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재탕인 것 같아 지난 페이퍼를 후루룩 쩝쩝쩝 훑어보니 아니나다를까 2016.4.23.에도 굿즈의 귀환이라는 제하의 포스팅이 있다.(그래서 다시를 붙였다. 다음에는 또 다시’를 붙여야 하나? 또다시 하니 문득 떠오른다. 옛 유행가. 또다시 말해주오~ 아아아 너무 애절하고 간절하고 절절한 노래. 아시는 분은 아시리라. 그건 그렇고...) 이때는 왜 이런 제목을 사용했는지 모르겠다. 페이퍼를 읽어봐도 그 이유는 나와있지 않다. 아마 뭔가 꼴리는 것이 있기는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알 수 없다. 돼지의 글 쓰는 꼴이 이 모양이다. 쯔쯔쯔

 

여하튼간에 다시 굿즈의 귀환이다. 귀환인 이유를 말하자면 소생이 지난 수십년간(물론 수십년은 아니다. 나름으로는 몹시 긴 세월이었다는 일종의 강조용법으로 이해하시기 바람.) 오로지 마일리지 축적의 일념하에 일체의 굿즈를 거부하고 눈길조차 차단한 채, 엄혹한 질곡의 세월을 보냈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뭐 모른다고 해도 어쩔수 없다. 그리하여 오랜세월 무슨 다람쥐 도토리 모으듯 그렇게 띠끌모아 태산으로 손톱발톱이 다 닳아없어지고 넋이라도 있고 없게 박박 긁어 모은 마일리지가 물경 10만원을 넘었던 것인데, 그 태산인 줄 알았던 것이 참으로 놀랍고 허무하게도 오만구매 단 두방에 완전히 무너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으니, 뭐랄까 손이 발이 되고 발이 손이되게 박박 글어 모아 이룬 것이 태산은 커녕 앞산도 뒷산도 아니고 동산도 언덕도 뭣도 아닌 그저 한웅큼의 모래였던 것이다. 인생 역시 그런 것이려니...

 

소생의 십만양병 마일리지가 마치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에 허무하게 스러진 모래성처럼 없어져버린 후에 소생은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굿즈를 면밀히 살펴보게 되었으니, 역시나 솔깃한 놈도 많고 예쁜 놈도 많고 귀여운 놈도 많고 많은 그중에도 특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스노볼과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일명 스마트 오프너가 마음에 쏙 들어 주문을 바로 넣어버렸다. 때때로 그렇듯이 굿즈가 오니 도서가 따라왔다.

 

많고 많은 굿즈 중에 왜 이 두가지를 골랐느냐 그 이유인 즉슨, 소생이 워낙에 잡스런 종자라 잡스런 것을 좋아하다 보니 취미로 혹 책을 읽고 또 혹은 책을 사기도 하지만, 딱히 쓸데도 없고 별 소용도 없는, 이용후생에 전혀 보탬이 안되는, 있어도 그만이고 없으면 더 좋은(물론 이건 아내의 관점이고 소생이 볼 때는 꼭 그렇지는 않다.) 그런 잡스런 물건들을 꾸역꾸역 모으는 것이 취미인 바, 스노볼은 물론 그 궁극의 수집 목록에 올라가 있으며, 오프너를 수집하지는 않지만 오프너가 없으면 안되는 물건,  바로 맥주 병뚜껑을 수집하고 있다는 말씀.(물론 맥주 라벨도 당연히 수집하고 있다. 소생에게 작은 꿈이 하나 있다면, 소생이 수집한 맥주 라벨과 병뚜껑으로 '붉은돼지의 세계 맥주 라벨 및 병뚜껑 전'이라는 전시회를 성황리에 한번 열어보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왜 이런 짓거리가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서두에 말했듯이 불초한 소생은 아마도 잡스런 종자라 그런 것이려니 생각하고 있다.) 이 스마트 오프너로 맥주병 뚜껑을 개방할 시에는 뚜껑이 구부러지지 않고 원형 그대로 오픈되는 관계로 맥주 병뚜껑 수집에 이 오프너는 필수품이 되겠다. 소생이 하나 가지고 있지만, 특별히 <마스터스 오브 로마>와 관련하여 나왔으니 구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소생의 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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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8-07 1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맥주와 관련한 책이 이렇게 많은 줄은 붉은돼지님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

붉은돼지 2018-08-07 20:18   좋아요 1 | URL
아 겨울호랑이님~ 이렇게 불러보니 더위가 조금 가시는 듯 ㅎㅎ
요즘 술에 관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18-08-07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old beer 완완쉐이 ~

붉은돼지 2018-08-07 20:19   좋아요 0 | URL
요즘같은 시절엔 역시 시원한 생맥 한잔 캬~

무해한모리군 2018-08-08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맥주라벨과 뚜껑전을 하시면 옆에서 안주와 맥주파는 간이매대하나 해보싶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수집품은 어떻게 보관하시나요? 어디 넣어두시나요? 전시해두시나요? 궁금궁금.

