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한글깨치고리뷰쓰기 (한깨짱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이제 막 한글을 깨친 아프리카인.</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Mon, 06 Apr 2026 05:19:13 +0900</lastBuildDate><image><title>한깨짱</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A_007.gif</url><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한깨짱</description></image><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하멜 표류기 - [하멜 표류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97425</link><pubDate>Sun, 05 Apr 2026 07: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9742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136831&TPaperId=171974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8/69/coveroff/k47213683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136831&TPaperId=1719742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하멜 표류기</a><br/>헨드릭 하멜 지음, 최유경 옮김 / 올리버 / 2026년 03월<br/></td></tr></table><br/>&lt;하멜 표류기&gt;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은 박연을 만나는 장면이다. 박연은 인조 4년에 제주도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얀 얀세 벨테브레이다. 하멜은 효종 4년에 태풍을 이기지 못하고 난파선과 함께 제주도에 도착했다. 인조는 대충 27년을 통치했고 그를 이은 아들이 효종이니 하멜이 벨테브레이를 만났을 때 그는 이미 박연으로 산 지 30년은 된 셈이었다.<br>두 더치는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다.<br>세상에.&nbsp;지옥 같은&nbsp;표류 속에서 구원의 동족을 만났거늘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었으니 허탈함은 몇 십배가 됐을 것이다. 하멜은 박연에게 네덜란드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다행히 박연은&nbsp;3개월 만에&nbsp;자신의 모국어를 완전히 되찾았다.<br>하멜은 1653년 35명의 동료들과 살아남았고 1666년 9월 4일 나가사키 탈출에 성공한다. 그 당시 남아있던 더치는 모두 22명이었다. 여수에 12명, 순천에 5명, 남원에 5명. 탈출을&nbsp;주도한 건&nbsp;하멜이 속한&nbsp;여수 파였다.&nbsp;여기에 순천의 동료 몇 사람이 가담했다. 이 중 일본에 도착한 게 정확히 몇 명인지는 확실치 않다.<br>탈출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의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우선 조선의 정책상 표류한 외국인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없었다. 이들의 살림은 왕과 관리의 성향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한 때 그들은 난파선에서 건진 가죽을 팔아 정원까지 갖춘 근사한 집을 사기도 했다. 그들은 조선에서&nbsp;장사도하고&nbsp;구걸도 했다. 하멜에 따르면 조선에서 구걸은 나쁜 짓이 아니었다. 승려들이 집집을 돌아다니며 시주를 받은 것도 구걸이라 말한 걸 보면 하멜이 생각하는 구걸의 의미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br>여기서 주목하는 점은 누가 호의적이고 누가 적대적이었냐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확실히 그들에게 잘해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nbsp;싶어 했고,&nbsp;물어볼 게 많았다. 이건 정말 중요한 교훈이다. 다른 세상에 호기심을 갖지 않는 사람은 고이고, 고이면 내 경계에 다른 생각이 끼어드는 걸 극도로 싫어한다.<br>&lt;하멜 표류기&gt;는 조선이 왜 20세기에 일본의 속국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단면을 제시한다. 일본은 자기들이 못하는 것을 가져왔고, 자기들이 잘하는 것을 내어줬다. 그러면서 이른바 열강이라 부르는 유럽 국가들과 실력을 겨뤄볼 수 있었다. 조선인들이 모두 멍청해서 망국을 맞은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문화와 그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 필사적으로 연구해야 할 부분은 바로 여기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8/69/cover150/k47213683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086930</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인형의 정원 - [인형의 정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80609</link><pubDate>Sun, 29 Mar 2026 09: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8060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5101&TPaperId=1718060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48/10/coveroff/k99213510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5101&TPaperId=1718060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형의 정원</a><br/>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26년 01월<br/></td></tr></table><br/>&lt;인형의 정원&gt;은 작가가 과거에 썼던 작품들을 &lt;서미애 컬렉션&gt;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판한 책 같다. 컬렉션의 순서가 시간순인지는 모르겠다. &lt;인형의 정원&gt;은 컬렉션 중 4번째 작품이다. 이 책은 2009년에 대한민국 추리 문학대상을 받았다. 1994년에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가 활동을 시작했으니 &lt;인형의 정원&gt;은 어느 정도 완숙기에 쓰인 책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br>&lt;인형의 정원&gt;은 치밀한&nbsp;소설이라기보다는&nbsp;단순 명쾌한 TV드라마 각본에 가깝다. 범인은 자신을 쫓는 경찰 수사팀에 자기가 죽인 피해자의 머리를 잘라 택배로 보낸다. 이 대목에서 '대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이 잘 맞을 것이다. 다행이다.<br>나에게는 이런 설정 자체가 재미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영향을 주는 지점은 동기였다. 범인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 그게 잘 보이지 않으면 다음 장에 대한 흥미가 뚝 떨어진다. 동기와는 무관할 정도로 파격적인 설정이라면 감안할 여지는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이 나온 시기를 앞에서 지루하게 늘어놓은 것이다. 