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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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평점 : 4 / 5 (★★★★☆)

한줄평 : When they go low, we go high.

 

    

 

"이건 품위의 문제입니다.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페스트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품위입니다."

 

"품위가 뭔데요?"

랑베르가 갑자기 진지한 태도로 물었다.

 

"저도 그게 일반적으로 무슨 뜻인지는 잘 몰라요. 하지만 제가 지금 처한 상황에선 품위가 무엇인지 알아요. 제 본분을 끝까지 수행하는 것이지요."

206p _ 카뮈의 <페스트> 중 일부

    

 

#이책 어때?

 

 

독일의 저널리스트 악셀 하케가 쓴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을 읽으면 '품위 있는 삶'이 명확하게 그려질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품위'의 정의를 한 마디로 단정하지 않는다. 악셀 하케 본인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 속에서, 카뮈의 책 속에서,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전하는 메릴 스트립의 연설문 속에서 언뜻언뜻 비춰 보여줄 뿐이다.

 

읽는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품위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이 책은 내가 처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 혼란스러운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널 수 있을까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 혼자 읽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동료들과, 이웃들과 같이 독서모임에서 읽어보고 이야기 나눠보고 싶은 책이다.

 

 

 

#품위란 무엇인가

 

 

미국의 전() 영부인 미쉘 오바마의 연설문 중 유명한 문구가 있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며 지지자들을 독려했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들' '우리'의 구별에 다시 한번 시선이 머문다. 진정한 품위란 너그러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들'에게도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문제를 대해야 할 텐데... 결국 품위란 여유 있는 삶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내가 여유가 없다면 "품위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는 마음이 들 수 있다. 이 여유를 만들어 내는 것도 능력이다. 능력, 여유, 품위 등의 가치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제목과 함께. 묵직해 보이는 흑백 컬러에 위엄 있는 코끼리의 모습. 코끼리는 동료의 죽음을 추모할 줄 알고, 위험에 처한 약한 존재들을 자신의 능력인 긴 코로 구해주기도 한다. (우리 반 학급 게시판에는 냇물에 빠진 아기 고양이를 코끼리가 코로 구해주는 장면의 사진이 걸려있다.) 그렇다. 코끼리에게는 품위가 있다. 하물며 인간인 우리에게 품위는 마땅히 지켜야 하는 태도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도 품위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서 '품위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다. 일제시대의 독립투사들,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서 공수부대에 맞서 싸우던 광주시민들, 영화 <조조 래빗>에서 어린 조조의 엄마 역할을 했던 스칼렛요한슨도 품위 있는 사람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 이 영화 안보신분들 모두 보게해주세요. <조조래빗> 영화 강추!)

 

 

당신이 생각하는 품위란 무엇인가?

저자 악셀 하케가 품위에 대해 거론한 구절 중 와닿았던 내용을 소개한다. 나도, 너도, 그들도, 우리도 모두 품위 있는 생을 영위해 나가길 바란다.

 

    

품위란 한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하는 행위. 다른 이들과 기본적인 연대 의식을 느끼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생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라고. 또한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크든 작든 모두 동일하게 중요하며, 이를 일상의 모든 상황 속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_208p”

 

 

품위는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며, 매 순간 자신에게 질문을 건네면서 끊임없이 찾아가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품위에 대해 몰두하고 신경 쓰고 노력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문명의 진보가 아닐까? _31p”

 

 

칸트의 말을 빌리면, 품위는 "타인의 운명에 동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_41p”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간단하지. 꾸준한 대화를 통한 이해와 설득 그리고 다양성에 대한 관용의 자세._164p”

 

 

 

네가 만약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한다면 이내 실패하게 될 거야. 실제로 네가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지. 바로 너 자신.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을 바꿀 수는 없어. 그러니까 너 스스로 세상을 보다 호의적으로 대한다면 아주 작은 티끌만큼이라도 세상은 더욱 나아지게 될 거야._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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