붉은돼지 2018-08-08 14:26   좋아요 0 | URL
아아아 정말 훌륭하신 생각입니다. 10년 후가 될지 100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전시회 하게되면 연락드릴께요 ㅋㅋㅋㅋㅋ
수지품이랄께 뭐 별로 많지가 않아 그냥 서재방에 대충대충 처넣어두고 있습니다 ~~

라로 2018-08-08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기적처럼 그 병따개를 받을 것 같아요!!!! 받게되면 글을 올리겠다고 다른 사람이 아닌 붉은돼지 님께 약속합니다!!! ㅎㅎㅎㅎ 제가 얼마나 배가 아팠는지 아시는지??? ㅎㅎㅎㅎ

붉은돼지 2018-08-08 15:17   좋아요 0 | URL
어머머 축하드려요 호호호 병따개에 축하까지 ㅋㅋㅋ 이제 라로님도 슬슬 병뚜껑 수집 한번 해보시죠 병뚜껑도 예쁜거 많아요~~

AgalmA 2018-08-1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책은 참아도 굿즈는 못 참는 소인배 저에게 참 흐뭇한 포스트군욧ㅋ

붉은돼지 2018-08-11 18:21   좋아요 0 | URL
잠시 소원했던 관계를 개선하고 이제부터는 다시 굿즈에 집중할까 합니다 ㅋㅋ

psyche 2018-09-02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병뚜껑 수집이라... 저도 워낙 맥주 좋아해서 아는 맥주가 있나 들여다봤어요.ㅎㅎ 제가 사는 도시에 나름 유명한 브루어리가 몇군데 있는데 저도 이제 맥주 병뚜껑 수집을 해볼까요? ㅎㅎ

붉은돼지 2018-09-02 10:05   좋아요 0 | URL
내용물은 마시고 뚜껑은 수집하고 일석이조죠 ㅎㅎㅎ
 

 

최근에 나온 책 중에 소생의 관심을 끄는 책은 <돼지에게 살해된 왕>이라는 책이다. 뭐 천출의 근본이 돼지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소생은 워낙에 이런 역사서류를 좋아하는 것이다. 놀라운 영웅들과 별 거지같은 인간들이 뒤엉키고 설키고 꼬인 채 부대끼며 낑낑대며,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증오하고 또 죽고 죽이는 가운데, 의리와 충성,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고 안타까운 인간들의 눈부신 비상과 비참한 몰락, 그 덧없는 영고성쇠가 거듭 반복되며, 흥건한 눈물과 콧물, 낭자한 유혈 속에서도 유유하고 굳세게 굴러가는 역사라는 거대한 수레바퀴의 자국을 멀리서 가만히 따라가본다는 것은 정말 흥미진진한 일이다.

 

 

소생은 역사서를 읽으면서 때로는 벅찬 감동에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고 때로는 깊이 탄식하며 가슴을 친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드물게는 정의롭고 선한 인간들이 승리하는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파렴치하고 비열하고 비루한 것들이 득세하는 세상이었다. 정의롭지만 실패한 사람들은 매운 얼을 간직한 사관이 기록한 청사에서 길이 빛날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역사서가 결국은 승자의 기록이라고 본다면 이들은 과연 어디에서 위안을 얻어야 하는가. 소생이 역사소설을 즐겨 읽는 까닭이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미셸 파스투로의 <돼지에게 살해된 왕>에는 정말 돼지에게 죽은 왕이 나온다. 물론 소생이 죽인 것은 아니다. 1131년 루이6세의 맏아들인 필리프가 파리근교에서 낙마사고로 죽는다. 갑자기 왠 돼지 한 마리가 나타나서 그가 타고있던 말에게 달려들자 놀란 말이 넘어지면서 말에서 떨어진 필리프가 돌에 머리를 부딪혀서 죽게 된 것이다. 야생의 멧돼지도 아니고 집 돼지때문에 왕이 죽은 사고는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인식되었고 백성들은 신이 벌을 내리 것이라고도 했으며 그 돼지를 악마의 돼지라고 불렀다. 이런 불명예를 흔적을 지우기 위해 백합과 파란색을 왕가의 문장으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다. 이분은 동물의 위계로 본 서양문화사라는 부제가 붙은 <, 몰락한 왕의 역사>라는 책도 썼는데 역시 구미가 당기는 책이다.

