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이 맥주 병뚜껑이니, 위스키나 와인 병의 라벨이니, 스노우볼이니 하는 것들...(뭐 말하나마나 책이 빠질 수가 없고..) 이런저런 쓸데없는 물건 수집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 좋아함의 정도를 논하자면 강박이라고 하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고 ()’(다음 사전에는 무엇을 지나치게 즐기는 병’, ‘고치기 어려울 정도로 굳어진 버릇이라고 나와있다.)에도 역시 조금 모자란 듯하나 단순 취미는 약간 넘은 듯도 하고 그런데,....나는 왜 이 모양인가? 왜 이런 쓸데없는 곳에 그 귀한 시간과 더 귀한 돈과 조금 덜 귀한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인가?????? 가만 곰곰 생각해본즉슨 소생은 원래!!!, 본래!!!, 생겨 처먹은 것이 잡스러워서 잡다한 것들을 모으기를 좋아한다!!!!!!고 그렇게만 생각을 하고 있었는어제 저녁에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보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수십 년간 강박적인 수집가들과 상담을 해온 심리학자 워너 뮌스터버거는 <수집 다루기 어려운 열정>에서 수집 습관이 모종의 "박탈 혹은 상실 혹은 취약성"이 발생한 후 급격히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으며새롭게 하나를 수집할 때마다 수집가에게는 폭발적인 도취감을 주는 "무한한 힘의 환상"이 흘러넘친다고 말했다....그라나다대학에서 수년간 수집가들을 연구한 프란시스카 로페스-토레시야스는 스트레스나 불안을 겪는 사람들이 수집에 의지해 고통을 달랜다며 비슷한 현상을 지적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무력함을 느낄 때는 강박적인 수집이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뮌스터 버거가 지적하듯유일한 위험은 여느 강박과 마찬가지로 수집 습관이 신나는’ 일에서 파멸적인’ 일로 바뀌는 어떤 지점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p31)

 

수년간 수집가들을 연구하고,(그게 뭐 연구거리가 되나?) 수집가들과 수십 년간 상담을 해온 학자들이 있다는 것도 무척 놀랍기는 하지만 역시나 교수님, 박사님들의 말씀이 딱 들어 맞았다. 소생도 어렴풋이 희미하게 느끼고는 있었다. 어린 시절의 어떤 상실감이나 박탈감, 인생도 되지못한 축생이라는 존재 자체의 취약성과 무력감 같은 것들과 수집벽이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여기 이렇게 쪽집게 도사님 같은 말씀을 듣고 나니 역시 공부 많이 하신 분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뭐 수집벽의 원인을 알았다고 해도 뭐 달라지는 것은 없다.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돌아가서 그 상실감을 채워주고 박탈감을 날려줄 수도 없거니와, 병인을 알았다고 해서 축생이 문득 인생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수집이라는 이 신나는 일이 어느날 문득 돌아보니 집구석구석에 쓰레기가 가득가득하거나 아니면 내 은행 계좌에서 대출의 폭탄이 터지고 마통의 지뢰가 폭발하는 그런 파멸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신줄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그런 생각은 해보는 것이다.

 

각설하고, 아래 사진은 소생이 수집한 스노우볼 중 일부다. 여기 등장하는 도시들 중에는 소생이 왕년에 가본 곳도 있고 못 가본 곳도 있다. 딱 반반이다. 당연한 이야기로 이 스노우볼 들을 모두 현지에서 구입해서 가져온 것은 아니다. 10개 중 단 한 개만 현지에서 가져온 것이니, 남프랑스 지중해 연안의 꼬뜨 다 쥐르의 에즈!!!! 아아아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으다...정말... 나머지 9개는 당근에서 구입했다. 사실 현지에서 스노우볼을 구입해서 그 살얼음 같은 유리구슬을 여기저기 들고 다니다가 뱅기타고 가져오기는 참 쉽지가 않다. 아아 고마운 당근이시여!!!! 사합니다. 아시겠지만 당근은 눈알 건강에도 정말 좋다고 하네요.. 요즘 눈알이 침침하고 노안도 오고 그래서 당근 열심히 먹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이 스노우볼은 오래 두면 알게모르게 물이 조금씩 새기도 하고, 물 색깔이 누르땡땡하게 변색이 되기도 하고, 또 이것이 살얼음 같은 얇은 유리구슬이라 깨어지기도 쉽다. 그래서 몇 개 버리기도 했는데 이제 소생이 드디어 스노우볼 수리 기술을 습득하였으니, 어느날 갑자기 스노우볼이 문득 깨어지거나 물이 새거나 변색이 되어도 아무 걱정이 없게되었다. 만세이!!! 만세이!!! 만만세이!!!!




