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가치 - 고객가치는 기업의 생명줄이다!
김종훈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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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객 가치라는 말이 점차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지만, 간단하게 말해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려고 하는 동기를 말한다. 따라서 단지 물품이 아니고 해당 소비재를 구매하고 얻을 수 있는 고객의 편익을 파악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에 기업들은 놓여있는 상태다.


이 책은 LG전자에서 30년 동안 제품개발, 상품기획, 사업전략, 해외영업,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하며,  영업, 마케팅 전문가로 세계 50여 개국 주요 시장에서 사업별, 유통별 판매 전략 수립에 폭넓은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다. 특히 영국, 터키, 이란, 멕시코 4개국에서 13년간 현지 근무를 통해 글로벌한 시장의 상황을 전달해주고 있다.


일단 가독성이 매우 좋아 어렵지 않고 쉽게 술술 읽힌다. 한때 전 세계를 지배했던 노키아가 왜 그런 몰락을 겪었는가는 많이 알려진 사례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코닥과 같은 기업들을 볼때도 언제 어떻게 소멸될 수 있는지 그 누구도 예측 할 수 업다.


무너져 가는 애플에 다시 돌아와 스마트폰을 통해 세계 1위 기업으로 자리잡게 만든 잡스의 통찰력은 기업이 나아가야될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선두에 서지 못하면 삼성처럼 쫓아가기라도 해야될것이다.


돌풍을 일으킬것으로 예측되었던 세그웨이의 실패, 스마트폰 시장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방향을 잡지 못한 블랙베리폰등의 실패 사례와 아울러 우버, 아마존, 스타벅스등 고객 가치를 제대로 찾아내서 자리잡은 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어떻게 마케팅 포인트를 잡을 수 있는가 도움이 된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도 언젠가는 파산할 수 있으며 우리는 단지 그 속도를 늦추고자 노력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영원한건 절대 없지만 그래도 시대의 상황에 맞춰서 속도를 조절할때 좀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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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김은주 지음 / 봄알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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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팩의 아홉번째 책이다. 총 10권중 두 권의 책이 페미니즘 내지 여성운동에 관한 책이다. 공교롭게도 두 책을 쓴 동기가 모두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기인했다고 하니 그 사건의 영향이 상당했던것 같다.


제목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책의 서두에 에이드리언 리치의 [며느리의 스냅 사진들]이라는 시에서 차용했음을 밝히고 있다. 오래된 철학사중 여성의 이름이 보이게 된것이 얼마 되지 않았으며 가부장제도하에서 여성들이 억압받았음을 나타낸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철학을 공부하는 여성들이 많지 않은건 가부장제도와는 큰 관계가 없는것 같다.


나도 문과에서 어문계열을 전공했지만 철학과 학생들은 대부분 남자였고 여자 동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철학에 별로 관심이 없는걸로 보였는데 모든게 남성 우월주의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는건 아닌듯 싶다. 교대에 수재급 여학생들이 몰리는걸 보면 대충 이유를 알 수 있을것 같지만 아무튼...뭐


책에서는 여섯명의 여성 철학자들이 소개된다. 한나 아렌트야 워낙 유명하신분이니까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철학자중 주디스 버틀러와 스피박 정도만 이름을 들어본것 같다. 간단하게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새롭게 알게 된 학자들중 시몬 베유라는분에 대해 상당히 관심이 간다. 그녀의 실천적인 삶에 절로 존경심이 일어났다. 조만간에 그녀의 책을 찾아서 읽어볼 예정이다.


소개글에 각각의 학자들에 대한 글을 추려서 올려본다.


폭력의 시대에 사유로 맞서다, 한나 아렌트


의심의 여지 없이 한나 아렌트는 이미 20세기 철학사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가진 철학자다. 그의 일생의 동력은 ‘사유하는 기쁨’이었다. 그는 일찍부터, 그리고 마지막까지 비판으로서의 사유가 지니는 힘을 신뢰했다. 처음 유대인으로서의 차별을 겪었을 때 그것에 분노하기보다는 그것을 이해하고자 한 어린아이였으며, 나치가 집권한 뒤 망명해 떠돌아야 했을 때에도 비관에 젖기보다는 전 세계로 확산되는 믿을 수 없는 폭력의 현실을 똑바로 보고 해석하고자 했다. 그는 기존의 해석 틀을 벗어나는 사유를 지속하며 점점 독자적 영역으로 나아갔다. 아이히만 재판을 지켜보며 유명한 ‘악의 평범성’ 개념을 주장해 유대인 공동체로부터 비난을 받고 고립되기도 했지만 그의 독실한 사유 여정을 멈추지는 못했다. 그는 사유의 힘으로 그만의 정치철학을 수립했고, 지독한 폭력의 시대에서 인간성을 신뢰하는 데 ‘성공’했다.