그 당시에 이런 이야기는 충격일 수 있었겠지만 이제 와서야 손에 든 사람들에게는 글쎄.<br>어쩌면 내가 추리, 서스펜스라 불리는 장르의 문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걸 수도 있다. 돌아보면 그 사람들은 아주 작은 부스러기들을 문장에&nbsp;구두점만 한&nbsp;크기로 뿌려놓는 것 같다. 행간을 세세하게 탐색해 증거를 끌어모은 뒤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는 재미. 나는 그 정도로 똑똑한 독자는 아니고, 그 정도로 애정을 가진 독자는 더더욱 아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도, 스티븐 킹도, 아서 코난 도일도, 애거사 크리스티도, 도저히 이해하지&nbsp;못하는 걸&nbsp;보면 그냥 '안 맞다'는 결론이 가장 명확하지 않나 싶다.<br>그런데 나는&nbsp;데이비드&nbsp;핀처나 코엔 형제는 더럽게 좋아하는데! 난 정말 재미있는 서스펜스를 읽고 싶다.&nbsp;미스터리어도&nbsp;좋다. 푹 빠져서 그 작가의 작품을 모조리 찾아 읽고 신간이 나오기를 &lt;마인드 헌터&gt; 시즌3 보다 더 기다리게 하는 그런 소설.<br>&lt;인형의 정원&gt;이 좋았던 점은 따옴표로 되어 있는 인물의 대사들만 읽어도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 소설을 드라마 각본처럼 느꼈는지 모른다. 대사와 대사 사이의 지문들은, 솔직히 왜 썼는지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48/10/cover150/k99213510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481081</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탄소라는 세계 - [탄소라는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65332</link><pubDate>Sun, 22 Mar 2026 09: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6533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6896&TPaperId=1716533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94/21/coveroff/89012968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296896&TPaperId=1716533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탄소라는 세계</a><br/>폴 호컨 지음, 이한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09월<br/></td></tr></table><br/>이 책은 어지럽다. 2장에서는 탄소가(카본) 인도유럽어 케르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와 함께 탄소 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의 개수를 알려준다. 화학을 좋아했다면 기억할 공유결합도 소개한다. 탄소는 공유할 전자가 4개나 되는 바람에 우주의 그 어떤 원자보다 활발하게 다른 원자와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한다. 탄소는 자기들끼리도 잘 협력하는데 전자를 3개씩 공유한 구조를 석탄이라 부르고 4개를 모두 공유하면 다이아몬드라고 부른다. 연금술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br>이렇게만 보면 화학책 같지만 5, 6장에서는 초가공식품의 폐해가, 7장에서는 나노기술이, 8장은 식물의 의사소통 방법, 9장은 곰팡이의 세계, 10장은 사라지는 인간의 언어, 11장은 곤충 세계의 붕괴, 12장은 야생림의 필요성, 13장은 살충제와 미생물의 토양 회복력, 14장은 재야생화, 15장은 오논다가족의 추장 오렌 라이언스의 예언을 싣는다.<br>나는 이 책이 아주 잘&nbsp;짜였다는&nbsp;느낌은 받지 못했다. &lt;탄소라는 세계&gt;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아주 촌스럽게 표현하면 '지구를 지키자'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은&nbsp;레이첼&nbsp;카슨의 &lt;침묵의 봄&gt;, 죠이&nbsp;슐랭거의&nbsp;&lt;빛을 먹는 존재들&gt;, 크리스 반&nbsp;툴레켄의&nbsp;&lt;초가공 식품&gt;, 디르크 브로크만의 &lt;자연은 협력한다&gt;,&nbsp;에머런&nbsp;마이어의 &lt;세컨드 브레인&gt;을 담는다. 약 2년 동안 내가 읽은 책을 중에서 대충 골라도 이 정도다.<br>방금 언급한 책들을 한 권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lt;탄소라는 세계&gt;가 등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출발해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여행을 해보라. 그럴 생각이 없다면, 딱히?]]></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94/21/cover150/89012968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0942140</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얼마나 천사 같은가 - [얼마나 천사 같은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51018</link><pubDate>Sun, 15 Mar 2026 08:2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5101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135262&TPaperId=1715101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53/86/coveroff/k9521352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135262&TPaperId=1715101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얼마나 천사 같은가</a><br/>마거릿 밀러 지음, 박현주 옮김 / 엘릭시르 / 2026년 01월<br/></td></tr></table><br/>마거릿 밀러는 1915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태어났다. 8살 때, 오빠가 숨겨놨던 펄프 픽션 잡지 &lt;블랙 마스크&gt;를 읽었다. 마거릿 밀러는 건방진 말투의 악당을 좋아했고, 그건 내 취향과 완전히 일치한다. 그럴 길은 전혀 없지만 켄 브라운에게 물어도 똑같이 대답할 것이다. 조 퀸, 잭 테일러, 그리고 언젠가는 탄생할 내 소설의 주인공. 나는 그 인물의 대사를 쓸 때 반드시 이 둘을 참고할 것이다. 아, 필립 말로도 있구나.<br>&lt;얼마나 천사 같은가&gt;가 기막힌 이유는 그 좋은 대사가 장마처럼 쏟아진다는 것이다. 말이 정말 많다. 주로 대화로 단서를 얻어내는 탐정의&nbsp;건방진&nbsp;말투가 지면을 가득 채운다. 가끔은 듣다가 지쳐 눈을 휙휙 흘려내리기도 하는데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는 않았다. 어디서&nbsp;보석 같은&nbsp;말이 툭,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br>이야기도 치밀하다. 말도&nbsp;안 되는&nbsp;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그녀는 '축복 자매'로 불리는 사이비 종교의 일원이다. 리노에서 도박으로 전재산을 날린 뒤 빚을 받으러 가는 길에 조 퀸이 잘못 들른 곳이 바로 그 종교 집단의 은신처였다. 목마름과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는데, 조 퀸은 뜻밖에 사건을 수임하고 축복 자매가 건네준 120달러를 선불로 받기까지 한다.<br>언제나 그렇듯 말투가 건방진 탐정들은 조용히 덮어둬야 할 곳을&nbsp;돼지 같은&nbsp;인내심으로 들쑤신다. 