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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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든 필연이든 불행은 찾아오리니. 신의 못된 장난에도 살아내야 하는 호모 파티엔스. 어둡고 침울하지 않게 비극을 다루는 품격에 불행을 마주할 수 있는 긍정의 힘을 오히려 얻는다. 말미에 있는 신형철 평론가님의 해설도 참 좋았다. 아. 반납하기가 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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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1-14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권 마련하시어요 ㅎㅎㅎ 별 다섯개라니 저도 읽고 싶어지네요.

무식쟁이 2020-01-14 15:55   좋아요 1 | URL
올해(2019) 나홀로 책안들이기 운동 중이어서 빌려읽고 얻어읽고 훔;;..치진 않지만 암튼 그렇습니다.
제나름 별다섯개의 기준은. 책을 다읽고나서 계속 손에서 못놓는건가봐요. 여향이 너무 세서 다른 책으로 못넘어가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1-14 16:59   좋아요 0 | URL
방금 확인했는데 독서취향 비슷한 이용자 두 번째에 무님이 계십니다. 그간 서재이웃 중 가장 비슷한 취향이던 s모님을 제끼시고...ㅎㅎ 그런데 모양새가 무님이 아주 오래 전에 읽으신 책들을 제가 주섬주섬 따라 읽는...늘 늦고 느립니다 제가.

무식쟁이 2020-01-14 17:25   좋아요 1 | URL
헉.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구.. 쇼님과 열반인님은 워낙에 다독을 하시니까 저는 그중에 몇개씩(남들 다 읽는걸루다강) 얻어 걸리는거지요. 반인님. 알라딘친구 별로 없죠? ㅋㅋ 덕분에 제가 확률적으로 얻어걸린거라구욥.

반유행열반인 2020-01-14 17:37   좋아요 0 | URL
악ㅋㅋㅋ친구 없죠로 뼈때리셔 ㅋㅋㅋ저 진짜 친구 31명 ㅋㅋㅋ아프다 골수까지...근데 제가 말씀드린 2위는 전체 유저 중에서에요. 그래서 친구 맺은 분 중에는 1. 무님 2. s모님 순으로 취향이 같다고 합니다...게다가 저의 독서량은 syo님에 비할 바 못되는 비루한 수준이구요...그러니 확률이 아니라 운명일 수도...(자꾸 무리수 던짐 ㅋㅋㅋ)
 

20200107
비온다.
오후에 침대에 누워 폰만 만지작 거리다 거실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몸을 일으켰다. 지글지글 티비소리. 듣기 싫어. 읽을 책을 챙기고 주섬주섬 옷을 입고 모자를 뒤집어썼다. 곱슬머리 싫어. 현관에서 빨강우산쓸까 파랑우산쓸까 3초 멈춤. 빨강우산 선택. 짧은 고민 후 늘 선택되는건 빨강우산이다. 그럴걸 왜 고민하는지 몰라. 선택의 이유는 늘 같다. 우중충 날씨(비오니까 당연히 흐리고 어둡지)에는 쨍한 빨강이 끌리니까. 그리고 나밖에 알아볼수 없는 로맹가리 라는 저 필체가 넘 이쁘잖아. 알라딘표 우산은 참 예쁜만큼 참으로 부실하다. 이미 두 개나 한 두번 쓰고 바로 저세상으로 가셨다. 이 로맹가리 빨강우산은 다행히 잘 버텨주고 있다. 이게 뭐라고 우산 하나가 참 애틋하다.

비오는 겨울 오후. 한적한 카페 창가 자리는 중년의 부부에게 밀렸지만 그들이 거기에 있어서 보기에 더 좋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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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1-07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내가 쓴 글인 줄...빗소리 들으며 오후에 누워서...티비 소리 싫어하고...곱슬머리에...알라딘 우산 쓰자마자 고장난 거 못 버리고 있는데...저세요? ㅋㅋㅋ저도 책들고 카페 뛰쳐나가고 싶은데 어린 꼬맹이가 있어서 집에 종일 묶여 있는 점만 다르네요. ㅎㅎ

무식쟁이 2020-01-07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희집 좀큰 꼬맹이는 지금 학원에서 괴로워하고 있을 거에요. 열반님도 좀만 더참으시면 탈출가능하세여.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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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 묵묵히 내 속살을 지켜보게 만든다. 누구나 그런거지. 말하지 못한 구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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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1-06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본 책이 좋아하는 책이 아주 많이 겹치는 이웃님을 만나 반갑습니다. ㅎㅎㅎ

