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의 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허하나 옮김 / 폭스코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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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의 신간코너에서 발견하고 읽어본 요코야마 히데오의 단편모음집이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경찰소설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로 그의 작품중 [64]와 [클라이머즈하이]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12년간 기자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소설 속에서는 진실을 향해 파고드는 구성력과 치밀한 정보 수집 능력 등이 충분히 발휘된 탄탄한 서사력이 인상적이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어떻게 범죄와 연결될 수 있는가에 대한 여섯 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상황을 통해 어떻게 사건과 연결되는지에 관한 쫀득한 재미를 선사하는 단편들이다. 특히 자신의 상사를 모시는 비서의 고민에서 전해지는 작가의 묘사력은 뛰어나다는 생각이다.


단편의 특성상 거창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짧은 분량에서 전해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소개글을 통해 각 에피소드의 내용을 간단하게 간추려보자면,


"표제작은 [교도관의 눈]이다. 경찰(R현경)에서 기관지를 만드는 에쓰코가 2월호의 메인 기사로 퇴직자들의 수기를 받는 와중에 제출을 거부하는 한 사람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딱히 하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떠맡게 된 일이라 안 그래도 부담스러운데, 그 사람 하나 때문에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인쇄소를 비롯한 모두에게 압박을 받는다.


문제의 인물은, 형사를 꿈꾸었으나 끝내 교도관으로 퇴임하게 된 곤도 미야오. 에쓰코는 직접 원고를 받으러 갔다가, 그가 작년 주부 실종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야마노이를 관리했던 교도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곤도는 퇴임을 코앞에 둔 시점에 혼자 형사 놀이를 하며 ‘시체 없는 살인사건’으로 불리는 이 미제 사건을 쫓고 있었다.


에쓰코는 그저 수기를 받으려고 그가 잠복해 있는 현장을 찾아갔다가 예상치 못한 추격전에 휘말리는데…. 에쓰코는 무사히 수기를 받아서 기관지를 완성할 수 있을까. 곤도의 ‘교도관의 눈’은 과연 정확한 것일까. 이참에 시체 없는 살인사건의 전모는 밝혀질까.

[자서전]에서는 방금 방송국에서 해고를 통보받은 프리랜서 작가가 대기업 회장의 자서전 집필을 의뢰받으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집필자를 고르는 기준도 기상천외할뿐더러 회고를 듣던 중 회장에게서 뭔가 석연찮은 비밀을 감지한 작가는 자신의 미래를 건 도박을 벌이는데….

[말버릇]은 가정법원의 조정위원으로 일하는 주부가 이혼 상담을 받으러 온 한 모녀와 만나면서, 애써 유지해온 안정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와 마음속에 묻어둔 과거가 충돌하면서 그녀의 직업적 원칙도 흔들리게 되고….

[오전 다섯 시의 칩입자]의 주인공은 현경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중년의 경찰이다. 현경 차원에서 처음 도입한 홈페이지의 책임자로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고자 열심인데, 어느 날 갑자기 홈페이지를 마비시킨 크래커가 나타난다. 뜻을 알 수 없는 불어로 남긴 크래커의 메시지를 해독해내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사건을 수습하려고 발에 땀이 나도록 동분서주하는데…. 그는 무사히 범인을 색출하고 모든 일을 없던 것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조용한 집]은 지방신문 편집부에 적을 둔 전직 취재 기자가 실수로 낸 오보를 윗선에서 눈치채기 전에 조용히 바로잡으려고 발버둥 치다 살인사건의 한복판에 서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 작품인 [비서과의 남자]는 현(縣)지사의 오른팔로 신임받던 비서가 한순간에 냉랭해진 지사의 태도에 당황하며 그 원인을 찾아내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의문의 투서가 원인일 것으로 짐작하는데, 진실을 추적해 들어가면서 삶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작품인 [비서과의 남자]와 [조용한 집]이 가장 재미있었다. 단편집은 가방에 넣어 두고 이동하며 틈틈히 읽거나 아니면 휴가기간에 가져가서 보기 딱 좋다고 생각한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신간 단편집도 그럴만한 장점을 충분히 지니고 있는 모음집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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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세대는 없다 - 불평등 시대의 세대와 정치 이야기
신진욱 지음 / 개마고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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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담론을 중심으로 한국의 정치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다. 이 번 대선은 국민의 힘에서 세대와 젠더 갈라치기를 제대로 활용해 가까스로 신승을 거뒀다. 이후 아직 반년도 지나지 않아 거의 정권 말기 수준의 지지율로 폭락을 하며 그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찍은 국민이 피해를 봐야겠지만 남은 5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진다.