정의감이&nbsp;특출 난&nbsp;건 아닌데,&nbsp;자기 일에&nbsp;은근히 책임감이 강하고, 냄새가 나는 곳을 좋아한다. 한 마디로 성격이&nbsp;개 같다.&nbsp;엮이면 골치가 아파지는 말썽꾸러기들이다.<br>120달러로 시작한 이야기는 거액의 은행 횡령 사건으로 이어지고 한 남자의 실종, 혹은 살인에 가닿는다. 첫 장에서 마지막 장의 이야기를 예측하기란 도저히 불가하다. 복잡계의 동작 방식과 비슷하다. 포르투갈의 나비 한 마리가 펼친 날갯짓이 LA에 태풍을 불러오듯. 직조를 잘하는 작가들의 소설은 늘 그렇게 전개된다.<br>처음 몇 쪽을 읽었을 때는 너무 옛날 소설이라 걱정을 좀 했다. 그레이엄 그린의 &lt;브라이턴 록&gt;을 읽었을 때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마거릿 밀러는 레이먼드 챈들러만큼 현대적이다. 휴대폰과 노트북, 인터넷이 나오지&nbsp;않을 뿐,&nbsp;&lt;얼마나&nbsp;천사 같은가&gt;는&nbsp;명작이 왜 불멸하는지 말해주는 소설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53/86/cover150/k9521352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538623</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직관과 객관 - [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37041</link><pubDate>Sun, 08 Mar 2026 08: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370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034623&TPaperId=171370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42/79/coveroff/k8620346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034623&TPaperId=171370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a><br/>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01월<br/></td></tr></table><br/>세상에 이런 류의 책들은 정말로 많고 똑같은 통계 사레도 반복해 등장하니 이번에는&nbsp;그중&nbsp;하나만 정확히 짚어보겠다.<br>강남에 에이즈가 유행이라고&nbsp;상상해 보자(집&nbsp;값아 떨어져라!). 5년 전부터 이 사태를 정확하게&nbsp;예측해 온&nbsp;당신은 놀랍게도 에이즈를 검사하는 신속 키트를 개발해 보유하고 있었다(축하한다 이제 부자가&nbsp;돼 보자).&nbsp;이 키트의 민감도는 95%로, 진짜 에이즈 환자의 콧구멍에 시약을 넣었을 때 95% 확률로 양성 반응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반면 거짓 양성률은 1%에 불과하다. 100명에게 시험했을 때 단 1명만이 에이즈로 잘못 검진된다는 말이다.<br>당신은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자기 자신에게 이 키트를&nbsp;시험해 봤다.&nbsp;그런데 세상에, 결과가 양성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정말로 에이즈 환자일 확률은 얼마일까?<br>너무 쉬운 문제를&nbsp;냈을 리는&nbsp;없으니 당신의 머리는 복잡해질 것이다. 아까 95, 1 어쩌고 했는데... 둘 중 하나인가? 민감도가 정확도인가? 거짓 양성률이 1%라고 했으니 99% 확률로 에이즈라는 말이겠지. 큰일이다. 부자가 되기도 전에 죽어야 하다니.<br>안심해라. 당신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 우선 사는 곳이 어디인지 말해봐라. 강남인가? 아마 부자가 되고 싶은&nbsp;사람일 테니&nbsp;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거긴 이미 '부자'가 사는 곳이니까. 당신의 거주지가 남양주고 아직 이곳에 감염 사례가 한 건도&nbsp;보고된 적&nbsp;없다면 그 결과를 거짓 양성으로&nbsp;봐야 할&nbsp;이유가 충분하다. 하지만 강남에 살고 있다면? 확실히 더 위험해진 건 사실이다.<br>아포칼립스 수준의 공포에 떨어본 미국의 에이즈 환자 비율이 2016년에 0.3% 수준이었으니 넉넉잡아 강남을 3%로 쳐주겠다. 이 정도면 사실 미사일로 강남을 불태우자는 주장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무튼 이렇게 후하게 쳐줘도 당신이 진짜 에이즈 환자일 확률은 3%에 0.95를 곱한 2.85%에 불과하다. 안심이 되는가?<br>이것이 바로 기저율의 비밀이다. 민감도가 95%라는 건 애초에 당신이 에이즈 환자라고 가정했을 때 정확하게 그게 맞을 확률이다. 이처럼 통계에는 우리 눈을 속이는 장치로 가득하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숫자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한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때로는 자기도 모르는 채. 진화의 도구인 자연선택은 숙고보다는 직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가만히 서서&nbsp;곰곰이&nbsp;생각하는 대신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익숙하다. 아마 호랑이로부터 도망쳐야 할 일이 더 많았던 과거에는 그걸&nbsp;잘하는&nbsp;사람이 더 많이 살아남았을 것이다. 유전자가 따라가기에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42/79/cover150/k8620346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2427976</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몰록 - [몰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23893</link><pubDate>Sun, 01 Mar 2026 09: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2389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034181&TPaperId=1712389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03/36/coveroff/k3220341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034181&TPaperId=1712389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몰록</a><br/>듀나 지음 / 래빗홀 / 2026년 01월<br/></td></tr></table><br/>듀나의 소설은 고민하지 않는 편이다. 페트로그라드인민대학의 문학부에 있었던 유리 오를로프, 분열성광증을 앓던 이무혁, 머리도둑 알렉세이 부닌이 의천이라는 국제 도시에 공존하는 설정이 얼굴을 간질일 때가 있지만 이야기는 이 모든 게 농담이 아니라고 정색한다. 그&nbsp;광기 어린&nbsp;눈을 마주하고 나면 고개를 숙일&nbsp;수밖에&nbsp;없다.<br>몰록은 고대 가나안 지방(젖과 꿀이 흐른다는&nbsp;그곳)과&nbsp;북아프리카 일대에서 숭배된 신이다. 그 지역 신들이 대부분 그렇듯 짐승의 머리를 하고 있고 기독교에 의해 악마화되었다. 몰록은&nbsp;살아있는 어린아이를 제물로 원했다. 사람들은 뜨겁게 달군 몰록 청동상에 비둘기와 소와 기타 등등 동물을 넣고 마지막에 살아있는 아이를 놓아 한꺼번에 태웠다. 혹자는 몰록을 이 제사의 명칭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몰록이 당시 그 지역에 존재했던&nbsp;수많은&nbsp;부족신들의 통칭이라고도 한다.<br>이 소설과 몰록을 연결하는 지점은 몰록이 갖는 다양한 기원만큼이나 모호하다. &lt;몰록&gt;은 척추동물의 뇌에 기생하는 미생물이 주인공이다. 화성에서 온 이 미생물은 척추동물의 뇌에 침투해 그들의 뇌를 한데 묶는 역할을 한다. 