오늘 수리대상. 한놈은 물이 많이 샜고, 한놈은 물색이 누르띵띵, 한놈은 유리구가 박살


준비물 : 정제수, 유리구, 고무마개, 아쿠아 접착제, 글리터(눈송이), 글루건


일단 끓인 물 속에 수리할 스노우볼을 2~3분 정도만 담가주면 쉽게 분리가 됩니다. 


분리된 스노우볼, 유리구와 받침대에 글루건 덩어리들이 붙어 있는데, 가능한한 깨끗하게 벗겨낸다. 글루건이 뜨거운 물에 녹아 흐물흐물 하므로 벗기기 쉬움


유리구와 고무마개, 피규어를 분리하고 글루건 찌꺼기 제거한 모습


피규어부분이 고무마개에서 떨어질려고 해서 접착제로 부착하였음


유리구를 뒤집어 정제수를 넣고, 글리터(눈송이)를 넣은 후 스푼으로 저어줌


고무마개로 유리구 입구를 막는다. 이 작업이 조금 어렵지만 조금 해보면 요령이 생김. 이때 유리구 안에 공기기포가 생기는데 고무마개를 살짝 벌리고 정제수를 채워주면 공기방울이 없어짐 


물이 새지 않도록 고무마개와 유리구 입구 부분에 글루건으로 발라주고 받침대 안쪽에도 글루건을 발라준 후 결합시키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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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5-05 2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노우볼도 시간이 지나면 수리가 필요한 거군요. 새것처럼 깨끗해보여요. 리폼의 달인 하셔도 되겠어요.
붉은돼지님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붉은돼지 2023-05-05 21:00   좋아요 2 | URL
스노우볼 수리하는 게 생각보다 별로 어렵지 않더라구요. 예전에는 불면 날아갈까? 깨어지면 어쩌나, 물 새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걱정 없습니다. ㅎㅎㅎㅎ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은하수 2023-05-06 00: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색다른데 도움되는 좋은 정보네요!
저도 깨질까봐 이사때마다 뽁뽁이 칭칭., ㅎㅎ
감사합니다~~ 잘 기억했다가 활용해 보겠습니다^^

붉은돼지 2023-05-06 10:57   좋아요 2 | URL
스노우볼 수리가 뭐 생각만큼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언제 시간나실 때 날 잡아서 함 해보서요
이것저것 구입하고 준비하는 것이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ㅎㅎㅎㅎ.

니르바나 2023-05-06 0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도 부처 이름이 자주 바뀌고 정치에 관심이 없어 요즘은 무엇으로 바뀌었는지 모르겠는데
문화공보부 산하 문화재 관리청장으로 붉은돼지님이 딱 안성마춤 자리인데
참 대단하십니다! (이 소리는 니르바나가 감탄하는 소리입니다.^^)

붉은돼지 2023-05-06 11:00   좋아요 2 | URL
아이고!! 저야 뭐 시켜만 주신다면 감지덕지 ㅎㅎㅎㅎㅎㅎ
검색해보니 지금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외청으로 문화재청이 있네요..예전에 유홍준 교수가 청장을 했었죠 아마

책읽는나무 2023-05-06 1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아..대단하십니다.👍 👍
전 알라딘 스노우볼 변색되어 응? 하면서 바로 버렸었는데....^^;;;
진정한 스노우볼 수집가 이셔요.
그 와중에도 솔 출판사 울프 시리즈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시리즈 모으는 중인데 다 모으면 저런 색감이 되는군요? 예쁘네요.
스노우볼도, 울프 책두요^^

붉은돼지 2023-05-06 15:35   좋아요 1 | URL
저도 울프 전집 나오고 한 권씩 두 권씩 사모아서 얼마 전에야 드뎌 완비!! 했습니다....만......아직 읽은 게 없습니다. ㅜㅜ 아마도 언젠가는 3~4권 정도는 읽겠지만 나머지는 그냥....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일종의 수집가여서..ㅜㅜ 특히 전집선집한정판특별양장판 등등등 말이죠 ㅜㅜ 이렇게 한 권씩 사모으고 있는 전집세트가 여러 종류가 됩니다........

hnine 2023-05-06 1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노우볼 좋아해서 몇개 가지고 있어요.
사진 보다가 눈송이를 어디서 구입을 하셨지? 하고 보니까 스노우볼 클리닝 키트를 파는군요.
대~단 하십니다.

