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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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고공농성 여성노동 운동가 강주룡. 사랑에, 독립운동에, 노동운동까지. 솔직하고 투박하게 짧은 삶을 살고 간 단단한 사람. 을밀대 하면 냉면 밖에 몰랐던 내가 이젠 강주룡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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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6-07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님도 읽으셨군요 전래동화 씩씩한 강주룡!

무식쟁이 2020-06-07 02:00   좋아요 1 | URL
아뉘.. 아직 안주무고 뭐하신대요. 진짜간만에 북플오면 맨날 반반님이 일빠해주시고. ㅋㅋ
이 책은 백퍼 반반님덕에 알게된 책임을 알립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06-07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님도 다 늦도록 안 주무시고 오랜만에 글 올리시니...언제나 제가 일빠해야죠ㅎㅎ좋은 책이라 알게해드린 책임있대도 흐뭇합니다ㅎㅎㅎ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
리처드 스티븐스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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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아!! 제목봐라. 이제부터 나는 기꺼이 위험한 것으로 넘어가주리라는 베리 오픈마인드로 책장을 넘겼건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만큼의 기발하고 참신한 일탈은 조장하지 못했다. nothing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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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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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나의 자리

 요즘 들어 편해서 좋겠다는 둥 놀면서 돈벌어 좋겠다는 둥 동네북처럼 두들겨 맞는 직업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참 어렵고 어렵다. 젊었을 땐 잘한다잘한다 하니 진짜 잘난 줄 알았고. 5 년 안에 이 잘난 직업을 폼나게 그만두기 위해서 남모르게 꾸준히 노력했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 결국 탈출은 물거품이 된 채, 코뚜레 잡힌 소처럼 의욕없이 이 길을 계속 간지 10년쯤 더 지나니 이제 점점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고 부담감이 버겁다. 그럼에도 내 자리가 어쩌면 여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디어 들었다는 거다.

 

* 사랑 타령1

 그래도 아직은 꿈꾼다. 우남와 선미처럼.. 턴테이블에 재즈 LP판을 올려 놓고. 아이 때 아빠랑 그랬던 것처럼 발등 위에 올라가 부드럽게 춤을 추는 무르익은 중년의 커플. 이미 너무 무르익었나.. 누군가의 발등 위에 이 몸을 실었다간 구성진 비명소리를 듣겠지..

 

 

* 사랑 타령2

 마취과의 앞발선생. 귀엽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을 살벌하고 냉철할 수술실에서도 마스크 위 눈빛만으로도 사랑은 감지된다. . 이 망할 놈의 사랑. 역시 귀엽도다.

 

  * 게으름뱅이

나의 허기, 구멍. 한 숟가락이라도 채우고 갈 수는 있을런지.. 언제 시작할래.

 

* 알바트로스와 치자열매

그래. 평소 행실을 바르게 똑똑하게. 하나의 인연을 맺더라도 예쁘게 맺도록.

 

* 아름다운 틈새

아름다운 틈새. 이 책에서 단 하나의 단어를 고르라면 이거. 그래 이거면 충분해.

 

* 실망에 대처하는 자세

한다고 했는데 엉망진창. 실망하고, 노력한 만큼 힘빠지고, 나아지는 듯 했는데 다시 퇴보하고..

돌맹이를 던진다고 생각해. 같은 자리인거 같지만, 사실은 그 전에전에전에 던졌던 것 보다는 조금은 더 앞 일거잖아. 스스로 꼬리를 끊어내는 도마뱀처럼 씩씩하게 살아내자구.

그렇게들 살고 있는거지? 하는 데까지 하면 돼. 후회없이.