 

 

눈 밝고 귀 밝은 이들은 돼지에게 살해된 왕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바로 <왕좌의 게임> 되겠다. 소설 초반부에 등장하는 칠왕국의 왕 로버트 바라테온이 사냥을 나갔다가 거대한 멧돼지의 날카로운 뿔에 받쳐 창자가 다 비어져나오고 거의 몸이 두동강나는 엄청난 상처를 입고 며칠을 버티다가 끝내 죽게된다. 마틴 옹께옵서 유럽의 역사에서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다. 나무위키의 설명을 보니 GRRM<얼음과 불의 노래>를 쓰면서 프랑스 작가 모리스 드뤼옹의 대하역사소설 <저주받은 왕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저주받은 왕들>을 총 7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1권만 번역되어 있다. 그것도 절판이다.(발빠른 소생은 어제 예스에서 중고로 구입했다.) 몹시 안타깝다. 나머지 6권도 빨리 출간되었으면 하는 돼지의 간절한 염원이다. 알라딘의 소개는 이렇다. ‘중세 말 유럽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미남왕 또는 무쇠왕이라 불린 필립 4세를 중심으로 성전 기사단 소송과 백년 전쟁의 빌미가 된 사건을 둘러싸고 실존인물들과 허구의 인물들이 벌이는 암투와 치정, 계급 갈등의 드라마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필립은 돼지에게 죽은 그 필립은 아니다. 어쨋든 말만 들어도 침이 줄줄 흐른다.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에도 자세하게 나와있듯이, 필리프 4세는 성전기사단을 이단으로 몰아 처참하게 죽인 그 왕이다. 대단한 미남이었다고 한다. 필리프가 왜 기사단을 박해했는지 정화학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귀족 세력을 누르고 교황까지 손에 쥔(이른바 교황의 아비뇽 유수되겠다) 왕에게 오직 하나 성전기사단이 눈엣 가시였는지 모르겠다. 당시 성전기사단은 유럽 전역에서 너무 세력이 비대해져 있었고 또 엄청난 재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재정난에 허덕이던 필리프 4세로서는 기사단의 막대한 재산이 탐났을 것이다

 

 

 

 

 

 

 

 

 

 

 

 

성전기사단 이단 재판은 장장 7년을 끌었는데, 남색, 집단난교, 십자가를 짓밟는 등 악마 숭배 의식을 거행했다는 등의 죄목으로 기사단을 기소하고 살이 찢기고 뼈가 부러지는 잔혹한 고문 속에 많은 기사들이 고문을 견디지 못해 죽기도 하고 거짓으로 자백을 하기도 했다.(에코의 <푸코의 진자>에는 그 기소 내용과 심문과정의 문답들, 잔혹한 고문과 기사들의 자백 등등 온갖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나온다.) 성전기사단의 제23대 총장인 기사단장 자크 드 몰레는 1307년에 체포되어 이단판정을 받고 13143월에 화형주에 묶인 채 불에 타 죽었다. 몰레는 화형주에서 죽으면서 머지않아 프랑스 왕과 교황 모두 나와 신 앞에서 죄를 빌게 될 것이다. 너와 너의 자손들은 13대에 걸쳐 저주 받으리라!!" 는 저주를 하면서 죽었다고 한다. 역사에 기록된 사실은 아니고 소설, 영화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당연한 이야기로 <저주받은 왕들>에도 이 대목이 나온다<저주받은 왕들>은 바로 이 몰레의 저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저주가 주효했는지 몰레가 불에 타죽고 한달 후에 교황이 죽고, 필리프4세는 그해 11월에 가벼운 뇌졸중으로 쓰러졌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그의 아들 3명이 연이어 프랑스 왕이 되었지만 모두 단명했다.

 

 

필리프의 장남 장남 루이 10세는 즉위 2년 만에 20대의 나이로 의문의 죽음을 당했고 손자 장 1세는 루이 10세가 죽은 이후 유복자로 태어났으나, 5일 만에 죽었다. 조카 장1세를 이어 왕위에 오른 차남 필리프 5세 역시 상속자 없이 즉위 6년 만에 20대의 나이로 죽었다. 그 뒤를 이어받은 삼남 샤를 4세 역시 상속자 없이 즉위 6년 만에 30대 초반의 나이로 죽어서 결국 카페 왕조의 직계는 끊어지게 되었다. 필리프의 딸 이사벨라는 잉글랜드의 에드워드2세와 결혼하여 에드워드3세를 낳았는데, 이 에드워드3세가 자기 어머니가 카페왕조 출신임을 내세워 프랑스 왕위 계승권을 요구하면서 두 나라 사이에 기나긴 백년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일설에는 카페 왕조의 방계인 브루봉 왕가의 루이16세가 단두대에서 목이 떨어지자 누군가 홀연히 나타나 루이16세의 떨어진 목을 주워 들고서는 이제 몰레의 저주는 완성되었다고 외쳤다고 한다.

