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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年묵은문어가밤마다사람으로변신하여그고을單하나착한처녀를꼬셨드

란다온갖날多島海해떨어지는저녁마다진주를물어다주고진주를물어다주

고장인장모몰래서방노릇석달열흘진주알이서말하고도한되


처녀는달밤이좋아라달밤을기달리고그러던中무서워라냉수사발을떨어뜨

려깨어진날먹구름이끼고달지는어둠새끼손가락약속은무너지고사랑이보

이지않는칠흑같은어둠속아주까리불심지는뱀처럼흔들거려타는구나


이승에서의信標거울은몸안에돋는가시만보이다갈라지고모든주문들의효

력도별처럼흘러가고돌아오지않는사람을몸달아흘리는신음으로손에땀적

시며문빗장풀어놓고동백기름먹인알몸뚱이꼬며全身으로기다리는구나


돌연門빗살에엄지손톱만한구멍이뚫리고새가슴으로놀라는어머니한숨줄

기눈물줄기앞서거니뒤서거니줄을잇고아이고폭폭해서나는못살겠네보름

달대신배가불러오는理由끝끝내는쫓겨났드란다


그날以後로빛나는눈빛을생각하며바다를바라보며하루이틀사흘헤어보는

손가락접고진주알진주알문고리휘어지는아히를낳았고아히가자라면서바

라보이는바다는부활이다부활이다


깊고넓은바다어둠파도따라하얀치마말기적시며죽음속으로떠난어매의유

언을만나면턱고이는아히는오늘도등대불을밝히기위해섬을올라가는구나

'깊은바다홀로외눈뜨신이여어메데불고길잘돌아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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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당시의 오세영 시인과 김종해 시인의 심사평이다. “갯바위섬 등대는 무속적 테마를 시적으로 형상화시키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모든 시가 이러한 세계를 지향해야 될 이유는 없으나 요즘 유행하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시적 경향에 비추어 볼 때 임영봉 씨의 작품은 충분히 개성적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임영봉씨의 시에는 물론 긴장된 정서적 갈등이나 지적인 이미지의 반짝거림 같은 것은 없다. 그러나 그에게는 심원한 상상력의 깊이와 언어를 다루는 남다른 감수성이 있다. 노력하면 앞으로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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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일간지 모모한 기자의 불로그에서 퍼왔다.  아마 2~3년 전이지 싶다 .       

미술 전공한 그 기자 외국으로 공부하러 떠나고 불로그는 아마 닫혔던 것 같다.

미당시중에서  <질마재 신화>에 나오는 시편들은 제일 좋아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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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느 날 갑자기

젊은 들꽃이 되어

이 바다 앞에 서면

나는 긴 열병 끝에 온

어지러움을 일으켜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망각의 해변에

몸을 열어 눕히고

행복한 우리 누이여.

쓸려간 인파는

아직도 외면하고

사랑은 이렇게

작은 것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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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에 등장하는 이 시는 마종기의 연가 시리즈 중 4편에 해당한다. 강석 김해영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싱글벙글쑈>에서 강가의 돌 강석이 맨날천날 부르는 그 <경아>가 등장하는 소설이다. 순진무구하고 천진난만한 아가씨 경아가 남자들에게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자 결국 알콜중독자가 되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그런 내용이다. 신파고 통속이다. 소설로도 영화로도 성공했다. 성능이 386은 되어야 알 수 있겠다.


최인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소년문사로 당대에 이름을 날렸다. 천재라고들 했다. 최인호가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이 아마 고등학교 때 였을 것이다. 황석영도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최인호는 당선이었지만 황석영은 입선이었다. 이문열이 삼십이 넘어 그것도 지방지를 통해 겨우 등단한 것에 비하자면 대단한 문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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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만년필 끝

이렇게 작고 짧은 삽날을 나는 여지껏 본 적이 없다.


  한때, 이것으로 허공에 광두정을 박고 술 취한 넥타이

나 구름을 걸어 두었다 이것으로 경매에 나오는 죽은

말대가리 눈화장을 해주는 미용사 일도 하였다.


  또 한때, 이것으로 근엄한 장군의 수염을 그리거나

부유한 앵무새의 혓바닥 노릇을 한 적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이것으로 공원묘지에 일을 얻어 비명을 읽어주

거나, 비로소 가끔씩 때늦은 후회의 글을 쓰기도 한다.


  그리하여 볕 좋은 어느 가을날 오후 나는 눈썹 까만

해바라기 씨를 까먹으면서, 해바라기 그 황금 원반에

새겨진 ‘파커’니 ‘크리스탈’이니 하는 빛나는 만년필

시대의 이름들을 추억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오래된 만년필을 만지작거리며 지난

날 습작의 삶을 돌이켜 본다 - 만년필은 백지의 벽에

머리를 짓찧는다 만년필은 캄캄한 백지 속으로 들어

가 오랜 불면의 밤을 밝힌다 - 이런 수사는 모두 고통

스런 지난 일들이다!