서발턴의 목소리를 들어라,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난 그는 벵골어와 영어를 절반쯤씩 모국어로 갖고 있지만 화술로는 국가기관이 인증한 토론 챔피언인, 다소 독특한 배경을 지닌 활동가이자 학자다. 그는 자신의 논문 제목이기도 한 유명한 질문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를 통해 목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의 문제를 정면에서 조명했다. 그것이 제국주의든 자본주의든 가부장제든, 온갖 종류의 권위주의는 권위를 갖지 못한, 권위적 주체에 의해 타자가 된 이들의 목소리를 지워낸다. 이들 서발턴(하위주체)을 침묵에 빠트리는 광범위한 인식의 폭력에 공모하지 말 것을 요청하며 스피박은 서발턴 자신이 말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3세계’ 문제, 세계 각지의 여성 문제에 실천적으로 개입하고 목소리를 내는 그는 “나를 제3세계 여성이라 부르지 말라”고 외친다. 


나의 욕망의 편에서 규범에 질문을 던지다, 주디스 버틀러


일찍이 그는 자기 자신이 세상이 말하는 기준과 불화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곧바로 질문했다. 그렇다면 나의 욕망은 틀린 것인가? 나는 나의 욕망을 억누르고 제시된 삶의 기준을 따라야 할까? 스스로 물은 뒤, 그는 그러지 않기로 결정한다. ‘올바른 삶’이라고들 하는 그 규범이 자신의 욕망을 억압한다면 규범과 조건을 바꾸겠다고 말이다. 그는 전 세계에 파문을 던진 책 『젠더 트러블』을 통해 ‘젠더’ 자체를 문젯거리로 제시하고, 기존의 이분법을 가차 없이 허물었다. 그리고 잘못된 통념으로 욕망들을 억압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 자체, 욕망 자체를 인정하고 인정받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서로의 인정을 통해 개인의 욕망은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이 모일 때에 공동체는 살 만한 곳이 된다. 다른 이의 삶은 나의 삶의 조건이다.


죽은 백인 남성의 지식에서 벗어나기, 도나 해러웨이


도나 해러웨이는 과학자이자 철학자, 페미니스트다. 그는 페미니즘 관점에서 영장류를 연구해 독보적 이론가로 자리 잡았다. 나아가 그는 영장류학을 포함한 과학 전반이 남성적 원칙에 기초해 있음을 비판하며 기존의 과학이 토대로 삼은 이분법적 전제 자체를 문제시했다. 그는 백인 유럽 남성들의 전유물과도 같은 ‘객관적 지식’이라는 환상 대신 ‘상황적 지식’ 개념을 제안하고, 모든 상황을 떠나 초월적으로 존재하는 진리의 담지자가 되는 대신 ‘겸손한 목격자’로서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이미 우리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는 이분법의 망령을, 애써 벗어버려야 한다. 그를 위한 길잡이로서 그는 ‘사이보그’를 제시한다. 사이보그는 동물과 기계의 경계, 정상성의 범주 자체를 붕괴시키는 존재다. 그는 사이보그 개념을 통해 여성을 사유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질문하며, 선언한다. “나는 사이보그가 되겠다.”


그의 삶은 고의적 어리석음의 연속이었다, 시몬 베유


시몬 베유. 가장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겠다 결심하고 교단을 떠나 육체노동자의 삶을 살았으며 병중에도 전쟁 포로들과 동일한 식사를 고집하다 서른넷의 나이에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난 그의 삶은, 강렬하다. 인간의 현실은 고통의 연속이다. 생존을 위해 인간은 너무나 쉽게, 얼마든지 비루해질 수 있다. 인간이 처한 이런 조건을 베유는 ‘중력’이라 불렀다. 이 중력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인간이 어떻게 하면 괴물이 되지 않고, 삶의 의미를 매섭게 응시할 수 있을까? 베유는 가장 약한 이들의 고통에 치열하게 공감하며 사유했고, 중력 속에서 은총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신학자 도로테 죌레는 그를 “현대의 성자”라 불렀다.