 

<검의 폭풍>을 읽고 있다. 현재 다른 여러 가지 책들을 읽고 있기도 하지만 4<까마귀의 향연>이 나오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한번에 훅 읽어버리기가 너무 아까워서 하루에 한 편씩만 야금야금 조금조금 읽고 있다. 어제는 다보스 편을 읽었고, 그제는 티리온 편을 읽었고 오늘은 산사 편을 읽을 것이다. 인물 한명 한명의 개성이 얼마나 뚜렷하고 사실적인지 다보스편을 읽으면 내가 다보스가 된 것 같고 티리온 편을 읽으면 내가 마치 난장이가 되어 뒤뚱뒤뚱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모두들 자신의 욕망을 쫓아 악전고투하는 그 모습이 왠지 쓸쓸하고 슬프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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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주문했던 <중세4>가 도착했다.

지난 세월도 다 불러모아 책상 위에 펼쳐놓고 보니 

중세의 위엄이 실로 장엄하다.

무슨 큰 일을 해낸 것만 같다.

 

혹시 누가 탐내는 이가 있을지 몰라

 

오공을 불러 지키게 했다.

1000년 세월을 감당할 오공의 결연한 의지는

불끈 쥔 두 주먹과 곤두선 머리털에 가득하다.

 

4권만 구입했는데도 세트용 박스가 같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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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8-06-28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에서 힘이 막 느껴지네요. 저는 이렇게 눈으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입니다.

붉은돼지 2018-06-29 13:02   좋아요 0 | URL
무게도 무겁습니다. 저도 뭐 대충 도판이나 훑어 보고는 역시 그냥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ㅜㅜ

moonnight 2018-06-29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집니다. 오공이 큰 일 하고 있네요.^^ 읽지도 못 할 거면서 소장 의욕이 마구ㅠㅠ;

붉은돼지 2018-06-29 13:33   좋아요 0 | URL
멋진 자세로 근두운을 타고 있고 있는 오공도 있습니다. 언제 한번 소개시켜 드릴께요 호호ㅗ호

stella.K 2018-06-29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다 읽으실건가...죠?
아, 존경합니다.
저는 감히 이 만만찮은 두께에 압사당할 것 같습니다.ㅠ

붉은돼지 2018-06-29 15:33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그럴리가요...
저걸 어떻게 이걸 다 읽겠습니까..ㅜㅜ
제가 뭐 도쿠아와 이에야스(총32권) 도 재독했고 토지(전16권)도 다 읽고 듄(전18권)도 다 읽었지만....이건 뭐 소설이고,,,...아...로마제국쇠망사(전6권)도 다 읽기야 했습니다만..(이건 근 2년간에 걸쳐서ㅜㅜ)...

이 중세 시리즈는 그냥 모셔놓는 것으로 ....

stella.K 2018-06-30 11:04   좋아요 0 | URL
푸하하~ 이거 뭐 은근 대놓고 자랑시신데요?
말씀 하시는 것으로 봐선 그냥 모셔 놓지는 않으실 것 같은데요?ㅋㅋ

transient-guest 2018-08-03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저도 얼마전에 중세 IV 주문했어요. 이곳으로도 박스까지 주려는지 모르겠습니다.ㅎㅎ 날이 많이 덥다는데, 여긴 이번 해에는 여름이 무척 서늘하게 지나가네요. 평균보다 화씨로 10-15도 낮게 지나가요. 아마도 Global Warming에 따른 기후변동이 심한 탓인 듯... 건강하세요

붉은돼지 2018-08-03 11:08   좋아요 1 | URL
아름답기는 합니다만....
지금 제 서재는 거의 범람하기 직전입니다...요 근래에 또 책을 좀 많이 샀더니...
여행 잡지 같은 것도 많이 샀는데 이게 또 몇 달 모으면 무게가 많이 나가더라구요....
정말 아파트가 내려앉지는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이중레일책장은 공사도 해야하고 책도 옮기고 해야해서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고......
거실에 책장을 몇 개 배치했으면 하는데...
어떻게 아내를 설득할지 요즘의 제 고민입니다...ㅎㅎㅎㅎㅎ

저는 이른바 대프리카에 살고있는데 요즘 같아서는 반도 전체가 들끓고 있어
대프리카라는 말이 무색한 실정입니다. 집에서는 거의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습니다.
너무 더워서 어디 가자는 소리 안하니...
저야 뭐 시원한 에어컨 바람아래서 침대에 누워 이 책 저 책 읽으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곳은 서늘하디니 다행입니다. 님도 건강하시길...

