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쳤던 우리동네 독립운동가 이야기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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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역사교사가 35년간의 일제강점기 동안 위대한 업적을 세웠던 독립운동가들에 관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평소 도심을 걷더라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동상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동상의 모델이 누구인지 또 동상이 세워진 곳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대개 잘 모른다. 이 책을 읽고나면 동상으로 세워진 위인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조지 오웰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현재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을 남겼을만큼 역사의 중요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것이다. 나치에 부역했던 프랑스의 범죄자들은 전쟁이 끝나고 그야말로 역사의 단죄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반민특위를 만들었다 할지라도 제대로 된 처벌없이 친일파의 자손들이 떵떵거리며 살아가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부끄러운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늦었지만 친일파들에 대해 인명사전을 통해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고려대에 인촌동상이 아직도 버젓이 서있고, 휘문고등학교에 민영휘 같은자의 동상이 끌어내려지지 않는다면 치욕스러운 역사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할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고 민족의식을 고취시켜보도록 하자! 총 5부로 구성되어있으며, 소개글을 통해 간단하게 각 장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1부는 힘으로 독립을 쟁취한 이들을 소개한다. 조선 총독을 노린 65세 노인 강우규의 폭탄, 일본 경찰 1천 명과 대적한 조선의 총잡이 김상옥 등의 이야기가 우리를 반긴다.

2부에서는 독립운동에 모든 걸 건 이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헤이그에서 독립을 외치다가 순국한 이준, 을사늑약에 개탄하며 자결로 사죄한 민영환의 이름이 눈에 띈다.

3부의 경우 독립운동을 이끈 이들이 주를 이룬다. 손병희, 서재필, 김구, 안창호 등 익히 아는 이름이 모여 있다.

4부는 독립운동에 제약 따위는 없다고 외친 이들을 소개한다. 반봉건․반침략의 혁명을 주도한 전봉준, 한국의 독립을 위해 한 몸 바친 외국인 베델, 독립운동의 선봉에 선 여성 독립운동가 김마리아 등의 이야기가 이채롭다.

5부는 잊지 말아야 할 친일파의 이야기다. 김성수, 김동인, 안익태, 민영휘의 동상이 존재한다는 게 믿기 힘든 한편 잊지 말아야 할 대상의 물질적 대상화로 적절해 보이기도 한다.(소개글 발췌)"

현직 역사선생님이 쓴 책인지라 눈높이가 비교적 낮게 학생들도 읽기 쉽게 씌여졌다. 모든 독립운동가들을 다루지 못했다고 해도 중요한 역사와 인물을이 기록된만큼 한번쯤 읽어볼마한 책이다. 일독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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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 다이어리 - 철학자와 영화의 만남 시네필 다이어리 1
정여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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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구입했던 정여울 작가의 영화관련 서적이다. 정여울 작가는 자신의 이름을 딴 월간 정여울을 비롯해 글쓰기에 관한 다양한 책들을 펴내고 있는분이다. 이 책은 작가의 초기작으로 영화와 철학에 담긴 자신의 느낌을 담아냈는데 생각보다 훨씬 내공있는 글솜씨에 매우 즐겁게 읽었다. 2권도 곧 바로 읽어줄 요량이다.


저자는 영화에 대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같은 영화를 봤다는 이유만으로 친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좋다. 영화는 그렇게 전혀 다른 우리를 느슨하지만 따스하게 엮어준다. 좋은 영화는 스크린 위에서 상영될 때보다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상영될 때 더욱 빛을 발한다."라고 말한다.


아울러 책의 저술 동기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더한다. "이 책을 쓰며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속에서 매번 새로운 빛깔로 상영되는 영화의 힘을 감지했다. 아련하게 멀어져가는 영화의 기억을 생생한 감동으로 되살려준 멘토, 그것은 바로 철학의 메시지였다."


