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42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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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2 다현이의 학교생활 이야기이다. 친구들과 뒷담까는게 일상이 된 다현이는 우연히 기피대상 왕따 노은유와 모둠활동 팀원이 되어 친해지며 점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표지가 예쁘고 깔끔하다. 많이 두껍지 않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알게된건 작년에 사서 선생님이 추천해 주셨을 때 이다. 그래서 나중에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항상 책을 읽기 전에 차례나 책 뒷면을 보는데, 이야기의 도입부, 혹은 다른 작가들의 평가가 쓰여있기 때문이다. 평점이 모두 좋아서 읽기 전에 더 흥미를 돋을 수 있었다.

친구관계
주인공 다현이의 친구들이 다현이에게 놀자고 약속을 잡았는데 이미 다현이는 취재 약속이 잡혀 있었다. 그래서 거절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생기는데. 결국 거절하자 친구 아람이가 눈치를 주는 장면이다. 다현이는 아차, 실수했다 싶어 일찍 끝내고 가겠다고 한다. 이 장면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다현이의 생각이다. 아람이가 눈치를 주자 다현이가 자신이 잘못 행동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분명 거절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이렇게 행동하는 건 이미 둘이 친구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라면 당연히 거절했을 것이고, 둘의 행동이 이해가 안됐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내가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그런 친구사이를 본 적이 있다. 보기에도 불편하고 오래 가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우에는, 서로의 상황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이 갑을관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모녀관계
180쪽. 나의 존재 자체를 누가 싫어하는 거면, 신경 안 써도 될 것 같아.
중국집에서 외식하는 주인공 다현이와 다현이의 엄마의 대화중 엄마가 말한 대사이다. 복잡하고 모순적인 인간관계에 지친 다현이는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꾸 신경쓰인다고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엄마는 자신에게 집중하면, 남들 신경 쓰지도 못한다며 다현이에게 위로의 말을 건낸다. 여기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 많았다. 사춘기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과 그런 다현이를 위로하는 엄마의 대사이다. 다현이와 난 같은 나이여서 다현이가 느끼는 감정에 공감될 때가 많았다. 예를 들어, 잘난 척 하는 친구를 보며 재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친구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생각하는 것. 하지만 엄마에게 고민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의외였다. 전부는 아니지만 이런 시기에 보통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져 있거나 대화를 자주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현이는 그렇지 않았다. 엄마와 유독 친한 모습을 보이는 장면들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엄마와 더 돈독한 사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다현이의 아빠가 돌아가신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리고 다현이의 엄마의 대사는 하나하나 깊은 위로가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위에 나온 대사에 더불어 인간관계는 원래 어렵다는 말과, 날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신경쓰지 말고, 나자신에게 집중하라는 말이 다현이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다가왔었다.

아람이
'체리새우:비밀글입니다' 책은 '나'가 글에 나오고 주인공의 심정이 묘사되 있으니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주인공이 처한 상황, 어떤 심정인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반면에, 행동과 말은 나왔지만 심정은 나오지 않은 주변인물들이 있다. 때문에 읽는 독자들이 주변인물들의 심정을 직접 유추해 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작가도 그것을 노리고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사용했을 것이다. 만약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읽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다현이를 싫어하고 무리에서 떨군 아람이다. 아람이는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은 인물이었다. 아까 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현이를 괴롭힌 결정적인 인물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람이가 정말 나쁜 애로 여겨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현이가 엄마와 같이 외식을 하러 갔을때, 엄마가 다현이는 몰랐던 아람이 얘기를 해주었다. 사실 아람이는 아람이의 오빠가 충동조절이 안되는 병이 있어 아람이를 자주 때렸다고 한다. 결국 아람이의 부모님과 오빠는 지방에 내려가 있고 아람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람이가 외로움을 잘 탄다고. 이렇게 누구보다 외로움을 잘 타는 애가 다른 친구들에게 외로움을 자초하는 심보가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됐었다. 그래서 아람이가 다현이가 외로워 하는걸 봤을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정말 궁금했다. 그러나 나중에 알게된게, 아람이가 괴롭힌 애들의 공통점이 부모님과 사이가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람이는 그런 애들에게 열등감을 느껴 이런 일을 벌인 것이라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들로 아람이의 관점에서 읽었다면 하는 마음이 컸다.

내가 예상했던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중간에 작은 반전들도 있어 지루하지 않게 봤다. 무엇보다 청소년 독자들중 읽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청소년의 심리가 생생하게 표현되어 감정이나 행동들에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고, 그래서 이야기에 더 깊이 집중할 수 있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인물들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가며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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