2018-08-03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04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열하일기> 삼독 계획

 

요즘 무슨 숙제 비슷한 것이 있어서 열하일기를 읽고 있다. 집에도 열하일기 책이 있는데 (돌베개판 세권짜리) 동서문화사판을 주길래, 소생이야 뭐 주는 책을 절대 거절하지 못하는 습성이어서 냉큼 받아와서 지금은 이 책으로 읽고 있다. (동서문화사판이 아쉬운 점은 도판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 동서문화사판을 다 읽은 다음, 고미숙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시공간'(이게 집구석 어디 있는 줄 알고 찾아봤더니 없다. 옛날에 방출된 모양이다.)을 읽고, 다시 도판이 풍부한 돌베개판 열하일기를 한번 더 읽는 것으로 독서계획을 세웠다. 뭐 계획이다.  

 

지금은 동서문화사판 열하일기 300쪽 정도를 읽고 있다. 읽어보니 예상외로 재미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박지원을 실학자로 분류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미 옛날에 죽어 없어진 성현들의 말씀만 복창하는 그런 맹꽁이 선비가 아니라. 벽돌이니 구들장이니 수레니 뭐니 하는  인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부분에 대해서도 정말 아는 것이 많아서 소생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던 것이다. 이용후생이란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 아래에 인용한 대목은 뭐 그런 부류는 아니지만, 그 애통함이 가슴에 와닿아 옮겨본다. 연전에 본 영화 남한산성과 소설 남한산성이 생각난다. 

 

, 슬프다. 소현세자께서 심양에 계실 무렵, 당시의 신하들이 머물고 떠날 때나 사신들이 오고갈 때에 그 심회가 어떠하였으랴? 임금이 모욕당하면 신하는 마땅히 죽어야 할 것이건만 오히려 순순히 따랐으니, 어떻게 머무르고 어떻게 떠나갔으며, 어떻게 참고 어떻게 보냈을까? 이것이 우리나라가 가장 통곡할 때였다.

 

, 슬프다. 내 하잘것없는 미미한 신하이지만, 백 년이 지나간 지금 생각해 보아도 넋이 연기처럼 사그라지고 뼈가 저리다 못해 부스러질 것만 같은데 그 당시 자리에서 일어나 절하고 하직할 때는 어떠했겠는가? 또한 당시 굴욕적인 협박 아래 감시의 눈초리가 날카로운 처지에서 눈물을 참고 울음을 삼키며 얼굴에 슬픔을 감추었을 때는 어떠했겠는가? 하물며 당시 그냥 머물러 있으면서 떠나가는 이를 아득히 바라볼 때에, 요동의 들판은 망망하여 끝이 없고 심양의 짙은 숲은 까마득한데, 가는 사람은 콩알같이 아물아물해 보이고 말은 겨자씨같이 작아지다가 마침내 보이지 않고, 땅과 물이 하늘에 닿아 흔적조차 없어지면 해가 저물어서야 여관으로 돌아오는 그 이별의 슬픔이란 과연 어떠했을까?   (동서문화사판 열하일기 p301)

 

 

2. <장미의 이름> 재독 계획

 

요즘 북플에 <장미의 이름>이 간간히 등장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어디서 읽자니 누구는 이 책을 삼독했다고도 한다. 소생이 이 책을 읽은 지 10여년도 넘은 것 같다. 무슨 내용인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래도 이상하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안그래도 다시 한번 읽어볼까 말까 어쩔까 저쩔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hnine님의 글을 보다가 문득 결심하고 말았다. 또 집구석을 구석구석 뒤져봤는데 역시 책이 없다. 옛날에 처분한 모양이다. 고미숙의 책을 주문하면서 같이 주문했다. hnine님께 땡스투했어요 호호호. 아 더불어 <장미의 이름 작가노트>도 같이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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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6-12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중고서점에 돌베개판 열하일기가 나왔을
적에 바로 가서 업어 왔어야 했는데 그만 망했습니다...

<장미의 이름>은 정말 다시 읽어 보고 싶어지는군요.

그래서 위키피디아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일단 다시 스
토리를 짚어 봤네요.

버뜨... 지금 당장 읽어야 하는 책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바람에 아유 정말.