붉은돼지 2023-05-06 15:39   좋아요 0 | URL
이것저것 준비하는게 좀 귀찮아서 그렇지 뭐 대단한 기술을 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 나중에 스노우볼 문제 생기면 한번 해보시어요..ㅎㅎㅎㅎ 인터넷에 보니 스노우볼 DIY 세트 파는 곳이 있더군요.. 저 눈송이는 글리터라고 하던데...손톱에도 붙이는.....금박,은박,별모양,하트모양,세모,네모....종류가 많더라구요...

바보한스 2023-05-18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뮌스터버거의 수집 책은 원서인가요 국내 번역이 안된거죠

붉은돼지 2023-05-19 10:1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바보한스님..ㅎㅎㅎ
저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저 글을 보고 인터넷도 뒤져보고 알라딘에도 찾아봤는데 국내에 번역된 것은 없는 것 같더군요 ㅜㅜ
 

언제였던가? 예전에유홍준의 책을 열심히 읽었던 적이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몇 권까지 읽었나 모르겠다. 서울편은 안 읽었고, 일본편은 교토만 읽은 것 같고, 가장 최근에 나온 중국편 돈황, 막고굴, 실크로드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소생이 돈황에 나름 관심이 많아 200만원(은 아니고)이 넘는 돈황학대사전도 구입했었다.(물론 지금은 팔아먹고 없다.ㅜㅜ), 영국놈 스타인, 불란서놈 펠리오, 일본놈 오타니 등등이 돈황의 유물 약탈하는 이야기 <실크로드의 악마들>은 왠일인지 조금 읽다 말았다. 파란 눈의 펠리오가 막고굴의 한 토굴에서 촛불 켜놓고 산더미처럼 쌓인 두루마리 문서를 검토하고 있는 모습은 나에게는 약간 경이롭게 보였다. 막고굴의 고문서들은 현대의 한자로 쓰인 것도 아니고 고대 한자에 서역문자에, 갑골문같은 문자도 있고 하여튼 아무나 읽을 수 있는 뭐 그런 문서는 아닌데,,,,파란 눈의 펠리오가 과연 읽어내기는 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펠리오는 아주 짧은 기간동안에 엄청한 양의 문서 중에서 나름 가치가 있는 문서들만 골라내어 거의 껌값으로 그 문서들을 본국으로 실어 날랐던 것이니...아 대단하다. 펠리오여!!!!!!! 여기 극동의 반도의 한 서생은 몇 년째 눈알이 빠져라 영어공부에 매진하고 있지만 뭐 쉬운 원서 한권 제대로 읽어내지도 못하는 처지라..가슴이 아프다.ㅜㅜ), 무슨 설화 내지는 전설 같은 이노우에 야스시의 소설 <돈황>도 재미있었다. 윤후명의 소설 중에 <돈황의 사랑>도 있는데 부끄럽게도 이건 읽어보질 못했다.    