저자인 신진욱 교수는 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2005년부터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아울러 알렉산더 폰 훔볼트 펠로우, 한국사회정책학회 부회장, DAAD독일유럽연구센터장을 역임했다. 민주주의, 정치담론, 사회운동, 불평등과 복지정치 등의 연구 분야에서 10여 권의 저서와 70여 편의 논문을 출간했다.


최근에는불평등의 정치적 원인과 결과, 사회적 약자의 임파워먼트, 21세기 사회운동과 거버넌스 변화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이 번 책을 바탕으로 향후 저자의 저서에 관심을 가져보기로 했다. 그만큼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식견이 담겨있는 책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온갖 세대가 거명되며 엄청난 세대담론이 쏟아졌다. 저자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나타나는 현상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그중 특히 많이 불려나온 두 특정 세대(586/86 기성세대, 2030/MZ 청년세대)는 서로 대립되는 각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말만 앞서는 586 기성세대의 사다리 걷어차기와 그에 희생되는 청년세대 같은 유의 프레임까지 만들어졌다. 관련한 언론 기사 제목들만 봐도[불평등사회, 86세대에 책임을 묻다], [86세대 기득권 이제 양보해야 할 때], [586과 민노총 결탁, 젊은 세대 비정규직 내몰아],[청년들 힘든 삶에 책임지지 않는 586세대의 위선], [민주화세대, 86세대의 집합적 부도덕과 윤리 파탄]등이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인해 불거진 부도덕한 586세대들은 전부 그렇게 살아가는가에 대해 저자는 그 세대에 4년제 대학을 나와 기득권에 올라간 사람들은 10프로에도 못 미친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정치인들과 언론의 부당한 공격에 대해 그 근거를 제시한다. 586세대의 대다수는 그들이 칭하는 입진보가 아니라 하루 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노동자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 끼여 스물네 살 비정규 노동자 김용균씨가,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에 깔려 스물세 살 알바생 이선호씨가 사망했을 때, 이런 안타까운 청년들의 죽음에 대해 그 책임을 586 기성세대에게 묻는다는건 가해-피해 대립항이 뭔가 이상하다. 오히려 기득권이라함은 가진 자들 말하자면 부자들이 아니던가?


한국의 산재사망자는 해마다 2000명을 웃도는데, 그 70%가 나이 50대 이상의 노동자로, 바로 그 기성세대다. 최악의 산재사망률을 보이는 한국의 현실이 특정 세대만의 고통이 아닐진대, 그렇게 세대불평등론으로 불려나오는 순간 중년과 노년의 마찬가지 고통은 주목되고 포착되어야 할 삶의 현실에서 배제되고 만다. 아무튼 이 책은 여러 기사들과 통계를 바탕으로 오류를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을 통해 조목조목 파헤쳐진 정치인들과 언론들의 행태를 살펴보는걸로 글을 마무리한다.


- 586세대는 당시 대학만 나오면 쉽게 취직했다: 그러나 이 ‘억세게 운좋은’ 사람들은 그 세대 내의 극히 일부라는 점은 곧잘 잊힌다. 80년대 학령인구 중 4년제 대학 취학률은 13%, 즉 1960년대생인 현재의 50대들 가운데 당시 대학에 간 사람은 10명중 1명 남짓. 따라서 실상은, 그때는 대졸 여부에 따른 격차가 지금보다 훨씬 컸긴 하지만 세대 내 다수는 비대졸자였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세대 전체가 그러한 양 허위일반화되어 있는 것이다.