경계의 공간에서 세상을 사유하기, 쥘리아 크리스테바


프랑스의 대중지식인이자 세계적으로는 포스트구조주의의 선두에 있는 대학자인 쥘리아 크리스테바. 그는 불가리아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학술 활동을 시작했다. 일찍이 스스로를 어디에 귀속될 수 없는 이방인으로 경험한 그는 일찍부터 자신의 이러한 ‘경계성’을 역량으로서 받아들였다. 그는 텍스트에 완결적 의미를 부여하는 저자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가 있다는 기존의 인식을 뒤집는 상호텍스트성 이론으로 텍스트의 경계를 허문다. 주체와 대상 또한 결코 깨끗이 나뉠 수 없다. 그는 비체(아브젝시옹)를 통해 주체의 경계에서 출몰하는 전복성이 갖는 힘을 조명한다. 무의식적인 것, 말해지지 않는 것, 경계에서 출몰하는 것들에 창조성의 근원이 있으며 경계성을 무화하고 억압하는 기존의 이분법은 다름에 대한 배척, 혐오, 폭력이 될 수 있다. 경계인으로서 세계를 이해하는 것, 이것이 동일성을 고집하는 딱딱한 자아를 넘어 사랑의 활동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열쇠다.




얼마 전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해군 병사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던 워마드의 유저를 보고 한숨이 나왔다. 저런것들도 페미니즘에 속하나 싶다. 책의 마지막에 너도 메갈이냐고 물어본다고 하던데...메갈이 중요한게 아니다. 니가 이렇게 하면 나도 이렇게 한다는 식의 대응은 이슬람 국가에서나 통하는 얘기다.


홀로코스트를 겪고도 팔레스타인들을 탄압하는 이스라엘 국민들을 보면 정이 안간다. 유대인의 피해자 코스프레라니...아무튼 남녀가 중요한게 아니고 우리 사람이 좀 되자....사람이.... 읽어볼만한 책이다. 시몬 베유의 책을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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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데이 - 할인행사
엔터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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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7일 토요일 DVD 평점 3.5점



요즘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영화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 어제 주요 원인이었던 볼거리가 마무리 되었기에 이제 다시 영화 좀 봐줄까 생각하고 있다. 작년에 200편 조금 넘게 봤으니 올해는 대략 300편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제 60편 남짓 정도 감상한지라 부지런히 봐줘야겠다.


주말 예매했던 영화를 취소하고 집에서 DVD중 골라서 본 영화였다. 아주 오래전에 구입했던 영화였는데 거의 십년만에 본 것 같다. 물론 그때 이 디비디를 왜 구입했는지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지만 당시 애독했던 디비디 잡지의 리뷰를 보고 골랐던게 아닌가 싶다. 매월 서너권씩 출간됐던 그 잡지들이 이제 한 권도 나오지 않으니 무척 아쉽다. 부록으로 줬던 디비디를 받는 재미도 쏠쏠했었는데 말이다. 다시 그런 잡지들이 나올기는 아마 어렵겠지?.....


이번에 고른 영화는 일본영화다. 일본영화는 스케일이 다소 작고 오밀조밀한 스타일의 감성이 있다. 같은 동양권이지만 우리나라의 영화와는 좀더 다른 지점을 지향하고 있는듯하다. 먼데이도 그런 스타일의 범주에 포함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월요일 아침 낯선 호텔방에서 깨어난 남자는 전날 어떤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을 못한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소지품을 통해 점차 기억이 되살아나고 엄청난 일이 벌어졌음을 알게된다. 장례식, 바, 야쿠자와의 만남등등 그에게 어떤일이 일어난걸까?