각설하고,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는 말은 참 많이도 회자되었다. 조선시대 어느 문인의 말이었다고 하는데, 뭐 가만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긴 한데, 그때는 무슨 대단한 진리를 발견한 듯 이 말을 이리저리 옮기고 또 이곳저곳 사용하고는 했었다. 하지만 어쨌든 멋있는 말이었다. 각성을 촉구하고 사랑을 독려하는 말이랄까???? 하기사 어떤 대상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여사로 보일 리가 있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또 생각나는 이야기 하나. 아마도 답사기 1권에 나오는 어느 대학생의 말. '돌이 말을 하네요'. 감은사지 석탑을 두고 한 말이었다. 불초한 소생이 이 책을 읽고 정말 돌이 말을 하는지 알아보려고 감은사터에 갔었다. 그것도 두번이나...그 황량한 감은사지 들판에서 돌덩이들과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뭐 거의 30년 전 일이라...답사기1권이 1993년도에 나왔더라).....어쨌든 어린 내가 그 돌덩이들 앞에 섰을 때, 소생의 털난 가슴(아!! 그때는 가슴에 털이 없었나???? 아니 있었나????)속 에서 무언가 부르르... 찌르르... 띠리리한 어떤 감정의 파동이 있었던 기억은 난다. 그것이 부르르인지 띠리리인지, 찌리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번 더 각설하고, 예전에는 유홍준의 답사기를 비롯해서 완당평전, 무슨 미술사관련 서적 등등.... 유홍준의 책도 여러권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다 팔아먹고 없다. 요즘은 문득 나중에 소생 일생일대의 소망인 퇴직을 하고 국내 두루두루 구석구석 금수강산 팔도강산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유람을 다닐려면 유홍준의 답사기 정도는 구비해 놓아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답사기 시리즈를 다시 장만해야 하나 어쩌나 나름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찰떡같이 콩떡같이 그래24에서 예쁜 모양의 답사기 리커버 세트를 보았던 것이었으니,,, 에라 모르겠다. 구입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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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04-28 17: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제였던가? 예전에유홍준의 책을 열심히 읽었던 적이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몇 권까지 읽었나 모르겠다....

소생이 쓴 문장인줄 알았습니다!!ㅎㅎ 저도 한 때 열심히 읽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잊혀졌고...아니 눈에 계속 밟히지만 읽을 생각을 안했는데...요즘 자주 알라딘이나 예스24에 가면 유홍준의 신간들이 아주 많이 나왔던군요. 북한유산답사기...뭐, 여행 답사기, 서울답사기...온갖 답사기가 유홍준 님에 의해 재탄생하는 책들을 보면서 여행을 한다면 반드시 보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돼지 님의 이 페어퍼를 보니 유홍준의 책을 다시 모아야 하는지 심각히 생각을 거듭하게 됩니다..ㅎㅎ

붉은돼지 2023-04-28 19:35   좋아요 0 | URL
여행기를 이만큼 재미있게 쓰는 사람도 아마 없을 겁니다. 뭐 유홍준의 말빨이야 익히 조선 3대 구라니 어쩌니 하는 정도니 말할 것도 없고 글도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입니다. 전에 읽었던 유시민의 유럽도시여행 1편은 너무 실망이었습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답사기 중국편 3권을 읽었는데요. 제가 돈황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홍준 본인이 너무 가고 싶어했던 돈황에 어렵게 가게되었고 또 본인 전문분야와도 관련되어 있어 그런지 내용이 재미도 있고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오잉??? 알라딘에서 소생의 은행계좌로 5,000원이 입급되었습니다.

마일리지도 아니고 적립금도 아니고 상품권도 아니고 

현금 오천원이 내통장으로 에??? 내 계좌는 어떠렇게 알았지????

요즘 책 너무 많이 사서 밥 못 얻어먹고 굶고 다닐까봐 보내준 것인가? 정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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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4-18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살다보면 그런 일도 있군요.
좋으시겠어요.
오천원이면 삼각김밥과 우유 정도는 살 수 있지 않나요?
굶지 마십시오. ㅋ
제목에 오천원이 들어가는 책이 있군요.

붉은돼지 2023-04-18 13:33   좋아요 1 | URL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잖아요?
오천원은 좀 그렇고 한 오만원쯤 주면 좋은데.... 이런 생각을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붉은돼지 2023-04-18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객센터에 문의 결과,
** pay 5000원 환급 이벤트였다고 합니다.
하니 생각납니다. 5000원 환급 받으려고 얼마전에
앞으로 쓰지도 않을 **pay 앱을 낑낑대며 설치하고 했었습니다.
어쨌든 감사히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ㅜㅜ

stella.K 2023-04-18 15:38   좋아요 0 | URL
아, 그런게 있었군요.
그러니까 그 오천원은 앱을 설치하느라 수고한 비용이었네요.
그럴 줄 알았으면 저도 설치해 볼 걸 그랬습니다. ㅎㅎ
아무튼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Rembrandt. the Complete Paintings (Hardcover)
Volker Manuth / TASCHEN / 201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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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생활 20여년 만에 이렇게 큰 박스는 처음 받아 본다. 기념으로 찍어봤다. 근자에 타셴의 미술책을 몇 권 구입했다. 크기도 어마무시하지만 가격도 어머무시라한다. 하지만 책은 정말 마음에 든다. 다만 뭐 거의 영어 까막눈이어서 읽기가 어렵고 또 책이 너무 무거워서 들기도 어렵다. (저울에 달아봤다. 무게가 거의 8KG 그램이다. 팔 떨어진다.)