- 청년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주로 저임금 판매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다: 이 직업군에 청년 저임금노동자가 집중되어 있는 건 맞지만, 한편으로 사무전문직 종사자의 비율을 보면 30대(31%), 15~29세(27%), 40대(25%)로 전문직은 20~40대의 직업이란 점 역시 같이 봐야 한다. 청년세대의 직업 구성은 “한편에 저임금 서비스·판매직 노동자, 다른 한편에 고학력 사무·전문직 종사자가 대단히 많은 반분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880만 청년의 일자리 빼앗는 주범이란 ‘50대 기득권 노조원’도 실상은 그들이 전체 취업자의 0.7%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매우 과장된 담론이 아닐 수 없다.

- 기성세대는 부동산으로 쉽게 돈 번 안정계층이다: 기성세대는 대부분 안정계층이고 청년세대엔 불안정계층만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키는 주장으로, 고소득 청년의 존재를 망각하게 한다. 오히려 이 문제의 핵심은 ‘부와 지위의 세대 간 이전’에 있으며, “어떤 세대가 안정계층이고 다른 세대가 불안정계층인 게 아니라, 안정계층의 부모자식과 불안정계층의 부모자식이 있으며, 이 문제가 청년세대에 와서 더 심각해졌다”는 데 있다.

말하자면 벤처기업 사장 청년과 배달노동자 청년, 넥타이 맨 대기업 정규직 청년과 중소기업 공장노동자 청년,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졸업자 청년과 2년제 전문대 또는 고교 졸업자 청년,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는 청년과 고시원ㆍ쪽방의 1인가구 청년이 과연 다 같은 ‘청년’이라는 이유로 비슷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비슷한 인식세계 안에서 살고 있을지를 묻는 것이다. 이 질문은 또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청년은 이렇다’라고 알고 있는 많은 것이, 사실은 청년세대 내에 사회적 발언권이 있거나 사회적 관심을 받는 특정 계층의 특성을 세대 전체의 특성으로 잘못 일반화한 것은 아닌지 묻는 것이기도 하다. -본문 114쪽

세대 간 불평등을 과장하는 담론은 세대 내의 계층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불평등 구조를 자꾸 축소하고 외면한다. 그러나 이 불평등 시대에 우리가 진정 보아야 할 것은 세대 내에서 갈수록 삼화되고 있는 고용격차, 소득격차, 자산격차 들이다. 이를 더욱 악화일로로 밀어붙이고 있는 부와 지위의 세습도 말이다.

세대 간 계층세습은 위선적이고 속물적인 상류층만의 얘기가 아니다. 실은 많은 사람이 전혀 악의 없이 행하는 일상의 미시적 실천들이 모여 거시적인 격차구조를 만든다. 예를 들어 고학력 중산층 부모는 자식이 넓은 세상을 보고 꿈을 펼치도록 해외여행을 함께하고 어학연수를 보내주는 사랑으로 우리 사회의 학력ㆍ학벌의 격차구조 심화에 기여한다. 또한 그들은 자식이 집을 한 채 갖고 자기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희생으로 주거·자산 격차구조의 재생산에 동참한다. 그들은 사회이슈와 인문학에 관한 일상적인 지식의 전수로 중산층 문화 자본을 자식에게 대물림할 수 있다. 높은 학력, 좋은 직장, 안정된 소득, 자기 집, 넉넉한 재산, 괜찮은 인맥, 문화적 자원 중 어느 하나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이 계층세습의 고리에서 자신만은 완전히 자유롭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본문 108쪽