배우이자 감독인 사부가 연출한 작품으로 약간 인디적인 그의 성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영화다. 눈에 익숙한 명품 배우들이 등장하고 결말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쏠쏠하게 보는 재미가 있다. 주연배우인 츠츠미 신이치의 명품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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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있어줘
에릭 쿠 감독, 테레사 챈 외 출연 / 야누스필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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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6일 월요일 DVD 평점 4.5점



올초 개봉작중 우리 가족 라멘샵이라는 영화가 눈에 띄여서 예매를 했지만 일이 생겨서 보지 못했다. 에릭 쿠라는 싱가포르 출신 감독의 연출작이었는데 그에 대해 이것 저것 알아보니 ‘내 곁에 있어줘‘라는 영화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궁금증이 돋아 스티리밍 사이트를 찾아보니 아직 서비스가 되지 않았지만 다행히 디비디로 출시된걸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놨다가 서스페리아와 함께 구입해 감상했다.


킵케이스의 표지만 봤을때는 애정을 소재로 하는 일종의 로맨스 영화로 생각했는데 사랑을 말하기는 하지만 생각과 전혀 다른 영화였다. 정말 영화는 고요하고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묵직한 메세지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영화가 주는 여운에 잠겨 잠시 인생에 대해 이것 저것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더라는....


영화는 세 가지의 이야기가 맞물려 돌아가다가 하나의 축으로 연결된다. 오랜 부부생활 끝에 아내를 떠나보낸 할아버지, 아버지와 형제의 무시와 학대를 받아가며 사회에 부적응하는 경비원, 서로 사랑했지만 변심한 동성 애인에게 상처받은 소녀 그리고 청각장애와 시각장애를 동시에 겪고 있는 할머니(실제 인물인 테레사 첸)이 차례로 등장한다.


영화에 직접 출연한 테레사 첸은 14살의 나이에 눈과 귀가 멀게 되었고, 그 이후 장애를 딛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한 헬렌 켈러 같은 할머니로 에릭 투가 영화를 준비하고 있던 중 그녀의 수기를 읽고 만나서 출연을 제의한다. 이후 그녀가 영화에 어떻게 등장할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거쳐 내 곁에 있어줘라는 영화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영화의 초반부는 다소 산만한듯한 전개로 갸우뚱하며 보게 되지만 점차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고 결말에 이르러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축약되면 전달되는 감동이 상당하다. 2005년 국내 개봉 당시에도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고 하던데 그 당시 영화 냉담기였던지라 이 영화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


아울러 이 영화에서는 리콴유라는 걸출한 인물을 통해 세계적인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싱가포르의 어둡고 답답한 단면을 볼 수 있다. 관련된 좋은 글이 있어서 올려본다.


˝싱가포르는 1963년 영국으로부터 말레이시아연방의 구성원으로 독립한 이후 1965년 말레이시아연방으로부터 추방되듯 독립한 도시국가다. 독립 이후 싱가포르는 1991년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직 권한을 대폭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권력은 바로 행정부의 수반인 총리에게 있다. 싱가포르가 독립하기 이전인 1959년부터 독립 이후 1990년 11월까지 30년 넘게 리콴유 총리가 집권하고, 그가 물러난 이후에도 그의 아들 리센룽이 2004년 8월부터 싱가포르 3대 총리로 임명되어 한 부자의 독재적인 장기집권이 이어져오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를 오랜 기간 지배했던 리콴유는 일찍이 공산주의자들과 결별하고 사회민주주의를 자신의 정치 이념으로 표방했으나 제국주의적 성향을 지닌 인사들과 친밀하게 지내면서 제국주의적 정치 성향을 보였던 인물이다. 이러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싱가포르 국민들은 민주주의의 억압, 자유의 억압, 빈부격차의 문제 등을 오랜 시간 겪어오고 있다.

〈내 곁에 있어줘〉는 이러한 싱가포르의 어두운 현실을 직접적인 방식으로 고발하고 있지는 않지만 통제받는 도시국가의 삭막한 일상을 담담히 담아낸다. 특히 이 영화는 경비원 청년이 살고 있는 비좁고 어두운 아파트를 그가 관리하는 으리으리한 빌딩과 대조시키고, 지저분한 공사장을 돌아다니는 레즈비언 소녀의 처지와 고급 저택에 살고 있는 그녀의 애인의 삶을 대조시키는 등 공간 대비를 통해 싱가포르가 앓고 있는 불평등 문제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아버지가 자신의 어린 아들을 마구 때리는 모습, 대화가 없는 가족의 모습, 대사가 거의 없이 침묵으로 이어지는 장면 등을 통해 싱가포르 사회에 만연한 의사소통의 부재, 관계의 단절 등을 표현하고 있다.(네이버 발췌)˝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좀더 살펴보자면,


˝[내 곁에 있어줘]는 싱가포르라는 도시국가의 화려하고 청결한 이미지 이면에 가려진 삭막한 일상과 빈부 격차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지만, 이를 단지 비판하거나 회의적인 입장에 서기보다는 막막한 현실 안에서도 마음을 나누고 관계를 맺어나가려는 사람들의 의지를 포착하고자 한다.