사울왕에게 골리앗의 머리를 바치는 다윗(1627) 쿤스트 박물관, 바젤


왼쪽 : 회개하는 베드로(1631), 이스라엘 박물관, 예루살렘

오른쪽 : 예루살렘의 멸망을 슬퍼하는 예레미아(1630), 레이크스박물관, 암스테르담



나사로의 소생(1630-1631),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엠마오의 저녁식사 1628. 자크앙드레 박물관, 파리


툴프박사의 해부학 교실 1632, 마우리츠하위스, 헤이그


십자가에서 내리다. 1632-1633, 알테피나코테크, 뮌헨


아브라함의 희생 1635,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쥐박물관

인간의 가장 여리고 약한 것으로 아브라함을 시험하는 야훼. 비정한 아버지 아브라함은 생때같은 어린 아들을 희생 제물로 바치려는데, 천사가 나타나서 말리지 않았다면 늙은 아비는 어린 아들 이삭의 목을 땄을 것이다. 믿음이란 그런 것이다. 


삼손의 실명 1636, 프랑크푸르트, 슈타델박물관

삼손의 잘린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배신녀 들릴라(옛날에는 데릴라라고 했더랬다.)는 황급히 병사들 뒤로 달아나고 있다. 머리잘린 삼손은 힘을 잃어 병사 두세 명에게 제압당한 채 눈알을 찔리고 있다. 한껏 꼬부라진 발가락에서 삼손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하지만 어쩌겠나 힘을 잃었으니 당할 수 밖에. 황석영의 소설 중에 <장사의 꿈> 이라는 단편이 있었다. 기골 장대하고 힘이 장사인 시골 총각이 청운의 꿈을 품고 상경하지만 결국 뽀르노 배우가 되어 어쩌고 저쩌고 한다는 내용이다. 한 평론가의 리뷰 제목이 '머리 잘린 삼손의 분노'였던 것이 기억난다.  




다윗의 편지를 받은 밧세바 1654, 루브르박물관, 파리

AB를 낳고, BC를 낳고, CD를 낳고, H,I,J,K,L,M,N....계속해서 낳고, 낳고, 낳고, 끝없이 낳는, 마태복음 1장은 바로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로 시작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다윗왕은 BC 1000년경 사람이고 예수는 기원 전후의 사람이니 이른바 이새(다윗의 아버지다.)의 뿌리로부터 예수까지는 1000년의 세월이 놓여있는 것이다. , 1000년 쯤이면 그 씨앗이 어디로 날아갔는지 그 뿌리가 어디로 뻗어갔는지 혹은 어디서 썩어 없어졌는지 알기가 쉽지는 않지만 어쨌든 경전은 꼭꼭 찝어서 예수의 인간세의 조상들을 일일이 호명하고 있다. 뭐 신의 아들이면 단 2세로 끝인데(아버지 신, 아들 신)....아브라함. 이삭, 야곱, 유다 등등등 호명하기에 입이 아프다.

 

양치기 소년 다윗이 골리앗을 때려 죽인 그 순간은 바로 슈퍼스타의 탄생이었느니, 지략과 용맹을 겸비한 백전불굴의 장수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심금을 울리는 시인이요, 띠리리리 리리 아름다운 소리 수금의 명인이자, 더더구나 미남자였던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임금이었다. 반면에 충성스러운 부하 장수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에게 음심을 품어 궁으로 불러 겁탈하고 우리야는 전쟁터의 사지로 몰아 죽게(살인교사)한 후에 그녀를 아내로 취하니 더럽고 치사한 인간 말종이기도 했다. 집구석이 온전할 리 없다. 다윗의 장자 암논이 이복누이인 다말을 강간한 사건이 있었는데, 다윗이 이를 처벌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자 다말의 친오빠이자 다윗의 5남인 압살롬이 이복형 암논을 살해하고 나중에 아버지에 반항하여 반란을 일으키지만 결국 전투 중에 허망하게 죽고 만다. ! 압살롬! 압살롬! 내 아들 압살롬아!! 너 대신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다윗은 통곡을 했다고 경전은 전하고 있다.