2030세대와 정치권의 86세대 담론


2030세대는 인구학적으로는 소수지만 정치적으로는 매우 적극적이다. 박근혜 탄핵정국과 촛불집회를 통해 얻어진 정치효능감이 이들의 정치적 존재감을 높여준 덕분이지만, 동시에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는 낮은 비당파가 많다. 이런 양면적 특성이 오히려 각 정당들로부터 구애의 대상이 되게 한다. 그런 와중에 ‘세대포위론’ ‘반페미 이대남’ ‘반중 20대’ 등의 이슈가 부상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2030세대에게 정치권이 적극 꺼내든, 기득권 50대 vs 희생자 20대라는 ‘86세대 담론’(기득권론, 무능론, 청년착취론)은 그러나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가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 단지 청년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고 정적을 ‘청년의 적’으로 몰아 대중의 분노를 불러오려는 전략의 당연한 한계일 것이다.

세대론에 경도된 정치는 도대체 유권자의 어떤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지방거주자는 지역격차 해소를 요구할 수 있고, 임대생활자는 주거안정 대책을 요구할 수 있으며, 빈곤층은 생계안정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20대의 이름으로 요구할 수 있는 정책은 없다. 20대 상류층을 위한 부동산 감세정책, 20대 중산층을 위한 주식시장 촉진책, 20대 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 정책, 20대 페미니스트가 요구하는 성산업 대책, 20대 안티페미니스트가 요구하는 무고죄 강화 정책은 있지만 ‘20대 정책’은 없다는 것이다. -본문 31~32쪽

‘세대’와 ‘정치’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만큼, 이 책에서 저자는 세대정치 현상의 의미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며 현재 2030세대의 정치적 유동성이 노무현 정권 후반기와 유사한 국면임도 보여준다. 나아가 각종 세대담론들이 박근혜 노동개혁, 조국 사태, 최근 보궐선거 및 대선 등 정치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음을 규명함으로써 세대담론의 정치적 측면을 보다 적확히 이해하도록 해준다.

실체 아닌 허상을 보며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나와 다른 시대에 나고 자란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생애와 현실을 알고자 하는 관심이, 따라서 세대론 자체가 문제이거나 한 건 전혀 아니다. 특정 세대를 안정/불안정, 가해/피해, 착취/피착취 식으로 갈라놓는 세대불평등론으로는 정작 각 세대 내에서 교육, 직업, 고용, 자산 등의 부문별로 한층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와 불평등 현실을 보지 못하게 되므로 문제인 것이다. 결국 그런 담론의 허구성을 실증적으로 밝힘으로써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려는 것이 이 책의 일차적 목표인 셈이다.

‘기성세대’라는 악을 만들어 청년들에게 비난의 대상을 만들어주고 청년의 편인 듯 가장하여 인기를 얻으려는 발상은 어쩌면 큰 걸림돌이 없는 일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 ‘기성세대’는 동질적 이해관계를 가진 사회집단으로서 실체가 없기에, 비난에 대해 반박하지도, 보복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고용주에게, 직장 상사에게, 집주인에게 맞선다면 당신은 곧바로 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가 노인이든, 중년이든, 당신보다 젊은 청년이든 말이다. 계급은 실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을 한 뼘만이라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려면 허상이 아니라 실체를 직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본문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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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아웃
심포 유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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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대여점이 마지막 전성기였던 2000년초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일본영화 [화이트아웃]을 빌려봤던 생각이 난다. [춤추는 대수사선]의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오다 유지가 주연을 맡았고, [링]의 마츠시마 마나코가 여주로 나오는 영화였는데 그럭저럭 재미있게 감상하고 나중에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기억속에 저정해놨다가 재출간된 이 소설의 리뷰를 읽고 바로 구입했다. 저자인 심포 유이치는1995년에 발표한 이 소설로 큰 인기를 얻고 이듬해인 1996년에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받았고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판매가 120만부에 이르고 영화와 만화까지 모두 히트를 쳤던 오늘날의 심포 유이치를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일본 최대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거대한 댐을 테러리스트들이 습격한다. 댐으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는 파괴되고, 모든 통신 시설도 차단된 데다 악천후까지 겹쳐 댐은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철벽의 요새가 된다. 댐을 요새로 만든 테러리스트들은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정부에 50억 엔을 요구한다. 제한시간 24시간 안에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댐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하는 테러리스트들.


