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라는 말은 ‘세상 부모 마음은 다 똑같다.‘라는 말만큼이나 어이없다. 부모 마음은 다 다르다. 친구도 다 다르다. 친구를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 한쪽이 너그러워서 상대방을 봐주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 P136
문학번역은 두 언어의 피상적 이해를 뛰어넘어 출발어의 문학 전통과 도착어의 문학 전통을 잘 파악한 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다량의 텍스트를 빨리 소화하고 이른바 그에 대한 ‘썰‘을 풀고 영업할 수준이어야 한다. 번역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야 하고 책 한권을번역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겠는가) 의사소통이 잘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 P37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 토니 모리슨은 "나이 든 사람의 순진함은 의도와는 무관하게 폭력으로 왜곡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러니 사람은 나잇값을 해야 한다. 어린이나 젊은이가 아닌 나이 든 사람의 순진함과 무지는 폭력으로 변조되기 십상이다. - P16
나는 수많은 번역가 지망생들을 봐왔고, 앞서 언급한 문제점을 가진 해외파 학생들도 꽤 자주 접했다. 그들에게 당부한다. "출중한 영어 실력은 날개가 될 수도 있지만 목발로 걷게 만들 수도 있다. 나는 것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걷는 방법을 까먹어서는 안 된다"고. 결국 훌륭한 번역가란 명문 대학을 졸업한 번역가나 ‘원어민‘ 번역가가 아니라 번역과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번역가이므로. - P30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순례 씨가 대답 대신 질문을 했다."글쎄."막연했다. 순례 씨, 길동씨 부부, 박사님, 원장님, 2학년담임쌤……… 주변에 있는 좋은 어른은 금세 꼽을 수 있지만,"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순례 씨 생각 동의"주변에 있는 좋은 어른들은 자기 힘으로 살려고 애쓴다.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 P53
"네 부모는 지금껏 저절로 살 곳이생기는 세상을 살았지. 맘대로 아버지 돈 쓰는 세상만 산 거야 승갑 씨가 그 사람들 철들 기회를 뺏었는지도 몰라." - P55
‘거만한 바보‘를 그만두기는 쉬웠다. ‘난 아는 게 별로없어.‘ 그렇게 인정하고,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점검하는 습관을 익히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래봤자 크게 나아진 건 없었다. ‘정직한 바보도 바보는 바보 아닌가. 나이 오십에 바보라니.‘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과학 공부를 시작했다. -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