하이브를 정점으로 하는 저그처럼 감염된 생명체들의 의식은 거대정신을 낳고 이 거대정신은 다른 정신들이 추가될 때마다 더 큰 통합으로 나아가거나 분열한다. 어설픈 통합은 붕괴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분열은 다른 정신을 죽이는 전쟁으로 나아가기도 한다.<br>인간을 제물로 삼는다는 점을 몰록의 인신공양과 연결할 수도 있다. 고대에는 별개의 신으로 존재했으나 오늘날에 이르러 단일 악마로 정의됐다는 점에선 각각의 인간이 거대정신으로 통합되는 과정의 비유로 볼 수도 있다. 의천은 아직 국가라는 개념이 흐릿해 온갖 경계가&nbsp;규칙 없이&nbsp;뒤섞여 있던 고대 도시를&nbsp;연상케 한다.&nbsp;거대정신과 소통할 수 있지만 결코 감염되지 않고 심지어 그걸 지배할 수도 있는 초능력자 미향은 인도네시아에 피의 뿌리를 대고 있다. 머리도둑은 러시아인이고 이야기의 물꼬를 터주는 아빌라는 필리핀인이다.<br>흐릿한 건 국적뿐만이 아니다. 성별, 나이, 직업. 너와 나를&nbsp;구분 짓는&nbsp;모든 것. 화성의 미생물은 이 모든 것을 용광로에 넣고 녹여 하나로 만든다. 애초에 단일 세포에 불과했던 지구의 생물들은&nbsp;수십억 년의&nbsp;시간을 보내며 각자 다른 무엇으로 진화했다. 개성은 종의 구분을 허용했지만 종간 전쟁의 길을 열어줬다.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했다. 안노 히데야키는 그 주제를 빌어 &lt;신세기 에반게리온&gt;을 만들었다. 에바의 AT필드는 타자를 거부하는 인간의 심리적 장벽을 형상화한 것이다. 사도(angel)는 네르프의 터미널 도그마에 접근해 써드 임팩트를 일으키려 한다. 어떤 이의 입장에서 그건 인간의 멸종이지만 또 다른 이의 눈에는 모든 인간이 마음의 장벽을 허물어 동일자로 회귀하는 구원으로 보이기도 한다. &lt;몰록&gt;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통합의 대상을 인간이 아닌 모든 종으로 확장한다. 이런 관점에서&nbsp;화성의 미생물은 다시는 물로 멸망시키지 않겠다던 신의 약속인지도 모른다. 하나였던, 까마득한 옛날을 잊은 종의 폭주를 단죄할 천벌, 혹은 구분에서 비롯된 고통을 치유할 구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03/36/cover150/k3220341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1033600</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빛을 먹는 존재들 - [빛을 먹는 존재들 - 온몸으로 경험하고 세상에 파고드는 식물지능의 경이로운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06204</link><pubDate>Sun, 22 Feb 2026 08: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1062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22032111&TPaperId=171062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87/78/coveroff/k5220321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22032111&TPaperId=171062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빛을 먹는 존재들 - 온몸으로 경험하고 세상에 파고드는 식물지능의 경이로운 세계</a><br/>조이 슐랭거 지음, 정지인 옮김 / 생각의힘 / 2025년 10월<br/></td></tr></table><br/>내 책상 위에는 30개의 고수 새싹이 있고 이들은 늘 빛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깜빡하고 커튼을 닫아놓은 날에도 새싹은 빛이 놓였던 흔적을 따라간다. 고수는 하늘에서 날아온 빛 알갱이와 땅 밑에서&nbsp;끌어올린&nbsp;물방울을 합해 자신의 몸을 구성한다. 재료는 모든 식물에게 동일한데도, 고수는 자기만의 향을 뿜어낸다. 잎을 비빈 손을 코 밑에 가져가면 그 신선한 향기가 숨 속에 가득하다.<br>더 나아갈 것도 없이 이것은 기적이다. 누군가는 호흡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먹는다고 말할 이 행위가 탄소를 산소로 바꾸고 하나의 세포였던 존재를 복잡하고 깊은 생명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빛과 물로 만들어졌다. 인생의 대부분은 잊고 살지만, 사실은 그렇다.<br>식물을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리는 이 존재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식물은 우리를 비웃을지 모른다. 우리의 무지가 얼마나 거대하고&nbsp;흉악한 지를.&nbsp;예전에는 이런 걸 비유라고 불렀겠지만 차츰 발견되는 식물지능의 세계는 이게 그저 비유가 아닐 수도 있음을 얘기한다.<br>식물지능? 식물이&nbsp;움직인다는 데는&nbsp;이견이 없겠지만 그 움직임에 우리는 능동이라는 지위를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이 중력에 잡힌 것과 마찬가지로 식물은 뿌리에 묶여 있다. 식물은 가문 땅이 싫다고&nbsp;뿌리째&nbsp;걸어 나와&nbsp;윤택한 흙을 향해 모험을 떠날 수는 없다. 맹모삼천지교는 가능하지만 식모삼천지교는 불가하다. 이동을 걷기로 제한한다면 이 말은 타당하다. 그러나 식물은 주어진 한계 안에서 생존을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예컨대 마른 흙에 내린 뿌리는 가늘고 길어진다. 저 깊은 곳에 존재하는 물을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하기 때문이다. 식물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 자신의 뿌리를 변형시킨다. 맹모가 이사를 가듯이.<br>식물이 물이나 빛을 찾아내는 과정을&nbsp;생각해 보자.&nbsp;뇌도 없고 소리도&nbsp;못 내는&nbsp;그 바보들은 자기가 필요한 존재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그리 잘 아는 걸까? 이것을 단순한 반응이라고 말하면 나는 하고 싶은 얘기가 더 있다. 그렇다면 식물에게도 신경계가 있다는 말인가? 우리가 우리의 손을 다&nbsp;태울 때까지&nbsp;불을 쥐고 있지 않는 이유는 뜨거운 감각이 전기 신호가 되어 뇌로 전달되고 당장 손을 떼라는 명령이 다시 전기 신호로 변해 팔 근육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전기 신호는 호르몬의 작용이다. 내 고수 새싹이 매일 아침 빛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게 하는 존재는 무엇인가? 광자가 잎을 때리면 호르몬이 발생하고 그 호르몬이 만든 전기가 줄기를 타고 흘러 뿌리에 숨어있는 뇌에게 전달되는 걸까? 나아가 그 행위를 유발하게 만드는 감각은 무엇으로 수용하는 걸까? 잎은 빛을 볼 수 있는가? 광자가 자기 몸을 때리는 충격을 느낄까? 뿌리는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듣는 걸까? 파고들수록 식물지능에는 경이로움이 가득하다.<br>개인적으로 이 책은 불교도에게 금서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 위대한 고타마 싯다르타도 윤회의 굴레에 식물의 운명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불교도는 어떤 죄를 지어도 식물로 다시 태어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식물을 마음 놓고 먹는다. 칼로 자르고, 돌로 두드리고, 불로 지지면서. 동물윤리학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시대에 식물윤리학을 논하는 건 너무 나간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식물에게도 감각이 있다. 그들에게도 지능이 있다. 그들은 누가 자기 잎을 뜯고, 자기 줄기를 꺾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들은 대화하고, 고통을 받고, 비명을 지른다. 