어려서부터 말을 하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다가 온전히 자신의 굳은 의지를 통해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기적적으로 극복한 테레사 첸에게 영감을 받아 기획된 영화인 만큼 이 영화 안에서 의사소통이 단절되는 순간들과 그것을 해소시키는 수단들은 매우 중요하게 표현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특히 글로 쓰인 텍스트는 이 영화에서 다양한 각도로 해석되어 재현되고 있다. 레즈비언 연인들은 젊은이들끼리 사용하는 축약어로 이루어진 채팅 대화와 문자 메시지들을 주고받는데 이 속에서 나타나는 글은 처음에는 다정하다가 점점 의뭉스러워지고 거짓을 전달하기 시작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없는 텍스트가 되고 만다.

하지만 이와 달리 테레사가 타자기로 쓰는 글은 속도는 다소 느릴지언정 신중하고 정확하게 마음을 전달하는 수단이며, 영어로 쓰인 이 글을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한 아들의 번역문은 2차 텍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에게 원문 그대로의 감동을 전한다.

이 영화가 발견하고 있는 의사소통의 또 다른 수단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음식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병으로 잃고 그녀의 유령과 함께 살며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반복하기만 하던 아버지는 테레사의 글에 감동받고 그날부터 그녀를 위해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며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 아들이 대신 전달해주는 음식을 하루하루 맛볼 때마다 테레사는 매우 호탕하게 “아주 맛있어!”, “당신의 아버지는 최고의 요리사야!”라며 큰 만족을 표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버지의 음식은 단순히 음식의 맛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요리를 하기 어려운 테레사의 생활을 돕겠다는 마음과 ‘당신의 삶을 지지하고 존경한다’는 마음을 통째로 전달하는 의사소통 수단이 된다. 어느 날 사정이 생긴 아들 대신 자신을 직접 찾아온 그의 아버지를 단번에 알아채고 집 안으로 들인 테레사가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한 그를 가만히 안아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가 생각하는 진정한 의사소통을 보여준다.(발췌)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이 영화를 보지 못하셨다면 한번쯤 꼭 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조만간에 다시 한 번 더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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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DTS)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윌리엄 맥나마라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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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8일 토요일 DVD 평점 3.5점



서스페리아의 리메이크작이 개봉되며 원작인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1977년작을 아주 인상적으로 감상했다. 이에 삘이 꽂혀 오래전 구입했던 다리오 감독의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오페라의 디비디를 돌려봤다. DTX 리마스터링에 뭔가 화질이 좋을것으로 기대했지만 조악한 화질과 떨어지는 음질로 인해 상당히 아쉬웠다.


눈 밑에 붙인 촘촘한 바늘로 지켜보게 하는 장면으로 유명한 작품인데 다시 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씬이 아닌가 싶다. 눈에 바늘을 들이대는건 공포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클리세이기도 하지만 볼때마다 섬뜻해지는것도 사실이다.


아주 오래전에 봤던 영화인지라 줄거리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오페라의 유령이 생각나기도 했다. 젊은 오페라 가수인 베티는 갑자기 대타로 프리마돈나인 오페라 맥베스의 부인역으로 출연하게 된다. 까마귀가 불러일으킨 사고였는데 이후 극장에서 알 수 없는 살인사건이 펼쳐지며 조사관은 사건을 수가하게 된다. 이후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며 공포감이 극대화되는데....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를 중간 중간 감상할 수 있고, 아르젠토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음향효과가 돋보이는 영화다. 오페라 극장을 무대로 고급스러운 설정과 위트가 곁들여지며 영화의 품격을 높여준다. 다만 디비디의 품질이 아쉬운게 흠이었다. 생각난김에 아르젠토 감독들의 영화를 찾아보고 있는데 다음 작품은 지알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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