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Promised Land (Orca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8310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28 Oct 2026 00:54:07 +0900</lastBuildDate><image><title>Orca</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33383104396864.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3338310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Orca</description></image><item><author>Orca</author><category>서평</category><title>개인의 삶을 통해 들여다보는 시대의 풍경 - [어제의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590141</link><pubDate>Sat, 24 Oct 2026 14: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5901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410&TPaperId=175901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5/8/coveroff/k182130410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410&TPaperId=175901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제의 세계</a><br/>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노은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08월<br/></td></tr></table><br/>과거에든 현재에든 현자라고 불리는 지혜로운 이들은 역사를 공부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 역사라는 것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아보려 하면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몇 번인가 개괄서를 뒤적이다 실패하길 여러 번, 소설에 주로 집중되었던 독서에 대한 흥미가 AI에 대한 담론과 과거의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운 정세에 대한 우려를 거쳐 &lt;어제의 세계&gt;에 닿으면서 나는 드디어 역사라는 방대한 지식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았다.&lt;어제의 세계&gt;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자전적 회고록으로, 오스트리아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고 문화와 예술이 번성한 시기에 유럽에서 그 결실을 자유롭게 만끽한 그는 뛰어난 감수성으로 훌륭한 작품들을 발표하고 당대의 유명 예술가들과 교류하고 협업하며 놀라운 성공을 거두는 한편, 두 차례의 전쟁을 거치며 처절한 몰락을 경험했다. 그야말로 한 인간이 겪은 '밝음과 어둠, 전쟁과 평화, 상승과 추락'이 모두 담긴 이 책을 읽으면서 이름을 익히 들어온 유명 예술가들의 면면을 가까이서 접하는 즐거움은 물론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라는 결과로 모습을 드러낸 시오니즘의 시초를 비롯하여, 회고록이기에 기억이란 이름으로 기록될 수 있었던 놀라운 역사의 지점들을 저자의 풍부한 언어로 마주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의 삶이 이렇게도 다양한 역사적 인물과 사건에 때로는 깊숙이 때로는 단편적으로 얽히며 시대의 단면을 그려낸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 자신이 생생한 언어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lt;어제의 세계&gt;는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슈테판 츠바이크는 꽤 특권적 위치에 있었기에 그가 그리워하며 묘사하는 모두가 아름다운 음악처럼 조화롭게 살아가는 찬란한 과거 유럽의 풍경이, 누군가에게 불협화음이 흐르는 어둠 속이었으리라는 점을 읽는 내내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역사라는 거대한 퍼즐에 다가가기 위한 구체적인 구상이 떠올랐다. 묘사되지 않은 바깥 풍경을 살피는 것, 그리고 그 풍경의 조각들을 찾아내어 맞추는 것. 설명적인 글에서 다루지 않는 시대의 풍경을 &lt;어제의 세계&gt;처럼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통해 알아가면서 그 안에 묘사되지 않는 풍경 또한 바라보는 것. 이것이 앞으로 내가 역사를 파악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독서는 조지 오웰의 &lt;위건부두로 가는 길&gt;과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lt;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gt;를 거쳐 &lt;조지 오웰 뒤에서: 지워진 아내 아일린&gt;으로 이어질 것이다. 여기에 &lt;전체주의의 기원&gt;과 &lt;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gt; 같은 분석서로 서로 다른 시대의 풍경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전체적인 그림이 보일 것이다. E.H. 카가 말했듯이,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니까.<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5/8/cover150/k182130410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50859</link></image></item><item><author>Orca</author><category>서평</category><title>비극 앞에서 써 내려간 삶의 기록 - [The Plague: A New Translation by Laura Marris (Paperback) - 『페스트』영문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528673</link><pubDate>Mon, 21 Sep 2026 10: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5286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593082095&TPaperId=175286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9485/88/coveroff/059308209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593082095&TPaperId=175286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The Plague: A New Translation by Laura Marris (Paperback) - 『페스트』영문판</a><br/> / Knopf / 2022년 10월<br/></td></tr></table><br/>코로나였는지, 독감이었는지 지독하고 끈덕진 것이 들렀다 갔다. 