  하지만 나는 책상 서랍을 여닫을 때마다 혼자 뒹굴

어 다니는 이 잊혀진 필기구를 보면서 가끔은 이런 상

념에 젖기도 하는 것이다 - 거품 부글거리는 이 잉크

의 늪에 한 마리 푸른 악어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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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호의 시 <만년필>의 전문이다. 본인은 송찬호를 모른다. 본인도 한때는 시를 즐겨 읽었고 시집도 백여권 책꽂이에 꽂아두고는 있다. 다 옛날 이야기다. 문득 오늘자(2006.2.14.) 중앙일보 22면을 보다가 이 시를 발견했다. 도서출판 ‘작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문인들이 꼽은 지난해 가장 좋은 로 선정되었단다. 안타깝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거품 부글거리는 이 잉크의 늪에서는, 시커먼 잉크가 점점 뻑뻑해지고 있을 뿐이다. 푸른 악어라니! 가당찮은 소리다.   


만년필하면 뭐니뭐니 해도 파커와 몽블랑!

IMF구제금융신청인가 뭐인가 할 때, 아무개 장관이 서명에 사용한 만년필이 몽블랑이었는데, 국가적 경제위기에 경제수장에게 고급 외제 만년필이 가당키나 하냐며 시끄럽기도 했었다. 그때 그 아무개장관은 선물받은 것이라고 답변했던거 같다. 아마도 맞는 말일 것이다. 자기돈 주고 그 비싼 만년필을 사지는 않았을 것이다. <바람의 그림자>에서 주인공이 갖고 싶어했던 만년필도 빅토르위고가 사용했다는 몽블랑 뭐시기 였다. 

 

그리고 또하나 파커 만년필,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 E=MC2(2가 아니고 제곱인데....)과 함께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던 파커 만년필, 미완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첨탑 중에 제일 높은 첨탑 꼭대기가 만년필 촉으로 덮여있는 파커만년필 광고도 잊을 수 없다. 사실 그 광고는 내마음을 만년필보다 바르셀로나로 떠나 보내고 있었다. 아! 스페인에 한 번 가봤으면, 알함브라가 있는 그라나다. 톨레도,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세비야.... 그건 그런데....만년필 하나 사고싶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잉크넣은 만년필로 노트에 뭐라도 끄적여 보고 싶다.  

 

광두정이 무엇인가 했다.  대가리를 둥글넓적하게 만든 못이란다. 일명 대갈못이라고도 한단다. 우리나라 말은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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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란 - 김종해
 
낙엽이나린다. 우산을들고
제왕은운다헤맨다. 검은비각에어리이는
제왕의깊은밤에낙엽은나리고
어리석은민중들의횃불은밤새도록바깥에서
궐문을두드린다.
깊은돌층계를타고내려가듯
한밤중에촉대에불을켜들고
궐안에나린낙엽을투석을
맨발로밟고내려가라내려가라
내려가라깊고먼지경에침잠하여
제왕은행방불명이된다.
제왕은화구의불구멍이라자기혼자뿐인거울속에서
여러개의탁자위에나린
낙엽이되고투석이되고
독재자인나는맨발로난간에나가앉아
벽기둥에꽂힌살이되고
깊은밤이된다. 제왕은군중속에떠있는
외로운섬인가. 낡은법정의흔들리는벽돌을헐어
이한밤짐에게비문을써다오
화염인채무너지는대리석처럼깊은밤인경은
시녀같이누각에서운다누각에서떠난다.
아한장의풀잎인가미궁속에서
내전에세워둔내동상은흔들리고
나는거기가서꽂힌비수가되고
한밤동안석전을내리는물든가랑잎에
붉은용상은젖어
우산을들고제왕은운다헤맨다.

*********************************

시절이, 낙엽지는 시절이다. 어쩌면 우리를 쓰러뜨릴 적은 항상 우리 내부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구나 한때는 서늘한 가슴에 시퍼런 비수를 품고 혹은 비수 꽂힌 유혈낭자한 가슴으로 붉은 눈물을 철철 흘리며 깊은 밤 낙엽지는 거리에서 낙엽과 함게 굴렀을지도 모른다. 그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시간도 구르듯 흘러 내란은 이미 끝났으나 승리자는 없고 나라는 이미 황폐했느니 그러므로 우리의 청춘도 멀리 지나갔다. 인생에 청춘만 있는 것은 아닐진대, 낙엽지는 이 시절에 돌아보는 청춘이 아쉽고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현재가 답답하고 꿈이 없는 미래가 서글프다. 아아 이미 낙엽 떨어졌으니 이제 비내리고 나면 아마도 날이 추워질 것이다. 찬바람이 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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