책에는 총 8편의 영화와 총 8명의 철학자들을 매칭해 영화를 철학자와 함께 보고 그의 감상을 듣는다는 컨셉으로 씌여졌다.  아울러 [시네필 다이어리]는 2009년 7월부터 알라딘 창작블로그에 연재된 글들을 모아 만든 처음부터 단행본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기획된 저자의 첫 책이라고 한다.


주로 현대철학자의 사상을 통해 영화와의 연결점을 찾아본다.  시네필(cinephile)이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cinephile), 영화(cinema)와 철학(philosophy)의 만을 뜻한다. 목차를 통해 어떤 영화와 철학자들이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자면,


1. 풍크툼, 세계와 나는 ‘상처의 틈새’로만 만난다
-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와 <색, 계>
2. 너를 찾으러 가는 길 끝에서 ‘나’를 발견하다
-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3. 편집되는 고통, 유통되는 슬픔을 넘어
- 수잔 손택(SUSAN SONTAG)과 <굿 윌 헌팅>
4. 시간을 잴 수 없는 시간의 무한 탈주
- 질 들뢰즈(GILLES DELEUZE)와 <시간을 달리는 소녀>
5. 지상에서 영원으로, 초인의 오디세이
-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 NIETZSCHE)와 <쇼생크 탈출>
6. 아비투스, 일상이 창조하는 미시적 권력의 지형도
-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와 <순수의 시대>
7. 내 안의 메피스토펠레스와 사랑에 빠지다
- 카를 융(CARL GUSTAV JUNG)과 <뷰티풀 마인드>
8. 창조적 몽상은 너와 나의 ‘다름’에서 시작된다
-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와 <원령공주>


책에 나오는 영화중 딱 절반만 감상했다. 물론 다 알고 있는 영화지만 이 기회를 통해 그동안 밀려왔던 느낌의 영화들을 감상해볼 생각이다. 아무튼 영화와 현대철학자의 만남은 독특하고 신선한 컨셉이었다. 작가의 시선을 통해 사고의 스펙트럼이 조금 더 넓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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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 세금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
오무라 오지로 지음, 김지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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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처럼 세금은 한 국가를 운영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역사를 살펴봐도 잘못된 세금제도로 인해 붕괴한 많은 경우를 찾아 볼 수 있다. 정권이 교체되자마자 부자에 대한 감세로 인해 보수정권을 지지한 많은 사람들이 웃고 있다. 부유층도 아니면서 그러한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복지예산에 대한 문제로 타격을 받게 될것이다.


이 책은 조세제도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에 대해 70가지의 세금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세금을 어떻게 부과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방향성이 크게달라진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부자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면세혜택을 제공하는 세금 제도를 마련하지 못하면 빈부 격차는 계속 커지게 된다. "세금 제도가 국가의 앞날을 좌우한다."라는 말은 과언이아니다.


저자 오무라 오지로는 일본 국세청에서 10년간 국세 조사관으로 일했고 세금을 포함한 돈의 흐름과 관련된 30여 권의 책을 펴냈다. 10년간 국세 조사관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로마의 몰락부터 프랑스 혁명, 미국의 독립까지 역사를 바꾼 세금부터 중세의 초야세와 러시아의 수염세, 중국의 독신세, 영국의 난로세와 창문세 등 온갖 기이하고 놀라운 세금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문명의 탄생 이후 세금은 인류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기원전 3000년경에 수메르인들이 남긴 점토판에도 "한 나라가 끝나고 다음 나라가 와도 세리(稅吏)는 찾아온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란 말도 있다. 또 세금을 싫어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똑같다.


세금은 그만큼 많은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 국가와 사회를 부흥하게도, 몰락하게도 만든다. 이 책은 복잡한 세금제도가 이렇게 다양하고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책속의 다소 엉뚱하면서 재미있는 세금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한다.

