군가 버팀목이 되어 주지 않으면 집이 변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남겨진 현장도 있다. 주인과 반려동물이 시간은 동시에 끝나지 않기에 자신의 죽은 까지 생각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겨진 고양이가 사람 손이 그리웠는지 저자가 다가가자 냉큼 다가왔다는 문장에 마음이 저려왔다. 생과 사의 조각들을 미니어처와 담담한 문장으로 말하는 저자는 고인의 가는 길을 기리고 주변을 정리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감사하며 고독사에 대해 남의 일로 치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유품정리인이라는 일이 생소했지만 그 존엄한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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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취업 합격의 공식 최신 이슈 & 상식 9월호 - 공기업.대기업.언론.대입 시사상식 / NCS + 인적성 + 논술 + 면접 대비
시사상식연구소 지음 / 시대고시기획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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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이슈&상식 2020-9

 

  시대고시기획에서 주문, 구독할 수 있는 월간지 취업 합격의 공식, 최신 이슈&상식 9월호를 읽었다. 창간호가 2006년도에 나왔으니 꽤 오래된 월간지라 할 수 있겠다. 벌써 9월이라니. 아직 태풍의 영향으로 불안정하지만 가을은 가을인 것 같다. 이틀 전인 딱 1일에 들어서니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선선하다. 코로나19로 각자의 삶 앞에 놓인 불확실성이 사그라들 줄 모른다. 안팎으로 힘든 요즘에도 취업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마지않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페이지를 넘겨 9월의 공모전과 대외활동, 자격증 접수일정을 보니 거의 매일이 빡빡하다. 국제무역사 필기시험을 비롯해 신용분석사접수, 한국어능력시험접수일정과 국가직 7급 공무원 필기시험도 적혀있다.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최신 이슈와 상식을 엿보았다.

 

  검언유착이나 8.4 주택 공급대책, 레바논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 등 <핫이슈 시사상식>이 다양하게 첨부되어 있었다. 지난 달 4일 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큰 폭발이 2차례 일어났다. 수많은 부상자와 사망자가 보도되었는데 원인은 대규모 질산암모늄을 방치한 인재였다. 책은 이 사건에 대해 관련키워드(옛 소련국가 조지아 수출품)와 베이루트 의사당 주변에 불을 지르는 반정부 시위대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와 별개로 <꼭 알아야 하는 시사상식> 코너에서는 시사용어브리핑과 찬반토론, 세상에 이런 판결 등 시선을 이끄는 제목들이 보였는데 미성년의 혼숙을 방치한 무인텔에 대해 대법원이 과징금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무인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A법인이 용인시장을 상대로 낸 괴장금 부과처분 무효확인소송에서 대법원 1부는 원고 승소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189만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은 A법인은 1심에서 고의로 미성년자를 투숙하게 했다는 증거가 없어 무혐의 처분되었지만 청소년들이 혼숙했다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공중위생관리법이 정한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단다. 2심은 청소년보호법 위반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고 보아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최종 대법원은 무인텔이 직원을 두지 않는 대신 신분증 등으로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식별 장비를 두지 않았기에 관련법령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 판시했다. 흥미로운 판결이다.

 

  취업을 돕는 월간지답게 <시크릿 취업 정보><시험에 나오는 취업문제 패키지>도 눈길을 끌었다. 오로지첨삭 코너에서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두 가지 사례를 제시하고 직무 역량에 맞춰 융통성 있게 스펙을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특히 직무관련성이 부족한 스펙을 보유한 경우엔 경험의 일부 속성이 직무 범위와 맞물린다면 그 내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글의 흐름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핵심역량을 뒷받침하는 부수적인 과정이 간접적으로 지원자의 근본역량을 강조하며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GSAT 3급이나 포스코 생산직 기출복원문제를 살펴보니 수리논리, 추리, 언어논리력 등 꽤 난도가 높은 문항들이 보여 주눅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FUN FUN 한 상식>에선 부담 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림으로 읽는 전쟁사에선 30년전쟁으로 일컫는, 최후의 종교전쟁을 소개하며 세바스티안 브랑스의 <농장을 약탈하는 군인>이란 작품을 삽입했다. 종교전쟁을 빙자한 영토전쟁인 것 같았다. 800만 명의 양민의 피 위에 신성로마제국은 무너졌다.