자가 격리 기간 초반에는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에 내 얼굴을 맞대고 부비는 애정 표현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어찌나 서글프게 느껴지던지... 하지만 발열과 기침, 두통과 체증이 몰고 오는 짜증과 무기력함 사이에서 지독히도 향기로웠던 손 세정제를 듬뿍 짜서 코밑에 들이대도 아무런 냄새로 맡을 수 없는 후각 상실에 이어, 매운맛을 제외하면 막이 씌워진 것처럼 둔중한 맛밖에 느껴지지 않는 미각 상실을 겪은 후에는 무언가에 대한 감흥마저 사라진 느낌이었다. '표백되었다'는 표현이 적합했던 그 무감한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지독히도 향기로운 손 세정제의 냄새가 희미하게 돌아올 무렵, 안도감을 느끼며 집어 든 &lt;페스트&gt;의 영문 번역본에는 내가 겪은 일련의 변화가 오랑 시민들의 모습으로 섬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lt;페스트&gt;는 갑작스럽게 시작된 전염병으로 봉쇄된 도시 '오랑'에서 전염병이 사그라들어 봉쇄가 풀리기 전까지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사이 점차 무감해진 채 음울하고 지난한 현재를 견디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관찰자의 시점에서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동시에, 몇몇 특징적 인물을 통해 매우 개인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기록 형식의 소설이다. ‘격리’라는 조치가 필요한 질병을 겪은 개인과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면서,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한 시기에 대한 은유로도 읽히는 &lt;페스트&gt;의 결말에 다가갈수록 ‘전염병’이란 사실상 인간의 삶에, 역사의 흐름 속에 도사리고 있다가 순식간에 퍼져 나가며 삶을 무너뜨리는 모든 병폐를 가리키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재앙과 같은 사건들. 전쟁부터 개인이 일으키는 폭력 행위까지 직접 사건을 겪은 당사자가 아니면 ‘추상적’으로 짐작할 수밖에 없는, 그렇기에 기록하지 않으면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히고 때로는 같은 사건은 겪은 이들 사이에서도 누군가는 빠르게 잊고 누군가는 끝내 극복하지 못하는 상흔을 남기는 것.<br><br>"They calmly contradicted, against all evidence, that we had ever known this insane world where murdering a man was as ordinary as killing as flies, this well-defined savagery, this calculated frenzy, this imprisonment that brought with it a horrific freedom from everything that was not the present moment, this stench of death that stunned all those it didn't kill, and finally, they denied that we were once these dumbfounded people, some of whom were piled each day in the maw of a furnace to evaporate in oily smoke, while the rest waited there turn, wrapped in chains of helplessness and fear."<br><br>우리는 너무나 쉽게 비극을 잊고, 누군가 그 이야기를 꺼내면 당혹스러워한다. 현재의 안온함에 도취되어 늘 어딘가에 도사리며 순식간에 삶을 점령할 수 있는 '전염병'의 존재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것이다. &lt;페스트&gt;가 기록의 형식을 취하는 이유는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책머리에서 대니얼 디포의 문장(It is as reasonable to represent one kind of imprisonment by another, as it is to represent anything that really exists by what which exists not)을 인용한 것 역시 비극을 통과한 허구의 기록을 통해 상기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늘 비극을 잊고 반복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전염병'의 시기를 어떤 태도로 살아낼 것인가에 대하여. 절망 속에서도 묵묵한 연대와 희망이 이어지기를, 그리고 마침내 '전염병'에서 벗어나는 환희의 순간에 누군가는 그 절망의 시기를 기억하고 기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29485/88/cover150/059308209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4858873</link></image></item><item><author>Orca</author><category>서평</category><title>어차피 뿌리내린 거, 잘 살아볼게 - [태양 아래 올리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478633</link><pubDate>Sat, 29 Aug 2026 12: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47863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0832&TPaperId=1747863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87/24/coveroff/k512130727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0832&TPaperId=1747863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태양 아래 올리브</a><br/>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6년 08월<br/></td></tr></table><br/>이따금 뜨거운 태양 아래서 따스함을 느낄 때가 있다. 후덥지근한 열기 속에서 등 뒤를 살짝 찔러오는 따사로움. 어쩐지 그 따사로운 빛을 포착한 듯한 이 상큼하고도 달콤한 &lt;태양 아래 올리브&gt;의 표지 너머에는 생각지도 못한 서늘함과 슬픔, 충격과 웃음이 뒤얽혀 있다.&nbsp;소재도 생소하거니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에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우며 각자 복잡한 마음을 품고 투닥대며 나아가는 솔민과 이레의 여정을 때로는 불안한 마음으로,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비어져 나오는 웃음에 실실대며 따라가다 보면 ‘준’이라는 충격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여느 때보다 가깝게 다가온 듯한 이 미래의 이야기 속에서 준의 챕터, ‘단 한 번의 연산’을 읽고 있으면 마음을 가진 도구가 느끼는 슬픔과 부조리함을 넘어 내가 바로 그 통 속의 뇌는 아닐까 싶은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가끔 너무나도 예쁜 하늘의 풍경이 어떨 때는 AI가 생성한 이미지처럼 현실감 없고 괴리감마저 느껴질 때 시뮬레이션 이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이 정말 통 속의 뇌가 꾸는 꿈이라면, 허구라면 어떻게 하지? 