붉은돼지 2018-06-14 09:42   좋아요 0 | URL
열하일기가 예상외로 재미가 있습니다. 아마 제가 옛날에 고문도 좀 배우고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말씀드린대로 동서문화사판인데 도판이 하나도 없어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돌베개판은 사진이 많아서 읽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 5~6권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만 ...열하일기에 집중하느라 다른 책들은 조금 밀쳐놓은 상태입니다..그럼에도 ... 장미의 이름을 곧 시작할 생각입니다. 저녁에 집에서는 주로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는데 침대 옆 협탁은 읽다가만 여러 책으로 어지럽습니다. ㅎㅎㅎㅎ

cyrus 2018-06-12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장미의 이름>을 삼독했어요. 지난달 독서모임 선정도서가 <장미의 이름>이였어요. 중세철학, 중세사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난 뒤에 <장미의 이름>을 다시 읽으니까 재미있었어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장들이 보였어요. ^^

붉은돼지 2018-06-14 09:44   좋아요 0 | URL
역시 cyrus님 대단하십니다. 제가 아는 어떤분은 <칼의 노래>를 여덟번인가 아홉번인가 읽었다고 하더군요..제가 중세철학은 몰라도 중세역사는 그동안에 이런저런 책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십년 전보다는 이해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hnine 2018-06-12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독, 삼독이라니. 전 이제 시작이군요.
장미의 이름은 개정이 여러번 되었더라고요. 다시 읽는다면 결말을 알고 읽으니 더 집중해서, 더 매의 눈이 되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thanks to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하일기도 물론 저는 아직 안읽었지만 (^^) 세권이나 되는지 몰랐네요. 붉은 돼지님 열하일기 숙제 계획을 보고 각성합니다 ㅠㅠ 이렇게 철저하게 열하일기 정복 계획을 세우시다니, 아무리 숙제라지만 말예요.

붉은돼지 2018-06-14 09:51   좋아요 0 | URL
제가 계획 세우는 거는 잘하는 편입니다. 옛날에는 우주 대정복의 장엄한 계획도 쉽게 세우곤 했습지요...
뭐 일전에도 을유문화사판 세계문학전집 완독 2개년 계획인가 뭔가를 거창하게 세워서 서재에도 올리고 했습니다만...세권인가 네권인가 읽고는 포기했더랬습니다... 이번 계획은 그런대로 실행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열심히 읽어볼께요. 호호호

가넷 2018-06-12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하일기는 개정신판이 나와 얼마전에 구입했어요. 이전 판도 가지고 있었으나 게으름으로 안 읽다가 굿윌스토어에 기증하고 샤로 구입 하게 되었네요 이번에는 꼭 완독해야지 다짐으로요. 저도 장미의 이름 읽은지 14년이 지났는데 부모님댁에 가서 읽어야 겠네요. 그때는 조금 힘들게 읽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ㅎㅎ

붉은돼지 2018-06-14 09:58   좋아요 0 | URL
열하일기 한번 읽어보세요....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햐! 이런 일도 있었군..‘ 하는 신기하고 깜짝 깜짝 놀랄만한 대목도 많습니다. 제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열하일기와는 딴 판입니다.......연암은 이런 것들을 다 어떻게 그렇게 세밀하게 기록을 했는지,,,,,또 어떻게 그렇게나 아는 것이 많은지.... 하여튼 일독을 권하는 바이옵니다.
 

  

1. <위대한 바다-지중해 2만년의 문명사>, 2.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3. <지중해-펠리페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2-1>, 4. <오스만제국은 왜 몰락했는가>. 자고로 읽고있는 역사서류 되겠다. 현재 스코어는 1은 477쪽,  2는 363쪽, 3은 89쪽, 4는 373쪽(1.27일자 페이퍼를 보면 247쪽을 읽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넉달동안에 126쪽을 읽었으니 하루 한쪽을 읽은 셈이다. 참.....세월없이 질기게 읽고있다...내 독서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독서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어디서 많이 듣던...)을 읽고 있다. 빛나는 면면을 보자면 무슨 박사학위 논문이라도 쓰고 있는 줄로 알겠지만 당연한 이야기로 그런건 아니고 그냥 소소한 호기심과 과도한 지적 허영이 힘겨운 독서를 견인하고 있다. 모두가 진지한 내용이어서 읽기가 쉽지 않은데, 특히 3번은 엄청나게 지루해서 글자를 따라가는 눈길이 마치 무거운 짐지고 언덕을 오르는 노새의 걸음걸이와 마찬가지다. 잠시잠깐 노역의 쉬는 틈을 이용해서 시오노나나미의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을 읽고 있다. 역시 이게 제일 잘 읽히고 재미도 있고 글자도 눈에 쏙쏙 들어온다.  