전쟁세는 보유한 재산 종류에 따라 세율이 변동되는 구조였다. 보석이나 고가의 의상, 호화로운 마차와 같은 사치품에는 일반적인 세율부터 최대 10배에 이르는 세율의 세금이 부과됐다. 또 전쟁 중에는 부자에게 국가에 대한 융자 제공 의무도 부과했다. 부유층의 세금 부담이 커지는 세금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영국은 해적선의 약탈 행위를 승인하는 대신 노획품의 5분의 1을 국고에 바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반대로 말하면 국가가 노획품의 5분의 1을 ‘해적세’로 납부한 이들의 약탈 행위를 눈감아준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너나할 거 없이 바다 사나이들은 모두 해적이 됐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도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중세 유럽 국가들의 국토는 왕의 영토가 아니었다. 귀족들이 각자 영지를 보유하고 왕은 이를 다스리는 이에 불과했다. 따라서 국왕의 직할령은 결코 넓다고 할 수 없었다. 귀족들은 세금이 면제됐고 국왕의 수입은 직할령의 세금과 관세뿐이었다. 그런데도 중세 유럽의 국왕들은 전쟁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

 

북아메리카 주민들은 밀수를 나쁜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북아메리카 식민지에는 정치적 의석이 주지 않으면서 물건만 팔겠다는 영국의 심보를 읽어낸 것이다. 밀수업자들은 이 상황에 근거해 “대표가 없으니 과세도 없다.”라고 주장하며 모든 과세를 거부했다.

 

고대부터 중세에 걸쳐 유럽에는 ‘초야세’가 있었다. 황당하지만 영주는 영주민이 결혼하는 부인과 첫날밤에 동침할 수 있는 ‘초야권’이라는 권리를 가졌다. 영주민은 초야권을 거부하려면 세금을 내야만 했는데 이 세금이 바로 초야세다.

 

유방세는 신분이 낮은 여성이 거리를 다닐 때 유방을 감추고 싶다면 내야 하는 세금이었다. 유방세를 내지 않으면 사람들 앞에서 유방을 가릴 수 없었다. 세액은 유방의 크기에 따라 정해졌다. 과세 대상이 된 여성은 스무 살이 되면 관리에게 유방을 측정 당하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종교 대립의 원인은 ‘이교도세’와 관련 깊다. 세계 역사를 보면 정복한 지역에 자신들의 종교를 전파하고 개종하지 않는 사람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겼다. 이에 종교적 신념으로 종교를 바꾸지 못하는 사람은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동서고금의 징세 당국은 독신자의 세금을 늘리거나 특별한 세금을 부과했다. 어느 사회든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이 사회에 대한 공헌이다.”라는 인식이 있었고, 이를 따르지 않는 독신자에게는 무거운 세금을 징수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공중화장실세는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의 증세 정책을 상징했다. 그리고 당시 증세에 반대하는 이들이 비판하기 좋은 대상이기도 했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의 아들인 티투스조차 “화장실에 세금을 매기다니 더럽다.”라고 비판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자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이 ‘공중화장실세’로 처음 징수한 돈을 아들에게 건네고는 “냄새가 나는...

 

온천에 들어갈 때 부과되는 세금을 ‘입욕세’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징수하는 세금으로 1인당 하루 150엔(약 1,500원)이 기준이다. 그러나 관광지는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되기도 하고, 지역 주민이 당일치기로 사용하는 온천은 감세 혹은 면세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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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인덱스 - 레이코 형사 시리즈 07 레이코 형사 시리즈 7
혼다 데쓰야 지음, 이로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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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코 형사 시리즈의 일곱번째 작품이다. 일본에는 이후 2권이 더 나왔지만 국내 발간본으로는 마지막권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인 레이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드라마 시리즈로도 큰 호응을 받았다. 드라마에서 레이코 형사를 맡은 다케우치 유코도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했기에 이제 화면에서 더 이상 만나볼수는 없을것 같다.