댐이 폭파될 경우 댐 하류에 사는 주민 20만 세대는 순식간에 격류에 휘말려 수장되고 만다. 댐으로 통하는 유일한 루트는 폭파되고, 악천후로 헬리콥터도 뜰 수 없는 상황에서 경찰들은 사건 해결을 고심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탈출에 성공한 댐 직원 도가시. 혼자서 테러리스트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그에겐 어떤 무기도 없다. 그가 가진 무기라고는 산에 대한 경험과 댐의 구조에 대한 지식 뿐. 눈보라 치는 설산에서 홀로 테러와 맞서야 하는 한 남자의 사투가 시작된다."


소설은 뛰어난 겨울철을 무대로 펼쳐지는 산악 모험 소설이자 스릴러다. 아울러 적당한 감동까지 선사하며 주인공 도가시의 내적 갈등에 대한 심리묘사와 함께 테러범들, 자연과 맞서 싸우는 처절한 사투가 그려진다. 아무튼 재미있는 소설임은 분명하다. 영화를 다시 볼까 싶어 스트리밍 사이트를 보니 아직 서비스가 안되던데, 디비디도 절판이고 어디서 구해야 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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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카카오 네이버, 지금 사도 될까요 - 테슬라부터 당근마켓까지, 디지털 플랫폼의 기본
박재원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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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카오 주식을 보유중이다. 올초부터 분할매수를 시작했는데, 이후 하염없이 미끄러져 대략 10프로 정도 손실구간이다. 고점에 매수했더라면 거의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인데, 여러가지 이슈로 인해 회복의 기미는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모바일 플랫폼 기업으로 카카오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하기에 계속 보유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카카오의 가장 큰 위험은 규제와 반감이 아닐까 싶은데, 이걸 김범수 의장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아울러 단기간내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직원들의 모럴도 살짝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네이버로 가야되나 싶기도 하고 ㅋ


이 책은 올해 1월에 발간됐는데, 전반적으로 카카오와 네이버의 전망을 좋게 보고 있다. 만약 올초에 이 책을 읽고 두 주식을 매수했더라면 타이밍이 좀 빠르지 않았을까 싶다. 뒤늦게 읽을만한 전자책을 찾던중 발견하고 읽은게 다행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만큼 책의 내용도 탄탄하고 두 주식의 전망에 대한 근거는 뚜렷해 보인다.


저자는 10년 차 한국경제신문 기자다. 스타트업, 제조 중소기업을 비롯해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까지 국내 산업 전반을 담당했다. 증권부에선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역사적인 머니 무브가 일어난 자본시장을 취재했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제목만 놓고 볼때 카카오와 네이버만 다뤘을것 같지만 두 기업을 비롯해 배달의 민족, 넷플릭스, 당근마켓 등 플랫폼에 가까운 기업들이 다뤄진다. 이제 이름만 들어도 너무나도 익숙한 플랫폼들은 사람들의 일상을 쉽고 자연스럽게 연결함으로써 우리의 삶에 소리 없이 스며들었다. 아울러 소비의 패턴까지 완전히 바꿔놓은 플랫폼 기업들의 상승세가 이처럼 매섭다.


이 책은 플랫폼 기업들이 바꿔나갈 미래가 궁금한 투자자들을 위해 쓰인 플랫폼 기본서다. 플랫폼 기업들의 기본개념부터 각 기업의 성장 과정, 실패담, 차별성, 앞으로의 미래까지 그려내며 투자 혜안을 길러줄 다양한 정보들을 담았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각 장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1장 정말 카카오뱅크는 돈을 벌게 해줄까?에서는 카카오뱅크로 새로운 금융 트렌드를 제시한 카카오부터 넷플릭스, 페이스북, 테슬라 등의 플랫폼 기업들이 진화해온 방식과 플랫폼 버블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한다.