아직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87/78/cover150/k5220321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4877869</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인생은 호르몬 - [인생은 호르몬 - 나를 움직이는 신경전달물질의 진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93334</link><pubDate>Sun, 15 Feb 2026 09: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933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030453&TPaperId=170933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18/58/coveroff/k80203045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030453&TPaperId=170933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생은 호르몬 - 나를 움직이는 신경전달물질의 진실</a><br/>데이비드 JP 필립스 지음, 권예리 옮김 / 윌북 / 2025년 09월<br/></td></tr></table><br/>신경계의 작동을 유심히 보고 있으면 인간을 전자 기계로 환원하고 싶은 강한 욕망에 빠져든다.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각은 결국 전기 신호로 변해 뇌로 전달되고 그 해석의 결과가 감정이라는 잔재로 남는다. 만약 우리가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면 전기 신호가 발생되고 그 신호의 강도에 따라 비명 소리를 조절하는 기계를 만들었다고 하자. 그럼 이 기계의 비명을 우리는 고통이라고 불러야 할까? 강한 전기 신호가 반복되면 어느 순간 회로를 막고 있던 고무 패킹이 끊어지고 새롭게 열린 그 길을 통해 전달된 전기 신호를 CPU가 우울이라고 해석한다면, 우리는 이 기계에게 감정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끝까지 밀고 나가다 보면 경이롭고&nbsp;고유한 척해봐야&nbsp;인간도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br>그래서 신경전달물질은 진짜 재미있다. 알아갈수록 내 몸을 해킹하는 기분도 들고, 정신의 힘으로 호르몬을 조절해 감정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긴다.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이번 기회에 아주 유명한 호르몬 6개의 작용 원리를 완벽히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제는 아주 흔해진 도파민부터 트렌디한 테스토스테론, 그 옛날 황수관 박사님이 활약하던 때의&nbsp;엔도르핀,&nbsp;스트레스로 가득한 내 몸에 장기 투숙 중인 코르티솔, 우울증의 원인 세로토닌, 후성유전의 주요 사례로 언급되는 옥시토신까지.<br>하지만 &lt;인생은 호르몬&gt;은 화학책이 아니다. 호르몬의 동작 방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사실상&nbsp;'자기 계발서'에&nbsp;가깝다.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테스토스테론을 뿜어 올리는 법을 설명하고 부족한 세로토닌을 채우기 위해 일광욕을 처방한다.&nbsp;엔도르핀과&nbsp;도파민을 끌어내기 위해 냉수욕을 한다는 얘기는 두어 번 한 것 같은데, 아무튼 틀린 말은&nbsp;아닐 테니&nbsp;원한다면 직접&nbsp;체험해 봐도&nbsp;좋을 것이다.<br>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길항 작용이었다. 도파민에는 현재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반면 세로토닌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와 만족을 느끼게 하는 마력을 발휘한다. 도파민이 넘치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자극을 찾아 떠나고, 세로토닌이 넘치는 사람은 현실에 안주해 좀처럼 변화를 허용하지 않는다. 두 개의 호르몬은 완전히 반대의 역할을 하지만 둘 모두 인간의 생존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진화는&nbsp;이런 게&nbsp;참 신기하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18/58/cover150/k80203045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185884</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레인보우 맨션 - [레인보우 맨션 - 수천조의 우주 시장을 선점한 천재 너드들의 저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78564</link><pubDate>Sun, 08 Feb 2026 09: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785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931413&TPaperId=170785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96/71/coveroff/k9329314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931413&TPaperId=170785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레인보우 맨션 - 수천조의 우주 시장을 선점한 천재 너드들의 저택</a><br/>애슐리 반스 지음, 조용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06월<br/></td></tr></table><br/>개인이 로켓을 만들어 날리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건 정말로 경이롭다. 국가도 실패하는 일을, 어떻게 감히 개인이 이룬단 말인가? 그러나 국가가 저지르는 온갖 똥멍청이짓을 떠올리면 중력이라는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주체는 창의적인 개인일&nbsp;수밖에&nbsp;없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가 만드는 SNS, 영화, 드라마, 핀테크 서비스를&nbsp;생각해 보자.&nbsp;머리가 어질어질하다.<br>로켓을 국가가 만드는 이유는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상업성은 고사하고 발사 성공까지 가는데도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납세자들의 돈과 '우리는 반드시 우주에서 소련을 이겨야 합니다' 정도의 선전이 없으면 미국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대한민국이 로켓 강국이 되겠다며 매년 50조의 예산을 쏟아부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거기에 핵탄두를 실어 북조선을 조지겠다는 공약 저도는 해줘야 그나마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br>이런&nbsp;미친 짓을&nbsp;개인이 하겠다는&nbsp;생각을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나는 정말로 모르겠다. 먼저 일론 머스크 얘기를 해보자. 헛소리를&nbsp;자주 해&nbsp;코미디언처럼 보일 때가 많아 그렇지 사실 이 남자의 지능과 추진력은 인간계를 한참이나&nbsp;벗어난 지&nbsp;오래다. 일론 머스크는 로켓 발사에 성공한 것을 넘어 뛰어나게&nbsp;잘 해냈다.&nbsp;그는 우주에&nbsp;수천 개의&nbsp;위성을 띄웠고 발사체를 재활용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lt;레인보우 맨션&gt;은 일론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이 책은 일론만큼 미친 사람이 이 세상에 한 둘이 아니라는 걸 이야기한다. 