시리즈 7권은 단편집으로 총 여덟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단편이기는 하지만 전작들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일종의 연작소설들로 볼 수 있다. 무차별 살인 사건 블루 머더 중 행방불명된 폭력단 우두머리들, 합성 마약으로 죽임을 당한 남자, 정체를 교묘하게 숨기는 사기범에 관한 사건들이 다뤄진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두 편의 이어지는 단편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꿈속에서]와 [어둠의빛깔] 두 편인데, 삶이 힘든 어머니와 방치된 아이들간의 슬픈 이야기가 담겨있는지라 오디오북을 듣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다른 단편들도 전작들과 이어지며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개인적으로 시리즈중에 2권인 [소울케이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윌라오디오북은 3권인 [시머트리]부터 7권까지 들었는데 성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져 오디오북의 완성도도 높아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무튼 자음과 모음에서 다음 시리즈를 계속 발간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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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42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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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스테리아 42호]는 창간 7주년 기념호다. 창간 기념호는 현대사와 대중문화를 다루고 있는데 이 번호는 1990년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990년대는 최근 몇 년 동안 방송가와 영화계에서 가장 각광받으며 되풀이 소환되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요즘 케이팝과 함께 한국의 영화가 시작된 지점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1990년대의 문화중 먼저 판타지, SF, 미스터리, 호러, 무협 등 장르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들이 수많은 독자들에게 즉각적으로 가닿을 수 있었던 최초의 플랫폼인 PC통신의 창작 게시판에 대해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울러 지금은 잊혀진 도서 대여점이라는 공간의 대대적인 확산을 통해 미스터리/스릴러 소설들의 판매량이 떨어지면 한국 장르소설의 부진에 대한 원인도 제공된 시대이기도 했다.


이외에 다른 연재기사들과 단편소설도 2편 수록됐다. 목차를 통해 어떤 기사들이 다뤄지고 있는지 살펴보자면,


Editor’s Letter
소문과 실화
LIST
READING DIARY

SPECIAL 포스트모던 크레이지 코리아

숨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광시곡 - PC 통신의 독서 공간을 추억하며 : 하성호
상승과 추락 - 1990년대의 한국 추리문학계 이모저모 : 박광규
과거의 미래들 - 《그것이 알고 싶다》와《X파일》사이 혹은 그 너머 : 노정태
강민주 살해 사건, 1992~2022 -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재독 : 이혜령
대중의 소망과 상호 부응하다 -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둘러싼 풍경 : 유진
최신 해외 스릴러의 습격 : 이다혜
잡범의 시대에서 크고 멋지고 강해진 범죄의 시대로 - 1990년대 범죄 추리물 TV 드라마, 그리고《모래시계》: 이영미
1996년 5월 15일, 지금은 모르겠고 그때는 이상하다 - 홍상수의《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 정성일
웃(으면서 주먹을 휘두르)는 형사 - 《투캅스》와《인정사정 볼 것 없다》, 1990년대 한국 형사 영화의 어떤 경향 : 송경원
세계가 끝나는 날 : 곽재식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 개구리 소년 살해 암매장 사건 : 정락인

취미는 독서
크레이그 라이스의 『3시에 멈춘 8개의 시계』
후지와라 이오리의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박하루의 『시체가 너무 많다』
하라 료의 『내가 죽인 소녀』
레이프 페르손의 『죽어가는 형사』
사라 페너의 『넬라의 비밀 약방』
후지사키 쇼의 『살의의 대담』

CULINARY 거리의 아이들, 거리의 음식 - 디파 아나파라의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 정은지
NONFICTION 너무나 가벼운 맹독 : 유성호

SHORT STORY
슈린 「아홉 번째 결말」
전건우 「한밤중, 빨간 방, 괴담」


다음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소개글이다. 다른 호에 비해 좀더 재미있게 읽었던 42호였다.


