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앞선 서평을 쓸 때 다시 돌아온 작가의 심정에 마음에 쓰였기에,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박무릉'이 상대의 과오를 끌어안고 삶을 다시 살아갈 수 있게 건내는 따뜻한 말이 큰 울림을 주었었다.
길을 잃고 헤매는 이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작품 속 아버지의 마음이기도 하기에.....
도입부에서부터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의 모습이 부각될 때는 우리의 아버지들이 '아버지'라는 존재에 부여되는 강인함의 무게를 지탱하느라 얼마나 울음을 삼키며 고단한 삶을 지탱해왔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커졌다.
젊은 날 두렵고 무서워도 흘리지 못했던 눈물을 늙고 초라해진 아버지가 흘리는 모습이 너무도 애처로웠다.
작품 속 아버지는 큰 업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치지도, 큰 부를 이뤄내지도 못한 가난한 농가의 아버지다.
그래서 자신의 일정 역할을 장남에게 위임한 것에 평생을 미안해하는 마음 약한 아버지이다.
그렇지만 그런 아버지가 아들에게 딸에게 전하는 말 속에는 그 어떤 명성있는 아버지에 뒤쳐지지 않는 속깊은 사랑이 담겨있다.
나는 니가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사는 거 보는 게 좋았고나.(p. 69)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고 뒤가 좋았으믄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제.(p. 92)
붙들고있지 말어라 어디에도 고이지 않게 흘러가게 둬라(p. 92)
넘어질 것을 두려워하지말고 재밌게 여기면 금방 탈수 있다(p. 228)
너가 뭣이든 하고싶은 일을 함서 살먼 좋겠다.(p. 261)