이들에 비해 일론은 저 멀리 나아간 사람, 아니 지구를 넘어 우주인과 경쟁하는 생물이라는 걸 보여주긴 하지만, 마이너 리그는 마이너 리그 나름의 맛이 있다. 알파고에게 인류가 패배한 이후 오히려 더 인기가 많아진 바둑처럼, 인간계의 싸움은 정말로 볼만하다.<br>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NASA가 너무 낡았기 때문이다. NASA는 거대한 관료조직으로 변해 모든 창의적 시도를 거부하는 죽은 세포가 되었다. 그들은 로켓이 애들의 장난감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때로는 아이들의 장난에서&nbsp;기가 막힌&nbsp;통찰력이 나온다는 건 몰랐다. 그들은 로켓과 위성의 부품에 까다로운 기준을 설정했고 &lt;레인보우 맨션&gt;의 천재들은 소비자 가전의 품질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걸 놓치지 않았다. 30년&nbsp;전만 해도&nbsp;연구소나 소유할 법한 초고성능 워크스테이션보다 성능이 뛰어난 컴퓨터를 월 59,900원에 손에 들고 다니는 세상.&nbsp;로켓맨들은&nbsp;위성과 로켓이 그렇게 비쌀 필요가 없고, 만드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릴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몇 년을 검토하고 검토하고 검토하고 검토해 발사할 때쯤엔 이미 10년은 뒤쳐진 기술이 되는 인공위성과 로켓. 인간의 영역을 우주로 넓히기에 이 시차는 커다란 부담이었다.<br>플래닛랩스는&nbsp;비둘기만 한&nbsp;위성&nbsp;수천 대를&nbsp;지구 저궤도에&nbsp;올리려 한다.&nbsp;대학도 나오지 않은 뉴질랜드의 피터 벡은 약 230kg의 화물을 500만 달러에 궤도로 운송하는 소형 로켓을 발사한다. 그의 목표는 3일에 한번, 로켓을 띄우는 것이다. 나사라면 같은 일을 하는데 3천만에서 3억 달러를 썼을 것이다. 피터 벡의 로켓랩은&nbsp;스페이스X&nbsp;이후 가장 성공한 로켓 회사가 됐다. 아스트라와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는 이들의 뒤를 잇는 로켓 스타트업계의 촉망받는 신인이다. 아스트라는 24년 3월 상장을 폐지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여전히 살아남아 중력을 극복하는 일에 매진한다. 필요한 돈을 모두 자기 지갑에서 꺼내 우크라이나의 우주 기술을 미국에&nbsp;이식하려 한&nbsp;맥스 폴랴코프는 러시아 스파이로 몰려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에서 쫓겨난다. 폴랴코프를 쫓아낸 회사는 2025년 55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IPO에 성공한다.<br>필 나이트의 &lt;슈독&gt; 이후 이렇게 재미있는 창업 이야기는 처음 본다. 절대 실망하지 않을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196/71/cover150/k9329314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1967167</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기울어진 평등 - [기울어진 평등 -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63792</link><pubDate>Sun, 01 Feb 2026 09: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637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038835&TPaperId=170637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276/30/coveroff/k36203883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038835&TPaperId=170637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기울어진 평등 -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a><br/>토마 피케티.마이클 샌델 지음, 장경덕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05월<br/></td></tr></table><br/>오늘날 불평등은 능력주의 신화에서 시작하고, 능력주의 신화는 교육에서 시작하니 사실상 불평등은 교육에서 시작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학이 서열화하는 건 생각보다 심각한 일이다. 능력을 평가하는 일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평가가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을. 평가가 과학이라면 회사에 멍청이들이 그렇게 많이 존재할 수 없다. 사람들은 공부머리와 일머리를 구분해 이 빌런의 존재를 설명하려 들지만 나에게 이 말은 평가에 관한 우리 자신의 무능력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처럼 들린다. 우리는 그냥 눈이 먼 것이다. 능력주의 신화에, 그걸 지탱하는 경력과 학력의 이름값에.<br>마이클 샌델은 이 문제를 대학 입학 추첨제로 풀려하고 토마 피케티는 그 효과에 부정적이다. 피케티는 좀 더 급진, 강압적이다. 아예 입학 인원의 3분의 2 정도를 저소득층에서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만 입학 점수를 낮추든, 가산점을 주든, 방법은 대학의&nbsp;자유로 하고&nbsp;국가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강력히 규제한다.<br>둘 다 일리가 있지만 내게는 샌델의 선택이 훨씬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피케티의 방식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낙인을 찍게 된다. 대학 졸업장은 완전히 둘로 나뉠 것이다. 입사 면접관은 출신 대학과 거주지 주소를 조합해 이 사람이 어떻게 그 대학을 나왔는지 추측하려 들 것이다. 지금도 일부 명문대에서는 출신 고등학교의 잠바를 입고 다니며 스스로를 서열화한다고 들었다.<br>샌델의 주장에 공감이 가는 이유는 그가 '대입과 관련된 능력주의의 오만을 줄이고, 젊은 이들이 청소년기 내내 받게 되는 극심한 압력과 불안을 줄이는'(p. 82)데 목표가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입학 자격을 수능 성적 상위 15% 이내로 넉넉하게 잡은 뒤&nbsp;그중에서&nbsp;추첨으로 최종 인원을 선발한다. "저 서울대 붙었어요!"라는 말에 "축하해요, 운이 참 좋았네요."라고 말하는 사회라면, 완전히는 아니겠지만 변화의 시작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br>두 사람은 소득의 불평등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토론한다. 여기서도 두 가지 접근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저소득층의 소득 자체를 늘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 의료, 주거 같은 기본재를 탈상품화하자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nbsp;첫 번째&nbsp;방법에는 눈길도 가지 않는다. 서울의 역세권 아파트에 살면서 아이를 영유에 보내도 월 300으로 살 수 있다면 돈은 요즘과 같은 권력을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대 사회의 병폐는 돈의 가치가 지나치게&nbsp;높은 데서&nbsp;기인한다. 행복과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말에 '충분히 많은 돈을 갖고 있는지&nbsp;돌아보라'라고&nbsp;하는 건 농담이 아니다. 