무식쟁이 2020-01-06 19:58   좋아요 1 | URL
악. 친구받아주셔서 영광이에욥! ^^ 열반인님글이 시원시원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며 즐겁게/놀랍게/무릎을 치며 읽었어요. 반갑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1-06 19:58   좋아요 0 | URL
부족한 글 읽고 좋아요도 눌러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 모이웃님이 무님 센스를 칭찬하셨었는데 이제서야 이웃님으로 영접(?)하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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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새의 눈물을 마시는 나방이 있단다. 나방이 된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오래도록 천천히 빨아먹었다. 그녀가 내어주는 슬픔을 마신 자는 또 이렇게 하나의 경계를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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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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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

아무도 예상하지 않는다. 그래서 불운인거지.

내 꿈을 위하여 오늘도 화이팅. 내일은 더 행복해 질거야 라는 기대를 가지고 사는 거지, 언젠가는 불운이 날 덮칠거야 라고 생각하며 살진 않는다. 그렇게 자만하며 방심하는 그 순간 찾아온다. 다섯째 아이가.

 

     

이물감

하얀 이 사이에 낀 고춧가루 이야기. 행복해 보이는 가족 사이에 등장한 세상에 더없이 낯선 존재. 예기치 못한 존재가 이렇게 문득 내 삶에 등장한다면 그 두려움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남이라면 피하면 그 뿐이겠지만, 양육해야하는 내 아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나와의 싸움도 시작되는 것이다. 내 삶에 들어온 저 이물질을 어떻게 도려낼 것 인가. 모르는 척 할 것인가. 이물감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 것인가.

 

세상이 기대하는 것과 다른 나를 찾고 싶어 계속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어 했던 나의 2-30대. 욕망과 희망을 구분하지 못해 불안정했고, 쾌락의 유혹에 위태로웠고, 방향감 없이 무질서하게 자신을 소모하여 바쁜 척하며 결국 나태했던 나의 청춘. 내가 내 자신에게 이물감을 느끼던 시절. 이 세상에 나만 어긋나 있는 것 같은 느낌. 잘못 박다 말아서 삐죽 나와 있는 못처럼. 이걸 더 쳐서 박아 넣어야 할까, 잡아 빼야 할까, 그냥 이렇게 놔두면 안 되는 걸까.. 매일매일 불안하던 시절. 산시로의 청춘. 이제는 그런 걱정은 없다.(그래, 나이 들어 좋겠구나 야.) 이젠 제법 세상에 익숙해진 40대이다. 것도 50세에 가까워진 40대. 물론 여전히 걱정스럽고 두려운 마음도 없진 않지만, 아침에 눈뜨자마자 불안해했던 20대와 비교하면 삶에 대한 두려움의 강도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는 규모 3,0 이하의 지진.

 

대신 내 속으로 향하던 이물감이 타인에게로 향한다.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이기에 그 언행의 범주가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괴물들. 나이값이란 낱말이 저절로 떠오르는, 유아적으로 이기적인 인간들을 보면 화가 난다. 퉤 뱉고 싶은 이물감.

 

 

 

진실

뭐가 진실일까.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시선. 벤이 괴물같은 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괴로워하면서도 괴물같은 그 존재를 받아들인다. 벤을 선택한 까닭으로 꿈꾸던 단란한 가족의 모습은 결국 붕괴되나, 그래도 끝까지 벤을 책임지는 이는 오직 엄마, 해리엇이다.  

타인들. 두려운 눈초리로 그저 단순하게 떠들어대고 마는 주변인들 말고, 전문적 소양이 있는 타인들. 헤리엇의 주치의, 정신과의사, 교장선생님은 말한다. 벤은 다른 아이들과 매우 다르긴 하나 정상 범주에 든다. 느리지만 아이는 노력하고 있다. 오히려 아이에 대한 어머니의 생각이 이상하다. 누가 진실을 보고 있는 것일까.

가족들로부터도 괴물 취급받으며 경멸받던 아이는 타인들과의 접촉하게 되는 시기가 온다. 사회로부터의 극한 혐오감에 노출되어 급기야 사람들을 생닭 물어뜯듯 엽기살인마로 발전하는 거 아니야 했는데.. 이 괴물 같은 아이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밖의 타인들과 생각보다 잘 지낸다. 학교도 끝까지 다닌다. 뭐가 진실일까.

 

결국 아이가 살아가며 보여주는 모습이 진실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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