그 허구의 세계가 내가 인식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현실이라면, 절망해야 할까?<br>『 "하늘은 그냥 하늘이 아냐. 색이 막 섞여 있단 말이야. 파란 하늘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파란색이 아닐 때가 더 많아. 흰색도 있고, 보라색도 있고, 빨간색도 있어. 이렇게 하나씩 칠하고 전체를 보면…. 어때? 진짜 하늘보다 멋지지?”이 그림은 당신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당신이 보기에 채림이 그린 이 하늘은 ‘진짜’가 아니다. 채림은 그게 상관없다고 말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속에서 당신은 줄곧 현실을 갈망해왔다. 현실의 빛, 현실의 색, 현실의 공기, 현실의 시간. 그런데 채림은 일부러 현실이 아닌 것을 만들어놓고, 그것이 실제보다 더 좋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삶도, 당신의 시간도, 이 시뮬레이션도 현실만큼 좋을 수 있는 것인가? 때로는 현실보다 더? 당신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생각과 맞닥뜨린다. 』<br>김초엽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증명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끝내 믿기로 선택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며 썼다’고 했다. 이 세상이 현실이든 허구이든, 나의 존재와 선택에 세상이 호의적이든 적대적이든, 이곳이 내가 인식하는 현실이자 뿌리내린 곳인 이상 나의 세계임은 틀림없다. 때때로 의심하고 방황하면서도 끝내 믿기를 선택하는 일. 잘못된 올리브가 아닌 이 세계의 올리브로서 그 태양 아래서 뿌리를 확장하며 살아간다면, 이 유한해 보이는 시간을 최대한 원하는 것들로 채우며 스스로 옳다고 믿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이윽고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곳이 수조 안이라고 해도 그 시간들과 이후의 일도 긍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사는 동안은 잘 살아보기로 한다. 어쨌든 지금 나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 세계의 일부이니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87/24/cover150/k512130727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872461</link></image></item><item><author>Orca</author><category>서평</category><title>우리는 어떤 서사를 믿으며 살아가는가? - [인 더 메가처치 - 2026 일본 서점대상 1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456156</link><pubDate>Mon, 17 Aug 2026 19: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4561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825&TPaperId=174561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5/75/coveroff/k122130825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825&TPaperId=174561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 더 메가처치 - 2026 일본 서점대상 1위</a><br/>아사이 료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7월<br/></td></tr></table><br/>&lt;인 더 메가처치&gt;는 아이돌 기획에 발을 들인 구보타 요시히코, 아이돌 덕질에 새롭게 빠져드는 무토 스미카, 깊이 빠져 있던 덕질 상대를 잃고 음모론에 물들어가는 스미카와 아야코, 이 세 인물의 입장에서 번갈아 이야기를 전개하며 이제는 취미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덕질이라는 생태계에 스며 있는 우리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춘다.<br><br>"하나라도 좋다. 믿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딱 하나면 되는데."<br><br>외로움과 낮아진 자존감, 불안, 자기혐오에 시달리며 자기 대신 사랑할 누군가, 현실을 잊고 빠져들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 그렇게 어느샌가 생긴 마음의 틈 사이로 매력적인 ‘서사’를 가진 존재가 스며들며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다. 같은 대상을 좋아하며 그 위에 깔린 서사를 믿는 사람들 사이에 생겨나는 소속감과 연대감. 함께 그 대상을 응원하고 이야기를 공유하는 동안 즐거움과 안정감을 느끼지만, 그것이 취미를 넘어 삶 자체가 될 때 그 맹목성과 의존성은 삶에 쉽게 걷히지 않는 먹구름을 드리우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무언가에 맹목적으로 빠져들기 쉬운 유형의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이 있으니,<br><br>"본질적으로는 아무 상관도 없고 무의미하며 가치가 낮은 것에,&nbsp;집단이 만들어낸 스토리로 권위를 부여하고 신자의 시야를 좁혀&nbsp;그걸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믿게 만들어 본래 가치 이상의 대가를 치르게 한다."<br><br>소설에서 '교회 마케팅'이라고 이름 붙인 이 수법에 우리는 어느 정도 의식적으로 속아주며 살고 있다. 광고라는 형태로 무형의 브랜드에 덧씌워진 이미지와 서사를 믿고 주기적으로 돈을 쓰곤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대상이 아이돌과 팬덤일 뿐, 사실 그 자리에는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다. 좁게는 의식주 관련 상품부터 넓게는 라이프스타일과 종교, 이념까지 우리는 모두 누군가가 만들어낸 매력적인 서사를 열렬히 믿고 기꺼이 삶에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lt;인 더 메가처치&gt;는 나와는 상관없는 누군가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한 발짝 떨어진 지점에서 '자기 삶을 내팽개칠 만큼 무언가에 빠지는 것은 위험하다' 정도의 감상으로 넘길 수 없는 복합적인 면이 있다. 맹목적으로 무언가를 믿고 사랑하는 마음이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만큼이나 그런 마음으로 누군가가 이룩한 것이 우리 삶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가 각자 믿고 있는 서사는 달라도 삶이라는 거대한 굴레 안에서 서로가 믿는 서사에 깊이 얽힌 채 행복과 불행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누구도 다양한 믿음으로 이루어진 메가처치 바깥에 존재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br>​그야말로 제목처럼 ‘인 더 메가처치라고 할까?