 

이번에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읽으면서 그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소생이 로마인이야기를 다 읽었는지는 잘모르겠다. 아마 완독은 못했을 것이다. 일련의 르네상스 저작들을 포함해서 나나미의 책은 한 20~30권 정도 소장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책에선가 읽으니(서문에 나왔던 것 같다.) 시오노 나나미는 역사는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한다고 한다.(이건 여러 책에서 여러번 언급햇던 것으로 안다. 개인적 소신의 표현같지만 어찌보면 주류 역사학계의 비판을 의식한 변명성 발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이른바 춘추필법(春秋筆法)’에 깊은 감화를 받고 있는 소생으로서는 깜짝 놀랄만한 발언이었다. 역사란 모름지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니 불알이 그만 똑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마땅히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여 비판적인 시각으로 대의명분을 밝혀 엄중하게 기록해야 할 것이관데, 할매는 정녕 옛 사관(史官)들의 드높은 의기와 매운 얼에 대해서 듣도보도 못했단 말인가! 역사가 오락이라니 참으로 기가 막힌 노릇이기는 한 것 같기는 하나...연이나..

 

소생의 기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로마인 이야기>가 먼저 나왔지만 사실 나나미는 <로마인이야기> 이전에 일련의 르네상스 관련 저작들을 그야말로 쏟아내었던 것인데, 이런 것들에 또 소소한 에세이집 등을 포함해서 국내에 소개된 시오노의 저작은 거의 60-7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꽃다운 20대 후반에 만리 이국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완전 할매가 될 때까지 이탈리아 역사에 천착하며 역사의 현장 곳곳을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취재하고 또 먼지묻은 원사료들을 뒤적이면서 엄청난 양을 글을 써댔으니 정말 대단한 열정이고 실로 놀라운 필력이라 할만하다.  

 

<로마인이야기>가 역사서류로서는 드물게 우리나라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에 대한 문제점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오노의 책으로 로마사를 처음 접한 학생들이 그녀의 저작을 무슨 정사(正史)나 금과옥조로 받아들이게 되었는데, 초등학교 시험에서 침대는 가구가 아니고 과학이라고 답한 학생이 나온 정도는 아니지만 학생 및 일반 시민들의 로마사 역사 인식에 폐단이 나타났던 것이다.

 

익히 알려진대로 그녀는 일본 우익 인사로 영웅주의 사관(그녀의 카이사르 사랑은 유별나다. 카이사르 덕후라고 할만하다.),  제국주의사관, 위안부 망언 등으로 비판받아왔다. 주경철의 <테이레시아스의 역사>에는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 인식이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는 두편의 글이 실려있다. 주경철이 지적하는 나나미의 역사인식의 문제점은 1. 로마의 이민족 지배가 너그럽고 관용적이었다는 것은 환상이다. 세상에 너그러운 이민족 지배자는 없다는 것이고, 2. 주인과 노예간의 강한 유대와 신뢰 등으로 표현되는 로마의 노예제에 대한 환상, 3. 영웅숭배, 4. 재미있는 서술을 위해 가짜 사료까지 동원하는 '역사는 오락'이라는 시오노의 지론  5. 결국 나나미의 로마제국에 대한 사랑은 실패한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향수는 아닌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모두가 공감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역사는 오락이라는 시오노의 말대로라면 이것들은 어느정도 양해되는 것이기도 하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에 죽자고 덤벼드는 뭐 그런 형국은 아니겠지만 어쩌면 나는 역사적인 사실과 작가적 상상력이 뒤엉킨 흥미진진한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썼는데 왜 혼자 진지하고 엄숙하게 학문으로 받아들이느냐는 뭐 그런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시오노나나미의 일부 글에서 보이는 제국주의적 식민사관은 그것이 오락이든 진지한 학문이든 뭐든 마땅히 경계해야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소생이 베네치아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도서를 찾았을 때 당시에는 베네치아에 관한 역사서라고는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이야기> 밖에 없었다. 지금은 로저 크롤리의 <부의 도시, 베네치아>도 있지만 통사가 아니고 역시 비전공자의 저작이라, 통사로서는 아직도 나나미의 저작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콘스탄티노플 함락에 관한 자료를 찾을 때는 학계의 권위 런치만경의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을 제외하고는 역시 나나미의 책이 유일했다. <로도스섬 공방전>, <레판토 해전> 역시 해당 사건에 대한 단행본으로 국내에 출간된 유일한 저작들이다. 르네상스가 궁금해서 찾아보면 이게 또 전부 시오노 나나미의 저서이거나 외국의 유명한 사학자들의 저작들 뿐이었다

 