그러니 그렇게 기를 쓰고 돈을 벌려는 것이고 그 첫 번째 관문인 명문대 입학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br>기본재를 탈상품화하려면 막대한 세금을 거둬야 한다. 이건 그냥 다 망한 유럽의 사회민주주의&nbsp;아냐?라고&nbsp;생각할 수 있다. 유럽의 우파 포퓰리스트들은 사회민주주의가 망한 이유를 이민자에게 돌려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내 세금으로 공짜 복지를 누리게&nbsp;해 줬더니&nbsp;이제는 일자리마저 뺏어간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 유럽조차 점점 오른쪽으로 치우쳤던 게 진짜 원인이 아닐까? 천문학적 이익을 내는 기업들은 전부 조세 회피처로 도망가고 누진세와 상속, 법인, 자본소득세는 낮아지는데 근로소득세는 올라갔다면?<br>내용을 떠나 샌델과 피케티의 성격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피케티는 샌델을 중도 우파 자유주의자처럼 보이게&nbsp;만들 정도로&nbsp;과격하다. 샌델은 열어 놓고 얘기하려 하고 피케티는 완전한 결론을 원한다. 샌델은 자신의 주장에 이런 목표가 있고 그런 문제가 있다는 걸 기꺼이 인정하고, 피케티는 그 생각은 이 문제 때문에 안된다고 마침표를 찍는다. 차이는 나이와 문화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피케티는 왕의 목을 자른 수탉의 나라에 살지 않는가!<br>몇몇 대목에서는 하도 샌델을 몰아붙여 보는 내가 민망할 정도였다. 샌델은 어떻게 해서든 이 토론을 봉합하고 이끌어가려 한다. 18살 차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276/30/cover150/k36203883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2763088</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의 작은 무법자 - [나의 작은 무법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44080</link><pubDate>Sun, 25 Jan 2026 09: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4408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037865&TPaperId=1704408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39/92/coveroff/k0120378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037865&TPaperId=1704408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의 작은 무법자</a><br/>크리스 휘타커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02월<br/></td></tr></table><br/>미국은 감옥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전 남편과 전 처를 가진 사람이 부모를 모두 가진 사람보다 많아 보이며, 대다수의 사람들은&nbsp;알콜이나&nbsp;마약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다. 소설과 드라마 영화만 보면 그렇다. 그들에게 이것은 '노멀'인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br>&lt;나의 작은 무법자&gt;의 주인공은 더치스와 로빈, 일명 래들리 가족이다. 로빈은 아주 어리고 래들리는 우리 나이로 치면 중2 정도로 보인다. 둘은 남매다. 더치스가 누나, 로빈이 동생. 더치스는 상당한 문제아다. 머더 퍼커를 입에 달고&nbsp;사는 데다&nbsp;온갖 곳에 시비를 털고 자기 엄마의 남자 친구가 될 것 같은 사람의 술집에 불을 지르기까지 한다. 당장 소년원에 가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반전은 이 작은 무법자가 가족을 아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다. 이 문제아의 발작 버튼은 가족이다. 누구든 자기 가족을 건드리면 소녀는 언제든 악마로 변한다.<br>래들리 가는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lt;오자크&gt;에 나오는 랭모어 가족과 많이 닮았다. 더치스 래들리는 아빠가 없고 루스 랭모어는 엄마가 없다. 랭모어는 호숫가에 살고 래들리는 해변에 산다. 래들리는 운전을 못하고 랭모어는 한다. 루스는 학교를 안&nbsp;다닌 지&nbsp;한참 됐지만&nbsp;더치스는 그래도 아직 학교는 다닌다. 더치스가 돌보는 건 자신의 친동생이고 루스는 사촌이다. 루스는 랭모어 가를 위해 멕시코 카르텔의 돈세탁을 돕고 더치스는 래들리 가를 위해 클럽에 불을 지른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우나, 둘 다 심도 있게 바라본 바, 루스에 비해 더치스는 아직 어린애에 불과하다. 스스로를 무법자라고 칭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루스라면 그런 헛짓거리 대신 상대방의 대가리에 총을 겨눴을 것이다.<br>아무튼 이 나이브한 무법자 덕분에 가족은 점점 더 진창으로 빠져든다. 제발 정신 차리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런 말이 통할 거 같았으면 진작에 이야기는 끝났겠지. 엄마는&nbsp;알콜중독자에&nbsp;아빠는 누군지조차 모르며 돌봐줄 친척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식당에서&nbsp;케첩을&nbsp;훔쳐야 할 정도니 열심히 살라는 말이 귀에 찰지 모르겠다.<br>래들리가의&nbsp;비극은 래들리와 관련된 거의 모든 사람이 죽거나 파멸하거나 완전히&nbsp;떠나고 나서야&nbsp;끝이 난다. 그래도 이 결말을 해피엔딩이라 부를 수 있으니, 이 소설이 얼마나 우중충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보다는 속도가 좀 더 아쉬운 소설이었다. 분량을 100페이지만 줄여줬다면 누가 진범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트릭도 훨씬 잘 먹혔을 것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839/92/cover150/k0120378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8399252</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파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 [파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 경이롭고 유쾌한 파동의 과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28711</link><pubDate>Sun, 18 Jan 2026 12: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287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030906&TPaperId=170287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07/31/coveroff/k6320309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030906&TPaperId=170287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파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 경이롭고 유쾌한 파동의 과학</a><br/>개빈 프레터피니 지음, 홍한결 옮김 / 김영사 / 2025년 07월<br/></td></tr></table><br/>파도 관찰자라는 문장을 봤을 때, 진정 나를 위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나는 멍하니 앉아 아무것도 아닌 동작들을&nbsp;끝도 없이&nbsp;바라볼 때가 있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모습이나,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온 빛이 조용히 움직이는 모양.