<br>​오래만에 분량이 많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어서 주문한 책인데 재미뿐 아니라 깊이 있는 생각을 촉발한다는 점에서도 꽤 만족스러웠다. 역시 소설만큼 흥미롭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분야는 없지 싶다. 부디 소설이라는 문학의 종파가 지금보다 더 사랑받고 번성하기를, 한 명의 미천한 신도로서 염원해 본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5/75/cover150/k122130825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957541</link></image></item><item><author>Orca</author><category>서평</category><title>피드에서 눈을 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441396</link><pubDate>Sun, 09 Aug 2026 20: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83104/174413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0127&TPaperId=174413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3/75/coveroff/k89213012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92130127&TPaperId=174413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a><br/>김선미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07월<br/></td></tr></table><br/>*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br>'미래에는 누구나 15분간 유명해질 수 있다'는 앤디 워홀의 말은 어느덧 현실이 되어, 이제는 일반인이 인플루언서로 성장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하지만 최근에 부상한 이 인플루언서라는 존재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통적인 의견 선도자들과 달리, 자기 외모와 삶을 콘텐츠 삼아 팔로워와 조회수를 늘리고 그렇게 늘어난 영향력으로 광고주와 계약을 맺는다는 점에서 상업적 성격이 강하다. &lt;우리는 진다이아를 사랑해&gt;는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SNS에 삶이 공개된 채 성장한 인플루언서 진다이아의 죽음을 시작점으로 그 진상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인플루언서라는 화려해 보이는 삶의 이면을 들춰보인다.'인플루언스(influence)', ‘영향을 미친다’는 영어 단어에서 파생한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영향력을 미치는 주체로서 힘을 가진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영향력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원천이 타인의 '관심'일 때, 그 영향력이란 바람이 불면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래성과 같다. 늘 바람이 부는 곳에서 모래성이 무너지지 않게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기에 불안과 강박이 스며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불안과 강박의 비즈니스 안에서 개인의 삶과 관계는 어떻게 뒤틀리는가?<br>비교와 통제, 질투와 집착, 협박과 착취.<br>당연하게도 인플루언서들의 예쁜 사진과 호화로운 삶이 담긴 피드에 '좋아요'를 누르는 동안, 그 안에 내재된 불안과 강박은 우리에게도 스며든다. 어느 순간, 우리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규격화된 하나의 모습으로 쪼그라들지 않았는지, 피드 속 사랑스러운 모습을 닮고 싶은 나머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리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결과 타인을 제대로 바라보는 법 또한 잊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br>​이 소설의 주인공 이다니가 '보고 싶은 것만 보지 않고 보이는 걸 제대로 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며 진실에 올바로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SNS 생태계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집단적 광기와 같은 도파민의 파도 속에서 빠져나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 그 화려한 허상 뒤에 숨은 실체가 보이고, 진짜로 봐야 할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br><br>​"나는 이제 보이는 것 너머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행복해 보이는 얼굴 뒤에 슬픔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질투하는 마음속 깊은 곳에 불안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댓글보다 직접 건네는 말 한마디가 위로를 준다는 걸 알았다.&nbsp;<br>마지막으로 다이아 언니의 SNS 계정에 접속했다. 간간이 '좋아요'가 눌리고 가짜 애도 댓글들이 달리곤 했던 언니의 기록들. 사람들은 여전히 보고 싶은 것만 쫓고 있었다. 나는 언니의 프로필 아래 '언팔로우' 버튼을 눌렀다. 홈 화면으로 돌아가자 피드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그 좁은 화면 속에서 언니를 풀어 줄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었다.&nbsp;사람들이 원하던 모습이 아닌 내 방식대로 언니를 기억하고 싶었다. 빛나기&nbsp; 위해 스스로를 태우고, 그 불길로 주위 사람들을 상처 입히기도 했던 인간 진다이아. 고군분투했던 한 사람을 드디어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br><br>하지만 끊임없이 시선을 사로잡는 무언가를 보여주며 유혹하는 세계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른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과연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눈으로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 이다니처럼 진실을 밝히고자 행동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의견이 묵살당하지 않는 미래가 가능한 것인지, 우리 세상이 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3/75/cover150/k89213012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37585</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