 

성경에는 자세한 내용이 나와있지 않아 그 세세한 속사정을 알 수는 없으나 유대고대사를 쓴 요세푸스는 물론 다윗의 죄를 언급하는 한편 밧세바에게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소생이 아직 요세푸스의 유대고대사를 읽어보지는 못했다.) 말하자면 둘이 짝짜꿍된 화간이라는 것인데, 당대나 그 이전 시대의 화가들은 대부분 이런 시각에서 밧세바를 그렸다. 다윗왕의 부름을 받고 들떠있거나 기대에 찬, 적어도 슬픈 표정은 없는 그런 모습을. 렘브란트 자신도 그런 그림을 그린 적이 있었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그린 밧세바는 다윗의 전갈을 받고 수심에 잠긴 슬픈 표정을 하고 있다. 어떻게 몇 번의 붓칠로 저런 복잡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1654년작 <다윗의 편지를 받은 밧세바>는 루브르에 있다. 예전에 루브르에 갔을 때 열심히 찾았는데 어디 다른 전시에 차출이 되었는지 결국 못봐서 무척 아쉽고 안타까워 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렇게 큰 도판으로나마 대면하니 나름 위안이 된다.



왼쪽 : 십계명 언약돌판을 내리치는 모세, 오른쪽 :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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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23-04-14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슨 책이 저리 큰 겁니꽈? 18% 할인한 가격이 253,680원이라니!! 그런데 저 비싸고 거대한 책을 기어코 사셨군요. 역쉬 붉은돼지 님 답습니다!! 저런 책은 혹여 알라딘 중고서점에 나와도 상당한 거금을 줘야 할 듯요.^^

붉은돼지 2023-04-14 18:01   좋아요 1 | URL
책 크기가 30cm*40cm(도서안내에 나오는 규격은 책박스 규격인 것 같습니다.)이고 무게가 8kg 가까이 되어서 책꽂이에 꼽았다 뺐다 하는 것도 여간 힘이 들지 않습니다. 참나...... 그래도 책 품질은 최고인거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여기 알라딘 마을에 북푸어 여러분 계시는 걸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저는 뭐 책 사는 데는 돈 아끼지 않는다는 뭐 그런 주의입니다. 지금까지는요.ㅜㅜ 중고로도 24만원에 올라와 있네요 ㅎㅎㅎ

레삭매냐 2023-04-14 1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세푸스의 <유대전쟁사>를 읽어
보고 싶다고... 만 생각한 1인이
여기에 있답니다.

유대인 입장에서는 지배계급인 로
마에 투항한 변절자 취급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붉은돼지 2023-04-14 18:03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에 요세푸스의 유대고대사 전쟁사 책 사놓고만 있다가 지금은 팔아버리고 없습니다. ㅜㅜ
맞습니다. 요세푸스가 로마에 항복한 변절자이긴 하지만 요세푸스의 저술이 유대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고 나름 읽은만한 역사서라는 이야기 본 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다시 또 구입할까 생각중입니다. ㅜㅜ

붉은돼지 2023-04-14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그림은 레슬링을 하는 게 아니라 무슨 얼레리꼴레리 하는 듯 ㅋㅋㅋ
가만 보면 천사가 영화 콘스탄틴의 가브리엘 천사 틸다스윈튼 닮은 듯

그레이스 2023-04-14 20:06   좋아요 1 | URL
^^
지긋이 내려다보는 천사 무서운데요^^
무표정한 얼굴로 손가락만으로 뼈를 부러뜨리는...;;

겨울호랑이 2023-04-14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렘브란트 작품들을 소장하신 느낌이 드네요. 붉은돼지님 축하드려요! ^^:)