&nbsp;그런 것들에는&nbsp;시간을 녹이는 힘이 있다.<br>괜한 기대를 할까 말해두겠다.&nbsp;이 책은 파도가 아니라 파동에 대한 이야기다. 과학 교양서와 수필 사이에 두 다리를 걸치고 있는데 과학에&nbsp;팔 할&nbsp;이상의 힘을 주고 있다. 갑자기 파도가 차갑게 느껴졌나?&nbsp;이 엄청난 배신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파도라는 현상의 껍질을 벗겨 그 뒤에 숨은 힘의 존재를&nbsp;꺼내보이기&nbsp;때문이다. 이런 식의 접근은 늘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는 걸 돕는다.<br>우리는 파동 자체를 지각하지는 못한다. 우리의 감각이 받아들이는 건 파동이 이동하는 매질의 변화다. 파동이 바다를 선택하면 파도가, 공기를 선택하면 음악이 된다.&nbsp;그런 면에서&nbsp;파동은 서로 호환이 가능하다. 동해 바다로 밀려오는 파도의 주파수가 동일한 리듬으로 공기를 통과하면 어떤 소리가 들릴까? 그것은 파도가 바위에 맞아 부서지는 것과는 또 다를 것이다.<br>아!&nbsp;생각해 보니&nbsp;매질이 없어도 볼 수 있는 파동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빛이다. 인간이 빛을 파동으로 이해한 역사는 아주 먼 옛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옛날에 빛의 본질을 이해했다는 게 참 놀라워 소름이 돋는데, 그래도 이들에게는 약간 귀여운 데가 있었다. 바로 매질이 없어도 빛이 이동할 수 있다는 건 몰라 에테르라는, 빛의 전용 도로를 하나 가정했기 때문이다.<br>놀랍게도 이 우주에는 붕괴해야만 존재하는 파동도 있다. 바로 슈뢰딩거의 파동 함수. 현실은&nbsp;여러 개의&nbsp;파동으로 중첩되어 있다가 관찰자가 마주하는 순간, 그러니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야겠다고, 울리는 알림을 끄며 눈을 떠야겠다고 결정한 순간 모든 가능성은(파동) 붕괴하고 오직 하나의 파동만이 드러난다. 우리는 그걸 현실이라 부른다.<br>어떤 파동은 우리 삶에 중요한 흔적을 남기고 어떤 것들은 고속도로를 스쳐 지나가는 배경처럼 조용히 흘러간다. 때로는 그 흐름을 거꾸로 탈 방법을 찾아 남은 밤을 뒤척이기도 한다. 파도 관찰은 파동을&nbsp;보는 것이고,&nbsp;결국엔 산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07/31/cover150/k6320309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073112</link></image></item><item><author>한깨짱</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블랙홀 - [블랙홀 - 사건지평선 너머의 닿을 수 없는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13574</link><pubDate>Sun, 11 Jan 2026 10: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33372146/170135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73938&TPaperId=170135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079/90/coveroff/892557393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73938&TPaperId=170135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블랙홀 - 사건지평선 너머의 닿을 수 없는 세계</a><br/>브라이언 콕스.제프 포셔 지음, 박병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04월<br/></td></tr></table><br/>처음엔 행복했다. 이렇게 쉬운 블랙홀 책이 있다니. 펜로즈 다이어그램을 만나면서부터 이 행복은 산산조각 났고 그것이 자전하는 블랙홀과 만나 최대로 확장되면서 내 이해력은 특이점으로&nbsp;빨려 들어가&nbsp;버렸다. 그러니 나는 이 책의 아주 작은 단편, 그것도 핵심과는 아주 먼 이야기로 변죽을 올릴&nbsp;수밖에&nbsp;없음을 알아주기 바란다.<br>블랙홀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현대 물리학의 소산처럼 느껴지지만 이 개념은 1783년에 영국의 목사이자 과학자인 존 미셸이 최초로 떠올렸다. 1798년에는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도 돌멩이를 던지면 다시 땅에 떨어지는 것처럼 '빛 까지도 추락할 정도의 강력한 중력을 가진 천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br>블랙홀의 존재를 가장 격렬히 부정한 사람은 당연 아인슈타인이었다. 물리학계는 1905년을 '위대한 해' 라틴어로는 '기적의 해(Annus Mirabilis)'라고 부르는데 당시 26세의 스위스 특허청 직원이었던 아인슈타인이 '광양자 가설'과 '브라운 운동 이론'과 '특수상대성이론'과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a.k.a E=MC스퀘어)'라는 4편의 논문을 발표해 그때까지 '물리학'이라 불리던 모든 이론 체계를 '고전 물리학'으로 바꾼 해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인슈타인이 머지않아 퇴물 취급을 받은 이유는 그가 자신이 활짝 열어젖힌 세계가 뿜어내는 이론적 결과물들을 모두 부정했기 때문이다. 슈바르츠실트는 블랙홀을 발명한 게 아니었다. 그저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논문에 적은 방정식을 풀어냈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블랙홀을 부정했다.<br>물론 아인슈타인이 유일한 블랙홀 혐오자는 아니었다. 학계는 두 파로 나뉘어 맹렬히 싸웠고 이 전쟁을 끝낸 건 인류에게 스스로를 파괴할 능력을 쥐어준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였다. 이후 우리는 연료를 소진한 별이 내부의 압력이 사라짐에 따라 자체 중력에 의해 붕괴되어 블랙홀이 만들어진다는 걸 당연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됐다.<br>1973년 스티븐 호킹은 조지 엘리스와 공동 집필한 &lt;시공간의 거시적 구조&gt;에서 '우리의 우주는 아득한 과거에 특이점에서&nbsp;시작됐다.'라고&nbsp;썼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특이점은 모든 걸 빨아들여 무로 돌리는 시간의 끝 아닌가? 그곳에선 새 우주가 탄생하는 게 아니라 우주의&nbsp;모든 것이&nbsp;사라지지 않나? 나는 이 해답을 카를로 로벨리의 &lt;화이트홀&gt;에서 얻었는데&nbsp;그때의&nbsp;전율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br>많은 천재들이 블랙홀을 부정한 이유는 특이점이 모든 이론을 붕괴시키기 때문이다. 블랙홀 안에서 시간은 뒤죽박죽 섞이고 현실은 환상과 자리를 바꾼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 우주의 절대 반지 또한 여러 개의 반지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나는 그런 점에서 때로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황당한 과학자들의 낙관과 긍정이 이해된다.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하는 이유는 창조주의 섭리와 기적 때문이 아니다.<br>우리에게 아직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079/90/cover150/89255739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0799021</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