2장 상상은 끝이 없다에서는 애플, 아마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디즈니 등의 기업들이 공룡기업으로 거듭난 계기에 관해 담았다.


3장 숙명의 라이벌, 네이버 VS 카카오에서는 국내 플랫폼 기업을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 과정부터 위기, 앞으로 다가올 미래까지 비교·분석한다.


4장 조금 더 새로운 녀석들이 온다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앞당겨진 비대면 시대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제페토, 당근마켓, 디어유 등의 플랫폼 기업들을 소개한다.


5장 아직은 두려운 것들에서는 닷컴버블, 실패한 플랫폼 기업의 사례 등을 통해 플랫폼 기업의 힘이 강해질수록 고려해야 할 요소들에 대해 점검해본다.


6장 라스트 찬스는 남아 있다에서는 수많은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을 담았다.


플랫폼 기업에 대해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이 책을 읽고 고를만한 기업을 찾는 안목이 생길 것이다. 향후 세상을 바꿀만한 플랫폼 기업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기본을 익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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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배신의 시대 - 격동의 20세기, 한·중·일의 빛과 그림자 역사의 시그니처 1
정태헌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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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등학교 교과에 동아시아사라는 과목이 있다. 세계사와 한국사 이외에 별도로 과정이 개설될만큼 동아시아의 3국인 한국,중국,일본은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된 나라들이다. 이 책은 일본 제국주의를 중심으로 제1, 2차 세계대전의 발발, 제국주의의 팽창과 몰락, 독립을 향한 열망에 관해 상징적인 인물 여섯 명을 통해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을 조망해본다.


책에 등장하는 여섯 명은 한,중,일 각기 2명씩 애국자와 매국노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들로 선정됐다. 책 제목처럼 혁명과 독립을 위해 싸운 조소앙(한국), 루쉰(중국), 후세 다쓰지(일본)와 친일파의 대명사인 이광수(한국)를 필두로 비슷한 삶을 살아갔던 왕징웨이(중국), 도조 히데키(일본)는 같은 시대임에도 이들의 삶은 왜 그토록 다르게 살아갔을까에 대해 역사적인 사실을 중심으로 파헤쳐 나간다.


이 책은 21세기 북스에서 '역사의 시그니처'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20세기 동아시아의 시대정신을 살펴본다. 저자는 고려대에서 한국 근현대사(일제강점기)를 오랜 시간 연구해온 역사학자인 정태헌 교수가 요즘 다시 격동의 시대가 도들어가고 있는 21세기에 동아시아 3국은 과거를 통해 다시 한 번 미래를 대비하자는 의미를 가지고 집필했다.

요즘 한류와 함께 세계적으로 선진국의 위치에 올라선 한국은 불과 100년 전 식민지였다. 1800년대 말부터 전 세계는 제국주의와 자결주의가 널리 퍼지며 지배와 종속의 논리에 저항하거나 동조하는 시대를 살아갔다.

제1, 2차 세계대전 전후 제국주의, 민족주의, 진화론 등 근대와 함께 밀려들어 온 거대 담론들은 동아시아의 사상적 지형을 뒤흔들었고, 인종주의를 동반한 유럽-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수탈은 사회진화론, 자유와 평등, 문명화라는 개념으로 포장되어, 누구든 침략과 전쟁의 주체 혹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고작 한 세기 전 20세기 동아시아 무대에서 한국, 중국, 일본 각국의 사상가, 정치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갔을까? 이 책에서는 당대의 상징적인 인물 6인의 삶을 지성사적 관점에서 조망한다.

처참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찾으려 했던 루쉰, 조소앙, 후세 다쓰지와 침략전쟁에 나서거나 동조하며 조국을 버린 왕징웨이, 이광수, 도조 히데키의 대조적인 삶을 비교해보며, 그들이 남긴 말과 글을 통해 20세기 동아시아가 걸어온 길을 짚어본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위기에 대비해나가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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