 

  월간지의 가격은 1만원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꽤 괜찮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꼭 취업준비자가 아니더라도 풍부한 시사 상식을 갖고 싶다면 이 잡지를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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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조선 2 슬픈조선 2
가타노 쓰기오 지음, 정암 옮김 / 아우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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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조선2

 

  일본인이 쓴 조선의 역사라니 금기시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원수나 다를 바 없었으니.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일본제품의 불매운동과 함께 한일관계는 냉각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반일감정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슬픈 조선1에 이어 조선왕조의 국호가 대한제국으로 바뀌고 일본의 조선 지배가 심해지는 한반도가 이 책의 무대였다. 일본의 주도면밀한 식민지화 정책을 파헤치며 일본의 메이지 초부터 조선의 식민지화를 목표로 해왔다는 연구결과도 드러냈다. 한국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일본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는 한일 역사인식의 차이에 대해서도 신경을 쓴 것이 느껴진다.

 

  유관순이 3.1운동 후 체포되어 고문 받은 사건도 사실을 나열하며 객관적으로 서술하며 유관순의 입장으로 감정도 전달했다. 이를테면 손가락 사이에 쇠를 끼워 넣고...유관순에게 가해진 고문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눈앞에서 살해된 부모님의 한은 잊을 수 없었다.’, ‘모욕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그 순간 유관순은 얼굴이 새빨개지며 화가 치밀었다.’ 등이 그렇다. 책에는 곳곳에 사진도 삽입되어 있었다. 수원 교외의 제암리에 다시 세워진 제암교회라든지 조선복 차림으로 교태를 부린 총독부 정무총감의 사진이라든지 철거를 면한 광화문이라든지 많은 역사적 이미지가 배치되어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봉창과 윤봉길은 우국지사로 표현하여 김구에게 떨릴 정도의 감동을 준 이봉창의 눈초리를 기록한 부분은 마음이 시려왔다. 천왕 암살용과 이봉창 자살용 수류탄 두발을 챙겨 태극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김구가 굳은 표정을 하니 나는 죽으러 가지만 얼굴 좀 더 펴주세요라고 말해 임시정부의 거물을 쓴웃음 짓게 했다는 에피소드가 그랬다.

 

  창씨개명도 조선인의 입장에서 얼마나 화가 머리끝까지 치미는 개명인지 설명했다. 조선 일부에선 이것으로 일본인과의 차별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조상이 물려준 성을 소중히 여겨 자신의 대에 성씨가 끊어지지 않도록 조심했던 이들에게 조상의 뼈를 팔아먹을 놈이란 말은 최대의 치욕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창씨개명은 조상의 뼈를 팔아넘긴, 굴욕이 아닐 수 없었다. 책은 술술 읽혔다. 고종의 양위식을 통해 비극의 황제가 된 순종 때부터 조선이 멸망하고 독립운동과 반일무장투쟁을 거쳐 광복의 그날까지 저자는 사건 하나하나를 숨기거나 축소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다. 연표와 대담, 참고문헌까지 읽어 내려가니 거대한 역사의 한 줄기를 목격한 기분이다. 역사를 공평하게 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역사적 사실을 열거하면서 방향이 틀렸다면 자신의 부족한 탓이고 독자에게 양해를 구한다는 저자의 모습이 고맙기도 했다. 비교적 최근의 역사인 근현대사를 통해 아직도 일본이 한국 땅에 밝히길 꺼리는, 부풀려 얘기하자면 국가가 입을 막고 있는 그것을 저자가 마음대로 까발리는 결과가 될지도 몰라 마음이 무거웠지만 한일관계사의 일부를 소개하며 일종의 피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끼고 신중을 기했다고 하니 나름 객관적이고 우리나라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대개 역사는 승자에 의해 기록된다지만 특히, 비판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되겠다는 시각도 생겨 마음이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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