붉은돼지 2023-04-15 11: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님 ㅎㅎㅎㅎㅎ 책꽂이에 커다란 책이 꽂혀있는 거 보면 너무 뿌듯합니다.
렘브란트 전체 작품 모두 수록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complete paintings라서 드로잉은 별도로 또 책이 있는 것 같더군요..어쨌든 만족하구요.ㅎㅎㅎ 다만 뺐다 꼽았다 할 때 너무 힘들어요...ㅜㅜ

yamoo 2023-04-15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센 책들 정말 좋죠. 저는 건축쪽 책들을 십여 권 구입했는데, 엔날에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교보 타센책 일관 세일 때 5-6만원짜리 하드커버 건축책들을 1만원 균일가에 5권(5만원)에 데려온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보면 만듬새가 발군이에요. 편집도 좋고, 도판도 끝내줍니다. 영어도 매우 쉬운 영어로 쓰여있어 술술 읽혀요~ 그나마 텍스트는 별로 없어서 막 넘겨보기 좋아요.ㅎㅎ

패션과 미술 문고판도 타센책을 몇 권 갖고 있는데, 가지고 다니며 보기 정말 좋게 편집이 잘 돼 있어요...타센 책을 정가로 사기에는 매우 부담이 되어 항상 중고로 구매하는데, 가장 만족도가 놓은 책이라 생각합니다..ㅎㅎ

붉은돼지 2023-04-15 11:31   좋아요 0 | URL
타셴책은 만듬새가 정말 훌륭합니다. 타센 둘러보면 건축, 미술, 사진, 여행, 패션 등등 관련 책들 당장 장바구니에 담고 싶은 멋진 책들이 수두룩합니다만......문제는 역시 돈이라...다른 사야할 책들도 많고.....정말 언제 세일이라도 좀 했으면 좋겠어요...뭐 세일해도 서울에서 하면 가기 어렵겠지만 ㅜㅜ

전에는 마로니에에서 나온 타센 책들 가지고 있었는데 뭐 지금은 다 처분하고 없습니다만,,,도판 큰 책들보니 왠지 도판 작은 책들은 성에 차지않아서......좀 비싸기는 하지만 마일리지 열심히 모아서 한두권 정도만 더 구입할 생각입니다. ..

니르바나 2023-04-20 1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나나가 액자 밖으로 걸어 나올 것 같이 멋진 그림을 그린 따님께서는
붉은 돼지님의 다른 책들을 유산으로 상속받는 것은 거부한다해도
타셴책 미켈란젤로,클림트 그리고 이 책만은 상속받기를 원할 것 같습니다. ㅎㅎ


붉은돼지 2023-04-21 09:17   좋아요 1 | URL
타셴책은 정말 품질이 좋은 것 같습니다. 여러권 사고 싶지만 가격이 ......
제 딸은 아직 천지분간을 못해서 필요없네 어쩌고 하지만, 나중에 크면 제가 모아놓은 책들이 얼마나 멋진 책들인지 감탄하고 감사할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저 혼자만의 생각일 지도 모르지만요 ㅎㅎㅎㅎㅎ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세트 - 전10권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고호관 외 옮김 / 아작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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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평 남기면 펀딩금액 5% 적립금 준다고 해서......뭐 바쁘지만 시간을 내어서...........책은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비닐도 안뜯고 일단 모셔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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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4-01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닐을 안 뜯는 것이 바로 진정한 덕후의 자세! ^^

붉은돼지 2023-04-02 13:09   좋아요 1 | URL
맞아요 ㅎㅎㅎㅎㅎ 전에는 읽을 계획이 없어도 일단 확인해 본다고 비닐 다 뜯어서 좌르르 펼쳐보고는 했는데,,,,,요즘은 당장 읽을 것 아니면 일단 그대로 보관해 둡니다. 아마....계속계속 그대로 있을지도 ㅜㅜ

one fine day 2023-06-09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집을 사면 고이 모셔두는 병자인지라 이번에는 바로 읽겠다는 마음으로 낱권으로 구입했는데, 다시 전집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낱권으로 산 3권은 중고로 내놓고 전집을 살까 매일 고민하며 구매 버튼을 눌렀다가 이건 아니지 취소했다가 다시 눌렀다가 하고 있네요... T_T

붉은돼지 2023-06-10 11:28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저도 뭐 병이 깊은 지는 좀 되었습니다만..ㅎㅎㅎ 어쩌겠습니까...약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저도 그런 고민 좀 했었는데 일단 낱권으로 구입한 거는 낱권으로 구입하고..다른 전집들 나올 때는 나름 신중하게 숙고해서 박스전집을 과감하게 지를지 아니면 낱권으로 하나씩 구매할 지 결정합니다. 뭐 꼭 마음먹은대로 되지는 않지만 문제는 돈이 없으니......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