아국의 사학계는 그동안 인재 교육, 후학 양성에만 매진용진 했는지 어쨌는지 아국 역사학자의 저술 중에 서양사와 관련하여 <로마인이야기> 수준의 읽을 만한 책이 과연 몇 권이 있는지 의문이다. 주경철 교수는 대한민국 최고 대학의 서양사학과 교수이자 주류학계의 양명한 역사학자로서 전공 학문에 얼마나 천착하여 얼마만한 성과물이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광역시의 변두리 누항에 거주하는 아둔한 축생 따위가 감히 의문을 가질 사항이 아닌줄 알지만, 소생같은 천학이 강호제현께 묻는데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주경철 교수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지중해-펠리페2세 시대의 지중해>등 브로델의 대작들을 번역하였고 대중역사서인 <유럽인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긴 하였으나 이 책은 좀 더 큰 흐름의 유럽인 이야기를 생각했던 소생으로서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고 더 나아가서는 결국 <로마인 이야기>의 아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주경철의 시오노 나나미 비판에 있어 소생이 다소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그녀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그만한 열정과 노작을 선보이지 못한 우리 사학계에 대한 반성도 조금은 심도있게 다루었으면 하는 점이다. 물론 주경철의 시오노 나나미 비판에 그런 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딱 한 줄 나온다. "우리의 역사가, 작가들 가운데 이런 정도의 대작을 내는 사람이 흔치 않다는 점도 우리가 반성해야할 대목이다." 하지만 <테이레시아스의 역사>라는 책이 나오고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뭐 딱히 변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반성만 하다가 한 세월이 흘러간 것인지 그때 그 순간에만 반성하고 그 후로는 반성을 안 한 것인지 한심한 소생은 알 길이 없다. 우리의 역사학계에서도 재조든 재야든, 아마추어든 프로든, 오락이든 학문이든, 뭐든간에 일반 독자들이 믿고 읽을 만한 훌륭한 저작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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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8-05-30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는 말 그대로 역사를 차용한 이야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와서 보면 특히 시오노 나나미의 사관이상 그녀가 생각하는 로마와 로마인이 그대로 반영된 이야기죠. 잘 쓴 책이고 사실 이 책 외에 다른 로마역사책을 보면 훨씬 dry하고 살짝 지겹기까지 합니다.ㅎㅎㅎ 그런 의미에서 전 최근에 6부까지 모두 완독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가 기억에 남습니다. 말씀처럼 유독 국영수에 집착한 교육의 결과인지 한국에서는 비판이나 비평은 많이 나와도 실제로 책을 제대로 쓰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붉은돼지 2018-05-31 11:12   좋아요 1 | URL
오오!!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다 읽으셨군요....저는 ‘풀잎관‘까지인가 쯤 읽고는 중도포기했습니다.
요즘은 너무 건조한 책들을 읽다보니 시오노 나나미가 땡기는가 봅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체사레 보르자와 마키아벨리 어록을 읽어볼까 합니다. 옛날에 읽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책도 서재에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고 그렇습니다.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ㅎㅎㅎ

stella.K 2018-05-31 1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뭐든지 첫인상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로마인 이야기 읽어보려고 2권까지 샀던가?
그책이 좀 호불호가 있었죠.
저는 애석하게도 불호여서 읽다 포기했습니다.
제가 역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더라구요.ㅋ

우리나라가 역사를 보는 게 정사가 아니면 안 본다는
그런 곤조가 있잖아요.
그런데 정사도 진짜 정산지 알길이 없어요.
세월 지나고 나면 또 딴소리 하기도 하니까.
시오노는 역사가라기 보단 역사 소설가란 인식이 있잖아요.
그렇다면 정사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는 건데. 작가 자신의 주관을 펼쳐도...
그런데 나중에 열거하신 그 이유로 갑자기 안 팔리는 책으로
돌아섰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엔 그녀가 일본인이라는 것과
일본적 사관으로 로마사를 본게 우리로선 심기가 불편했던 거죠.
역사 소설을 다양하게 즐길 필요가 있고 그것에 시오노가 많은 시사를 주는 셈이죠.

붉은돼지 2018-06-01 11:28   좋아요 1 | URL
요즘 너무 딱딱한 역사서만 읽다가 읽어서 그런지 저는 시오노나나미 책들이 나름 재미가 있더라구요...
뭐랄까 약간의 덕후스럽고 마초적인 스타일은 나름 재미가 있기도 하고 약간 그슬리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무엇보다도 오랜세월동안 한 우물을 판 그 자세를 높게 사고 싶습니다.~

장영배 2020-06-30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국이란 말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쓰신건가요? 좀 쉬운 단어를 써우시면 좋겠습니다.

붉은돼지 2020-06-30 14:43   좋아요 0 | URL
천학이 잘난 체를 하느라 뜻도 잘 모르면서 한문투의 글을 조금 쓰고 있습니다.
제 아내에게도 지적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