 

 

p.64 <유채원>
효율적인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뇌였다. 적재적소에 귀신같이 배치된 사람들이 각자의 잠재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는 그런 뇌. 채원도 자신의 자리를 오래도록 탐색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기다리고 찾았던 그 적소가 어쩌면 여기일지도 모른다고 최근에야 드디어 생각이 들었다. 쉬운 자리는 아니었다. 하중이 걸리는 자리였다. 하지만 채원은 스스로가 단단한 부품임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하중을, 타인의 생명이라는 무게를, 온갖 고됨과 끝없는 요구를 견딜 수 있는 부품이란 걸 어떤 자기애도 없이 건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려운 구석에 놓여도 기능할 수 있는 조각이니까, 제 역할을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실제로 해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태도는 언어가 아닌 형태로 채원의 머릿속 어딘가를 흐르고 있었다. 운동선수가 결심을 매번 언어로 하지 않듯이, 채원은 담담하게 연이은 수술을 하며 VIP 수술을 했던 걸 잊었다.

p.76 <문우남>
언젠가 선미의 쌍꺼풀이 다섯겹이 되고 여섯겹이 되더라도 아름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p.93 <김혁현>
천재소녀가 팔 안에 떨어졌을 때가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가벼웠다. (……) 모두 혁현의 순발력을 칭찬했지만 순발력이 아니었다. 계속 천재소녀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기절 전의 조짐을 알아챈 것이었다. 몸의 중심이 살짝 흔들렸다. 팽이가 돌다가 멈추기 전처럼 말이다.
p.100
그러다 갑자기 깨달았다. 알고 있었어, 내가 좋아한다는 걸. 내가 내내 좋아하고 있었따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언제부터 알았을까?
아마도 눈만 보고.

p.122 <문영린>
갈증, 허기, 구멍은 모두 같은 걸 가리켰다. 영린의 안쪽에 있는, 그 비어 있는 곳.

p.318 <서연모>
요즘은 아무도 큰 회사에서 평생 일하지 못하니 처음부터 틈새를 찾는 게 나을 것이다. 아름다운 틈새, 연모를 위한 틈새가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작은 집을 짓고 싶어. 연모는 생각했다.
문제는 보통 사람들이 생활하고 일하는 보통의 공간들이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삶의 질에 대해서도 거의 생각하지 않고 지어졌다는 것이었다. 근사한 랜드마크가 아무리 는다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천박함과 추함을 그대로 형상화한 공간에서 지낸다면 그 병폐는 다른 영역에까지 뻗어 나갈 거라고 했다. (……) 이곳이 나의 던전. 이 던전을 통과하면, 하고 연모는 깊은 새벽에 속으로 중얼거렸다.

p.379 <소현재>
"우리가 하는 일이 돌을 멀리 던지는 거라고 생각합시다. 어떻게든 한껏 멀리. 개개인은 착각을 하지요. 같은 위치에서 던지고 사람의 능력이란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돌이 멀리 나가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사실은 같은 위치에서 던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시대란 게, 세대란 게 있기 때문입니다. 소 선생은 시작선에서 던지고 있는 게 아니에요. 내 세대와 우리의 중간 세대가 던지고 던져서 그 돌이 떨어진 지점에서 다시 주워 던지고 있는 겁니다."

"물론 자꾸 잊을 겁니다. 가끔 미친 자가 나타나 그 돌을 반대 방향으로 던지기도 하겠쬬. 그럼 화가 날 거야. 하지만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조금만 긴 시간을 가지고 볼 기회가 운 좋게 소 선생에게 주어진다면, 이를테면 40년쯤 후에 내 나이가 되어 돌아본다면 돌은 멀리 갔을 겁니다. 그리고 그 돌이 떨어진 풀숲을 소 선생 다음 사람이 뒤져 다시 던질 겁니다. 소 선생님 던질 수 없던 거리까지."
" (……) 어차피 우리는 다 징검다리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하는 데까지만 하면 돼요. 후회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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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고, 친애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1
백수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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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지만 마음 한 켠 늘 어려운 이에게 붙일 만한 말. 친애하는.

p.99
"봐라, 인아야. 세상엔 다른 것보다 더 쉽게 부서지는 것도 있어. 하지만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그저, 녹두처럼 끈기가 없어서 잘 부서지는 걸 다룰 땐 이렇게, 이렇게 귀중한 것을 만지듯이 다독거리며 부쳐주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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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 2017년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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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50인의 인생에서 한 조각씩 가져와 맞춘 퍼즐같은 그림.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지나가면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흔적은 여기저기 남아있다. 읽는 동안엔 알아채지 못했다. 책장을 탁 덮고나니 그제서야 책 표지에 그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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