기획 기사
 



[미스테리아] 42호는 창간 7주년 기념호다. 매번 창간 기념호마다 진행되는 현대사+대중문화 특집도 1990년대까지 넘어왔다. 1990년대는 최근 몇 년 동안 방송가와 영화계에서 가장 각광받으며 되풀이 소환되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아마도 현재 시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업하는 창작 주체들이 1990년대를 가장 빛나는 청춘의 즐거움을 누린 시대로 기억하기 때문이거나, 혹은 바로 지금의 한국 대중문화의 시발점이 이때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무언가의 1세대라는 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점 더 강해지는 아우라를 띠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미스터리/스릴러 장르를 다루는 잡지《미스테리아》가 1990년대의 흥망성쇠의 과정에서 관심 있게 들여다볼 만한 지점들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판타지, SF, 미스터리, 호러, 무협 등 ‘장르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들이 수많은 독자들에게 즉각적으로 가닿을 수 있었던 최초의 플랫폼인 PC통신의 창작 게시판을 꼽을 수 있다. 베른협약 가입을 통해 해외 저작물들을 빠르게 정식 수입할 수 있게 되면서 최신 스릴러/미스터리 소설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도서 대여점이라는 공간의 대대적인 확산을 통해 미스터리/스릴러 소설들의 판매량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음도 지적해야 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초창기 형태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과는 다소 다른 방향의 에너지를 취하고 있었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어떤 면에서 1990년대는《그것이 알고 싶다》와 드라마《X파일》사이의 어딘가쯤에 위치했다고 볼 수 있다.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라는 두 편의 ‘폭탄’ 같은 소설들이 미친 영향력은 지금에 와서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드라마《모래시계》는 ‘잡범의 시대’에서 ‘큰 죄의 시대’로 넘어오는 시기를 정확하게 포착했고, 영화《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거리를 뛰어다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갈 곳을 잃고 주변의 구멍들을 멍하게 응시하게 된 순간을 끄집어냈다.


안성기와 박중훈이 등장한 두 편의 영화《투캅스》와《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한국영화가 경찰에 대한 시각을 어떻게 바꾸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주는 명징한 예다. 1990년대에 벌어졌던 가슴 아픈 사건사고들 중에서는 가장 최근까지도 새로운 추측과 해석을 낳고 있는 ‘개구리소년’ 실종 및 암매장 사건에 대해, 그리고 ‘세기말’을 앞두고 수많은 이들을 휩쓸었던 공포와 불안을 이용했던 ‘휴거’ 소동에 대해, 선정성과 개인적 해석을 최대한 배제한 채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

연재 기획 기사 코너에서 정은지 작가는 2021년 에드거상 수상작인 디파 아나파라의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을 통해 인도의 풍성한 길거리 음식의 맛과 향을 소개한다. 이 맛과 향이 거리의 아이들이 경험하는 참혹한 현실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CULINARY’) 유성호 법의학자는 ‘가장 가벼운 맹독’이라 칭할 수 있을 일산화탄소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NONFICTION’) 주목할 만한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크레이그 라이스의 『3시에 멈춘 8개의 시계』, 박하루의 『시체가 너무 많다』, 후지와라 이오리의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후지사키 쇼의 『살의의 대담』 등을 다뤘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중화권 작가 슈린의 단편 [아홉 번째 결말] 속 등장인물은 단 네 명이다. 폭력적인 충동에 시달리는 ‘검은 악마’ 형사와 참혹한 죽음을 맞는 피해자, 그리고 상반된 성격의 용의자 두 명. 작가는 이 네 명이 돌아가며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살인 사건에 얽힌 아홉 가지 가능성을 하나하나 논하며 계속해서 새로운 결말을 제시한다. 추리 과정이 다소 거칠게 진행되지만, 열린 결말로 향해 질주하는 박력이 인상적이다.

 전건우 작가의 신작 「한밤중, 빨간 방, 괴담」은 호러와 미스터리의 매끄러운 결합을 보여준다.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빨간 방’에 대한 수상한 소문과 단기기억상실에 빠진 남자의 불안이 함께 중첩되면서 서서히 공포가 차오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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